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1년 10월 15일 |
---|---|
쪽수, 무게, 크기 | 224쪽 | 344g | 145*210*15mm |
ISBN13 | 9791170289104 |
ISBN10 | 117028910X |
발행일 | 2021년 10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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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24쪽 | 344g | 145*210*15mm |
ISBN13 | 9791170289104 |
ISBN10 | 117028910X |
작가의 말 사차원 책방과 빙글빙글 괴물 _ 김설아 모노크롬 하트를 찾아서 _ 이 진 핑크래빗백과 심야 책방 _ 임지형 어느 날 갑자기 책방 유령 _ 정명섭 크리링을 훔치는 가장 완벽한 방법 _ 조영주 |
환상의 책방 골목
김설아, 이진, 임지형, 정명섭, 조영주
책담 2021년 10월 15일
이 책 《환상의 책방 골목》에는 다섯 사람이 쓴 단편이 실려 있다. 책을 보고 여기 실린 단편이 어떤지 쓰는 게 나았을지도 모를 텐데, 책을 다 봤더니 쓰고 싶은 게 생각났다. 이런 일 아주 가끔 있다. 몇 달 전에 숲속 빵집을 쓰려다 앞부분밖에 못 썼는데, 빵집과 책방이 함께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숲속 책방>을 썼다. 이야기에 이 책 제목과 여기 담긴 이야기도 짧게 썼다.
몇 해 전에 내가 아는 사람, 친구 이름을 이야기에 쓰고 싶다 생각하고 쓰기도 했는데. 이번에 그 뒤 알게 된 사람 이름을 썼다. 이름 그대로 쓰지 않고 성은 바꿨다. 그대로 쓰는 게 더 나았을까. 이 책에 담긴 이야기처럼 환상은 없지만. 그런 걸로 쓰면 괜찮겠다 생각은 했지만 떠오르지 않아서. 그냥 평범한 이야기가 됐다.
숲속 책방
아침이 오면 일어나기 싫어도 일어나야 한다. 학교에 가야 하니 말이다. 왜 학교에는 날마다 가야 하지. 주말엔 쉬지만 닷새는 가야 한다. 가끔 빠지면 안 될까. 이런 생각해도 학교 빠진 적은 한번도 없다.
재미없는 학교에 날마다 가다니. 난 딱히 우등생도 모범생도 아니다. 그저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살고 싶을 뿐이다. 나한테 관심 갖는 사람도 없다.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신기하게도 학교에 가지 않는 날에는 저절로 눈이 뜨인다. 전날 늦게 자도 그렇다. 학교에 가지 않는 날엔 거의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멍하니 텔레비전을 본다. 그런 시간이 조금 아깝다는 생각도 들지만 달리 하고 싶은 건 없다. 친구를 만나라고. 난 친구가 없다. 친구가 있다면 학교에 다니는 게 좀 즐거울까.
학교에 가야 할 때는 한주가 무척 긴데, 쉬는 주말은 시간이 아주 빠르게 흘러간다. 어제도 늦게 잤는데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는 오늘은 일찍 일어났다. 오늘은 엄마가 심부름을 시켜서 밖에 나갔다 와야 한다.
아침에는 일찍 일어났지만 꾸물거리다 천천히 준비하고 밖에 나가니 해가 높이 떠올랐다. 엄마는 어디선가 빵을 맛있게 만드는 빵집 이야기를 듣고 그 빵집에서 빵을 사오라고 했다.
엄마가 말한 빵집은 아무래도 학교와 가까운 곳에 있는 것 같았다. 학교에 갈 때 한번도 못 본 것 같은데. 그 빵집은 언제 생겼는지. 쉬는 날엔 학교 쪽으로 거의 가지 않는데, 어쩔 수 없이 난 학교 쪽으로 발을 옮겼다. 학교는 집에서 걸어서 삼십분쯤 걸린다. 날마다 걸어다녀서 걷는 건 그리 힘들지 않았다. 쉬는 날 학교로 가는 길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아니 아이들이 없어서 평소보다 조용했다.
걷다보니 학교가 조금씩 보였다. 둘레를 둘러봐도 빵집 같은 건 보이지 않는데 빵집이 있기는 한 걸까. 나보다 조금 앞에 누가 걸어갔다. 잘 보니 그 아이는 같은 반인 김경희였다. 반은 같아도 말은 거의 안 해 봤다. 갑자기 김경희가 멈춰 서고는 뒤를 돌아봤다. 나와 김경희 눈이 마주쳤다.
김경희는 나를 보고 알은체를 했다.
“우리 같은 반이지?”
난 고개만 끄덕였다. 김경희는 이어서 말했다.
“학교 쉬는 날인데 왜 왔어?”
“…….”
“혹시 빵 사러 온 거야?”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라 난 눈을 크게 떴다.
“그 빵집 어디 있는지 알아?”
이번에도 난 고개만 절래절래 저었다.
“거기 우리 집이야.”
“응? ……그렇구나.”
“나 따라와.”
김경희가 앞서고 내가 그 뒤를 따랐다. 빵집은 학교와 가깝기는 했지만 학교 맞은쪽 골목으로 들어가야 했다. 둘레에 집은 없고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갔다. 십오분쯤 걸어가자 넓고 평평한 땅이 나타났다. 그곳 한가운데 동화에나 나올 듯한 집이 보였다. 한쪽은 빵집이고 한쪽은 책방이었다.
“다 왔어.”
“빵집 옆에 책방이 있구나.”
나를 가만히 보고 김경희가 말했다.
“응, 거기도 우리 집이야. 너 책 좋아해?”
난 고개를 갸웃거리고.
“……나도 잘 모르겠어. 책은 거의 안 읽어봐서.”
“그렇구나. 어쨌든 들어가자.”
밖에서 봐도 동화속 집 같았는데 안도 다르지 않았다. 안에는 예쁜 물건이나 그림이 걸려 있었다. 빵집에서는 갓 만든 빵냄새가 났다. 김경희는 안 쪽에 대고 소리쳤다.
“엄마, 손님.”
안쪽에서 김경희 엄마가 나왔다.
“학생인데. 혹시 우리 경희 친구야.”
김경희는 바로 옷을 갈아 입었는지 조금 전과 다른 옷이었다.
“엄마 그냥 같은 반 애야.”
“뭐? 같은 반이면 친구지.”
내가 어색하게 웃자, 김경희가 말했다.
“빵은 나중에 사고 책방에 한번 가 볼래.”
난 고개만 끄덕였다.
“엄마 책방에 갔다 올게.”
“그래, 친구한테 천천히 보여줘.”
책방은 바로 문 하나만 지나면 됐다. 책방은 빵집과는 사뭇 달랐다. 겨우 문 하나만 지났는데, 책방에 들어가니 숲속에 온 것 같았다.
“너 책방 처음 와 봤어?”
“응.”
“뭐, 그럴 수도 있지.”
책이 가득한 책장을 보니 그냥 기분이 좋았다. 내가 책을 좋아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둘러보는데 김경희가 책 한권을 내밀었다. 김경희가 준 책 제목은 《환상의 책방 골목》이었다. 난 김경희를 보고 눈으로 뭐야, 했다.
“그냥 한번 보라고. 이 책 동네 책방 같은 거 생각하고 만들었대.”
“이거 얼마야?”
잠깐 김경희가 나를 째려보았다.
“빌려줄게. 집게 갖고 가서 봐.”
“괜찮아? 고마워.”
김경희네 빵집에서 빵을 사고 책을 빌려서 난 집으로 돌아왔다. 다른 날보다 하루가 길었던 것 같다. 김경희네 빵집 빵은 아주 맛있었다. 엄마도 맛있다면서 가끔 빵을 사 오라고 했다.
그날 밤부터 다음날 내내 난 김경희가 빌려준 책을 다 봤다. 거기에는 사차원 책방이 나오고 전설의 판타지 소설 《모노크롬 하트》를 찾는 이야기에 심야책방에 가는 이야기, 차 사고로 유령이 되고 책을 읽고 다른 사람한테 추천하는 이야기 그리고 도벽이 있던 아이가 자기 잘못을 뉘우치는 이야기 다섯편이 실려 있었다.
주말이 가면 다음날 학교에 더 가기 싫었는데, 책을 보고 나니 빨리 학교에 가고 싶었다. 김경희를 만날 일도 기대됐다. 김경희는 나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이튿날엔 학교에 가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학교에 가고 교실에 들어가서 난 가장 먼저 김경희 자리를 보았다. 김경희는 자기 자리에 있었다. 난 용기를 내고 김경희한테 다가갔다.
희선
1. 환장의 동네 책방
우리 동네 책방이 모험과 신비가 가득한 환상의 세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섯 명의 베테랑 작가가 의기 투합한 앤솔로지 [환상의 책방 골목]은 그런 마음으로 만들어진 책입니다. 마이크로 트렌드의 영향인지 책 장사가 지금처럼 안되는 시대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동네 책방, 독립 서점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책을 사는 수요는 급격하게 줄었고, 글을 소비하는 트렌드는 완전히 바뀌었지만 아직도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고, 자비로라도 책을 출간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거의 신체의 일부가 되어있는 이 시대 초, 중, 고등학교 학생들이 책방에 대한 추억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학창 시절에 자주 가던 부산 보수동 책방 골목의 추억이 꽤 있습니다. 교회 지인께서 거기서 중고 책방을 운영하셨고, 그렇다 보니 종종 가서 책 구경을 하곤 했습니다. 거기서 평소에 생각지도 못했던 희귀하고 해괴한(?) 책을 만나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펼쳐보면서 책에 대한 견문을 넓히곤 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은 흘러 책보다 스마트폰이, 소설보다 유튜브 영상이 사람들에게 중요한 메신저가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런 흐름은 옳고 그름의 담론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스마트폰 시대, 영상 시대에 책이 어떻게 자리매김을 할지, 책방이 어떤 공간으로 조화를 이룰지 고민하고 자리를 잡아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이 시기에 동네 책방을 차리고 운영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천만한 행위입니다. 그렇기에 꽤나 낭만적인 것이기도 합니다. 상상해 보면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로망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모르긴 해도 대 환장의 수렁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환상의 책방 골목]은 이런 환장의 동네 책방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으려는 구원투수의 마음으로 등판한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개성 강한 작가들과 그의 책방들.
[환상의 책방 골목]이 청소년 소설을 표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마냥 진지한 SF나 설정 복잡한 판타지까지 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어딘가에서 들어봤을 법한 익숙함과 생각지 못했던 기발함이 6:4 정도의 비율로 적절하게 섞여야 좋습니다. 기발함보다 익숙함이 좀 더 필요한 이유는 이 책이 독자들로 하여금 동네 책방으로 향하도록 가이드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그 애매하지만 중요한 비율을 잘 지켜낸 것 같습니다. 익숙함과 기발함이라는 주 재료에 약간의 발랄함과 유머, 진지함과 교훈까지 조화롭게 담아냈습니다. 아마도 참여한 작가들의 훌륭한 필력과 상상력 때문일 것입니다.
환상적인 글을 쓰는 김설아 작가, 청소년 소설 전문 각종 문학상을 수상한 이진 작가, 장르가 임지형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독특한 청소년 소설 전문 임지형 작가, 책 내는 공장이자 청소년 행사 섭외 1순위 작가 글 쓰는 기계 정명섭 작가, 독특한 사고 세계로 소설가는 뭔가 다르다는 생각을 절로 하게 만드는 천재적 작가 조영주 작가가 함께 한 책입니다.
김설아 작가의 수록작 [사차원 책방과 빙글빙글 괴물]은 제목부터 사차원스럽습니다. 상상 그 이상의 미래를 보여 주는 사차원 책방이 등장하는데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사차원스러운 소설로 꼭 직접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이진 작가의 [모노크롬 하트를 찾아서]는 선택받지 못하고, 잘 팔리지 못한 책들이 모인 무덤 책방이 등장합니다. 생각지 못했던 참신한 설정으로 소외된 책과 외로운 인간에 대한 매치가 좋았던 작품이었습니다.
임지형 작가의 [핑크래빗백과 심야 책방]은 어른들도 익숙할 만한 사회 현상을 끌어다 관심을 유발합니다. 여기에 인생에서 의미 있는 것을 찾게 돕는 심야 책방이라는 공간을 엮어 좋은 작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 소설은 영글지 못한 대인관계로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의 성장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정명섭 작가의 [어느 날 갑자기 책방 유령]은 책을 싫어하는 상처를 가진 아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주인공은 책들 속에 갇힌 저주를 풀어야 하는 유령이 됩니다. 이 책방은 고양이와 함께 책을 골라주는 책방으로 유명해집니다. 철들려면 책과 가까이하자는 교훈을 주는 좋은 소설입니다.
조영주 작가의 [크리링을 훔치는 가장 완벽한 방법]은 제목 때문이라도 궁금해서 읽게 만드는 소설입니다. 크리링 피규어와 책방, 그리고 도벽이 있는 아이가 등장하는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마음속 깊이 숨은 용기를 끌어올려 주는 덕후 책방이 주 무대가 됩니다. 한 마디로 '도벽이 있는 아이를 고치려면 초대형 몰카 실험이 필요하다.'라는 교훈을 주는 소설입니다.
3. 습관처럼 찾아가는 곳, 동네 서점이 되는 날이 오기를.
백화점 바로 근처에서 오랫동안 살아오신 저의 장인, 장모님은 주말 일과가 백화점을 위층부터 쭉 돌며 구경하기 였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옷이 정말 많은 멋쟁이들이십니다. 다른 건 정말 아끼고 돈 쓰는 걸 아까워하시는데 옷은 비싼 걸로 사십니다. 장인, 장모님만 봐도 사람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주변 가까이에 서점이 있다면, 그리고 누군가가 소개해 주고, 가이드 해준다면 쉽게 접근하고 친근해지게 될 것입니다. 호기심이 생기게 만드는 정도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 호기심으로 인해 직접 찾아가게 되고, 본격적으로 즐길 수 있게 됩니다. 무언가에 빠져드는 행위는 소개와 가이드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환상의 책방 골목]은 참여 작가들이 한마음으로 동네 책방을 응원하는 책입니다. 청소년들로 하여금 책과 책방의 매력을 흠뻑 느끼게 해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알아볼 마중물 정도의 역할은 충분히 하고 있는 책입니다. 어른들에게는 옛 추억을 소환하고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볼 좋은 기회를 갖게 도와줍니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집에서 스마트폰만 보고 있기 보다 부모님과 함께 가까운 동네 서점에서 책을 고르며 좋은 시간을 갖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습관처럼 찾아가는 곳이 쇼핑몰이 아니라, PC방이 아니라 동네 서점이 되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면서 이 책을 읽으시고 주변 아이들에게 권해주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서점 가는 걸 좋아했다. 딱히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서점이 있으면 갔다. 예전에 청계천에 있는 중고서점 투어를 한 적도 있었다. 갔다고 산 기억은 별로 없다. 그 외에도 서점이 있으면 대부분 들어가는 편이다. 특히나 주로 대형서점을 시내에 갔을 때는 어김없이 들린다. 동네마다 서점이 있었는데 대부분 참고서와 같은 서적 위주였던 걸로 기억한다. 점점 갈수록 동네에 서점은 사라졌다. 인터넷 서점이 득세하며 동네서점은 거의 사라졌다.
그러던 동네 서점이 어느 순간부터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증가했다는 표현은 다소 모순되긴 한다. 우리 동네에 서점은 없으니 말이다. 대형 인터넷 서점이 운영하는 중고서점도 많이 생겼다. 그로 인해 동네서점이 더 사라진 측면도 있다. 대형 서점이나 인터넷 서점을 따라잡을 수 없으니 동네에 생긴 서점들은 자신만의 특색을 갖게 되었다. 그 서점만이 갖고 있는 고유의 색깔이 있다. 홍대 쪽에 많아 갔을 때 들린 기억도 있다. 대신에 몇 번 가고는 솔직히 잘 안 갔다.
대부분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곳에 위치했다. 몇 번 갔을 때 작은 서점이다보니 들어가는 게 조금은 쑥스러웠다. 날 신경쓰진 않지만 서점에 나혼자 있다는 점이 다소 계면쩍였다. 거기에 이런 서점들이 대부분 특색이라는 것이 문학같은 종류가 대부분이었다. 내가 주로 읽는 경제 경영을 다루는 동네서점은 거의 없었다. 뭔가 그 분야는 맞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이 아닐까도 싶다. 책을 읽는다면 문학이나 인문 등의 책을 구비하면서 특색이 있어야 하는 듯했다.
다른 분야 책도 읽기는 하지만 내가 주로 읽는 책이 없으니 또 자주 안 가게 되었다. 그래도 이런 특색 있는 서점이 사라지지 않고 그 자리를 계속 지키면 참 좋겠다. 아무리 책이 좋아도 서점을 하며 수익을 내야 하는데 쉽지 않다. 나도 나만의 서점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카페여도 좋고. 내가 읽은 책으로만 구성된 서가. 이익은 아예 포기하고 손해만 보지 않는 선에서 운영되면 좋다는 생각으로 운영하는. 생각만 있고 아직은 내가 그걸 감당할 능력이 안되어서.
동네 서점에 대해 옴니버스 식으로 단편을 모아 놓은 책이 <환상의 책방 골목>이다. 김설아 작가의 '사차원책방과 빙글빙글 괴물' 이진 작가의 '모노크롬하트를 찾아서' 임지형 작가의 '핑크래빗백과 심야 책방' 정명섭 작가의 '어느 날 갑자기 책방 유령' 조영주 작가의 '크리링을 훔치는 가장 완벽한 방법' 등이다. 이 중에서 나는 이진작가와 임지형 작가의 단편을 제일 재미있게 읽었다. 웹소설을 너무 재미있게 보는 아이가 있었다. 아이의 이름은 슬언이다.
슬언은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많은 조회수로 인기를 끌면 자기 일처럼 좋아한다. 성황리에 연재가 종료되었을 때 자신에게 영감을 준 한 작가의 작품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한다. 해당 작품은 딱 한 권만 연재된 후에 더이상 작품이 나오지 않았다. 책도 구하기 힘들다. 해당 책이 진짜 세상에 있는지 여부와 작가가 생존 인물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넘쳤다. 찾아보니 해당 작가는 있었고 그 작품을 읽은 사람들도 있었다. 인터넷에 관련 글이 있지만 정작 소설책이 없다.
온갖 곳을 다 헤매다녀도 없었다. 온라인 세대답게 인터넷으로 찾다 중고서점을 돌아다니기로 한다. 우연히 어느 중고서점에 갔다. 그곳은 사람들도 잘 찾지 않을 곳처럼 보였다. 그곳에서 해당 책을 만났는데 여기는 특별했다. 책이 말을 한다. 내가 원하는 책을 얻고 싶어도 책이 거절하면 어쩔 방법이 없다. 대략 이런 내용으로 진행되었는데 판타지가 섞여 그런 점도 없지 않아 있던 듯했다. 다른 단편도 다소 판타지가 어느 정도는 다 섞여 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임지형 작가의 단편은 스타벅스가 소재로 쓰인다. 한국에서 스타벅스는 엄청난 의미를 지닌다. 스벅에서 판매하는 굿즈는 언제나 사람들이 못사서 안달이다. 새벽까지 줄서서 사려는 건 예삿 일이다. 단순히 해당 굿즈만 판다고 될 일은 아니고 여러 조건까지 함께 다 갖춰져야 한다. 소설 주인공은 굿즈를 사려 새벽까지 나가 줄 섰지만 첫날에 실패하고 만다. 한정판은 아니지만 지점마다 들어오는 수량이 있다보니 몇 개일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기다려야 했다.
첫날 실패하고 더 새벽에 나가려고 근처를 물색하다 우연히 서점을 발견한다. 그곳은 오늘의 책을 판매한다. 다른 책은 안 되고 오로지 오늘의 책만 구입해야 해당 서점에서 밤을 지낼 수 있다. 그곳에서 벌어지는 사건으로 구성되었다. 이런 단편이 총 5편으로 구성되어 각 소설의 내용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취향이 있지 않을까한다. 아마도 해당 작가의 소설을 꾸준히 읽었던 사람이라면 뭔가 작가와 연결된 것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지 않을까한다. 그게 바로 전작주의의 재미니.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단편이라 짤린 느낌은 든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각각 다른 단편의 읽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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