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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도시를 생각해

내일의 도시를 생각해

: 우리가 먹고 자고 일하고 노는 도시의 안녕을 고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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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64쪽 | 542g | 138*205*21mm
ISBN13 9791189799533
ISBN10 1189799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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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을 막는 일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더라도, 아파트 단지 하나가 만들어지면 주변 시가지에는 장벽으로 둘러싸인 커다란 공간이 생기는 것 같은 효과를 낳기도 합니다. … 아파트 단지 입주자들이 이용하는 내부 공간에는 근사한 정원이 조성되어 있지만,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마을의 경관은 견고한 담장과 건물의 긴 외벽 탓에 삭막하고 단조롭습니다. 주변이 어떻게 되든 단지 안쪽의 전용 공간만 쾌적하면 그만인 것이지요. 이 아파트 담을 따라 걷는다고 상상해 봅시다. 걷고 싶은가요? 상점이 있고, 사람들의 사회적 교류가 이뤄지던 거리는 아파트 단지의 등장과 함께 ‘통행로로서의 길’만 남게 됩니다.
--- pp.48~49, 「#02 아파트 공화국,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을까」

이런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이 있습니다. 남의 쓰레기를 자신의 지역에서 처리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지요.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는 3 매립장을 사용하는 기간 동안 자신의 행정구역 안에서 쓰레기를 처리할 방법을 찾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쓰레기 처리 지역을 ‘행정구역 안’으로 지정한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쓰레기를 발생시킨 곳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발생지 처리 원칙’이 쓰레기 처리의 기본 원칙으로 떠올랐습니다. 이제 내가 만든 쓰레기를 저 멀리 남의 동네에 버리기는 어려워졌습니다. 쓰레기 처리 시설은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안으로 더 깊숙이 들어올 수밖에 없습니다.
--- pp.63~64, 「#03 쓰레기, 내 눈앞에서만 사라지면 끝일까」

장애인 이동권을 위해 노력해 온 편의연대는 2009년 그 이름을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시민연대’(무장애연대)로 바꿉니다. 비장애인을 기준으로 도시를 만들어 놓고 난 다음에 장애인을 위한 편의 시설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장애물이 없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생각의 전환이 있었거든요. 국적, 나이, 장애, 성별 등에 따른 제약 없이, 처음부터 모든 사람이 함께할 수 있도록 도시를 설계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면 편의 시설을 따로 설치할 필요도 없을 테니까요. 이렇게 보편성을 중심으로 도시를 만드는 기법을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라고 합니다. 장애나 장벽이 없는 환경을 만든다는 뜻에서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즉 ‘무장애’라고도 하고요.
--- pp.136~137, 「#07 장애가 장애 되지 않는 도시를 향해」

인간은 여러 측면에서 지구에 서식하는 동식물을 위협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동물들이 살던 곳을 조각조각 파편화하는 것입니다. 우선 도로를 생각해 볼까요? 사람과 사람을, 도시와 도시를 연결해 주는 도로는 동물들이 자연스럽게 지내고 있던 자연을 둘로 나누었습니다. 그러자 길을 건너던 많은 야생동물이 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습니다. 로드킬(roadkill)이라는 단어가 생겨났지요. 홍수를 막기 위해, 물을 이용하기 위해, 강 하구에 설치된 댐과 보는 또 어떻고요. 바다와 강을 오가며 산란하는 물고기들의 길이 막혀 버렸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투명 방음벽과 통유리 건물이 대거 등장하면서 새들의 길까지 막아섰습니다.
--- p.165, 「#09 하늘길, 물길, 땅길, 올킬」

도시에서 나무의 가치가 높아졌음을 보여 주는 것이 조경수로 등장한 빼어난 나무들입니다. 2009년 입주를 시작한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는 천년 고목이 옮겨 온 일도 있었습니다. … 나무를 심은 건설사는 1,000년 된 느티나무가 아파트 이미지 고급화와 분양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을 기대했고, 기대대로 이 나무는 단숨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1,000년 된 느티나무는 비슷한 기후인 경북 고령으로의 이주는 용케도 잘 견뎠지만, 추운 북쪽으로의 이주까지 견뎌 내지는 못했습니다. 서울에 자리 잡은 지 8년 만에 느티나무가 죽어 가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 천년 고목을 단지에 심으면 집의 가치가 정말 올라가는 것일까요? 고향 땅에서 마을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살아가던 나무가 도시 한복판에 옮겨져 고사 직전까지 내몰린 것은 못내 씁쓸합니다.
--- pp.184~186, 「#10 도시 생활자가 된 동식물 이야기」

2019년, 대장들녘은 3기 신도시 예정지에 포함되면서 ‘대장지구’로 불리게 됐습니다.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정책적 필요 속에서, 넓게 펼쳐진 대장들녘이 개발의 적지로 꼽힌 것입니다. 대장들녘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잘 보존해야 할 개발제한구역’이 아니라 ‘언젠가는 개발해야 할 개발예정구역’에 그치고 있었음을 보여 줍니다. 보통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할 때는 이미 훼손이 많이 진행되어 보존 가치가 낮은 4, 5등급의 개발제한구역이 대상이 됩니다(개발제한구역은 1~5등급으로 나뉘는데, 1등급이 환경적 가치가 가장 높고 5등급이 가장 낮습니다). 대장지구는 면적의 99.9%가 개발제한구역이고, 그중 84.5%가 2등급 이상의 보존 가치가 높은 땅입니다. 3등급까지 포함할 경우 그 수치는 92.2%로 올라갑니다. 2029년 준공 예정인 대장지구에는 ‘친환경 신도시’가 건설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친환경을 누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겠네요. 그렇다면 재두루미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 pp.263~264, 「#14 그린벨트, 왜 자꾸 줄어드는 걸까」

인천시 서구 가좌동에는 ‘코스모 40’이라는 복합 문화 공간이 있습니다. 카페, 공연장, 전시장이 어우러져 있는 이곳은 오래된 화학 공장을 개조해서 만들었다는 독특한 이력을 자랑합니다. 건물이 위치한 곳에는 원래 코스모화학이라는 이산화티타늄 정제 공장이 있었습니다. … 1968년부터 40여 년간 자리를 지켰던 공장은 울산으로 이주하면서 2016년을 끝으로 가동이 중단됩니다. 그리고 철거 절차에 들어갑니다. 오염 물질을 내뿜는 공장의 가동 중단과 철거는 지역 주민들에게는 희소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지역의 한 회사가 이곳의 역사적 가치에 주목해 공장의 한 동을 매입하면서 ‘코스모 40’이라는 새로운 페이지가 열리게 됩니다. 전체 45개 동 가운데 유일하게 철거되지 않고 남겨진 40번째 동이 리모델링 대상이었지요. 이곳의 이름이 코스모 40인 이유입니다. 기존의 오래된 공장 건물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필요한 시설은 새롭게 증축해 연결하니 멋진 공간이 탄생했습니다.
--- pp.290~291, 「#16 버려진 도시 건축물에 숨을 불어넣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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