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개똥 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하는가? 멍해져서 꼼짝도 못 하거나 ‘멘붕’에 빠지는가?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우는가? 분노에 파르르 떨면서 악을 쓰는가? 내 경우를 말하자면, 나는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믿으려 애쓰면서 머리를 베개에 파묻고 엉덩이를 하늘로 향한 채 엎드려 있곤 했다. 고개를 땅에 처박은 타조 꼴로 말이다. 안타깝지만 그런 대응 방법들은 잠깐 위안이 될지는 몰라도 별로 생산적인 방법은 못 된다. 어쨌거나 결국엔 솟구치는 짜증이나 슬픔이나 화를 가라앉히고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 그리고 패닉에 빠지거나 울거나 고함을 지르거나 온몸의 피가 머리로 쏠릴 때는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도, 문제를 해결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내가 기를 쓰고 강조하는 것이다. 제일 먼저 마음을 가라앉히고 진정해야 한다고.
--- 「프롤로그_늑장 부리다간 멘붕의 늪에 빠지고 만다」 중에서
멘붕의 형태와 이유는 종잡을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독자 개개인을 특정한 카테고리로 분류하는 대신, 멘붕의 종
류를 다음처럼 네 가지로 나눴다. 불안, 슬픔, 분노, 회피(일명 ‘타조 모드’) 이것이 멘붕의 네 가지 얼굴이다. 뭔가를 강박적으로 걱정할 때 우리의 겉모습이다. 당신은 이 네 가지 얼굴을 제대로 알아야 거기에 맞설 수 있다. 한마디로, 당신을 괴롭히는 적을 알아야 한다.
--- 「1장_유리 멘탈 뒤 네 가지 얼굴」 중에서
어쨌든 간에 강아지는 평소에는 귀엽지만, 당신에게 반드시 끝내야 하는 일이 있을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그때는 녀석을 잘 구슬려서 근사하고 편안한 이동장으로 들여보내야 한다. 조그만 녀석이 제멋대로 뛰어다니고 있으면 당신이 중요한 일을 처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나쁜’ 감정 강아지인지 ‘좋은’ 감정 강아지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모든’ 감정 강아지는 우리의 집중력을 분산시킨다.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다. 긍정적인 감정이라 해도, 그것 때문에 얼마든지 완전히 정신 줄을 놓을 수 있다.
--- 「1장_우리의 머릿속에는 통제불능 감정 강아지가 산다」 중에서
나쁜 일이 실제로 발생할 가능성을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은 꽤 유용하다. 당신만의 발생 가능성 측정계를 활용하면 ‘~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에 집착하는 대신 현실 상황에 집중할 수 있다. 특별할인 다이어트 약 광고의 ‘복용 후 사진’만큼이나 비현실적일 때가 많은 당신의 걱정들 말이다. 그 여자가 인공 선탠을 하고, 최대한 힘을 줘서 배를 쏙 집어넣고, 가슴이 커 보이는 브래지어를 착용하고 사진을 찍었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런 가짜 사진에 제발 더는 속아 넘어가지 말기를.
내가 나쁜 일이 곧 일어날 가능성에 대한 얘기를 주야장천 해서 당신의 멘붕 스위치를 건드렸다면 미안하다. 하지만 결국은 당신한테도 이롭다. 발생 가능성에 근거해 나쁜 일을 생각해보기 시작하면, 당신의 걱정거리 중 대부분은 쓸데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기 때문이다.
--- 「2장_내 인생의 불행 예보관 되기」 중에서
멘붕의 네 가지 얼굴이 본격화하기 전에 자주 나타나는 전조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태도다. 때로 당신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즉 말 그대로 ‘현실이 아닌’ 일을 걱정한다. 이때 걱정하는 상황은 상상 속에만 존재한다. 그 일은 실제 현실이 되어야만 비로소 당신이 인정하고 대처할 수 있는 문제가 된다. 또 때로는 원하는 결과를, 예컨대 ‘현실적이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없다는 이유로 멘붕 상태가 된다. 이에 대해서는 3장의 ‘현실적이고 이상적인 결과(RIO) 판단하기’에서 자세히 다룰 것이다. 일단 여기서는 이 점을 명심해라.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일’에서 시선을 돌려 ‘현실에 존재하는 일’을 직시한 후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걱정을 떨쳐내는 지름길이다.
--- 「2장_통제 불가한 문제를 버리는 법」 중에서
이 책의 목적은 당신이 상황을 헤쳐나갈 방법을 찾게 돕는 것이다. 마음을 진정하고, 결정을 내리고, 행동을 취하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말이다. 또는 적어도 멘붕으로 허우적대다가 행동하지 ‘않아서’ 문제를 더 악화시키지 않도록 말이다. 그러니 당신에게 벌어진 엿 같은 일에 익숙해져라. 그 정도로 놀라긴 아직 이르니까.
--- 「3장_문제에 대처할 기회는 누구에게나 있다」 중에서
짜증 나는 일은 아무 예고 없이 일어나곤 한다. 부모님의 기습 방문, 머리 위에 떨어진 새똥, 갈라진 블록 틈에 발이 걸려 시멘트 바닥에 얼굴부터 떨어지며 넘어지는 바람에 치과를 찾아다녀야 하는 상황 등. 불운은 아무 때나 불쑥 당신을 찾아온다. 즉, 사전 예고가 거의 또는 전혀 없는 상태에서 당신의 행동반응을 정해야 할 때가 많다. 상황을 점검하고, RIO를 판단하고, 트리아지를 실행하고, 때로는 말랑말랑한 점토 인형처럼 유연함까지 갖춰야 한다. 당신은 뭔가를 ‘물리적으로’ 실행하기 전에 이 모든 걸 ‘머릿속으로’ 실행하게 된다. 성급한 행동은 금물이다.
--- 「3장_원래 비상 상황은 예고 없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중에서
나의 마지막 바람은 이것이다. 당신이 마음가짐의 변화를 위해 내가 알려준 모든 팁과 기술을 흡수해 실천해보고 나서,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몰랐던 사실, 즉 엿 같은 일이 일어날 때 대개는 그렇게 멘붕에 빠질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좋겠다는 것. 그리고 당신이 얼마든지 문제에 대처할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으면 한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내가’ 생각하는 현실적이고 이상적인 결과다. 그리고 내가 보기엔꽤 괜찮은 RIO다.
--- 「에필로그_걱정을 멈추면 진짜 인생이 시작된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