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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네시

리뷰 총점9.5 리뷰 28건 | 판매지수 3,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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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10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56쪽 | 394g | 128*188*23mm
ISBN13 9788965964742
ISBN10 896596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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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데뷔작으로 휴고상을 수상한
SF 천재작가의 16년 만의 귀환!
“아름답고 동시에 마음을 뒤흔드는 작품!”


“내가 사는 ‘집’은 무수히 많은 방과 끝없는 복도가 이어지는 광활한 곳이다. 방의 벽에는 수천 개의 각기 다른 동상들이 줄지어 있다. 집 안에는 바닷물이 흘러들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파도가 노래한다. 하늘에는 언제나 태양과 달과 별이 선명하게 빛나고 있다. 아름다운 나의 ‘집’, 나는 이곳에서 살아가는 유일한 사람이자, 탐험가이자, 과학자이다. 나는 오늘도 내가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까지 여행하고 모험한다. 내 이름은 피라네시, 나는 기억을 잃어버렸다.”

34개가 넘는 나라에서 출간되었고, 휴고상, 세계 환상 문학상 등을 수상한 『조나단 스트레인지와 노렐』(이 작품은 그녀의 데뷔작이다)의 저자 수재나 클라크가 16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소설 『피라네시(PIRANESI)』는 환상적인 공간에서 홀로 살아가고 있는 ‘피라네시’라는 인물의 이야기다. 그는 왜 기억을 잃어버렸고, 왜 홀로 이 공간에 남겨진 걸까. 일주일에 2번씩 피라네시를 찾아와 이 세계의 위대하고 비밀스러운 지식을 찾으려 하는 ‘그 남자’의 정체는 무엇일까? 아름다운 문장, 흥미로운 서사, 놀라운 반전이 함께 하는 이 책 『피라네시』는 2021년 Women’s Prize for Fiction을 수상했으며, 동일한 작가에게는 이례적으로, 2021년 휴고상 최종 후보에 또다시 올라 있다.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는 살아 있는 동안 세상을 최대한 널리 탐사할 작정이다. 그러기 위해 나는 서쪽으로는 구백예순째 홀, 북쪽으로는 팔백아흔째 홀, 남쪽으로는 칠백예순여덟째 홀까지 가 보았다. 홀이든 현관이든 계단이든 통로든, 조각상이 없는 곳은 없다. 나는 특정 홀 안에서는 조각상들 크기가 대체로 동일하지만 서로 다른 홀들끼리는 조각상들 크기가 상당히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어떤 홀에 있는 조각상은 인간 크기의 두세 배는 되는데 어떤 홀에서는 인간 크기와 비슷하고, 또 어떤 홀에서는 내 어깨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물에 잠긴 홀들에는 어마어마하게 큰, 그러니까 십오에서 이십 미터는 되는 조각상들이 있는데 그것들은 예외다. 집 바깥에는 천체들만 있다. 해와 달과 별들.
집은 헤아릴 수 없이 아름답고, 무한히 자애롭다
--- 1부 「피라네시」 중에서

“잘 듣게. 내게 한 가지 약속해 줬으면 좋겠네.”
“물론이죠.”
“미궁에서 누군가를 혹시라도 본다면―자네가 모르는 사람 말이네―그 사람에게 말을 걸지 않을 거라고 약속해 주게. 반드시 숨어야 하네. 그 사람에게서 물러나게.”
“아, 하지만 그러면 얼마나 큰 기회를 날려 버리게 될지 생각해 보세요! 열여섯째 사람은 분명 우리한테는 없는 지식이 있을 거예요. 세상의 더 먼 곳들에 대해 얘기해 줄 수 있을 거라고요.”
“뭐라고?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열여섯째 사람이라니?”
“저도 ‘열여섯째 사람’이라는 호칭이 좀 성가시다고는 생각해요. 원한다면 짧게 ‘16’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죠. 요지는 세상에 관해 우리가 모르는 정보가 16에게 있다는 거고, 따라서….”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자네는 몰라. 우리는 이 사람한테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단 말이네.”
“정말 세상에 열여섯째 사람이 있는 거군요? 왜 한 번도 그 얘기를 안 하신 거죠? 굉장하군요! 축하할 일이에요!”
“아니네.”
그가 수심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그게 아니야, 피라네시. 이게 자네한테 중요한 일이라는 거 나도 알고, 이런 얘기를 털어놓아야 하는 상황이 되어 유감스럽네. 하지만 이건 축하할 일이 아니야. 정반대지. 이 사람, 16은 나를 해치려고 하네. 16은 내 적이야. 그러니까 자네의 적이기도 하지.”
“아!”
외마디를 내뱉고 나는 입을 다물었다.
--- 2부 「나머지 사람」 중에서

모든 것이 전환되었다.
어찌된 노릇인지 세상이 멈춰 버린 듯했다. 베를리오즈는 합창 중에 뚝 끊겼다. 내 눈꺼풀은 아직 덮여 있었지만 어둠의 질이 달라졌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더 회색빛이고 더 차가웠다. 공기도 더 차갑고 습하게 느껴지는 것이 꼭 안개 속으로 떨어진 듯했다. 나는 혹시 어딘가에 문이 활짝 열려 버리지는 않았나 생각했지만, 그와 동시에 거리의 소음도 멈췄으니 이런 생각은 이치에 맞지 않았다. 광대한 빈 공간 같은 소리가 났고, 사방에서 물결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벽을 때리고 있었다. 나는 눈을 떴다. 어떤 광대한 방에 벽이 사방에 솟아 있었다. 미노타우로스 조각상들이 나를 굽어보았는데, 커다란 몸집으로 주변을 어둡게 만들었고 거대한 뿔은 허공으로 치솟았으며 동물 같은 얼굴은 근엄하면서도 의미를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 나는 도저히 믿을 수 없어서 눈을 돌렸다. 그는 웃고 있었다.
“되돌려 놔!”
내가 그에게 비명을 질렀다. 그는 소리 내 웃기 시작했다. 그는 웃고, 웃고, 또 웃었다
--- 5부 「밸런타인 케털리」 중에서

나는 래피얼이 미궁에 자주 돌아간다는 사실을 안다. 가끔은 나와 같이 가고, 가끔은 그녀 혼자서 간다. 그곳의 고요함과 홀로 있음에 강하게 끌리는 것이다. 그 안에서 래피얼은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찾고 싶어 한다. 그것이 걱정스럽다.
“사라지지 마세요. 사라지지 마시라고요.”
내가 엄하게 말한다.
래피얼은 슬픈 듯, 재미있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안 그래요.”
그녀는 말한다.
“우리 둘이 상대방을 계속 구해 줄 수는 없어요. 웃기는 일이라고요.”
그녀는 웃음 짓는다. 그것은 슬픔이 조금 묻어나는 웃음이다. 그러나 그녀는 아직 같은 향수를―내가 그녀에 관해 가장 먼저 알았던 것―뿌리고 그 향을 맡으면 나는 아직도 햇빛과 행복을 떠올리게 된다.
--- 7부 「매슈 로즈 소런슨」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당신은 이 세계를 사랑하고 있나요?”
환상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모험, 아름다운 문장과 마법 같은 서사,
전율을 이끄는 캐릭터의 향연, 판타지의 통념을 깨는 강렬한 반전!


그의 이름은 ‘피라네시’. 피라네시는 돌로 만들어진 기묘한 미로 공간에서 홀로 살아가고 있다. 그 공간은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방들로 이루어져 있고, 벽은 거대한 조각상들로 장식되어 있으며, 발밑으로는 어디에서 오는지 모를 바닷물로 채워져 있다. 피라네시의 일과는 특별할 게 없다. 땔감으로 사용할 해조를 찾아 말리고, 낚시를 해 허기를 달래고, 끝없이 펼쳐져 있는 방들을 답사하고, 그날의 일을 꼼꼼하게 기록하는 것, 그것이 전부다. 살아 있는 인간이라고는 아직 자신밖에 발견하지 못한 그 광활한 공간에 ‘나머지 사람’이 일주일에 2번 그곳을 방문한다. 이 세계의 비밀을 풀고 위대한 지식을 찾으려는 ‘나머지 사람’은 피라네시가 믿고 의지하는 유일한 친구다. 피라네시는 ‘나머지 사람’을 도와 이 미로의 구석구석을 탐험한다. 그러던 어느 날 ‘16’이 침입하고, ‘나머지 사람’은 ‘16’이 피라네시를 죽이고 이 평화로운 세계를 무너뜨리려 한다고 경고한다. 피라네시는 ‘16’으로부터 벗어나 이 세계를 온전하게 지킬 수 있을까? 이 세계에 숨어 있는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데뷔작으로 휴고상을 수상한 수재나 클라크가 16년 만에 낸 장편소설이라는 사실만으로 전 세계 SF 팬들을 설레게 했던 《피라네시(PIRANESI)》가 드디어 한국에 출간되었다. 미국과 영국에서 출간된 즉시 〈뉴욕 타임스〉,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2021년 Women’s Prize for Fiction 상을 수상했다. 현재(2021년 10월 말 기준) 2021년 월드판타지어워드 베스트 노블(11월 발표 예정), 2021년 휴고상 최종 후보(12월 발표 예정)에 올라 있다.
“가장 SF다운 SF를 쓰는 작가”로 알려진 소설가 김보영이 “아름답다. 경이롭도록 아름답다. 오랜만에 현실을 온전히 떠나 다른 세계에 다녀왔다”라고 평가한 《피라네시》는 놀라운 반전이 숨어 있는 매혹적인 SF 소설이다. 기억을 잃은 채 기묘한 세계에 갇힌 주인공 ‘피라네시’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책장을 넘길수록 더 흥미진진한 사건들이 일어나며, 결말을 향할수록 그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충격과 반전의 순간들이 연속되어 독자들을 책에 몰입하게 한다. 현실의 세계인지, 가상의 세계인지 알 수 없는 미궁의 공간과 그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는 순수한 인간, 그의 곁을 지키는 미스터리한 인물,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침입자. 독자들의 예상을 비웃듯 치밀하게 드러나는 충격적인 마지막 장면은, 역시 수재나 클라크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을 만큼 감탄을 자아낸다.


고전 판타지의 반열에 오를 새로운 작품이 등장했다!
한 편의 영화처럼 지나가는 꿈 같은 모험의 시간!
“이 소설은 당신의 마음과 영혼을 벼락처럼 때릴 것이다.”


시간도, 공간도, 현실성도 사라진 듯한 미로의 공간은 낯선 침입자 ‘16’에 의해 급격한 리얼리티를 갖게 된다. ‘16’은 ‘피라네시’를 뒤쫓고 ‘피라네시’는 ‘16’을 피해 도망 다니며, ‘나머지 사람’은 ‘16’을 살해하기 위해 덫을 놓는다. 이 긴장감 넘치는 서사는 잘 만들어진 한 편의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처럼 독자들을 이끌어간다.
“몇 달 전에 이 책을 읽었는데 아직도 거의 매일 이 책을 생각한다”라고 《스테이션 일레븐》의 저자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은 평가했는데, 이 작품 《피라네시》는 탁월하고 새로운 환상세계로 들어가는 모험이자, 동시에 길을 잃고 헤매는 누군가를 구원해주는, 인간의 삶을 깊이 성찰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책이 단순한 장르 소설을 탐닉하는 마니아층뿐만 아니라 전 세계, 남녀노소를 불문한 독자들을 열광시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피라네시》는 수재나 클라크가 처녀작 《조나단 스트레인지와 마법사 노렐》(2005년 출간) 이후 오랜 투병생활을 이겨내고 써 낸 작품이다. 저자는 꽤 긴 시간 동안 집에 틀어박혀 외부와 차단된 채 무기력한 생활만을 반복하는 와중에 이 책에 대한 구상을 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수재나 클라크는 이 책을 통해 세상에서 유리된 채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투명한 영혼을 가진 이들을 향한 응원과 바람을 곁들여서.
“조수가 홀들에 범람하듯이 애끓는 슬픔으로 흘러넘치게 한 뒤 반짝이는 선물들을 남겨준, 풍성하고, 경이롭고, 가슴 아픈 기쁨과 달콤한 슬픔으로 가득한 작품”(〈뉴욕 타임스〉 북리뷰)인 소설 《피라네시》를 읽고 나면 독자들은 자신의 인생을 가만히 돌아보는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눈을 감고 상상해보라. 하얀 벽들과 부서진 조각상들, 발밑에서 들려오는 파도와 범종 소리처럼 들려오는 바람소리, 쏟아질 것처럼 수놓아진 밤하늘의 별과 고고하게 빛나는 달, 그 위로 자유로이 날아가는 새들, 그리고 그곳의 가장 높은 곳에서 홀로 앉아 아주 먼 어딘가를 고요하게 응시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곳은 어디이고, 또 이곳은 어디인가?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아름답다. 경이롭도록 아름답다. 오랜만에 현실을 온전히 떠나 다른 세계에 다녀왔다. 실체를 가진 환상의 공간. 생명력이 넘치는 인공의 건축. 그러기에 홀로 고립되어 있어도 충만하고, 세상이 나와 함께 하니 그것으로 다 좋다는 감각. 나는 책을 덮은 뒤에도 며칠이나 시각적인 환영에 빠져 있었다.
수재나 클라크는 고대의 장인처럼 웅장한 전당을 설계하여 당신을 던져 넣는다. 이 세계는 전체가 건축이며 미궁이다. 당신은 책을 펼치자마자 과거도 미래도 다른 삶도 없는 신화의 주인공처럼 미로를 탐사할 것이다. 곧 작가가 세계의 비밀을 알려주겠지, 하는 기대가 한껏 커질 무렵, 해답 대신 미스터리가 해일처럼 덮쳐든다. 그때마다 당신은 놀라 기록을 뒤지고 날짜를 세고, 지나온 곳을 반추하며 미스터리를 풀려 애쓸 것이다. 진실이 연이어 뒤집히고 자신과 모두를 의심하는 아픔 속에서도, 오직 세계의 아름다움만이 그대를 위로하리니.
- 김보영(소설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저자)

고전 판타지의 반열에 오를 작품!
- 론 찰스(CBS 선데이 모닝 북 리포트)

수재나 클라크가 마법으로 소환한 세계는 이 얼마나 빼어난가. 이 얼마나 착착 드러나는 전개인가, 이 얼마나 순수한 주인공과 이 얼마나 도덕적으로 추잡한 조연인가. 이 얼마나 아름답고 긴장감 넘치며 절제되어 있으면서 흠잡을 데 없는 결말인가. 《피라네시》는 바깥에서 보는 것보다 그 안이 훨씬 더 커다란 정교한 퍼즐 상자다.
- 데이비드 미첼(작가)

매력적이고 마음을 홀리는 미스터리로 한 쪽 한 쪽 부드럽게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건네 줘서 그 사람도 스스로 그 비밀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해 주고 싶은 작품이다. 사람들에게 잊힌 해변에 쓸려와 발견되기를 기다리는 보물이다.
- 에린 모겐스턴(작가)

회원리뷰 (28건) 리뷰 총점9.5

혜택 및 유의사항?
주간우수작 수재나 클라크-피라네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버* | 2021.11.24 | 추천14 | 댓글16 리뷰제목
처음에는 헷갈리고 당황스러웠다. 거대하고 아름다우며 광대한 배경에 사람은 보이지 않고 찰랑거리는 바닷물에 반쯤은 잠긴 성 같은곳에 대한 묘사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한참을 되짚어 보았다.  '앨버트로스가 남서쪽 홀에 온 해'라고 표기하는 일기글 형식의 날짜 표기방식이 일반적이지 않아 한참을 메모하며 따라가느라 처음에는 무엇이 중요한것이고 어디에 무게를 두어야할;
리뷰제목

처음에는 헷갈리고 당황스러웠다.
거대하고 아름다우며 광대한 배경에 사람은 보이지 않고 찰랑거리는 바닷물에 반쯤은 잠긴 성 같은곳에 대한 묘사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한참을 되짚어 보았다. 
'앨버트로스가 남서쪽 홀에 온 해'라고 표기하는 일기글 형식의 날짜 표기방식이 일반적이지 않아 한참을 메모하며 따라가느라 처음에는 무엇이 중요한것이고 어디에 무게를 두어야할지 갈팡질팡하며 그의 일기를 따라가느라 바빴다. 그런데 그의 일기를 따라가다보니 그것들은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 헤매던것과 다르게 페이지는 순식간에 넘어갔고, 피라네시의 이야기속으로 나도 모르게 흠뻑 빠져들어갔다. 제각기 다른 형태를 띄고 있는 모양도 크기도 제각각인 큰 조각상이 홀마다 가득한 이곳, 때론 조수가 밀려들어와 흠뻑 젖기도 하지만 높은 단으로 이루어진 계단을 오르내리며 떠다니는 구름도 만나고, 날아다니는 각종 새들과 인사도 하며, 때론 낚시를 통해 물고기도 잡아먹는 이곳은 피라네시에게 안식과 편안함을 주는 '영원한 집'이었다.

 

세상이 존재한 이래 열다섯명만이 존재하는 이곳! 살아있는 자 2명과 죽은 자 13명이 함께 지내는 이곳은 나에겐 '집'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미궁'이다. 끝도 알수 없는 수많은 홀들을 매일 구경하고 탐험하면서 '나'는 홀 곳곳의 조각상의 형태와 갯수, 그리고 배치등을 기록하고, 조수의 특징과 주변곳곳을 변화등을 꼼꼼이 기록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거의 모든날들을 혼자 지내다가 또다른 살아있는 '나머지 사람'을 만나는 날이 있는데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이 바로 그날이다. 때론 짧은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질때도 있고, 어떤날은 그가 요청하는것들을 조사해주기도 하고, 또 어떤날은 나에게 필요한 물자를 지원받기도 하며 만남을 지속하고 있다. 그는 내가 유일하게 믿고 있는 나의 친구다.

 

이렇듯 안온하고 평화로운 삶을 이어가던 피라네시는 '16'이 나타나며 불안감과 공포를 느끼게 된다. '나머지 사람'은 '16'이 피라네시를 죽이고 이 세계를 무너뜨릴것이라고 경고한다. 그즈음 피라네시는 미로같은 홀에서 '16'이라 추측되는 사람과 더불어 새로운 사람을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홀 곳곳에서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누군가가 남긴 메모와 찢어진 종이조각들을 발견하게 되면서 혼란에 빠지게 된다. 그동안 자신이 믿고 있던 세상은 무엇이고 '나머지 사람'이 숨기고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
피라네시의 기록들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미궁의 비밀과 또 다른 세상, 그리고 그들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미스터리하고 환상적인 미궁속을 피라네시의 기록들을 따라 거닐다보면 잔잔한 파도소리와 고요한 정취, 그리고 새들의 펄럭이는 날개짓 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듯하다. 꿈같은 상상속을 그렇게 거닐다보며 끝도 보이지 않는 홀들에 취해 멍하니 서있는 경험을 하기도 하고, 거대하고 다양한 형태의 조각상들을 바라보며 관찰하고 있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아무도 없는 고요한 공간들을 거닐면서도 외롭다거나 두려움이라는 감정들보다는 감사함과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들이치는 조수를 높은 계단이나 조각상에 올라앉아 바라보는 장면을 서술한 부분에서는 마치 3D 영상으로 보는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큰 욕심없이 자연이 주는 그대로를 사랑하고 감사하며 미궁에서 살았던 '피라네시'

 

일기의 날짜를 '앨버트로스가 남서쪽 홀에 온 해'로 표기한것처럼 해와 달, 자연의 형상으로 기록물을 남길만큼 그 자체에 동화되어 살았던 그가 어쩌다 6년동안 그곳에 갇혀 살게 된것인지, 자신의 이름과 나이, 그리고 그외 기억들을 잃고 왜 홀로 그곳에서 그토록 순수한 상태로 살게 된것인지, 진실을 찾는 여정에 가까워질수록 책장을 넘기는 속도는 더욱 더 빨라질것이다.

 

처음에는 축축하고 눅눅함이 느껴져 어딘가 스산하게만 보였던 그 '집'이 모든 진실을 찾은뒤에는 고요하고 평화롭게만 다가온다. 수많은 사람과 세상속에서 지쳤을때, 문득 찾고 싶은 혹은 찾게 되는 공간! 아무도 없는 공허하고 거대한 그 미궁은 홀로 있어 외로운곳이 아닌, '혼자'여서 편안하고 안락한 공간이 된다.

 

그런데 이 세계를 발견한 이는 이 공간을 '지류세상'이라 말한다.

 

=====
오래 머무를 수는 없네. 이곳에 머무르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너무 잘 알고 있으니 말이야. 기억 상실, 철저한 신경 쇠약 기타 등등.

134페이지 中
=====

 

 

그 '집'을 미궁이라고 말하는 그(케털리)에게 '나'는 질문한다.

 

=====
"왜 미궁이라고 묘사했다고 보시나요?"
(...)
"우주처럼 장대한 비전이겠지. 실존의 공포와 뒤엉킨 영광의 상징. 아무도 살아나올 수 없는곳"

252페이지 中
=====

 

그 곳에 들어가려면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상태로 의식을 되돌려야 하고 그 곳에 오래 머무르면 현재의 자아를 잃고 어린아이처럼 변한다고 말하는 그 곳!
미궁.. 아니 '영원의 집'

 

그곳에 머무르는 동안 비록 기억을 잃고 순수한 상태로 자연을 벗삼아 살기는 했지만, 나는 그 '집'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
나는 집이 사랑하는 자녀다.

233페이지 中
=====

 

=====
방이 많은 어떤 집에 있었어요. 바닷물이 쓸려 다니는 집이죠. 가끔은 바닷물이 저를 덮치기도 했지만, 저는 매번 구원됐습니다.

329페이지 中
=====

 

누군가에게는 살아 돌아올 수 없는, 자아를 잃어버리는 곳이라고 평하는 그 곳이 나에게는 사랑하는 보금자리였고, 나를 보살펴주는 어버이였으며, 구원의 장소였다.

 

광활하고 단조로운 수많은 방을 보유한 홀로 이루어진 공간이 어느새 화려한 색을 입힌 마법같은 공간으로 변화하는것을 '피라네시'를 읽는 동안 경험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나처럼 '어린왕자'를 떠올리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피라네시'가 방 곳곳을 탐험하는 동안 그를 따라 현실인지 가상의 공간인지 판별할 수 없는 판타지 속 곳곳을 여행하는 '나'를 발견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판타지 동화나 SF영화에서 볼법한 환상의 공간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피라네시를 만나보기를 바란다.

 

 

댓글 16 1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4
포토리뷰 피라네시 - 수재나 클라크 지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현*맘 | 2021.11.2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달이 북쪽 셋째 홀에 떴을 때 나는 아홉째 현관에 들어가 세개의 밀물이 합류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것은 오직 팔 년에 한 번 일어나는 현상이다. -앨버트로스가 남서쪽 홀에 온 해 다섯째 달의 첫날 기록. (17쪽)이곳은 거대한 홀과 문들, 조각상들이 있는 공간이며 집 입니다. 집에는 세층이 있습니다. 아래쪽 홀들은 조수의 영역, 위쪽 홀들은 구름의 영역, 중간 홀들은 새와 인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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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북쪽 셋째 홀에 떴을 때 나는 아홉째 현관에 들어가 세개의 밀물이 합류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것은 오직 팔 년에 한 번 일어나는 현상이다.
-앨버트로스가 남서쪽 홀에 온 해 다섯째 달의 첫날 기록. (17쪽)

이곳은 거대한 홀과 문들, 조각상들이 있는 공간이며 집 입니다. 집에는 세층이 있습니다. 아래쪽 홀들은 조수의 영역, 위쪽 홀들은 구름의 영역, 중간 홀들은 새와 인간의 영역 입니다. 사람은 오직 열다섯 명이며 그중 살아 있는 사람은 나와 나머지 사람, 두 명뿐입니다. 열세 명은 모두 백골 상태로 그 중엔 일곱 살정도로 보이는 어린아이도 있습니다. 바닷물이 밀고 들어와 홀들이 잠기기도 하고-아래쪽 홀들, 물고기들과 해조류, 조개들을 잡아 배고품과 두려움을 이겨내기도 하고, 수 많은 홀들을 탐험하며 일지를 쓰다 어느새 열 권째에 이르러 색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진짜로 말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나머지 사람 이외엔 새들과 새들 뿐입니다. 홀들은 모두 칠천육백칠십팔 개였고, 나머지 사람은 피부가 올리브색에 쉰에서 예순 살 사이의 남성인데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만나 홀들을 탐험한 이야기와 지식탐험에 관한 이야기을 나눕니다. 그는 나를 피라네시라는 이름으로 부르지만 그 이름이 원래 내 이름이 아닌 것은 알 수 있습니다. 처음 집에 왔을 때 쓴 1번 일지는 2011년 십이월에서 2012년 유월까지라고 표지에 써놓았는데 3번 일지부터는 그해의 특별한 일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이름을 명명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쓰고 있는 열번째 일지는 앨버트로스가 남서쪽 홀에 나타난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앨버트로스가 남서쪽 홀에 온 해'라는 이름을 달고 있습니다.

나머지 사람과의 유일한 만남은 채 한 시간을 넘기지 못하고 끝이 납니다. 그가 가져다주는 물건들, 음식들로 홀을 탐험할 수 있는 생명력을 이어나가고 있던 중 파라네시는 집에 누군가 침입했던 흔적들을 발견합니다. 파라네시는 두려운 마음도 있지만 또다른 살아있는 존재와의 만남을 기대하며 미지의 그 사람에게 '16'이라는 이름을 주는데...

표지와 같은 이공간이 끝없이 펼쳐진 피라네시의 집, 정해진 시간에 같은 곳에 찾아와 홀의 다른 곳들에 대한 탐험이야기를 듣고 직접 다른 이들을 이곳에 소환하려 한다는 나머지 사람, 유골로 남아 있는 이들의 정체와 자신이 피라네시가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정작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남자가 거대한 석상들, 조각들이 즐비한 홀들을 탐험하며 발견하는 편지의 흔적들, 외부인이 숨기듯 써 놓은 비밀글들은 현실 세계와 분리 되어 있지만 또한 연결 되어 있음을 말해 줍니다. 과연 작가 슈재나 클라크가 지은 거대한 공간에 자유롭게 탐험을 하며 살아가는 피라네시에겐 어떤 사정이 있는지, 데뷔작으로 휴고상을 수상한 SF 천재작가의 16년만의 귀환을 알린 작품 [피라네시]의 결말은 어떨지 상상에 맡기며, 어쩌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기만의 외딴섬에 대한 기대가 창조해낸 실존하는 별세계는 아닐까 상상을 해 봅니다.

읽다보면 작가의 치밀함, 사소하게 지나칠 수 있는 장면마다 의미를 부여한 세심함, 피라네시의 긍정 에너지, 세계를 이해하고 이용할 줄 아는 지혜의 존재 등 결국은 빠져들게 만드는 책 [피라네시]는 미스터리 판타지 SF소설의 또다른 장을 열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거대한 집, 거대한 홀, 거대한 조각상이 존재하는 공간으로 초대합니다. 다만 당신이 그 공간에 가게 되면 당신의 가족들, 당신을 아는 이들은 당신을 실종신고 하고 자신들의 세상에서 어떻게 감쪽같이 사라졌는지 매우 궁금해 할 수 있습니다. 오실 땐 편지를 쓰고 오시길. 현재 그곳은 2018년 11월 26일을 기준으로 비어있습니다. 가끔 방문자가 있긴 하지만.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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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피라네시 - 수재나 클라크, 김해온, 흐름출판, 협찬도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헤***기 | 2021.11.2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고, 제 느낌을 남깁니다.   데뷔작으로 휴고상을 수상한 SF천재작가의 16년만의 귀환! 환상적인 공간에서 홀로 살아가고 있는 '피라네시'. 살아 있는 인간이라고는 아직 자신밖에 발견하지 못한 그 광활한 공간에 ‘나머지 사람’이 일주일에 2번 그곳을 방문한다. 이 세계의 비밀을 풀고 위대한 지식을 찾으려는 ‘나머지 사람’은 피라네시가;
리뷰제목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고, 제 느낌을 남깁니다.

 

데뷔작으로 휴고상을 수상한 SF천재작가의 16년만의 귀환!

환상적인 공간에서 홀로 살아가고 있는 '피라네시'. 살아 있는 인간이라고는 아직 자신밖에 발견하지 못한 그 광활한 공간에 ‘나머지 사람’이 일주일에 2번 그곳을 방문한다. 이 세계의 비밀을 풀고 위대한 지식을 찾으려는 ‘나머지 사람’은 피라네시가 믿고 의지하는 유일한 친구다. 피라네시는 ‘나머지 사람’을 도와 이 미로의 구석구석을 탐험한다. 그러던 어느 날 ‘16’이 침입하고, ‘나머지 사람’은 ‘16’이 피라네시를 죽이고 이 평화로운 세계를 무너뜨리려 한다고 경고한다. 피라네시는 ‘16’으로부터 벗어나 이 세계를 온전하게 지킬 수 있을까? 이 세계에 숨어 있는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 알라딘 제공

 

매트릭스를 처음봤을 때 "뭐지?.". "응?". "왜?"...매트릭스 세계관을 이해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상 현실. 그 속에서 진정한 현실을 인식할 수 없게 지배되는 인간들...

그러다가 문득 "짐 캐리"주연의 "트루먼 쇼"가 떠올랐습니다.한 아이의 인생을 전 세계에 생중계하는 사람들. 우연한 기회에 현실부정을 하고 꿈을 이루고자 큰 용기를 내었던 아이.

짐 캐리가 살고있는 세상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바라는 유토피아는 아닐까요?. 큰 사건이 일어나지 않고, 무난한듯 하루하루 지나가는 공간. 모든사람들이 평준화를이루어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살아가는 공간. 그 공간에 타의로 살게된 한 사람.

모든것이 가짜이지만, 어쩌면 모르고 살았더라면 좋았을지 모를 현실.

 

사람들과 같이 생활하는 우리들도 때로는 혼자만의 공간에 혼자 남겨집니다.

출근하다가 창밖을 바라보며 멍때리는 순간, 업무중에 문득 멍해지는 순간,

맛있는 점심을 먹고, 커피한모금 넘기는 순간의 찰나,퇴근후 맥주 한모금 머금는 순간들...

비록 짧은 순간이라 느껴지지만, 시간의 흐름을 들여다보고 그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으려 집중한다면 현실의 1초는 1분이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창밖의 풍경이 계절에 따라 변하는 것도 모르고, 오늘의 커피는 전날의 커피와 원두가 달라졌음을 모르고, 냉장고가 아닌 베란다에서 꺼내마신 미지근한 맥주의 씁쓸함을 모르고...

순간순간을 집중해서 온 몸으로 느낀다면 우린 그 짧은 순간 우주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하나의 생명체가 됩니다.

 

광할한 공간에 홀로 있는 "피라네시". 그를 가끔 찾아오는 "나머지 사람", 위협적이라 말하는 "16".

과연 3명이라 말 할 수 있을까요?.

피라네시를 죽이려고 하는 '16'은 우리 모두의 마음속 그것, 혹은 피라네시의 그것은 아닐까요?.

아니면 16년 만에 책을 쓴 작가일까요?.

 

SF 소설속에서 인생을 고민해 봅니다.

 

248p

나는 지금 쓰는 일지를 꺼내 적기 시작했다. 그는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실물 펜과 종이를 쓰나요?" 

"저는 모든 메모에 일지 시스템을 적용합니다. 그게 정보를 추적하는 데 최상의 방법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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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 2021.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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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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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 | 2021.12.02
평점5점
앨버트로스가 남서쪽 홀에 온 해 일곱째 달. 우린 모두 자기 만의 성에 고립 된 존재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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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맘 | 2021.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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