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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된 기억의 세계

리뷰 총점8.9 리뷰 31건 | 판매지수 1,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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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04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384g | 128*188*22mm
ISBN13 9791136231543
ISBN10 113623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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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10분마다 사라지는 인류의 기억] 『앨리스 죽이기』 고바야시 야스미의 SF 미스터리 소설. 인류의 기억이 10분씩만 유지되는 세상에 적응하는 소시민의 일상과, 장기 기억을 외부 메모리에 담으며 일어나는 기이한 이야기를 담았다. 기억이 곧 메모리인 사회, 추억도 미래도 없이 육체만 남은 자들을 통해 묻는 인간의 본질. - 소설 MD 이주은

기억이 분리된 세상에서 펼쳐지는 기묘한 희비극

여고생 리노는 어느 날, 기억이 단시간에 사라진다는 걸 깨닫는다. 이 현상은 전 세계에서 발생해 인류를 공황에 빠뜨리고, 그로부터 수십 년 후 이제 인류는 장기 기억을 저장시킨 외부 메모리 없이는 살 수 없게 된다. 한편, 몸과 마음이 분리된 이 세계에서 ‘나’는 여러 명의 기묘한 이야기를 떠올리는데……. 장기 기억 없이 태어난 세대가 그리는 미래의 범죄, 결코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악몽이 펼쳐진다.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헐, 진짜야? 내가, 다중 인격인 거야?
게다가 다른 인격들이 있는 걸 전혀 몰랐다고?
지금, 글을 쓰는 나는 다섯 번째 인격이야?
하지만 이상해. 7시가 지나 밥을 먹고 내 방으로 돌아와 컴퓨터를 켠 것까지는, 나도 기억한다고. 그럼 네 번째 인격과 나는 같은 인격인가? 그런데 이상하잖아. 나는 10시 반에 글을 쓴 기억이 없단 말이야. 손글씨 필체는 분명 난데.
일단 진짜 다중 인격인지 아닌지 확인해보자.
저기요, 다른 인격이신 분, 이걸 읽으면 답장 좀 해줄래요?
나는 유키 리노. 열일곱 여고생의 인격입니다.
겉보기에도 여고생 맞는 것 같은데, 사실은 쉰 넘은 아저씨가 본체이고 그 머릿속 인격일지도 몰라 일단 자기 소개합니다.
잠깐, 지금은, 11시 7분.
--- p.10

“과장님, 큰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저와 가자미의 손가락에서 냄새가 납니다.”
“회라도 집어 먹었나?”
“아마도 이건, 오징어를 잡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아, 그래서 그게 뭐 어떻다고? 휴식 중이었으면 특별히 문제가 될 건 없지.”
“저희는 오늘 오징어를 잡으러 간 기억이 없습니다.”
“기억이 없어? 언제부터인가?”
“아마도 휴식 시간 조금 전, 18시 부근 아닐까요?”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나? 그렇다면 긴급 사태 아닌가? 우리는 원자로를 책임지고 있어. 원자로의 안전 확인이 급선무야. 우선 각자가 담당한 설비의 데이터를 점검해야겠지.”
“그겁니다. 지금, 저희가 하고 있던 작업을 보세요.”
“이건…… 지금, 이미 점검하고 있단 말인가?”
--- p.40

“자네가 직접 대리 시험을 보는 게 아닐세. 그저 시험 동안에만 그 메모리를 빌려달라는 거네.”
너무나 오만한 사고방식이었다. 개인의 노력 결과를 돈으로 사려는 것이다. 그러나 제시된 금액은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일종의’라고 말씀하신 건가요? 그러나 부정인 건 분명하죠.”
“그럴까? 내게는 애매한 경계 지대 같은데. 핵심은 본인이 아니라 메모리의 문제야. 메모리 안의 데이터는 메모리의 성능에 포함되지. 일종의 소프트웨어 같은 거니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듣고 보니 그런 것도 같습니다.”
--- p.142

하루나는 그저 재미있는 농담쯤으로 생각했다. 쌍둥이에게는 자주 일어나는 실수였다. 침대에서 눈을 떴을 때 처음에는 알아채지 못할 정도였는데 이윽고 점이나 오랜 흉터 같은 몸의 자잘한 차이를 깨달았다. 이건 여동생 하루카의 몸이었다. 하루나는 일어나 병실에 있는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봤다. 정말 닮긴 했다. 하루카의 얼굴이라고 생각하고 보지 않으면 모를 것이다. 아주 작은 위화감을 느낄지 모르겠으나 그것도 기분 탓이라고 하면 이해할 수준이었다. 그렇구나. 우리 자매는 이렇게 닮았구나 싶어 감탄했다. 기사가 메모리를 잘못 끼운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지금쯤 하루카도 깨어나 자신의 몸이 하루나의 것이 되어있음을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 아이는 조금 둔하니까 의외로 아직 모를 수도 있겠다. 좋아. 모르는 척 하고 있어야지. 하루카가 언제 알아차릴까? 만약 얼굴을 맞대고도 한동안 알아채지 못하면 실컷 놀려줘야지.
--- p.166

“아빠?” 아야는 살짝 미소 짓고 다시 눈을 감았다. 아야는 아직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몇 분만 지나면 끝이리라. 부서진 반도체 메모리는 절대 복원할 수 없었다. 아야에게는 새로운 메모리가 꽂힐 텐데 그렇게 되면 아야는 지금까지의 인생을 모두 잃을 것이다. 더는 나를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나는 내 상처를 보면서 수십 초 안에 죽음이 찾아오리라 확신했다. 미즈키와 사토루는 어디 있을까? 나는 아내와 아들이 무사하길 빌었다. 아니, 둘은 틀림없이 살았으리라. 그렇지 않으면 이 아이는 기억과 가족을 잃은 채 살아야 했다. 나는 깊은 슬픔과 분노를 느꼈다. 왜 그때, 충돌을 피하지 못했지? 미즈키가 살았다면 그녀는 나 없이 이제 막 중학생이 된 아들과 영원히 기억을 잃은 딸을 키워야 한다. 흐려지는 의식 속에서 나는 어떻게든 가족을 도울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한 가지 방법을 떠올렸다.
--- p.200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모든 기억이 10분 남짓의 시간이 지나면 사라집니다.
당신이, 그리고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행동하십시오.“


여고생 리노는 어느 날 문득, 자신의 기억에 이상이 있음을 느낀다. 분명 저녁을 먹고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그 다음의 기억이 없다. 이상함을 느낀 리노는 자신이 다중 인격은 아닌지 의심하며 컴퓨터에 메모를 남기고, 계속 덧붙여진 메모를 토대로 10분마다 기억이 사라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같은 시각, 인류 전체에게 닥친 기억 장애는 원자력 발전소 직원들의 뇌에도 예외 없이 찾아온다. 기억에 이상이 있다는 걸 인지하자마자 갑작스레 울리는 경보음. 과연 이들은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까?

상식적인 가치관에 도전장을 내밀며 미쳐버린 세계를 꿋꿋이 그려온
블랙 코미디언 고바야시 야스미의 뒤틀린 생존극


베스트셀러 작가 고바야시 야스미의 『분리된 기억의 세계』는 ‘인류 전체의 기억이 10분 정도만 유지되는, 이른바 장기 기억 장애가 일어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이 과정은 여타 소설과 영화에서 보이던, 엘리트들이 모인 정부 중추나 비밀스러운 군부를 무대로 삼지 않는다. 지극히 평범한 여고생의 얼빠진 혼잣말과 원자력 발전소 직원들이 맨손으로 더듬더듬 해결책을 찾는 과정이 그려질 뿐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지적인 생명체답게 비상사태가 터질 때마다 멋지게 등장하던 히어로는 없다. 모두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소시민일 뿐이다. 초라하지만 나름 진지하게 위기에 맞서는 평범한 사람들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는 리얼한 몰입감과 씁쓸한 웃음을 선사하며 블랙 코미디의 정수를 느끼게끔 해준다.

개별 지성이 사라진 인류 진화의 끝은?
옴니버스 구성의 재미와 SF적 상상력을 결합시킨 매력적인 페이지터너


갑자기 찾아온 기억 장애가 계속 이어진다면, 인류 문명은 어떻게 달라질까? 저자는 두 번째 질문을 던지며 제2부의 포문을 연다. 제1부가 갑자기 찾아온 기억 장애에 인류가 어떻게 대처하는지 평범한 소시민들의 일상을 통해 그렸다면, 제2부는 시간이 흘러 장기 기억을 외부 메모리에 담는 게 일상이 된 근미래의 기이한 소동을 그린다.

메모리를 복사하는 작업자의 실수로 똑같은 기억이 삽입된 일란성 쌍둥이, 교통사고 때문에 메모리가 파괴된 다섯 살짜리 딸에게 자신의 메모리를 삽입한 아빠, 대리시험을 위해 돈을 받고 자신의 메모리를 빌려준 남자의 이야기 등 각각의 에피소드가 옴니버스 구성으로 펼쳐져, 한 권의 단편집을 읽는 듯한 재미를 함께 맛볼 수 있다. 그리고 패닉 SF 블랙코미디인 줄만 알았던 이 작품의 수면 밑에 실은 인류 진화의 끝을 그리는, SF의 왕도라 할 만한 주제가 숨어있음이 분명히 드러난다.

추억도 미래도 없는 육체만을 과연 나라고 말할 수 있는가?
죽은 이의 모든 기억을 재생하면, 그는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기억 장애가 찾아온 뒤로 수십 년, 근미래를 그리는 제2부에서, 작가는 블랙 유머를 넘어선 바닥 모를 깊이의 윤리적,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모든 기억이 10분이면 리셋 되는 대망각의 날 이후, 새로운 세대의 아이들이 태어나 성장했다. 그들은 자신의 뇌로 장기 기억을 수행한 경험이 없다. 태어날 때부터 반도체 메모리에 의존해서 살았고, 그들에게 기억이란 반도체 메모리가 전부다. 장기 기억이 저장된 메모리를 빼는 순간, 더 이상 인간은 지적 생명체일 수 없다. 이런 시대에 인간의 본질은 어디 저장되어 있는 것일까? 기억 장애에서 비롯된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논리적인 사고에 따라 진행되면서 얼마나 장대하고 기묘한 세계로 변모하는지, 이 작품은 예측 불가능한 플롯을 통해 기막히게 그려내고 있다.

회원리뷰 (31건) 리뷰 총점8.9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가벼운 듯 심오한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뭉* | 2021.12.2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만약 기억과 영혼이 별개라면 영혼에는 기억 이외의 어떤 속성이 있을까?" "그것도 모릅니다. 그러나 한 인물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것이 기억만은 아니겠죠." "그러나 다른 기억을 지닌 존재를 같은 인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 "반대는 어떨까요? 같은 기억이 있다면 같은 인물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 만약 육체와 영혼이 분리되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오랜 기억을 새로운;
리뷰제목

"만약 기억과 영혼이 별개라면 영혼에는 기억 이외의 어떤 속성이 있을까?"

"그것도 모릅니다. 그러나 한 인물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것이 기억만은 아니겠죠."

"그러나 다른 기억을 지닌 존재를 같은 인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

"반대는 어떨까요? 같은 기억이 있다면 같은 인물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 만약 육체와 영혼이 분리되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오랜 기억을 새로운 육체에 이식해도 원래 영혼과는 다르다면."

"만약 그렇다면 육체의 죽음은 영혼의 절대적인 죽음이 되어버리는데 그래도 괜찮을까?"

"괜찮을 것도 안 괜찮을 것도 없죠. 만약 그게 진실이라면 우리는 그걸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육체의 죽음이 영혼의 죽음이라면 우리 영혼은 도대체 어디에서 온 건가?"

"뇌의 형성과 함께 자연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게 합리적이죠."

"그럼 그건 언제 발생하지? 마음의 스위치는 언제 들어오나?"

"언제랄 게 아니라 차차 형성되겠죠. 단순한 신경세포의 연결이 복잡한 네트워크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정말 그런 걸 믿나? 복잡하게 작동하는 기계와 우리 마음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네. 아무리 정교한 인공지능이라도 그건 인간이 만든 프로그램이야. 그 행동은 언제나 일정한 규칙에 근거하고, 반도체 스위치를 켜고 끄는 순간 확정되지. 그건 곧 0과 1의 나열에 불과해. 아무리 0과 1의 수를 늘리더라도 그건 마음이 아니야."

"좋아요. 그저 복잡하기만 한 기계에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고 하죠. 그렇다면 반도체 칩에 기록한 기억에도 역시 마음은 없는 거 아닙니까?"

"기록은 마음 자체가 아니야. 기억과 뇌가 만나면서 거기에 비로소 마음이 생기고 영혼이 깃들지."

복잡하게 가지를 뻗는 질문들을 명료하게 압축한 이 대화 부분을 자꾸 곱씹게 되어 길게 옮겨 적어봤다.

책의 전체 얼개를 떠올려보면 분명 가볍다. 1부의 '대망각의 날' 소동은 <캐치 22>의 대화를 읽는 듯 블랙코미디스러웠지만 확 와닿진 않았고, 2부의 연작소설 같은 구성의 이야기들에서야 본격적인 몰입과 재미를 느꼈다. 충분히 있을법한 상황들, 오히려 인류와 사회를 너무 순진하게 본 거 아닌가 싶을 만큼 평화로운 세상에 살짝 의문을 느끼며. 예컨대 장신구처럼 쉽게 빼고 끼울 수 있는 장기기억장치라니, 게다가 장치를 빼고 10분만 지나면 당사자의 머릿속은 백지가 된다니, 온갖 괴롭힘과 범죄와 음모 등등이 판칠 것 같은데 말이다.;

그런데 이런 일상적인 듯 보이는 에피소드들 틈에 위의 인용문처럼 심오한 질문들을 툭툭 던진다. 육체와 기억이 뒤바뀐 채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사람들, 그리운 이의 기억을 되살리며 그것이 곧 영혼인가 질문을 던지는 자들 등등. 만약 나의 기억 칩이 있고 나의 육신이 수명을 다했을 때, 다른 누군가의 몸에 내 기억 칩을 꽂는다면, 그 몸에서 다시 의식을 찾은 나는 지금의 '자신'이 곧 나라고 여기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세상에서는 죽음이나 영혼의 의미가 전혀 새로워질 것이다.

작가는 여기서 그런 경험들이 축적되어 기억과 영혼과 죽음의 개념뿐 아니라 세계까지 달라진, 고차원의 진화를 이룬 인류까지를 보여주려 한 것 같으나, 아쉽게도 기존의 기억과 육체의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내 시야에는 벅찬 그림이었다. 결국 도입, 결말 부분 외에 '장기기억이 사라진 인류의 삶'의 에피소드들과 거기서 파생하는 질문들만 내 장기기억에 만족스럽게 남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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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리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r*******4 | 2021.12.0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학교에서 이 책을 읽었지만 너무 재미있어서 수업에 집중을 못하는 수준이였습니다아무튼 너무 재미있고 틈날때마다 너무나도 다음내용이 기대되고이 세상을 생각하게 만드는 엄청나고 방대한 세계가 나를 붙잡아두는 하나의 사슬같았습니다그만큼 고바야시 야스미의 작품은 정말 대단하며 아름답고 하나의 예술작품이라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인거같습니다.죽이기 시리즈와 달리 이건 특;
리뷰제목
학교에서 이 책을 읽었지만 너무 재미있어서 수업에 집중을 못하는 수준이였습니다

아무튼 너무 재미있고 틈날때마다 너무나도 다음내용이 기대되고
이 세상을 생각하게 만드는 엄청나고 방대한 세계가 나를 붙잡아두는 하나의 사슬같았습니다

그만큼 고바야시 야스미의 작품은 정말 대단하며 아름답고 하나의 예술작품이라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인거같습니다.

죽이기 시리즈와 달리 이건 특별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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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된 기억의 세계 / 고바야 야스미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유* | 2021.04.1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먼저 읽었던 <에벌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에서 이미 인격전이를 겪었기 때문일까, 또 유사한 경험을 해야 하나 싶어 읽기 망설여진 적이 분명 있었다. 여고생 리노가 자신의 기억에 이상 있음을 느끼게 되는 순간까지는 그랬다. 이번에도 지극히 내밀한 사적 경험에서 길을 잃고 헤매게 되는 것은 아닐지, 내내 조심스럽고 기억을 의심해야 했으니까. 다행히도 이번만큼은 다른;
리뷰제목

먼저 읽었던 에벌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에서 이미 인격전이를 겪었기 때문일까, 또 유사한 경험을 해야 하나 싶어 읽기 망설여진 적이 분명 있었다. 여고생 리노가 자신의 기억에 이상 있음을 느끼게 되는 순간까지는 그랬다. 이번에도 지극히 내밀한 사적 경험에서 길을 잃고 헤매게 되는 것은 아닐지, 내내 조심스럽고 기억을 의심해야 했으니까. 다행히도 이번만큼은 다른 접근이다. 리노의 엄마에게도 똑같은 현상이 아니 전 인류에게 들불처럼 전염된 대재앙이었으니. 모든 기억이 10분 남짓의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면 믿을 사람이... 있었다.

 

 

리노의 엄마는 자신이 치매라고 계속 자책하는데 그 반복되는 상황들이 왜 그리도 웃기거나 슬픈지 모르겠다. 처음엔 메모를 남기고 그 메모를 토대로 다음 행동을 예측하여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이 전대미문의 재난에 대처하려 애쓰는 초기과정들이 1부라면 이제는 기억장애라는 블랙홀을 극복하기 위하여 기억이 삽입된 메모리를 신체에 연결하게 된다. 그런 웃지 못 할 근미래가 2부격에 해당되겠다.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서 취한 최후의 수단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기억장애에 빠진 인류가 허둥지둥 되는 모습들에서 블랙유머가 강하게 느껴진다. 이때부터 메모리 없이는 단 한 순간도 지적 생명체일 수가 없다.

 

 

일생의 기억이 저장된 메모리가 없으면 유아기로 퇴행하고 다른 사람의 몸에 자신의 메모리를 연결하면 그 몸을 지배하는 것이 나라는 인격이 된다. 원본이 있으니 사본도 있기 마련이라 두 사람이 하나의 인격을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고 더 나이가 렌탈도 가능한 세상이다. 에피소드별로 인격이 왔다 갔다 하면서 원래의 인격과 바뀐 인격 사이에서 무지 헷갈린다, 두통이 오더라는. 여러 이야기 중에서 메모리 연결을 거부하며 외진 곳에서 집단 공동체를 구성해 살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간 공무원이 일단 먼저 떠오른다.

 

 

그 사람들 몸에 갑자기 자신의 메모리를 연결해 의식을 지배하는 시도, 그것의 의도 자체가 불순한 게 아니었다. 대책

없이 생존의 기로에 놓인 이 사람들이 가여워 구제하고자 팔 걷어 나섰을 뿐. 물론 신체강탈죄는 용서 안 되겠지만 무

단점유를 해서라도 이 마을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대행하겠다는 자세가 귀엽긴 했다. 특히 맘에 든 남자에게

자신의 메모리를 연결해 남자가 된 후 메모리가 빠져나가 아무 생각 없는 자신과 연애를 시도하는 장면은 대박이다.

어쩜 그런 발상을 다했을까. 이상하게도 기묘한 흥분과 떨림이 있다. 자신의 입술을 느껴보시라. 촉촉하단다.

 

 

그러고 보니 메모리라는 공통인자가 있어서 기억하려 애쓸 필요가 없는 세상이다. 죽은 사람에게 연결하면 살아있는 것인지 죽은 것인지 판단도 못 내리겠다. 마지막 무당 이야기도 실제 그런 사업이 시행된다면 충분히 있을 법하다. 비디오 렌탈 연체도 아닌 다른 사람 몸뚱이를 대여해 놓고 연체를 한다면 그 몸주의 인생은 이미 줄어든 것이나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참으로 기묘하다. 그렇게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에도 논리가 개입하기에 복잡다난한 미래사가 꽤나 흥미로웠다. 발상이 신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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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9건) 한줄평 총점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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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4점
고바야시 야스미의 상상력과 은근한 블랙코미디와 호러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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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 | 2022.09.26
구매 평점4점
생각보다 가볍게, 그런데 또 무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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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 | 2021.12.23
구매 평점5점
이제는 들어가 볼 수 없는 야스미의 세계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d*****g | 202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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