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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한 번쯤 실패하면 어때 디어마이블루가 무슨 뜻이에요? 서교동 꽃공방 3년의 시간 제주를 선택한 이유 누구를 위하여 파란 건물은 거기 있었나 제주에서 집 구하기 꽃집 먼저 오픈합니다 제주 꽃서점 디어마이블루의 탄생 지역 출판을 위한 전초 기지라는 꿈 동네 서점 실무 가이드 반품은 절대로 하지 않아요 시골 동네 서점에 누가 올까 동네 서점이 진짜로 팔아야 하는 것 테이블은 있지만 음료는 안 팝니다 책을 사서 읽는 경험의 즐거움 이곳에 가장 잘 어울리는 200종의 책 처음 만나는 샘플 책, 마지막으로 인사하는 더 라스트 북 얼마에 입고해야 더 신나게 팔 수 있을까? 그런 이유로 환불은 안 됩니다 서점에도 노키즈존이 있나요? 서점 영업 한 달, 얼마를 벌었나 봄날만큼 따뜻한 손님들 서점에 올 때도 예의가 필요합니다 너와 나의 비밀 택배 동네 서점의 지속가능성을 위하여 에필로그 |
저권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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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이 커피나 소품이 아닌 ‘책’을 파는 ‘상점’이라는 본질을 잃지 않고 어떻게 더 많은 책을 팔고 어떻게 조금이라도 더 수익을 낼 것인가에 집중한 디어마이블루의 치열한 고민의 흔적을 담았다. 소소해 보이더라도 우리의 원칙들은 모두 이런 고민의 바탕 위에 서점의 지속가능성과 출판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서 만들어낸 것들이다.
--- p.7 내려와서 직접 보니 건물 두 동 중 한 동은 서점으로, 한 동은 꽃집으로 구분해서 쓰라고 일부러 그렇게 지어놓은 것 같았다. 내부 마감이나 냉난방기도 완벽해서 집기만 들이면 손댈 것 하나 없이 바로 영업을 시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 위치를 따질 새도 없이 마음이 너무 급해서 다짜고짜 내 소개를 하고 이곳에서 꽃집과 서점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 p.32 출판사는 책을 출간하면 전국에 있는 모든 서점에 일일이 보낼 수가 없으므로, 대형 서점과 인터넷 서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을 도매상이나 총판에 일괄로 배송을 맡긴다. 도매상은 수많은 출판사의 책들을 관리하면서 전국의 소매 서점에서 주문을 받아 책을 보내주는 대신 중간 마진을 떼게 되는데, 이 부분 때문에 같은 책을 팔아도 대형 서점이나 온라인 서점, 동네 서점들의 수익에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 p.58 우선 도매상이든 직거래 출판사든 모든 거래는 100퍼센트 현매로만 하고 반품은 하지 않는 걸 원칙으로 세웠다. 다시 말하면 우리 서점에 들인 책은 무조건 비용을 지불하고 사와서 다 팔겠다는 거다. --- p.66 막상 서점을 여니 신기하게도 사람들이 왔다. 생각보다 많이 왔다. 문제는 서점에 찾아올 정도로 책을 좋아하거나 관심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말 그대로 그냥 사람들이 많이 왔다는 거다. 지나가다 우연히 들를 수도 있는 위치라는 것은 양날의 검이 되었다. --- p.69 동네 서점의 역할과 존재 가치가 책의 큐레이션, 즉 ‘좋은 책의 발견’에 있다는 의견은 물론 동의하지만, 실제로 동네 서점이 유지되기 위해선 좀 다른 관점이 필요하다. 독자가 좋은 책을 발견하는 것과 그 책을 바로 그 서점에서 구매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 p.74 우리 서점에서 책을 사면 책 윗면에 ‘디어마이블루’라는 도장을 찍어주는데, 이 도장이 찍힌 책은 언제든 와서 읽다 갈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손님들에게 이런 설명을 하며 디어마이블루는 음료를 판매하진 않지만 외부 음료 반입은 가능하다고 알려준다. 그러면 대부분 “진짜요? 독특한 콘셉트예요” 하고 놀란다. --- p.79 아무래도 다 읽은 책들이다 보니 손님들에게 설명하기가 수월했다. 책을 추천해달라고 했을 때도 망설임 없이 권할 수 있었다. 손님 앞에서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그저 계산만 하는 게 아니라 책 이야기를 할 수 있으니 뭔가 신이 났다. 그래서 앞으로도 내가 읽은 책들을 우선적으로 들여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서점의 규모와 나의 기억력을 감안했을 때 초도 물량으로 들였던 200종 정도 선이면 적당하다고 판단했다. --- p.94 아이들과 엄마들은 이 작은 공간에서 서너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보냈다. 아이들은 텐트를 들락거리며 책을 보다 잔디에서 뛰놀다 낮잠도 잤다. 그동안 엄마들은 자신들이 고른 책을 다 읽고 새 책을 골라 갔고, 그날 후로 정기적으로 피크닉을 왔다. 당연히 우리 서점에서 산 책을 가지고 말이다. 이건 정말이지 내가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타깃과 디어마이블루의 조합이었다. 이후로 디어마이블루는 ‘피크닉서점’이라는 별칭도 갖게 되었다. --- p.117 내가 말하는 ‘어떤 서점이 하고 싶으냐’는 말은 다시 말하면 ‘어떻게 책을 파는 서점이 하고 싶으냐’는 뜻이다. 조금이라도 먼저 서점을 연 사람으로서 꼭 한 가지만 얘기하자면 우리가 파는 ‘책’은 그 자체로는 차별성이 없다. 이것을 다르게 보여주는 것이 결국 개성이자 힘인 것이다. --- p.146 |
동네 서점이 진짜로 팔아야 하는 것, 경험과 취향
똑같은 책을 할인이나 무료 배송 없이 동네 서점에서 판다는 것은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특별한 무언가를 판다는 의미다. 디어마이블루는 그것이 바로 경험과 취향이라고 말한다. 디어마이블루는 손님과 소통하며 정성껏 책을 추천해주고 읽을 공간과 포장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그리고 진열하는 스타일, 소품 하나의 위치, 분위기, 주변 환경 등을 고민해 ‘예쁜’ 취향을 파는 서점으로 진화했다. 《꽃서점 1일차입니다》에서는 동네 서점이 진짜로 팔아야 하는 경험과 취향의 의미를 깊숙이 들여다본다. 그리고 이것을 실현하는 기획력과 연출력에 대해서도 꼼꼼히 짚어본다. 리얼하게 보여주는 출판사와 도매상, 서점의 생태계 반품의 민낯과 서적 공급률, 세금 신고까지 모두 말한다 전직 출판 기획자가 서점 주인이 되면서 만든 제1 원칙, 그것은 바로 ‘반품 없음’이다. 반품 도서가 왜 생겨나고 누구에게 손해가 돌아가는지 설명하며 독자들에게 책을 소중히 다뤄 달라고 부탁한다. 또 책 한 권에 들어간 출판사와 서점, 도매상의 이익을 투명하게 공개해 도서 유통의 현실을 알려준다. 처음 서점을 오픈하는 이들을 위하여 사업자등록과 세금 신고 방법도 잊지 않는다. 이런 가이드는 ‘서점 주인 1일차’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정보를 넘어 책을 아끼는 독자에게도 출판 산업의 이해를 돕도록 이끈다. ★ 행성B의 〈냥이문고〉는 고양이의 솜방망이 펀치처럼, 세상을 향해 힘껏 날리는 작지만 의미 있는 도전을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