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책을 내며 …5
1부 아무 때나 찾을 수 있어 더 좋은, 서울 만두 무거운 마음마저 걷어내는 개운한 김치만둣국 …23 고덕동 개성김치손만두 고즈넉한 삼청동의 매력을 담은 만두전골집 …31 삼청동 다락정 혼술의 전당, 끝까지 지켜낼 그곳 …42 서교동 두리반 고향에서 만나는 명품 손만두 …53 수유동 예와손만두 세월이 흘러도 늙지 않고 그대로, 마법의 주인 부부 …61 묵동 만두박사 조용한 모자(母子)가 빚어내는, 소리 없이 강한 만두 …73 광장동 꼼수없는착한만두 시골 할머니가 빚어주시는 만두, 그 맛 …80 정릉동 할머니만두국 곱다, 소리 절로 나올 만두 …88 성북동 하단 이름을 내건 ‘자부심’이 대표 메뉴! …97 안암동 전통만두국이상조 만두를 많이 빚은 춘보 손도 만두손 …106 공릉동 춘보만두 수많은 메뉴 중 우뚝 선 만두 …114 중화동 곰만두김밥한식 중국풍 만두, 그러나 근사한 한국의 맛 …121 휘경동 봉이만두 먹어도 먹어도 또 먹고 싶은 요술 만두 …129 답십리동 군만두의달인 채소만두의 최고봉을 맛보고 싶다면 …136 신내동 노고단만두·칼국수 인생은 실전, 매운맛이란 무엇인가 …143 천호동 엄마손만두 주인 부부를 꼭 닮은 수줍은 만둣국 …151 묵동 미도락칼국수왕만두 자그마한 호사를 누리고 싶을 때는 …160 부암동 자하손만두 2부 설렘을 안고 만나는, 전국 만두 슬픈 추억으로 빚었어도 맛있는 걸 어떡해 …173 구리 아천동 묘향만두 하얀 김 모락모락, 한국 만두란 이런 것이다! …181 속초 조양동 이정숙왕손만두찐빵 만두의 새로운 발견, 계란만두를 만나다 …189 부산 서동 맛나분식 매운 깨달음을 준 만둣국 …196 청주 서문동 고추만두국집 이곳! 전국 만두 여행기의 태동 …202 양평 광탄리 회령손만두국 단골들과 함께 익어가는 만두 …210 대전 중촌동 하루방만두 화끈한 대구 아저씨의 야심 찬 납작만두 …221 대구 계산동 미성당납작만두 전골 1인분도 두 팔 벌려 환영! 알싸한 만둣집 …231 강화 냉정리 경복궁개성손만두 깜짝 놀랄 모양, 눈도 입도 호강하시길 …242 부산 명장동 태산손만두칼국수 딱 부산 만두, 화끈한 만두 …249 부산 개금동 양가손만두 야구공만 한 왕만두, 품격의 분식점 …255 익산 갈산동 고려당 나 홀로 드리는 헛제사, 만두 …264 안동 옥동 짱만두 먹어보면 더 정이 가는 고집쟁이 …274 춘천 사농동 왕만두 투박하고 순박해서 더 아끼고픈 만두 …284 남양주 금곡동 어랑손만두국 우리는 만두 같은 거 안 먹어야 …291 목포 만두 여행기 아무 걱정 없이, 오늘도 만두! …302 광주 만두 여행기 부록 / 전격 시판 만두 체험기 세상에 같은 만두는 없다 …319 |
황서미의 다른 상품
나는 그리 그리워했던 그 칼칼한 맛의 만두전골을 허겁지겁 먹으며, 시댁에서 섭섭했던 일들을 털어놓았다. 배불뚝이가 된 어린 아내에게 고생했다는 말도, 힘들었겠다는 위로도 할 줄 모르는 어린 남편은, 그저 웃기만 했다.
--- p.34 이렇게 하루, 만둣국과 함께 묘한 추억 여행을 하고 돌아왔다. 기억이 돌고, 또 돌고……. 고향에 가면 가끔 이렇게 뜻하지 않게 놀라운 조우를 하게 된다. 아니 그 동네로 갈 때부터 이미 이런 만남을 기대했던 건지도 모른다. 골목에서 내가 어려서 좋아했던 오빠를 마주친다든지……. --- p.60 “제가 어깨너머로 배운 만두가 아녀유. 그게 다 지대로 배운 거요.” 이렇게 만두계에 드라마틱하게 데뷔한 아저씨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만두를 빚으며, 당신 이름 건 만둣집까지 내고 자식 셋 잘 키워내셨다. 이만한 성공담이 어디 있을까. --- p.71 그나저나 내가 빚은 만두는…… 만두가 주인을 쳐다보며 “그래서, 어쩌라고?” 하는 것 같다. 야물지 못하고, 만두피를 꼭꼭 누르지도 않았다. 게다가 욕심은 많아서 만두소도 넘친다. --- p.94 그릇까지 신경 쓰는 집, 그 정성을 좋아한다. 대접받는 느낌이 들어 기분 또한 좋아진다. 예쁘고 정갈한 그릇은 ‘담는’ 기능 외에 한 상 차려놓았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 기능으로 그 가치를 드러낸다. --- p.165 드디어 만두가 나왔다. 만두의 참맛을 보려면 군만두도, 물만두도 아닌 찐만두를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물이나 고명 같은 조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제맛을 내는 만두의 정통성은 바로 찐만두에 있다는 게 내 소신이다. --- p.177 나는 시장통 만둣집에서 찜통 위로 모락모락 올라오는 김이 한국 만두를 대표하는 이미지라고 생각하는데, 딱 이 집에서 만날 수 있는 모습이다. --- p.183 이렇게 집 떠나와서 방방곡곡 맛있는 만둣집을 쫓아다니면서 글을 쓰고 있지만, 이것도 내가 살 만하니까 하는 일이라는 생각에 급작스럽게 안도감이 밀려온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산등성이를 어떻게 넘어야 할까 하는 생각에 매운 만둣국이 더 맵게 느껴지고……. --- p.201 납작만두는 원래 이렇게 먹는 거구나 하고 신기해하고 있는데, 아저씨가 저벅저벅 다가오더니 또 나한테 묻지도 않고 납작만두 위에 간장을 휘익~ 뿌린다. 너무 많이 뿌리신 듯한데. 그러나 이것이 주인아저씨의 스웩! “납작만두는 이래 묵는 깁니다.” --- p.227 이럴 때 사진도 함께 찍고, 음식에 관한 이야기도 오순도순 나눌 수 있게 만두로드 파트너 한 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늘도 딸내미를 데리고 가보려고 아침에 일찍 깨웠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난 만두 싫어.” 그녀의 취향을 존중한다. --- p.289 |
전문점 만두에서 분식집 만두까지,
전국 만둣집 서른다섯 곳 맛없는 만두는 없다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아삭함을 잃지 않게 김치와 숙주를 다지고, 짜거나 싱겁지 않게 재료들을 배합하고, 질척거리지 않게 물기를 짜내되 촉촉함을 유지시키는 건, 그리 쉽지 않은 과정이다. 그뿐인가. 소와 잘 어우러지도록 부드럽게 피를 빚되 삶거나 쪄내도 허물어지지 않는 단단함을 유지하게 하는 건 고수의 솜씨여야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 만두는 결코 만들기 쉽지 않은 음식이건만, 그동안 우리가 ‘고수’의 만두를 먹어왔기에 그 어려움을 잘 느끼지 못했을 뿐이다. 저자가 이런 고수들의 만두를 만나는 곳은 다양하다. 만두로 이름 높은 전문점도 물론 찾지만, 만두 맛 좋은 칼국숫집도 가고, 수많은 메뉴로 벽이 모자라는 분식집 만두도 먹는다. 그중에서도 저자가 가장 한국적인 만두의 풍경으로 손꼽는 것은 하얗게 김이 오르는 커다란 찜통에서 바로 만두를 꺼내 주는 시장통 만둣집이다. 가격도 천차만별인 만둣집마다 김치가 든 만두, 부추를 내세우는 만두, 두부 맛이 담백한 만두, 매운맛을 강조하는 만두 등 개성도 천차만별인 만두를 낸다. 어릴 때 할머니가 빚어주던 것 같은 만두가 푸근함을 주는가 하면, 꽃처럼 아름답게 빚은 만두, 예쁜 그릇에 맵시 좋게 담겨 나오는 만두는 감탄을 자아낸다. 다양한 채소와 함께 끓여 먹는 만두전골, 개운한 국물과 함께 즐기는 만둣국, 국물이나 고명의 도움 없이 만두 맛의 정수를 보여주는 찐만두 등 조리법마다 그 매력을 달리 보여주는 것도 만두의 특징이다. 납작만두, 계란만두, 고추만두처럼 색다른 만두도 재미를 준다. 저자는 꼼꼼한 관찰과 맛깔스런 문장으로 만두 고수들의 솜씨와 그 결과물인 만두 맛에 대한 찬탄을 펼쳐낸다. 만두는 왜 소울푸드인가? 시시콜콜 털어놓는 사는 이야기, 따뜻한 만두의 힘 저자는 서문에서 매년 1월 1일이 되면 만두를 잔뜩 빚는 어느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별한 때가 되면, 우리 집에서 특별한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가족을 모이게 하고, 그렇게 모여 함께 빚고 먹은 만두로 인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추억들이 쌓인다. 직접 빚어 먹지 않는다 해도, 만두를 먹다 보면 이런저런 추억과 인연이 떠오르는 게 ‘소울푸드’ 만두의 또 다른 매력이다. 저자는 만두를 먹으며 어느 집 만두가 더 맛있다, 평가를 하지 않는다. 대신, 만두소 재료만큼 다양하고 만두피만큼이나 포근한 경험과 추억, 인연에 관해 들려준다. 시집살이의 매운맛을 달래준 칼칼한 만두전골, 평범하지 않은 아들로 인해 제대로 먹어보지 못했던 만두, 시나리오 작가 데뷔를 기원하며 먹었던 새우만두, 고마운 친구와 함께 즐기는 군만두 등 저자가 만두를 먹으며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그리 거창한 철학을 담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때로는 쓰라렸고 때로는 부끄러웠던 과거와 화해하고, 만두 한 접시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오늘에 기뻐하는 저자의 시시콜콜한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는 까닭은, 우리 또한 먹고사는 일 때문에,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 꿈 때문에 걱정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기 때문일 터. 그러니 오늘만은 만두의 따뜻함에 기대어 걱정을 잊어보자, 저자가 안내하는 만둣집을 찾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