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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장소, 환대

사람, 장소, 환대

현대의 지성-159이동
리뷰 총점9.3 리뷰 64건 | 판매지수 17,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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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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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97쪽 | 438g | 153*224*20mm
ISBN13 9788932027265
ISBN10 8932027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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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 그림자를 판 사나이

1장 사람의 개념
태아
노예
군인
사형수

2장 성원권과 인정투쟁
주인과 노예
외국인의 문제
오염의 메타포

3장 사람의 연기/수행
가면과 얼굴
명예와 존엄

4장 모욕의 의미
인격에 대한 의례
배제와 낙인
신분과 모욕
사회의 발견
“사람이 되어라”
굴욕에 대하여

5장 우정의 조건
순수한 우정과 순수한 선물
가부장제를 보완하는 국가
증여와 환대
공동체에 대한 두 개의 상상

6장 절대적 환대
신원을 묻지 않는 환대
보답을 요구하지 않는 환대
복수하지 않는 환대

7장 신성한 것
죽은 자의 자리
서바이벌 로터리

부록 장소에 대한 두 개의 메모
장소/자리의 의미
여성과 장소/자리

감사의 말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태아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인간의 태아는 분명히 인간이지만, 사회 안에 들어오지 않았기에 사람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이는 법적으로나 관습적으로나 그러하다. 법은 인간 생명이 출생과 더불어 사람의 지위를 얻는다고 명시한다. 출생이란 태아가 어머니의 자궁 바깥으로 나와서 모체와 분리되는 것을 말한다. 그 전까지 태아는 모체의 일부로 간주된다. 이는 태아를 죽이는 행위가 살인죄를 구성하지 않음을 함축한다. 관습은 태아의 지위에 대한 법의 이 같은 판단을 지지한다. 유산된 태아를 위해 아무런 애도의 의례를 행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그 증거이다._32쪽

현대의 사형제도는 이와 대조적으로, 범죄자를 격리된 장소로 끌고 가서 소수의 입회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안락사시키는 방법을 택한다. 범죄자가 이미 사회 바깥에 있다는 생각은 그를 좀더 ‘인간적으로’ 대우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그는 사람이 아니라 단순한 생명에 불과하기에, 그의 고통은 어떤 상징적인 가치도 갖지 않으며, 그에 대한 마지막 배려 역시 ‘동물 복지’를 논할 때와 유사하게, 불필요한 고통을 줄이는 문제에 집중된다._54쪽

외국인에 대한 환대의 철회는 그들에게 ‘돌아갈 곳이 있다’는 생각에 의해 정당화된다. ‘우리나라에서 받는 대접이 못마땅하다면 자기네 나라로 가면 된다.’ 하지만 삶의 터전을 한번 바꾸었다가 다시 바꾸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외국인’이라는 말 속에 함축되어 있는 다른 장소는 종종 허구적인 것으로 밝혀진다. 나는 두 가지 예를 들고 싶다. 하나는 재일조선인들의 ‘조선’이고, 다른 하나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원주민들의 ‘홈랜드’인 반투스탄Bantustan이다._69쪽

시설에 수용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율성을 박탈당하고 사소한 것까지 잔소리를 들으면서, “나이의 위계에서 돌이킬 수 없이 강등되었다는 공포감”을 경험한다. 아이의 이미지는 여기서 그들의 신체와 정신이 더 쉽게 침범될 수 있음을 표시한다. 그들은 더 작은 명예를 지니며, 더 쉽게 모욕당하고, 그러면서 그 모욕의 무게를 평가절하당한다. 그들은 불완전한 사람, ‘모자라는’ 사람이다. 그들의 그림자는 남들보다 작고 희미하다._141쪽

우리는 노동자나 자본가로서, 혹은 소비자나 생산자로서 시장에서 만난다. 우리의 관계는 계약적이다. 계약의 이름으로 우리의 불평등은 정당화된다. 다른 한편 우리는 사람으로서 연결되어 있다. 사람으로서 우리는 서로 평등하다. 계약관계의 기초에는 사람으로서의 평등이 있다. 현대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형식적으로 평등하지만 실질적으로 불평등하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물어야 한다. 경제질서 속에서의 우리의 위치가 과연 사회관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_162쪽

사회 안에서 우리가 갖는 자리가 장소들에 대한 권리 속에서 또는 우리의 몸이 장소들과 맺는 관계 속에서 표현되기 때문이다. 물리적인 의미에서 사회는 하나의 장소이며, 사회의 구성원이 된다는 것은 곧 이 장소에 대해 권리를 갖는다는 것, 손님이자 주인으로서 환대받을 권리와 환대할 권리를 갖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서울역의 노숙자들. 그들은 갈 데가 없어서 거기 있는 것인데, ‘갈 데가 없다’는 표현은 그들이 이 사회 안에서 갖고 있는 자리의 위태로움을 드러낸다._289쪽

로마에서는 영아 유기expositio가 성행했는데, 유기된 아이를 데려다 키운 사람은 그 아이를 종으로 부리든지 내다 팔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양자로 삼을 수도 있었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었다). 아이가 버려졌을 때 이미 “죽은 목숨”이었다는 생각이 이러한 관행을 정당화하였다. 말하자면, 아이가 자기를 거두어준 사람에게 생명을 빚졌다는 생각, 그리고 생명에 대한 빚은 생명으로만(즉 일생을 바쳐서만) 갚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것은 증여의 논리이지 환대의 논리가 아니다. 환대라는 관점에서 보면, 버림받은 아이는 목숨을 건진 뒤에도 사회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를 구조한 노예 상인은 그의 죽음을 유예했을 뿐, 그를 환대한 게 아니다. 그들의 관계를 특징짓는 것은 오히려 지속적인 적대이다. 노예 상인은 아무 때나 아이를 죽일 수 있고, 매질과 모욕으로 끊임없이 죽음을 환기시키면서 아이의 복종을 끌어내기 때문이다._216~17쪽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사람, 장소, 환대라는 세 개념을 중심으로
사회를 다시 정의한다!


‘사회적 성원권’ ‘환대’ 등의 문제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인류학자 김현경의 첫 저서 『사람, 장소, 환대』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우리는 어떻게 이 세상에 들어오고, 사람이 되는가?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 세상에 받아들여진 것인가 아니면 이 세상에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사람이 된 것인가? 다시 말해 ‘사람’이라는 것은 지위인가 아니면 조건인가? 조건부의 환대 역시 환대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 주어진 환대가 언제라도 철회될 수 있다면, 우리는 진정한 의미에서 환대되지 않은 게 아닐까? 이 책은 이러한 질문들에 답하며, 사회를 ‘시계’(즉 기능을 가진 구조들의 총체)나 ‘벌집’(재생산적 실천을 하는 주체들에 의해 재생산되는 구조)에 비유하는 구조기능주의에서 벗어나, 사람, 장소, 환대라는 세 개념을 중심으로 사회를 다시 정의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사람이라는 것은 사람으로 인정된다는 것이다.
사회의 경계는 이 나날의 인정투쟁 속에서 끊임없이 다시 그어진다.”


이 책의 키워드는 사람, 장소, 그리고 환대이다. 이 세 개념은 맞물려서 서로를 지탱한다. 사람임은 일종의 자격이며, 타인의 인정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환대에 의해 사회 안에 들어가며 사람이 된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리/장소를 갖는다는 것이다. 환대는 자리를 주는 행위이다. 사람과 장소를 근원적으로 연관된 개념으로 본다는 점에서 이러한 접근은 한나 아렌트와 유사하다. 아렌트에 따르자면, 사회는 물리적으로 분명한 윤곽을 갖는 객관적인 실체가 아니라 ‘내가 타인에게 현상하고, 타인이 나에게 현상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아렌트의 관심이 주로 정치적, 법적 문제에 맞추어져 있다면, 김현경은 공동체와 주체를 구성하는 상징적이고 의례적인 층위로 시야를 확장한다. 사람은 법적 주체일 뿐 아니라, 일상의 의례를 통해 재생산되는 대상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상호작용 질서interaction order’에 대한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의 연구는 이러한 확장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김현경은 상호작용 질서 대 사회구조라는 고프먼의 이분법을 따르면서, 상호작용 질서에서의 형식적 평등과 구조 안에서의 실질적 불평등이 어떻게 현대 사회 특유의 긴장을 가져오는지 설명한다. 현대 사회는 우리가 잘살건 못살건 배웠건 못 배웠건 모두 사람으로서 평등하다고 선언한다. 하지만 우리를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추상적인 관념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매일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는 대접이다. 사람행세를 하고 사람대접을 받는 데 물질적인 조건들은 여전히 중요하게 작용한다. 신자유주의의 모순은 상호작용 질서의 차원에서는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주장하면서, 구조의 차원에서는 사람들에게서 자신의 존엄을 지킬 수단을 빼앗는다는 것이다.
이와 연장선상에서, 근대 이전에 존재하던 신분적 모욕이 어떻게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새로운 형태의 더욱 미묘하고 일반화된 모욕, 즉 굴욕의 형태로 등장하는가에 대한 분석은 아주 날카롭다.

예고 없이 실직을 당할 때, 일한 대가가 터무니없이 적을 때, 아무리 절약해도 반지하 셋방을 벗어날 수 없을 때 사람들은 굴욕을 느낀다. 하지만 이것은 모욕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이론적으로 모욕은 구조가 아니라 상호작용 질서에 속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를 해고한 사장도, 월세를 올려달라는 주인집 할머니도 나를 모욕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들은 시장의 법칙에 따라(즉 구조의 담지자로서 구조가 명하는 대로) 행동했을 뿐이다. 그들은 매우 예의 바르게, 심지어 미안해하면서 자기들의 입장을 전달하지 않았던가? 누구도 나를 모욕하지 않았다면, 내가 느끼는 굴욕감은 전적으로 나 자신의 문제가 된다.


우정이란 무엇인가?
적敵을 환대하는 것은 가능한가?


이 책은 또한 환대hospitality의 개념이 내포하는 역설을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환대란 타자에게 자리를 주는 행위, 혹은 사회 안에 있는 그의 자리를 인정하는 행위이다. 환대받음에 의해 우리는 사회의 구성원이 되고,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갖는다. 그런데 우리는 적대적인 타자까지도 환대할 수 있는가?
자크 데리다는 이러한 환대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우리는 모르는 사람에게 호의를 베풀 수 있고, 대가를 전혀 계산하지 않고도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이 돌변하여 우리를 해치려 할 때도 여전히 그러한가? 김현경은 데리다가 환대를 개인이 다른 개인에게 자신의 사적 공간을 개방하는 문제와 결부시키거나, 주인의 자리에 개인 대신 ‘국민’을 대입시키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하면 환대는 외부인을 맞이하는 문제, 또는 울타리를 개방하는 문제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주인’이라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우리는 어떻게 해서 국민이 되고, 가족의 일원이 되는가?
이 책은 환대를 어떤 사람이 인류 공동체에 속해 있음을 인정하는 행위, 그가 사람으로서 사회 속에 현상하고 있음을 몸짓과 말로써 확인해주는 행위로 볼 것을 제안한다. 어떤 사람을 절대적으로 환대한다는 것은 그가 어떤 행동을 하든 처벌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어떤 경우에도 그의 사람자격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살인같이 반사회적 행동을 한 사람 역시 사회의 구성원으로 계속 환대된다. 사회를 만드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의 절대적 환대이다. 아니 사회란 본디 절대적 환대를 통해 성립한다고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절대적 환대가 불가능하다면, 사회 역시 불가능할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사람, 장소, 환대』는 다양한 분야에서 논의되어온 이론적인 문제들을 다루고 있지만, 학계의 관행이나 기준에 따른 건조한 논문의 형식을 띠고 있지 않다. 저자는 사유의 궤적이 드러나는 묵직한 질문들을 던지면서도, 추상적인 개념에 의지하기보다는 오랜 연구와 강의 경험이 바탕이 되지 않았더라면 기대하기 힘들 다방면의 참고문헌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여 논의를 전개해나감으로써 일반 독자들도 지적 자극과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만만치 않은 문제의식에 유려한 글 솜씨까지 갖춘, 우리가 새롭게 주목해야 할 저자의 등장을 알리는 책으로 손색이 없다.

회원리뷰 (64건) 리뷰 총점9.3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주간우수작 우린 한 사람으로서 환대받고 있을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테*****드 | 2023.06.30 | 추천23 | 댓글14 리뷰제목
  우리는 존재 그 자체로 환대받을 수 있을까. 아니, 환대받고 있을까.   책의 서문은 <그림자를 판 사내의 이야기>라는 소설을 이야기하면서 시작된다. 이 소설은 주인공이 악마에게 그림자를 판 대가로 금을 무한하게 만들어내는 '행운의 자루'를 얻게된다. 하지만&nb;
리뷰제목

 

우리는 존재 그 자체로 환대받을 수 있을까. 아니, 환대받고 있을까.

 

책의 서문은 <그림자를 판 사내의 이야기>라는 소설을 이야기하면서 시작된다. 이 소설은 주인공이 악마에게 그림자를 판 대가로 금을 무한하게 만들어내는 '행운의 자루'를 얻게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림자가 없어진 주인공을 사람 취급하지 않는다.  그렇게 후회한 주인공은 악마에게 다시 그림자를 달라고 요구한다. 그림자는 사회가 그 인간을 사람으로 보느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요소였다. 저자는 '사람 자격'의 기준, 즉 사회 낙인의 가시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렇게 저자는 '사람이란 무엇인지' 묻는다. '인간'과 '사람'은 다르다. 인간은 그저 존재하지만, 사회 내에서 인정을 받은 존재는 사람이 된다. 이런 정의를 따른다면, 이 세상에는 인간이지만 사람이지 않은 존재를 찾아볼 수 있다.

 

저자는 그예시로 군인과 노예가 어떤 메커니즘에 의해 사람이 아니라, 물건 혹은 단순 존재의 취급을 받는지를 설명한다. 우리는 일상에서도 사소한 방식으로 존재를 지우고, 사회 내에서도 암묵적으로 존재를 지운다. 책에서 나오는 예시는 택시기사다. 우린 암묵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생각하며, 나만의 할일을 이어나간다. 이렇듯 우리는, 일상에서도 존재의 인정에 대한 다양한 형식을 띈다.

 

"이 책은 영혼과 육체의 대립 속에서 간과되어온 그림자의 문제, 다시 말해 '사람'의 문제를 다룬다. 우리는 어떻게 이 세상에 들어오고, 사람이 되는가?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에 이 세상에 받아들여진 것인가 아니면 이 세상에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사람이 된 것인가? 다시 말해서 '사람'이라는 것은 지위인가 아니면 조건인가? 조건부의 환대 역시 환대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 주어진 환대가 언제라도 철회될 수 있다면, 우리는 진정한 의미에서 환대되지 않은 게 아닐까? 이것이 이 책이 제기하는 질문들이다." (P.26)

 

사회는 인정투쟁의 장이다. 우리는 단순히 사람다움의 자격을 얻지 않는다. 우리는 가면(페르소나)을 쓰고 서로의 모습을 바라본다. 저자는 고프먼의 주장을 인용하며 인격이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상호작용 속에서 끊임없이 현상하는 것"임을 설명한다. "사람다움은 우리가 언래 가지고 태어났거나 사회화를 통해 획득해야 하는 본질이 아니다. 그보다 사람다움은 우리에게 있다고 여겨지며, 우리 스스로 가지고 있는 체하는 어떤 것, 서로가 서로의 연극을 믿어줌으로써 비로소 존재하게 되는 어떤 것이다."

 

저자는 인류학과를 전공했다. 글에서 굉장한 인류학의 분위기가 풍겨왔다. 인간은 사회 내에서 정의내려진다. 사회를 벗어나 존재할 수 없다. 삶은 사람대우를 받고자 싸우는 전쟁터가 아닐까. 핵심은 동등한 대우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나를 사랑해주거나 절대적 호의를 베풀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자격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우리 스스로가 노력해서 다같은 사회 내에서 공존할 수 있는 것. 나는 세계 역사의 투쟁이 사회 내로 받아들여지고자 하는 마음의 투쟁이라고 생각한다. 소외는 무기력을 낳는다. 무기력은 가능성을 없앤다. 우리 세상은 끊임없는 가능성의 발현을 동력으로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지 않나.

 

저자는 마지막 부분에서 절대적 환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비치는데, 나는 이 논의들이 약간 현실을 벗어난, 형이상학적이고 공상적인 느낌이 들었다. 사실 이민자나 난민이 밀려오는 것은 기존 영역에 있는 사람들이 긴장할 만한 사안이다. 단순히 절대적 환대의 개념으로써 받아들이기엔 현실의 문제가 매우 강렬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고민해야 한다. 환대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또 우리는 누군가를 환대하고 있는지. 결국 사회를 살아가는 존재로서 우리는 서로에게 존재지어지고 존재를 규정한다.

 

2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3 댓글 14
구매 파워문화리뷰 '사람'의 법적 제도적 조건에 대해서 묻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i*****n | 2020.04.25 | 추천12 | 댓글0 리뷰제목
사람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모두들 알지만 쉽게 정의내릴 수 없는 질문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저자는 '사람'의 의미는 특정 장소와의 연관 속에서만 의미를 가지며, 그 장소에 거주하는 이들로부터 환대를 통하여 정체성을 획득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양한 철학과 사회학적 이론들이 펼쳐지면서, 지극히 추상적인 차원에서 ‘사람’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책;
리뷰제목

사람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모두들 알지만 쉽게 정의내릴 수 없는 질문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저자는 '사람'의 의미는 특정 장소와의 연관 속에서만 의미를 가지며, 그 장소에 거주하는 이들로부터 환대를 통하여 정체성을 획득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양한 철학과 사회학적 이론들이 펼쳐지면서, 지극히 추상적인 차원에서 사람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책을 다 읽은 지금도 전체적인 내용이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는다. 물론 저자의 주장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지만, 이 책의 논리 전개 방식은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적지 않다.

 

저자는 자신의 논리를 펼쳐내기 전에 프롤로그에서 그림자를 판 사나이라는 소설을 장황하게 설명한다. 악마와의 거래로 자신의 그림자를 팔고 막대한 금화를 얻게 되지만, 오히려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주인공의 이야기이다. 우화적 기법을 사용한 이 소설의 제재라 할 수 있는 그림자의 의미를 통해, 사람의 존재 조건을 생각해보도록 하고 있다. 그림자를 판 대가로 부자가 되지만, 또 그림자가 없다는 이유로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당하는 사나이! 그렇다면 그림자는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인간임을 증명하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이 아닌 그림자로 인정을 받게 된다는 것. 이쯤해서 그림자는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조건으로서의 비유임을 알아채게 될 것이다.

 

이제 저자는 본격적으로 사람의 개념’(1)을 탐구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 대상이 태아와 노예, 그리고 군인과 사형수 등의 존재들이다. 저자는 이들이 처한 조건과 사회 속에서의 위치를 상기시키며 논의를 전개하기 시작한다. 이들은 공동체 내부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사회적 관습이나 법적 제도 속에서 일종의 경계인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일단 사람이라는 것은 어떤 보이지 않는 공동체 안에서 성원권을 갖는다는 뜻이기에, 적어도 이들은 완전한 공동체의 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존재들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군인은 전쟁이 벌어지면 사람이 아니라 물건으로 취급된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이때 개인은 인간도 아니고 심지어 시민도 아니며 단순한 병사일 뿐이라고 규정한다.

 

그렇다면 이들이 처한 위상은 무엇일까? 저자는 공동체의 성원권과 인정투쟁’(2)이라는 측면에서 이들을 주목하면서, ‘사람의 개념은 장소 의존적임을 지적하고 있다. 이때 장소란 공동체의 일상생활이 이뤄지는 공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주인과 노예’, ‘외국인의 문제그리고 미국의 흑인과 조선시대 여성의 역할과 사회적 처지에 대해서 생각해보도록 한다.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대하는 것, 그것이 바로 공동체 성원들의 신성함과 그것을 오염시키는 존재들로 치부하여 사회의 성원권을 부정하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저자는 사람을 연기하거나 혹은 존재하게 한다는 의미수행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사람의 연기/수행’(3)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어느 정도 이해는 되지만, 저자의 생소한 논법에 대해서 이 부분을 완전하게 이해하지는 못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드디어 인간 관계의 측면에 주목하면서, ‘모욕의 의미’(4)를 장황하게 설명하고, 이와 상반되는 측면에서 우정의 조건’(5)에 대해서 설명하기도 한다. 그리고 나로서는 여전히 그 의미가 정확히 이해되지 않는 절대적 환대’(6)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장은 사람 자체를 신성한 것’(7)으로 여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뒤르켐의 이론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고 있다. 피터 싱어의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칸트의 윤리학을 비판한 죽은 자의 자리나 존 해리스의 서바이벌 로터리라는 개념을 통해서 인간 자체의 신성함을 성찰하게 한다고 이해된다. 아마도 사회학에서는 이러한 이론들을 통해서 사람의 존재 의미를 성찰하게 만드는 방식이라 이해되지만, 어찌 보면 굳이 이러한 이론들이 아니더라도 자명한 사실을 비유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충분히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전제에서, 그럼에도 사람의 사회적 조건과 삶의 의미에 대해서 진지하게 따져보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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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사람, 장소, 환대 - 김현경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짱* | 2022.03.15 | 추천9 | 댓글2 리뷰제목
나는 어렸을 때 매우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는데 (지금은 아님), 거의 세뇌될 정도로 성경을 읽고 배우며 자랐다. 교회를 멀리한 지 20년이 훌쩍 지났는데도 몇몇 찬송가와 성경 속 우화는 토씨 하나 빼지 않고 외울 정도다. 성경에서 예수는 '사랑'의 율법을 설교했는데, 가장 널리 알려진 말씀으로 "누구든지 네 오른 편 뺨을 치거든 왼 편도 돌려 대라"고 했다. 그다음 구절도 이렇게;
리뷰제목

나는 어렸을 때 매우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는데 (지금은 아님), 거의 세뇌될 정도로 성경을 읽고 배우며 자랐다. 교회를 멀리한 지 20년이 훌쩍 지났는데도 몇몇 찬송가와 성경 속 우화는 토씨 하나 빼지 않고 외울 정도다. 성경에서 예수는 '사랑'의 율법을 설교했는데, 가장 널리 알려진 말씀으로 "누구든지 네 오른 편 뺨을 치거든 왼 편도 돌려 대라"고 했다. 그다음 구절도 이렇게 이어진다. "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며 또 누구든지 너를 억지로 오 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 리를 동행하고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게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

 

선하고 마음이 한없이 넓은 인격자라고 해도 이유 없이 오른뺨을 맞고서 더 때려달라고 왼 볼까지 내미는 사람은 없을 거다. 당신이 하나를 원하는데 나는 둘을 줄 준비가 되어있고 그 이상의 요구에도 협력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여줌으로써 상대방과의 화해와 협력을 도모하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왼 뺨을 내밀어도 상대방은 손을 거두고 악수를 청하리라는 것을 미리 내다보는 것이다. 강대강으로 부딪혀서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상처만 입는 것보다는 내가 먼저 양보하더라도 협력을 통해 이익을 얻는 것이 훨씬 더 생존에 유리한 전략이니까.

 

일종의 환대의 마음이라고나 할까? '환대'란 사전적으로는 '반갑게 맞아 정성껏 후하게 대접함'이라는 뜻이다. 나는 모든 이에게 차별 없이 환대하는 사회가 우리가 꿈꾸는 사회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 책 <사람, 장소, 환대>를 읽고 그렇게 생각하게 됐다. 환대의 태도에는 사람의 성별, 국적, 출신, 능력과는 상관없이 '나는 당신과 잘 지내고 싶소. 나는 당신과 내가 좋은 친구로 우정을 쌓아 발전하기를 바라오. 당신이 원한다면 내 것을 조금 양보하더라도 당신의 성장을 위해 돕겠소'라는 정신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환대를 통해 우리 모두는 더 나은 단계로 올라설 수 있다.

 

나는 차별 없는 환대를 열렬히 지지하지만, 무조건적인 (절대적) 환대에는 반대한다. 오른뺨을 맞고 나서 왼뺨을 내밀었는데, 그 왼뺨마저 때리려는 자에게서는 환대를 거둬들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런 자들에게는 예수의 '사랑'의 율법을 베풀 것이 아니라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갚는 모세의 율법을 적용해야 한다. 그것은 비단 상대방의 잘못된 선택에 대한 징벌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주변에 관계를 맺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서로 협력하고 양보하는 선의만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신호를 준다. 게임이론에서 일종의 팃포탯(tit-for-tat)전략이 환대에도 해당된다는 말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내가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지 못해 상심이 컸다. 기울어진 언론 지형, 정보의 왜곡, 일부 정치세력이 부추긴 혐오 정서로 인한 감정적인 투표도 한몫했다고 본다. 무엇보다 나는 우리 민주세력의 전략이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힘들게 투쟁해서 이뤄낸 민주화의 성과에 무임승차하는 자들에게 무조건적 환대는 잘못된 신호를 준다. 그들의 행위에 용기를 준다. 비뚤어진 욕망, 부패한 기득권, 거짓과 왜곡을 일삼는 세력에게는 강력하게 보복함으로써 배신에는 반드시 응징이 뒤따른다는 신호를 주어야 한다. 선의가 통하지 않는 자들에게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되갚는 전략이 최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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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92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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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4점
하룻밤 사이에 리커버가 나오다니.. 분하다..
4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4
왜*******래 | 2019.10.09
구매 평점5점
곱씹으며 읽어야 할 책
3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3
YES마니아 : 로얄 w********t | 2022.05.30
구매 평점5점
내용은 어려웠지만 생각할꺼리가 많은 책인것 같습니다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d******k | 202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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