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14521030mm
ISBN13	9788993620092
ISBN10	8993620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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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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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누구나 보고 듣고 감각하는 일상의 그림들을 구석구석 도(道)가 살아 숨쉬는 신비의 현장으로 탈바꿈시키는 “어느 깨달은 자”의 시선! 세상 질서에 길들여지도록 교육을 받고 성장한 사람들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무엇 하러 세상에 태어났는가? 사람은 죽어서 어디로 가는가?” 등의 근원에 대한 질문을 ‘쓸데없는 것’으로 여기곤 한다. 하지만 질문을 하지 않는 자에게 하늘(섭리, 신, 진리, 도)은 문을 열어주는 법이 없다. 질문을 통해서 문을 두드리고 두드리는 자에게만 하늘은 슬며시 문을 열고 하늘빛을 들여 보내준다. ‘흔하디흔한 돌멩이처럼 60평생을 살아오면서도’ 가슴 깊은 곳에 ‘나는 누구냐?’라는 질문을 내내 품고 살아왔던 저자는 어느 날 갑자기 세세생생 마그마처럼 내면에 압축되어 있었던 것들이 폭발하는 듯한 경이로움 속에서 ‘말과 글이 터져나오는’ 경험을 한다. 때가 되면 어느 날 일제히 피어나는 꽃처럼 그는 갑자기 일상의 모든 것을 신비의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하고, 세상만사 구석구석에 ‘보이지 않는 어떤 위대한 힘이 보이는 세계에 몸을 나투어 작용하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받아적는 작업을 한다. 이 책은 그렇게 백일 만에 태어났다. 하나님, 부처님, 진리, 도, 섭리 등, 뭐라고 이름을 부르든, ‘그것’은 일상 속에서 나와 너와 우리의 내 ? 외면에 쉼 없이 작용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지만, 생활에 쫓겨 아무런 물음표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저자는 보고 듣고 먹고 싸고 숨쉬는 일상 속에서 도(道)가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그 신비를 이야기한다. 그것은 곧 우리들 자신의 ‘존재의 신비’이기도 하다. 밥을 먹는 동작 하나만 해도, 우리는 ‘삼각함수 계산 않고도 저절로 정확하게 입속으로 집어넣고, 일부러 시키지 않으면서도 이와 혀가 한 치의 오차 없이 업어치고 메치고 씹어주는’ 경이로움을 밥을 먹을 때마다 경험한다. 누가 그런 기적을 우리를 위해 베풀어주는가? 우리 안에 이미 깃들어 있는 주인공(主人空)이고, 그 주인공은 세상 곳곳에 없는 곳 없이 두루 존재하면서 쉼없이 자기 할 일을 하고 계신다! 염전에 평탄하게 펼쳐진 바닷물이 햇볕에 태워지고 바람결에 날아가 마침내 보석 같은 소금으로 결정화되는 것을 보고 저자는, ‘우리 몸속의 참성품도 …어디에도 없는데도 어디에도 있다’고 하면서, ‘저 넓은 바닷물 속에 겨우 4%로 실체도 없이 녹아 있는 소금’처럼, 우리 안의 참성품도 우리 속에 ‘흔적조차 느낄 수 없도록 녹아 있다’고 말한다. 우리 안에 이미 깃들어 있는 ‘순백의 참성품’이 드러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바닷물이 소금이 되는 과정처럼 ‘우리 자신들의 껍데기를 하나하나 다 태워서 화장으로 장사를 지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밥 먹는 이치’, ‘쌀이 밥이 되는 도리’, ‘세수’, ‘손과 발이 하는 일’, ‘다듬이질’, ‘쟁기질’, ‘모내기’, ‘지게질’, ‘보는 일’, ‘묵찌빠’,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우리 자신의 일상 속에 ‘평범의 옷을 입고’ 숨어 있는 도(道)에 관한 이야기이다. 저자가 가리켜 보이는 것은 ‘천지자연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자상하게도 찰나도 쉼 없이 생법을 전하고 있다’는 것이고, 살아 있으면서도 그런 신비를 자신의 것으로 체험하지 못하는 우리 자신의 중생심, 무명심(無明心)을 깨우쳐 우리 안에 이미 깃든 참생명, 참성품을 알아차리자는 ‘소리 없는 외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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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김장명 이동 관심작가 알림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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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의 삶 속에 참생명의 배움과 가르침이 무진수無盡數로 펼쳐져 있으니, 스스로가 가장 가깝게 느낄 수 있고 접할 수 있는 곳에서 세상의 이치와 자신의 내면을 익히고 밝힐 수 있어야 진정한 공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일상日常의 도道”라는 제목으로, 이 지구에 온 지 60년 만에 처음으로 세상을 향해 저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보고 듣고 느낀 사물들의 뜻과 생명의 이치를 표현하고자 이 글무늬를 펼쳐내 보입니다.

흠뻑 젖은 불은 쌀을 불로 데워서 수증기로 증발시키면
밥은 저절로 되듯이
무명에 흠뻑 젖은 중생도 성냄의 불을 지혜의 불로
돌려세워서,
어리석은 무명을 증발시켜 버리면
부처는 저절로 드러남이거늘!
--- [쌀이 밥이 되는 도리] 중에서

구겨진 무명천을 다듬잇돌에 올려놓고
다듬잇방망이로 다독이니
청량한 다듬이질 소리에
무명천이 활짝 펴짐이로다.

구겨진 무명심無明心을 근본자리에 올려놓고
분별分別 없는 방망이로 다독이니
청량한 내면의 소리에
무명심無明心의 무無자가
떨어짐이로다.
--- [다듬이질] 중에서

내 마음의 내면세계가 바깥세계를 보고 느끼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창들인 눈ㆍ귀ㆍ코ㆍ입ㆍ몸피부를 항상 깨끗이 한다 함은, 내 창으로 들어오는 바깥세계의 사물들의 정보가 내 창을 통해서 전달될 때, 왜곡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외부세계가 비추어져서 굴절되지 않게 하기 위함일 것이다.
--- [세수] 중에서

염전에 평탄하게 펼쳐진 그대들은
땅과 햇빛과 바람과 사람들의 인연으로,
그대를 감싸고 있던 물들이 수증기로 화하여
조금씩 조금씩 그대 몸을 떠나가네.
그대가 너무 너무 작아서 수없이 햇볕에 태워지고,
수증기가 되어 바람결에 날아가도,
그대 모습은 도무지 보이질 않네!

…하루 가고 이틀 가고 날이 가고 날이 가도,
그대 모습 또한 오리무중일세!
그래도 그대가 믿고 또 믿으니,
하늘의 햇빛과 바람도,
그대의 믿음에 점점 감동이 되어 가는구나!

…햇볕에 화장을 당하고서 얻어진 소금이여!
시방세계로 생명사랑 실천 위해
여행 아닌 여행 가방에 담겨져서 떠나가는구나!
뭇 생명들이 그대의 몸을 빌리지 않으면,
생명노래를 부를 수가 없기에,
바닷물 속에서도 그 작은 4% 몸으로 녹아 있었는데,
이젠 뭇 생명들의 몸속으로 더 작은 모습이 되어 들어가는구나!

--- [소금의 설법]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 김장명의 “일상의 도”가 가리켜 보이는 것 신비가 옷을 벗고 모습을 드러내다 스스로 ‘한계의 감옥’에 갇힌 사람들 인류는 너무나 오랫동안 자기 자신들을 [	] 안에 가두어 왔다. 스스로 자신들을 박스 안에 가둔 줄도 모르고 어둡다고 징징거려 왔다. 박스 안이 얼마나 어두운지, 스스로 갇혀 사는 어둠이란 것이 얼마나 불편하고 부자유스러운지, 필요충분할 만큼 경험해 왔다. 그 안에는 자유도 없고 풍요도 없다는 것을 실컷 체험학습해 왔으니, 이제는 그만 졸업할 때가 되었다. 스스로 박스를 풀어헤쳐 벗어날 때가 되었다. 물론 갇힌 자의 의식이 성장한 그만큼 박스의 크기가 커져서 운신의 폭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커져도 박스는 박스일 뿐이다. 감옥의 크기가 커질수록 자유와 풍요의 크기 또한 커지게 마련이지만, 죄수들에게는 그것이 오히려 더 위험한 일일 수 있다. 감옥의 크기가 커질수록 스스로 감옥에 갇힌 죄수임을 망각하기가 쉬워지 기 때문이다. 감옥 안에 갇혀 살면서도 자유와 풍요의 파이를 키우기에 골몰하 는 수인囚人들은 보고 듣고 인식하는 모든 것을 ‘성취’에 초점을 맞춘다. 성취에만 초점을 맞추게 되면 그들의 오감은 있는 그대로를 보지 못하고, 자기 자신들의 생각과 견해가 만들어내는 각도에 따라 자신들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게 된다. 모든 사물은 그에 따라 왜곡되고 비틀어질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어느 날 헬렌 켈러가 숲속을 다녀온 친구에게 숲에서 무엇을 보았느냐고 묻자 그 친구는 이렇게 대답한다. “아니, 뭐 별로 특별한 것은 없었어.” 친구의 대답에 헬렌은 충격을 받는다. 아니, 어떻게 특별한 것을 아무것도 볼 수 없단 말인가! 친구는 아마도 평소 모든 것에서 ‘쓸모’를 찾는 데에만 길들여져 왔을 것이다. 그러니 숲속에서 무슨 특별한 것이 눈에 띄었겠는가? 이 일이 계기가 되어 헬렌 켈러는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이라는 글을 쓴다. 마치 내일부터 앞을 못 보게 될 것처럼 눈을 사용해 보세요. …내일은 귀머거리가 될 거라고 생각하고 온갖 목소리가 만들어 내는 음악, 새들의 노랫소리, 오케스트라의 강력한 선율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내일부터는 더 이상 촉각을 느끼지 못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고 만지고 싶은 사물을 만져 보세요. 내일이면 후각과 미각을 완전히 잃어버릴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꽃향기를 맡고 한 입 한 입의 음식을 음미해 보아요. 모든 감각을 최대한 활용하십시오. 세상이 드러내는 온갖 기쁨과 아름다움에 감사하십시오. 물음표, 하늘에 보내는 모르스 부호 세상이 앵무새처럼 되풀이 강조하는 ‘물질 위주의 가치관’에 물든 사람들은 개체의 감옥에 갇혀서 성취를 위해서만 살아간다. 개체의 생존과 번성을 위해서만 바쁘고 바쁜 사람들은 사물의 온갖 색채와 질감, 명암이 말하는 ‘신비’에 눈을 뜰 여유를 갖지 못한다. 꽃들의 빛깔과 향기는 거의 쓸모가 없는 장식품들에 지나지 않아서, 왜 그렇게도 다양한 종류의 꽃들이 세상에 존재하는지 의문부호를 가질 틈새도 스스로에게 주지 않는다. 세상 질서에 길들여지도록 교육을 받고 별다른 의심 없이 사물을 받아들이며 성장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제한된 감각에 물음표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물음표가 없는 사람에게는 삶을 감옥으로 알아차릴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보이는 세계에 머물지 않고 그 너머를 향해 강렬하게 물음표를 제기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수인으로서 길들여지는 데서 벗어나’ 삶을 다시 보게 되는 첫걸음이고, 그것은 곧 감옥으로부터의 해방을 위한 밑작업이 된다. “서로가 서로를 이상한 놈이라고 하면서 / 점점 더 서로가 이상한 존재로서 / 공존하는 이상한 세상을” 살아온([인생 3모작]) 김장명 은, 그렇게 어둠의 혼돈 속에 섞여 살면서도 가슴 밑바닥에서는 ‘이 삶을 삶 되게 하는 근원’을 향해 물음표를 쉬지 않고 제기해 왔음을 고백한다. “하늘은 무엇이고, 땅은 무엇이고, 부모는 무엇이고, 나는 누 구인가? …어디서 나왔으며, 무엇 하러 나왔으며, 또 어디로 가 는가? ‘누구냐?’라고 묻는 것은 누구이고, 질문 받는 것은 또 누 구인가?…” 그때부터 나의 내면으로 불쑥 들어와서 지금까지 내 속에서 터를 잡고 나가지 않는 ‘누구냐?’라는 손님! ([이 글무늬를 펴내며] 부분) 감옥에서 이미 탈출한 자유인들(석가, 예수, 노자, 장자 등 성인 들과 수많은 해탈인들)에 의하면, 감옥은 사실상 ‘배움을 위한 3차원 학교’로서, 나름의 학습과정이 존재한다. 감옥 안에 살면서 도 별다른 구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성취에 열중하는 과정이 초급과 정이라면, 성취와 상실을 거듭하면서 중도를 찾아가는 것은 중급과 정이다. 고급과정은 아무리 커져도 감옥은 결국 감옥임을 알아차리 고 자유와 해방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일 것이다. ‘질문하는 자’, 그리고 감옥 문이 열릴 때의 ‘느낌표’ 자유와 해방의 길을 찾아가는 고급 과정의 첫 번째 열쇠는 ‘근원 을 향한 질문’이고, 이 질문이 없으면 한 걸음도 뗄 수가 없다. 질문을 하지 않는 자에게 하늘(섭리, 신, 진리, 도)은 문을 열어주는 법이 없다. 질문을 통해서 문을 두드리고 두드리는 자에게만 하늘은 슬며시 감옥문을 열고 하늘빛을 들여 보내준다. 하늘빛이 감옥의 천정문을 열고 들어올 때, 사물은 예전과는 전혀 다른 얼굴을 반짝반짝 보여주기 시작한다. 김장명이 그려 보여주는 일상의 그림들은 그래서 감옥에 갇혀 사는 수인들로서는 전혀 그릴 수가 없는 ‘낯선’ 그림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말로 낯설다고만 할 수 없는 것이, 너무나 익숙한 경험들인데도 전혀 다른 시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날이면 날마다 최소 두 끼 이상의 밥을 먹으면서도 우리는 흔히 ‘밥을 먹는다’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작용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아차 리지 않는다. “청결하고 깨끗한 다섯 손가락으로 / 합장하듯 공손하 게 숟가락을 쥐고서 / 밥그릇의 법밥을 떠서 팔을 움직이니 / 삼각함수 계산 않고도 / 저절로 정확하게 입속으로 들어가네! / 시키지도 않았건만 / 이[齒]와 혀[舌]가 한 치의 오차 없이 / 이치理致도 분명하게 / 업어치고 씹어주고 메치고 씹어주니 / 그 자상함에, 그 수고로움에 / 감동하여 맛으로 베푸시네! / 단맛, 신맛, 쓴맛, 매운맛, 짠맛으로 / 고마움을 대신한 후 / 한 톨도 남김없이 / 목으로 다 넘겨주네!” 뿐인가. “미리 미리 비우고 / 소화액 보료를 깔아서 준비한 / 위장은 / 잘게 잘게 골고루 채 썰어진 / 그 님이 오면 반갑게 맞이하네! / 소화액으로 골고루 / 나물 묻히듯 묻혀주고 비벼주고 / 조물조물 주물러서 / 이 몸님께서 귀하게 쓰시도록 / 생명의 영양분을 정성껏 걸러내어 / 스스로는 조금도 취하지 않고 / 간장으 로 다 보내주네!”([밥 먹는 이치] 부분) 김장명은 우리에게 묻는다. ‘그렇다면 우리 몸의 이런 정교한 작용은 누가 우리를 위해서 하고 있는가?’ 우리 몸을 우리의 전부라 고 아는 인식 체계에서는 누가 우리를 위해서 그런 작용을 하고 있는지, 보이는 것 너머를 볼 수 있는 여력을 상실한다. 하지만 우리가 ‘섭취하는 것’에만 시선을 머물지 않고 보이는 모든 것에 작용하고 있는 “그것”에 초점을 맞춘다면, 보이지 않는 어떤 위대한 힘이 보이는 세계에 몸을 나투어 작용하고 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김장명이 가리켜 보이는 세계가 바로 그것이다. ‘일상 속에 숨어 있는 도(道, 진리, 실상, 로고스[말씀])’! 스스로 만든 감옥 안에 갇혀 있어서는 보려고 해도 볼 수 없고 들으려고 해도 들을 수 없는 세계를 낱낱이 가리켜 보이는 그의 수고는, 사실 ‘과거의 그처럼 아직 살고 있는 분들’을 위한 자비심의 발로인지도 모른다.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를 향해’ 발하는 자비심! 그가 경험하는 세계는 사실 도 道 아닌 것이 없다. 가마솥에 쌀과 물을 적당한 섞어서 넣고 아궁이에 불을 지펴서 밥을 하는 과정을 보고 그는 ‘중생이 부처 되는 길’을 본다. 흠뻑 젖은 불은 쌀을 불로 데워서 수증기로 증발시키면 밥은 저절로 되듯이 무명에 흠뻑 젖은 중생도 성냄의 불을 지혜의 불로 돌려세워서 어리석은 무명을 증발시켜 버리면 부처는 저절로 드러남이거늘! 불 지피는 아궁이는 지혜의 불 佛 이요 단단한 무쇠솥은 질기고 질긴 중생심이요 쌀은 부처의 씨앗이요 물은 중생의 무명이요 밥은 부처 됨이로다. [쌀이 밥이 되는 도리] 부분) 신비가 옷을 벗고 말을 걸 때 그가 보고 듣고 맛보고 경험하는 세계 속에서는, 평범의 변장을 입고 수인들로 하여금 그 정체를 알아차리지 못하게 해왔던 “신비” (神?: 신의 비밀, 감추어진 진실)가 비로소 옷을 벗고 정체를 드러내 보이기 시작한다. 염전에 평탄하게 펼쳐진 바닷물이 ‘땅과 햇빛과 바람과 사람들의 인연으로’ 수증기로 화하여 햇볕에 태워지고 바람결에 날아가 마침내 보석 같은 소금으로 결정화되는 것을 보고 그는, “우리 몸속의 참성품도 …어디에도 없는데도 어디에도 있”다고 하면서, “저 넓은 바닷물 속에 겨우 4%로 실체도 없이 녹아 있”는 소금처럼, 우리 안의 참성품도 우리 속에 “흔적조차 느낄 수 없도록 녹아 있”다고 말한다. “순백의 참성품”이 드러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소금의 하얀 결정들은 우리에게 말해 준다. “내 속의 나 또한 애태우고 애태우며 / …나의 두터운 껍데기를 하나하나 / 화택火宅의 불길 속에 던져서 화장으로 장사를 지내”야 한다고. ([소금의 설법]) 그가 가리켜 보이는 세계 속에서 ‘세수하기’는 세상법에 물든 자기 자신의 견해를 벗어던지고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위한 창문 닦기이다. 그의 ‘낯설게 하기’ 관법에 따라 바라보면, 무수한 일을 쉴 새 없이 행하는 손과 발을 새삼 다시 인식하고는 ‘손님’과 ‘발님’이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존칭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내 몸의 일부를 스스로 높이게 된다는 것은 곧 자존감의 상승이지만, 이것은 결코 오만이 아니다. 그렇게 상승된 자아정체감이 곧 우리가 그동안 그토록 내내 외면해 온 ‘우리 자신의 실상’이고 ‘우리의 진짜 주인을 다시 찾는 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쟁기질은 ‘주인공主人空이 나를 끌고 / 무명無明 땅을… / 한 이랑, 두 이랑 / 뒤집고 뒤집어서 / 뭉개고 뭉개어서…’ ‘생명땅’을, ‘지혜의 땅’을 일구는 일이고, 노란 콩을 맷돌에 넣고 두부를 만드는 과정은 ‘한낱 껍데기와 껍데기가 / 한낱 중생과 중생이 / 웃고 우는 부대낌 속에서 / 순백의 성품性品이 드러나는’ 일이다. 맷돌을 갈면서 ‘아무것도 함이 없고 / 그냥 그 자리에 있을 뿐인데 / 돌멩이가 맷돌 되게 / 모든 것을 다하’는 맷돌의 중심축에 주목하는 사람은 진실로 축복 받는 사람이 아닐 수 없다. ‘콩도 맷돌도 / 물이 필요하듯이 / 중생도 세상도’ ‘어처구니(맷돌의 손잡이)가 없으면 무용지물’이 되고 말듯이, 그가 ‘낯설게 바라보기’로 제시해 주는 관점에 따라 자극을 받은 독자 여러분은 김장명 그가 바로 우리 모두에게 맷돌의 ‘어처구니’ 노릇을 해주는 우리의 선지식善知識으로 귀히 쓰임 받을 수 있으리라는 것을 예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천지자연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 …자상히도 자상히도 / 찰나도 쉼 없이 생법을 전하고 있건만” 살아 있으면서도 죽어 있을 뿐인 중생들은 “보고도 못 보고, 듣고도 못 듣는”다([소금의 설법). 근원을 향한 “너! 누구냐?”의 질문으로 하늘문을 두드리고 두드린 결과 “보궁의 열쇠로 여의주함의 보궁을 열어” 본 김장명은, 개굴 개굴 개구리가 노래하는 소리를 “개굴開窟! 개굴開窟! 하면서 뭇 생명들의 관음기도를 대신하”는 관음 정진의 소리로 알아듣고, 딱새 둥지 안에 자기 알을 슬며시 밀어넣어 거저 자기 생명을 키워내는 뻐꾸기의 노래를 듣고는, “뻐꾹! 뻐꾹! 뻐꾹!”을 “바꿔! 바꿔! 바꿔”로 알아들으면서, “우리 모두 중생심을 바꿔보세! 무명 심을 바꿔보세”라고 권유한다. 한 줄기 빛이 천 년의 어둠을 녹인다 세상의 신비가 옷을 벗기 시작하는 이 대변화는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어둠의 감옥’에서 문을 두드리고 두드린 결과 새어 들어온 ‘한 줄기 빛’이 가져온 놀라운 은사라고 해야 할 것이다. 빛은 아무리 미세할지라도 일시에 어둠을 녹일 수 있는 힘을 갖는 다. 빛은 ‘힘이 아닌 힘’으로 어둠으로 하여금 스스로 뒷걸음치게 한다. 그리고 어둠을 몰아낸 빛은 더 많은 빛을 불러오는 법인가. 김장명은 어느 날 활짝 열린 감옥 문을 나서며 그동안 세세생생 “압축되고 압축된 것이 폭발”하는 경이로움 속에서 “우주 생성의 생생한 기운이 온 천하에 펼쳐”지는 풍경과 하나가 되어 “말과 글이 동시에 터져나”오는 경험을 한다. 그리하여 ‘이 세상에 자신의 공부를 펼쳐 보일 수 있게’ 되었다고 고백한다([인생 3모작]). 양자 물리학과 도마복음, 그리고 “일상의 도” 현대의 양자 물리학은 물질의 최소 단위인 양자는 입자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파동이기도 하다는 ‘기묘함’을 가리켜 보임으로써 세상에 ‘이것’이라고 고정시킬 만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진리 [道]를 이미 말하기 시작하였고, 생명과학은 우리 몸의 세포 하나 속에 ‘나’라는 개체의 전체 설계도인 유전자가 낱낱이 다 들어 있음을 밝혀내었다. 불교의 공空 사상과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나 아가 ‘하나가 곧 일체요 일체가 곧 하나’라는 일즉다 다즉일一卽一切多卽一 사상을 현대 과학은 이미 입증한 바 있으며, 점점 더 정밀성을 더해가고 있다. 현대 과학은 언제 어디에나 없는 곳 없이 존재하는 도 道 의 실체를 가리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그리스도교 또한 다른 방향을 가리켜 보이는 것이 결코 아니다. 예수의 말씀으로 이루어진 『도마복음』(1945년 발견된 나그함마디 문서 중 일부로, 학자들은 사복음서보다 앞선 연대의 것으로 추정한다)은 우리 안에 이미 깃들어져 있는 신의 성품에 주목하고, 그것을 꽃피울 것을 강조한다. “그대들이 그대들 안에 있는 것을 꽃피우면, 그대들에게 있는 그것이 그대들을 구원하리 라. 그대들 안에 있는 그것을 꽃피우지 못하면, 그대들 안에 없는 그것이 그대들을 죽이리라.” 나와 너를, 신과 나를 분리하는 것을 가장 경계하였고, 신의 세계와 세상이 따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속에 이미 스며들어 있는 것을 보지 못하면 우리 모두가 ‘눈 뜬 장님’에 다름 아님을 곳곳에서 암시한다. “너희 눈앞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라. 그리하면 감추어진 것이 너희 앞에 드러나리라.” 여기에는 없고 저기에만 있다면 그것을 어찌 ‘도’라 할 수 있겠는 가? ‘조물주’라 부르든 ‘창조주’라 부르든 ‘하나님’이라 부르든, 전지전능한 그 존재를 어찌 시간과 장소에 매이는 존재로 국한시킬 수가 있겠는가?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과 유리된 하나님이라면 우리에게 하나님은 별 소용이 없게 된다. 우리의 일상 속에 스며들 어 있지 않은 도 또한 우리에게 쓸모도 없을뿐더러, 그런 도는 도라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도’는 그 어느 것도 배척하지 않고, 두루 포용하지 못하는 바가 없어야 마땅하다. 일찍이 깨달은 선사들은 ‘먹고 싸고 숨쉬는 모든 일이 다 도’라고 말하였지만, 정작 먹고 싸고 숨쉬는 일상 속에서 도가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친절’을 베푼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중생들의 자발성을 기대하고 스스로 문제를 푸는 자결권을 중생 스스로에게 부여하고자 여지를 남겨둔 것인지, 선사 스스로 더 구석구석 살피지 않은 것은 아닌지, 그래서 ‘일상 속에서 발현된 느낌표’가 그만큼 적었던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어찌할 수 없지만, 사실 그러한 물음은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문제는 결국 ‘나 자신’에게 중요하고, ‘나 자신’이 풀어야 하고, ‘나 자신’이 내 삶 속에 용해하지 않은 도는 나에게 어떠한 자유도 풍요도 선물할 수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일상이 곧 도’임을 구석구석 가리켜 보이는 김장명은 일찍이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친절’을 베풀고 있어서 일상 속에서 우리가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만들고, 듣지 못한 것을 듣게 만든다. 희유하고 놀라운 깨달음의 응원꾼이요 촉매라고 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필자의 감탄사일 뿐이고, 그와 그의 글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독자 개개인의 몫이다. 김장명의 『일상의 도』는 아마도 그가 풀어내게 될 여러 작품들의 첫 시작에 지나지 않을 듯싶다. 세세생생 “압축되고 압축된 것이 폭발”하는 그의 경이로움은 첫 작품인 『일상의 도』를 단지 하나의 예고편 정도로 만들어 버릴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폭포수처럼’ 연이어 쏟아지는 ‘폭발성’을 발휘해 줄 수도 있을 것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자가발전하는 능력을 이미 충분하게 가져버린 ‘깨달은 자’로서 ‘위대한 침묵’ 속으로 잠겨 들어가 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많은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책은 결국 독자와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가치를 갖게 되고,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아무리 소중한 진리가 담겨 있는 책이라도 이 세상에서 자리매김할 힘을 잃어버리게 마련이다. 아무쪼록 독자들로부터 외면 많이 받지 말기를! 소수일지라도 호응하는 응원꾼들이 있어 주기를! 독자의 한 사람이자 출판업자이기도 한 나로서는 여러 여건이 호응하여 그가 더욱 더 ‘친절’을 발휘해 주기를, 그래서 그가 가리켜 보이는 ‘관법’이 세상 속에 널리 퍼져 나가서 ‘자유의 열매를 조금이 라도 빨리 숙성시키는 촉매’로서 작용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글 ? 유영일 (번역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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