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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꽃말

각자의 꽃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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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사랑 에세이 top2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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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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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년 06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330g | 128*182*15mm
ISBN13 9791196649739
ISBN10 1196649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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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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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형태도 정답도 없는 무수히 많은 사랑을 하고 있다. 어렸을 적 내게 사랑이란 굉장히 좁은 의미였는데해와 달이 지고 꽃이 피고 지는 여러 날을 지나오다 보니 사랑의 의미가 굉장히 넓어졌다.
어릴 적 내게 '사랑없이 살 수 있어요?’라고 묻는다면망설임 없이 '네'라고 답 했을 텐데지금의 나는 분명히 ‘아니’라는 답변을 내놓겠지.나에게 사랑은 단지 타인과 나 사이의 사랑만이 사랑인 줄 알았는데
지금 내가 느끼는 사랑은 무수히도 많아서 말로써 다 표현할 수가 없다.
몇 개만 나열해 보자.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도 사랑, 누군가를 소중히 여기고 아끼고 걱정하는 것도 사랑, 말간 날씨와 고운 꽃을 보면서도 간질거리는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부모님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꼈던 나날들도 돌이켜보면 모두 사랑이었다. 사랑이 있었다.
하지만 늘 주는 사랑에 익숙해서 받는 사랑에 서툴고 부담을 느낀다.
지금도 받는 사랑에 서툴지만 잘하고 싶고 잘할 것이다.늘 사랑한다는 말은 아끼고 아꼈었다. 금이라도 되는 것 마냥.
수많은 사랑이 닿지 못한 채 허공을 빙빙 도는 것들을 보고 생각이 변했다.
아무에게나 사랑을 주지는 않겠지만 소중한 사람들에게는 아무 때나 말 해줘야겠다고.
사랑해
--- 「사랑」 중에서

저마다의 꽃들이 가지고 있는 꽃말이 있듯이 사람마다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꽃내음이 다르듯 사람 내음도 다르다.모든 사람이 저마다의 사연이 있듯 품속에 각자의 꽃을 피우는 것 같다. 늘 피어있지는 못하는 꽃처럼 우리도 피고 지고 시들 때도 있다. 그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자신이라는 꽃을 살핀다.
누군가는 매일 매일 햇빛도 쬐고 제때 맞춰 물을 줄 것이며, 누군가는 매일 어두운 그림자 밑에서 물 한 줌 주지 못하고,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릴 수도 있다.
그러다 몇몇 꽃들이 저 스스로 꺾이기도 하는데그렇게 꺾어버린 꽃들은 꽃봉오리를 못다 피운 채 시든다.그런 꽃들을 볼 때면 마음이 동하고 깊이 아리며, 눈물이 차올라 한동안 괴롭고 아프다. 꽃을 피우기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과정들이 고되지만,제풀에 꺾여 사라지는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바람을 가지고 내 꽃을 살피고 내 주변의 꽃들에 다정한 바람으로 살며시 다가가 다정한 안부를 건넨다.
“오늘도 수고 많았어.”“우리 오늘 밤에도 꼭 같은 달을 보고, 내일 아침에 환하게 비치는 아침 해를 꼭 보자.” “매 순간이 행복할 수만은 없지만 슬플 때 덜 슬프고, 행복할 땐 더 행복했으면…. 그랬으면 좋겠어.”
--- 「각자의 꽃말」 중에서

삶의 시간이 나와 관계없이 흘러간다는 것을 태연히 견뎌내야 한다.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
최대한 발버둥을 칠지 아니면 편하게 시간의 바닷속을 유영해 나갈지. 현재를 살아가는 내게 나의 과거와 미래들이 조급함과 불안으로 옥 죄여온다.
내가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순간에 닥쳐오는 파도에 배영을 해야 할지, 접영을 해야 할지. 새로운 매일에 새로운 파도가 몰려오기에파도에 맞는 헤엄을 쳐서 나아가기 위해 열심히 발을 구르고 물장구를 친다. 오늘도 나는 열심히 헤엄친다. 시간이라는 바닷속 파도에 몸을 싣는다.
--- 「시간이라는 바다에서 헤엄치는 법」 중에서

자취방을 옮긴 이후로 열흘이 지났다.고향을 떠나고 서울에 첫발을 내딛으며 일 년을 살던 곳을 떠나온 지 열흘뿐이 안 지났는데, 이전 집 사진을 볼 때면 그저 낯설기만 하다.열흘 전에 내가 저곳에 살고 있었구나 싶을 때면그다지 친하지 않은 관계들을 애써 떠올리는 것처럼그 공간 자체가 어색해져 버렸다.
지금 사는 곳이 이전에 살던 곳보다 작지만 아늑하고 좋다.
분명 좋은데 많이 허전하다.서울에 올라와 내 고향 대전이 그리운 적이 딱히 없었다. 서울에서 자취하는 친구들이 집에 가고 싶다고 할 때도난 혼자인 채로 서울에 있는 게 좋았다.혼자인 게 좋았다.외로움에 사무칠 때도 그립지 않았다.그런 나였기 때문에 향수병이라는 단어가 와닿지 않았는데, 요즘 들어 향수병에 허덕이고 있음을 느낀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혼자인 게 이제는 지친다.혼자여서 지치나 보다.서울이 낯설어서 좋았는데 서울에서 이도 저도 아닌 이방인 같이 둥둥 떠다니는 감정을 느낄 때면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고 힘이 든다. 마음이 텅 비어버린 것 같다.무엇으로 채워야 할지도 모르겠다.채워질 수 있을까?
나랑 결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서 작은 순간들을 공유하고 싶은데어디서 찾아야 할지도 모르겠으며 이 문제가 찾아서 해결될는지도 모르겠다.
물음표 가득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 「물음표 가득한 나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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