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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를 위한 윤리

호모 파베르 프로젝트-0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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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사회 정치 top10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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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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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1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512쪽 | 788g | 145*225*35mm
ISBN13 9788934999669
ISBN10 8934999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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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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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이마누엘 칸트는 1784년에 쓴 코스모폴리스에서의 삶을 다룬 논문에서 “인간이라는 비틀린 재목으로는 곧은 물건을 절대 만들어낼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도시는 수십 개의 언어를 쓰는 다양한 성분의 이주자들로 가득하기 때문에 비틀려 있다. 또 그 속의 불평등성이 너무나 확연하기 때문에 비틀려 있다. 날씬하고 세련된 여성들이 점심식사를 하는 장소에서 바로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지친 청소부가 있고, 젊은 졸업생 수는 너무 많은데 일자리 수는 너무 적다. 물리적 빌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도로를 보행자 전용으로 만들려는 계획이 주택 위기를 감소시킬 수 있을까? 건물에 강화 단열 유리를 사용하면 사람들이 이민자들에게 더 관대해질까? 도시는 시테와 빌이 비대칭성이라는 고난을 겪는다는 점에서 비틀려 있는 것 같다.
--- p.10~11

도로-속도의 경험이 ‘빠른 것은 자유, 느린 것은 부자유’라는 특정한 버전의 현대성을 정의한다. 원하는 곳이 어디든 언제나 최대한 빠른 속도로 이동해야 한다는 공식은 거주지에 대한 본능적 감각을 축소시킨다. 당신은 그저 지나치고 있을 뿐이다.
--- p.58~59

부아쟁 계획은 유동하는 현대성의 한 면모인 과거 지우기를 잘 보여준다. 르코르뷔지에는 아무것도 칠하지 않은, 혹은 흰색으로 칠한 콘크리트로 지은 새로운 구역을 상상했다. 그런 색을 쓰는 것은 시간의 흐름이 물리적 재료에 흔적을 남기는 방식에 도전한다는 의미다. 오래된 건물이나 닳은 포장석은 그 물리적 환경이 사용된 것임을 알려준다. 거주는 흔적을 남긴다. 아무 칠도 하지 않거나 흰색으로 칠한 콘크리트는, 건물은 아무도 그곳에 산 적이 없었던 것처럼 언제든지 복원될 수 있다는 상징으로 보였기에 르코르뷔지에에게 매력적이었다. 재료를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 것에는 다음과 같은 유혹적인 논리가 있다. 너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과거와 단절할 필요가 있다. 현재를 살려면 과거의 기억, 습관, 신념을 불러오는 시간이 남긴 표시를 없애라. 빌을 희게 칠하라. 흰색은 새로움과 지금을 의미한다.
--- p.109~110

헐벗은 권력이 살아남으려면 옷이 필요하다. 즉 스스로를 합법화해야 한다. 성장의 약속이 그 한 가지 방법이다. 성장은 경제, 정치, 기술적 진보를 한꺼번에 감싸 안는다.
--- p.146

Q 부인은 중국 도시에 대한 서구적 사유의 분별력을 의심하고 있었다. 한번은 그녀에게 제인 제이콥스의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을 주면서 읽어보라고 했다. 그 책을 좋아할 것 같아서였다. 그러나 그녀는 좋아하지 않았다. 작은 동네, 느린 성장, 상향식 정치를 옹호하는 그 위대한 미국인은 너무 ‘미국적’이었기 때문이다. 느린 성장은 부자 나라나 누릴 수 있는 여유다. 더욱이 Q 부인은 자발성에 대한 제인 제이콥스의 생각을 순진하게 여겼다. 그녀에게 자발성이란 문화혁명 기간 동안 설치고 다녔던 홍위병 부대를 의미했으니까.
--- p.163~164

성인 난민들은 스웨덴어를 충분히 배우지 못해?성인들이 외국어를 배울 때 일반적으로 그렇듯이?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육체노동밖에 없었다. 반면 사춘기 자녀들은 언어 습득 속도가 빨랐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외국어를 쉽게 구사하고 외국 문화를 빨리 받아들이는 것을 보았다. 아이들이 점점 동화될수록 애당초 부모들을 그곳에 오게 만든 고난과 트라우마를 잊어갈지 모른다. 정착한 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많은 부모가 아이들이 정말로 그렇게 될까봐 걱정했다. 통합은 실제적인 구원인 동시에 경험적으로는 상실이었다. 당신이 속하지 않는 장소에 어떻게 거주할 것인가? 역으로, 그런 장소에서 다른 사람들은 당신을 어떻게 대우해야 할까?
--- p.183

나는 운 좋게 레비나스가 토라 해석을 진행한 주간 강의를 몇 번 들은 적이 있는데, 혼란스러웠다. 왜 그는 히브리어를 프랑스어로 번역하는 어려운 작업에 그토록 많은 시간을 할애할까? 시간이 지나, 나는 번역이 바로 그의 윤리적 비전이 다루는 문제임을 깨달았다. 언어들은 서로를 향하지만 넘어설 수 없는 한계를 만난다. 각 언어는 환원 불가능하고 번역 불가능한 의미를 담고 있다. 삶에서는 그런 상황이 더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레비나스의 관점에서 이웃은 서로를 향하는 윤리적 존재지만 궁극적으로는 서로를 헤아리지 못한다. 그렇지만 이웃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무심하게 돌아설 수는 없다. 이웃과의 관계는 바로 인간과 신의 관계, 우리의 이해 능력을 넘어선 신적 존재와의 관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 p.186

억압받는 자들이 연대하여 뭉친다는 것은 순진한 생각일 뿐 실제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억압은 통합을 낳지 않는다. 차라리 연대는 지배층에게 ‘우리는 통합했기 때문에 강하다’라는 것을 전달하는 데 필요한 허구다. 피억압자들은 이 허구를 사실로 믿고 행동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그러지 않으면 억압자들이 그들의 분열을 이용하여 분할 통치할 것이기 때문이다.
--- p.200

마찰 없음을 지향하는 사조는 복잡한 장소의 특정한 사항들에 집중하는 초점 관심을 사소한 수준에서도 유보한다. 예컨대, 찾아가기 힘든 곳에 있는 어떤 지역 카페에 굳이 가지 않고 그냥 스타벅스에 들어가는 식이다. 더 심각한 예를 들자면, 마찰 없음은 흑인이나 무슬림 같은 타자의 전형성만 알아본다. 그 전형성에 맞지 않는 흑인 남자나 무슬림 여성의 특수성을 식별하려면 감정적 노동뿐 아니라 정신적 노동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 p.236

당신이 당신 아버지의 잔혹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내가 ‘뜬금없이’ 내 아버지는 대머리라고 말한다. 이런 뜬금없는 반응이 사실 당신이 마음속에 오래 묵혀두었던 아버지의 악행에 대한 고백을, 고통스럽고 고착된 독백이라는 물길에서 해방시킨다. 내 아버지의 대머리에 대한 이야기로 당신과 나 사이의 교환의 무게는 가벼워졌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이 교환을 계속 이어지게 한다는 사실이다. 당신 아버지가 잔혹하다는 사실을 내가 잊어버린 것은 아니다. 사실 나는 술을 한 잔씩 더 주문하면서 그 힌트와 흔적을 당신에게서 찾아보려고 한다. 우리는 이야기를 더 할 것이다.
--- p.289

르코르뷔지에는 연속되는 똑같은 고층 빌딩들이 마레 지구 전체로, 나아가 파리 전체로 무한히 확장될 수 있기를 희망했다. 그 설계는 균질적이고 추가 가능한 부분들로 구성된 닫힌 시스템을 보여준다. 그 무차별성은 Q 부인의 상하이와 한국의 신도시에서 현실화되었다. 그런 곳의 똑같은 건물들은 외벽에 거대하게 적힌 숫자로 구별된다. 그 숫자를 보지 않으면 사람들은 자신이 사는 건물을 분별하기 힘들다.
--- p.312

반에이크의 공원에서 급진적인 요소는 아이들이 어떻게 놀아야 할지에 관한 개념이었다. 그의 공원 안에 있는 아이들의 놀이터는 안전을 이유로 도로와 격리되지 않았다. 턱은 있었지만 철제 울타리는 없었다. 반에이크의 입장은 아이들이 차량이 통행하는 곳과 풀밭의 차이를 배워야 한다는 것이었고, 아이들은 그것을 배웠다. 이 다공성 때문에 일어난 사고는 거의 없었다. 같은 방식으로 어른들을 위해 마련된 벤치는 아이들이 노는 곳과 공간적으로 분리되지 않았다. 아이들은 거기서 대화를 나누거나 졸고 있는 노인들을 방해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배웠다.
--- p.332

제인 제이콥스 이후 어떤 계획가도 로버트 모지스처럼 ‘항복하라. 무엇이 최선인지 내가 안다’라고 대중에게 대담하게 선언하지 않는다. 그런 선언 말고도 채찍을 더 섬세하게 휘두를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의 건축 관련 ‘협의consultation’에는 일반적으로 기획 부서도 포함된다. 그 부서가 가령 새 도로의 위치와 건설 방법에 관한 제안서를 냈을 때, 그 위치 인근에 사는 사람들이건 사이클 챔피언들이건 항의하면서 큰소리를 내면 기획 부서는 “유익한 견해 교환” 후 이런 반대에 대해 “숙고”한 다음, 애초에 하려고 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게 일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계획가들은 마치 외교 협상과 비슷하게 기꺼이 폐기할 수 있는 몇 가지 세부 사항을 제안서에 심어두어, 실제로 협상이 진행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 p.363

이때 전문가가 자리를 비우는 일이 발생했다. 어느 유엔 계획가가 어머니 병환 때문에 베이루트를 떠나야 했던 것이다. 일주일 뒤에 돌아와서 “당신들을 남겨두고 가서 미안했습니다”라고 말하자 남베이루트인이 대답했다. “우리끼리 그럭저럭 해냈어요.” 서로 간의 원한보다 동네에 어느 정도 길이의 전선이 필요한지에 집중한 끝에 그런 일을 해낸 것이다. 전문가의 퇴장이 따뜻한 화해를 불러오지는 않았다. 차이로 인한 부담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가 사라져도 계획이 무너지지는 않았다.
--- p.376

알렉시 드 토크빌은 민주주의라는 말을 두 가지 의미로 사용했다. 첫 번째는 다수결의 원칙으로, 그가 두려워한 것이다. 다수가 소수를, 51퍼센트가 49퍼센트를 탄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개인주의다. 여기서의 개인주의는 사람들이 따로 떨어져서 각자의 일에 몰두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이런 종류의 개인주의를 두려워했다. 그것이 “행동의 활기를 소리도 없이 해제해버리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거의 같은 취향과 신념을 공유하는 사회, 삶이 단순화되고 사용자 친화적이 된 사회는 에너지를 잃어가는 사회다.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의 협동이 시들어가는 사회다.
--- p.387

사회비평가 애시 아민은 칸트식 코즈모폴리턴을 “차이에 무관심해진indifferent to difference” 사람, 그리하여 관용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으로 묘사한다. 관용은 칼 포퍼가 열린 사회를 규정할 때 핵심적 덕목이었다. 이사야 벌린도 어떤 하나의 진리가 아니라, 다분히 상충하면서도 비슷하게 타당한 진리들이 있기 때문에 관용이 필요하다고 했다. 말하자면 관용은 진리에 대한 무관심, 적어도 진리를 생사가 달린 문제로 보지 않는 무관심에 의존한다.
--- p.434~435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20여 년 전 그의 발렌베리 강좌록 「민주주의의 공간들」은, 짧은 글이지만 그 당시 건물 단위에 머물러 있던 내 건축세계를 도시로 확장시킨 결정적 동기였다. 그 후 그의 담론들은 도시공간구조에서 내가 늘 참고해야 하는 지침이 되었는데, 이 책은 병환을 극복하면서 몸으로 도시를 체험한 결과물이기 때문일까. 도시 윤리에 대해 보다 실제적인 해법과 메시지를 전하며, 온갖 도시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를 깊이 성찰하게 한다.
- 승효상 (건축가)
도시 디자인이 우리가 서로 관계 맺는 방식을 어떻게 빚어낼 수 있을까? 이 질문에 관한 지난 50년간의 경험과 사유 끝에 세넷은 이 책에 도달했다.
- [뉴요커]
도시를 기리는 너른 마음이 담긴 책. 학자, 여행자, 도시계획가로서 세넷이 평생 경험한 것을 도시가 현재 어떤지, 어떠해야 하는지에 관한 겹겹의 이야기로 번역해놓았다.
- [스펙트럼 컬처]
끊임없는 영감을 주는 책. 리처드 세넷이 읽고 써온 것들, 무엇보다 예리한 눈과 예민한 코를 지닌 만보객이 거리에서, 시장에서 생생하게 목격한 것들에 관한 말년의 감정평가서.
- [가디언]
리처드 세넷은 폭 넓은 관심사의 소유자로, 평범한 관찰자는 잡아내기 힘든 복잡한 과정과 숨겨진 패턴을 예리하게 포착해내는 눈을 지닌 사려 깊은 작가다. 그의 책은 항상 읽는 재미가 있다. 이번 책에서는 그의 독보적인 통찰력이 더욱 정교하고 세련된 방식으로 빛을 발한다.
- [월스트리트 저널]
세넷은 현실의 스냅사진으로 커다란 사유에 생기를 더한다. 이 책은 도시의 삶에 관한 최종변론이자 궁극적으로 도시의 예측불가능성에 대한 찬가, 관용을 부르짖는 외침, 차이를 기념하는 축전이다.
- [파이낸셜 타임스]
도시계획과 노동사회학, 건축사와 실용주의 철학 사이를 넘나드는 세넷의 우아하고 선의에 찬 이 책은, 지적 거만함 없이 지혜를 나누어준다.
- [태블릿]
그는 자신의 개인적 경험뿐 아니라 문학, 철학, 예술, 사회학, 경제학을 포함하는 인식을 도시생활 연구에 도입했다.
- [옵저버]
최고다. 도시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이 반드시 읽어야 한다.
- [프로스펙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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