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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지바고 (상)

닥터 지바고 (상)

[ 양장, 개정판 ] 열린책들 세계문학-039이동
리뷰 총점10.0 리뷰 2건 | 판매지수 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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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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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4월 1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80쪽 | 544g | 129*194*30mm
ISBN13 9788932922386
ISBN10 8932922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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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는 혼자 빠른 걸음걸이로 다른 사람을 앞질러 걷다가 가끔 멈춰 서서 그들을 기다리곤 했다. 죽음이 천천히 뒤에서 걸어오는 무리 안에 불러일으킨 황폐함에 응답하듯, 그는 휘돌며 깊은 곳으로 빨려 들어가는 물처럼 저항할 수 없는 심정으로 꿈꾸고 사색하고 형식을 다듬어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싶었다. 예술은 언제나 멈추지 않고 두 대상에 전념한다는 것을 그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명료하게 깨달았다. 예술은 끈덕지게 죽음을 묵상하고 그럼으로써 끈덕지게 생명을 창조한다. 거대하고 진실한 예술은 「요한의 묵시록」으로 불리는 바로 그것이며, 그것을 마저 쓰는 것이다.
--- p.174

전쟁이 일의 절반을 했고, 나머지는 혁명이 했어요. 마치 존재하기를 당분간 미룰 수 있다는 듯(이 얼마나 허황된 착각인가요!) 전쟁이 삶을 인공적으로 잠시 중단시켰지요. 지나치게 오랫동안 호흡을 참았던 것처럼 혁명이 의지에 반해 분출되었습니다. 모두 되살아나고 다시 태어났습니다, 모든 이에게 변화와 대변혁이 일어났죠.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각자에게 두 가지 혁명이 일어났는데, 하나는 자신의 개인적인 혁명이고, 다른 하나는 공동의 혁명이라고요. 제 생각에 사회주의, 이것은 모든 개별적인 혁명이 강줄기가 되어 흘러 들어가는 바다, 삶의 바다, 자주성의 바다예요. 제가 생명의 바다라고 말했는데, 그건 그림들에서 볼 수 있는 삶, 천재들의 손을 거친 삶, 창조적으로 부요해진 삶의 바다예요.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책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몸으로, 추상적으로가 아니라 실제 삶에서 그 혁명을 겪기로 결정을 내린 거죠.
--- p.278

3년 동안 일어난 변화, 알 수 없는 일들, 이동, 전쟁, 혁명, 파란, 포격, 파멸의 광경, 죽음의 광경, 끊어진 다리, 파괴, 화재와 같은 일들이 갑자기 한꺼번에 내용 없는 거대하고 공허한 장소로 변해 버렸다. 오랜 휴지기 이후에 제일 먼저 찾아온 진정한 사건은 기차를 타고 아직 온전한 채로 세상에 존재하는 집, 작은 돌 하나하나가 귀한 집을 향해 현기증이 날 정도로 빠르게 다가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바로 이것이 삶이고, 바로 이것이 체험이며, 바로 이것이 모험을 찾는 사람들이 그렇게도 쫓아다니는 것이고, 바로 이것이 예술이 염두에 두는 것이다. 즉 친지에게 가는 것, 자신에게 돌아가는 것, 존재를 새롭게 하는 것 말이다.
--- p.309~310

혁명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가 전시에 그랬던 것처럼 여러분은 삶이 멈춰졌고, 모든 개인적인 것이 끝났다고, 세상에 더 이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죽고 죽이기만 할 거라고 느끼게 될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이 시대에 대한 기록과 회고록이 나올 때까지 살아서 그 회고록을 읽게 된다면, 우리는 다른 이들이 백 년 동안 꼬박 겪은 것보다 지금의 5년 혹은 10년 동안 겪은 일이 더 많다고 확신하게 될 겁니다.
민중 스스로 들고일어나 물밀듯이 나아갈지, 아니면 모든 것이 민중의 이름으로 행해질지 저는 모릅니다. 이렇게 거대한 사건에는 극적인 증명이 요구되지 않습니다. 저는 그런 것 없이도 믿을 겁니다. 거대한 사건의 원인을 파헤치는 건 저급한 일입니다. 그런 건 있지도 않고요. 부부 싸움과도 같은 건데, 원인이 있기는 하지만 서로 머리를 잡아 뜯고 접시를 깨부순 후에는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알 수가 없거든요. 진정으로 위대한 모든 일은 우주처럼 시작이 없는 법입니다. 그것은 언제나 있었던 것처럼, 혹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일어날 새도 없이 갑자기 눈앞에 닥치는 것이니까요.
--- p.34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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