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수학’을 잘하기 위해서는 수리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합니다. 수리력은 수학의 기본 중의 기본이니까요. 하지만 수리력 못지않게 최근에 중요시되는 능력이 바로 문해력입니다. 국어, 영어, 사회 등의 어학이나 인문과목뿐만 아니라 과학이나 수학 같은 이과과목도 문제를 읽고 문제의 정확한 의미를 독해해내고 정답을 위한 풀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능력이 중요해졌습니다. (중략)
제가 이 책을 쓴 목표는 분명합니다. 아이들의 수학 공부 방법을 점검하고, ‘문해력’을 바탕으로 한 수학 공부법을 아이들이 배우고 익히게 함으로써, 아직은 초등학생이지만 곧 중등, 고등학생이 될 아이들의 수학 성적을 끌어올리는 데 있습니다.
--- p.18 「들어가는 글 _ 내 아이 수학 공부, 이대로 괜찮을까요?」 중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문제를 그림으로 간단하게 표현하면 어떤 개념으로 문제를 풀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는 것이죠.
이렇듯 문제 상황을 자세히 관찰하면(여기서는 그림으로 표현) 풀이에 필요한 수학적 개념이 무엇인지 쉽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수학 공부에서 ‘풀이법’을 공부하기보다 문제를 읽고 상황을 잘 관찰하여 표현하는 능력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를 읽고 → 관찰하고 → 해결의 도구가 생각남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해서 해결의 도구가 무엇인지(풀이법)만 익히는 건 반쪽짜리 공부입니다. 어떻게 보면 더 중요한 것은 문제 상황의 관찰과 표현일 수 있죠. 그런 의미에서 수학 문제를 푸는 과정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즉, 수학도 문해력이 필요한 것이죠.
--- p.57 「1장. 문해력이 왜 중요한가요? _ 수학 공부에도 왜 문해력이 필요할까?」 중에서
앞의 두 퀴즈에서 중요한 부분과 안 중요한 부분은 왜 다를까요? 바로 ‘묻고 있는 것’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앞부분만 읽고서는 어떤 것이 중요한 것인지를 알 수가 없어요. 즉, ‘목표’를 알아야만 무엇이 중요한지 알 수 있죠. 목표는 묻는 것, 바로 ‘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위 퀴즈에 대해 하위권 학생에게 “다시 문제를 설명해줄래?” 하고 요청하면 중요하지 않은 정보를 기억해내려고 노력합니다. 반면 상위권 학생들은 핵심 조건을 먼저 말하고, 그 뒤에 안 중요한 조건에 대해서도 기억해서 말해줍니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아는 것은 공부의 기본이자 문해력의 기초인 것이죠.
--- p.78 「2장. 문제를 읽어도 기억이 안 나고 이해가 안 되요 _ 문제 속에는 기억할 중요한 것과 안 중요한 것이 있다」 중에서
“틀린 문제를 통해 배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실수한 것이 사소한 연산 실수일 수도 있지만, ‘조건을 놓치기’(예를 들면, ‘아 A는 자연수였지~!’ 같은 사례), ‘자신이 쓴 글자를 잘못 보기’(예를 들면, b를 6으로 착각하기), ‘풀이의 부분을 답으로 생각’(예를 들면, 삼각형 넓이에 1/2을 안 곱하기) 등의 다양한 이유의 실수가 많습니다. 이를 위해서 스스로 ‘다음에 같은 실수를 안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고민해야 합니다. (중략)
이는 수학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반성적 사고’의 아주 기초적인 작업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내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바로 ‘메타인지’의 시작이죠. 실수로 틀린 문제에 대해 학생들에게 왜 틀렸는지 물어보면 대부분 돌아오는 대답은 같습니다. “그때 왜 이렇게 풀었는지 모르겠어요.”
이는 아주 중요한 대목입니다. 사소한 것에 대해서도 계속 따져보고 근거를 들면서 풀었다면, 실수할 당시에 어떤 생각으로 그런 실수를 하게 되었는지 기억납니다. 결국 위와 같은 대답, 즉 왜 그런 실수를 했는지 모르겠다는 것은 ‘생각 없이’ 문제를 풀었다는 것이죠.
--- pp.99-100 「3장. 수학 시험에서 왜 실수를 많이 할까요? _ 내 아이는 시험에서 왜 실수를 많이 할까?」 중에서
문제를 풀었다면 요약정리를 해야 합니다. 핵심 키워드가 머리에 남아야 해요.
요약정리는 왜 핵심 키워드로 해야 할까요? 우리의 생각은 언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특히 단어는 개념의 요약본 같은 것이죠. 수학 문제를 풀고 나의 풀이 아이디어를 명확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다음에도 그 풀이 아이디어를 활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아, 맞다! 곱셈을 이용하면 되지.’라는 식으로요. 요약 활동이 머릿속에 개념을 만들고 문제해결력을 길러주는 구체적인 활동이 되는 것이죠.
따라서 문제만 풀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푼 뒤에 풀이 아이디어를 하나의 언어로 ‘키포인트(key-point)’를 적어보는 것입니다.
--- p.144 「4장. 쉬운 문제는 푸는데 고난도 문제는 왜 풀지 못할까요? _ 풀이 아이디어 정리의 핵심, 깨달음」 중에서
왜 개념식 공부가 중요할까요? 그것은, 문제가 어떻게 변형되어도 풀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기 때문이죠.
‘원의 중심으로부터 어디에 선을 그어도 길이가 같다.’는 개념은 수천 가지 다른 형태의 문제를 풀 수 있는 아이디어입니다. 근데 이 문제를 개념식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문제가 조금만 바뀌어도 아이들은 풀 수 없게 되겠죠.
이때 중요한 것이 ‘상황 일반화’입니다. 제가 깨달음 정리한 것을 보면 ‘원과 원이 만난다’라고 정리하지 않았죠. ‘원과 교점’이라고 정리를 하고, 그림도 그렇게 그렸습니다. 이는 원과 원이 만날 때(구체적)뿐만 아니라 원과 다른 것이 만나도(일반적) 항상 가능한 풀이 아이디어인 것이죠. 이렇게 일반형으로 정리하게 되면, 원에 관련된 다른 문제를 만나도 항상 이 방법으로 풀 수 있게 되는 거죠.
--- pp.200~201 「6장. 문제집은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 _ 깨달음 정리법-상황 일반화」 중에서
어느 정도 상황 일반화하는 것을 훈련한 뒤에는, 상황에 따른 행동을 정리시켰습니다. 일명 ‘조건→반사 정리’죠. 처음에는 이런 식의 정리를 해본 적이 없었던 터라 많이 힘들어했어요. 뭘 정리해야 할지 모르는 거죠. 이때 많은 조건→반사 예시를 통해 따라 쓰기부터 지도하면서 정리하는 법을 익히게 했습니다. 비슷한 조건→반사 문제들의 예시를 보여주며, 문제 풀이가 비슷비슷하다는 경험을 하면서, ‘수학 문제는 정말 하나의 원리에 의해 많은 문제가 풀리는구나!’ 하는 것을 유진이 스스로 알게 해줬어요.
어느 정도 조건→반사 정리에 익숙해진 뒤에는 자신이 정리한 ‘조건→반사’로 풀리는 다른 문제를 찾는 훈련을 시켰습니다. ‘같은 풀이 아이디어 문제 찾기’인 거죠. 수학 문제를 유형이라는 것으로 묶는 것이 아니라, 조건→반사라는 틀로 묶게 한 거죠. 이는 고난도 문제의 특징인, ‘이미 아는 내용을 낯설게 하기’에 대비할 수 있는 좋은 훈련입니다.
--- p.250 「8장. 최상위권을 만드는 수학 문해력 공부법 사례 _ 고난도 문제의 해결력을 기르는 ‘상황 일반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