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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드리운 자리

빛이 드리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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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460쪽 | 496g | 135*210*30mm
ISBN13 9791191851304
ISBN10 119185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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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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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이야기는 수십 번이나 들었다. 잔인한 질병이 어떻게 한창때의 유능한 젊은 설교자를 무너뜨리고 무일푼의 과부에게 그 비극적 사건에서 의미를 끌어내는 고귀한 과제를 남겼는지. 나의 성장기는 어머니의 서원에 지배받았다, 아니 그 속박 아래 있었다. 서원의 내용은 형과 내가 아버지의 인생을 이어받아 그 비극을 만회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의 죽음을 초래한 질병의 뒷이야기는 한 번도 듣지 못했다.
--- p.15

세 번째 기억은 늘 형을 따라다녔다. 마비되어 이제 숨을 쉬는 것조차 버거워진 남자가 병원 침대에서 형을 향해 천천히 머리를 돌리고 힘겹게 말을 내뱉었다. 한 번에 한두 어절씩 꺼내고 중간중간 힘겹게 숨을 쉬어 가면서 말했다. “아들 … 내가 … 여기 … 있는 동안 … 네가 … 가장 … 이다. … 네가 엄마와 … 어린 … 동생을 … 돌봐 … 야 해.” 형은 고개를 끄덕였고 세 살배기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엄숙하게 그 부담의 무게를 받아들였다. 형은 내 엉덩이를 때려 주는 일은 당장 자기가 맡아야 한다고 어머니에게 말했다.
--- p.41

어머니는 때리면서 말한다. “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겠니. 말대답하지 말라고 했지! 아예 태어난 것을 후회하게 만들어 주마.” 호된 말이 아프게 쏟아진다. 나는 매질을 멈추게 하려고 통곡하는 척한다. “진짜 운다는 게 뭔지 알려 주지.” 어머니는 매질을 멈추지 않고 말한다. 그다음엔 혼란스러운 정반대의 요구가 주어진다. “울음을 그칠 때까지 계속 때릴 테다.” 나는 따지려 든다. 죽어 버리고 싶다고 말한다. 죽으면 천국에 가서 아빠에게 어머니가 얼마나 비열한지 말할 거라고 한다. 어머니는 곧장 이렇게 쏘아붙인다. “나도 죽고 싶어. 나도 천국에 가서 아빠한테 너희가 뭘 잘못했는지 말하고 싶어.”
--- p.87

내가 정말 구원받았는가의 문제만큼 나를 괴롭히는 건 없다. 영접 기도를 어찌나 많이 했는지 그 기도문을 통째로 거꾸로 쓸 수 있을 정도다. 나는 앞으로 나가 두 손을 꼭 쥐고 눈을 감은 채 장로님들의 기도를 받는다. 그 일을 몇 번씩 반복한다. 구원이 효과가 없는 백신 같은 것이면 어쩌나 두렵다. 그래도 성가신 질문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정말 진심으로 기도하는가? 이것은 진실한 기도인가?’
--- p.110

고향의 모순들을 조화시킬 수가 없었다. 종교에 푹 잠겨 있지만 친구의 배신, 아동 학대, 강간, 음주, 폭력에 관한 뒷담화가 너무나 많은 곳. 외부인들을 의혹의 눈길로 바라보는 친절하고 우호적인 사람들. 명예를 폭력으로 지켜낸 명예로운 사람들. 패배에 따른 분노를 자신들보다 더 고통당한 인종에게 쏟아낸 사람들. 나이가 들면서, 내가 믿어야 한다고 늘 배워 왔던 내용에 하나의 균열이 생겼다. 그것은 이후에 찾아올 많은 균열 중 첫 번째였다.
--- p.168

내가 근본주의 교회 마당의 트레일러 주택에 산다는 사실은 학교의 어느 누구도 모른다. 등교 첫 주에 나는 버스에서 내린 후, 이웃이자 같은 반인 유진 크로와 함께 그의 집으로 걸어갔다. 거기서 나는 뒷마당의 낮은 울타리를 뛰어넘고 교회 경내를 가로질러 집으로 향했다. 그때 나는 “어이, 내가 이 경치 좋은 길로 다녀도 괜찮지?”라고 유진에게 물었고 이후 그 말은 습관이 되었다. 내가 집에 아무도 초대하지 않는 한, 나의 비밀은 드러나지 않는다. 물론 나는 누구도 초대하지 않는다.
--- p.248

어머니가 입을 열자 분노의 말들이 터져 나온다. “비웃고 싶으면 실컷 비웃어라. 난 널 멈추기 위해선 뭐든지 할 테니까, 얘야. 내 말 잘 들어라. 네가 이 계획을 성사시킬 방법을 찾아낸다면, 한 가지는 장담하마. 나는 네가 살아 있는 동안 매일 하나님께 너를 꺾어 달라고 기도할 거야. 어쩌면 넌 끔찍한 사고를 당해서 죽을지도 몰라. 그렇게 되면 교훈을 얻겠지. 아니, 더 좋은 생각이 있어. 넌 온몸이 마비될지도 모르겠구나. 그러면 누운 채 천장을 바라보면서 깨닫게 되겠지. 하나님의 뜻에 맞서고 어릴 때부터 접한 모든 신앙의 가르침에 저항한 것이 얼마나 큰 반역 행위였는지 말이야.”
--- p.328

나는 절대 모범적 성경 대학생이 될 수 없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그렇다면 이곳에 남아 있는 기간 동안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충실한 위선자가 되어 모범적인 성경 대학생 행세를 할 것인가, 진실한 배반자로 솔직하게 살 것인가. 나는 후자를 택한다. 말 없는 증인을 정반대로 적용하여 나는 야외에 앉아 도발적인 서적들을 읽는다. 하비 콕스의 《세속도시》, 버트런드 러셀의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같은 책들이다. 나는 이상적 학생의 모습과 정반대라는 평판을 은밀히 즐긴다. 채플 시간에 [타임], [에스콰이어] 같은 잡지를 읽기 시작한다. 연사들이 성경을 주해해 나가는 동안 나는 구정 대공세, 미라이 학살, 체코슬로바키아의 프라하의 봄을 복습한다. 며칠 지나지 않아 발코니에 있는 출석 점검원 중 하나가 나를 신고한다. 나는 학생부장의 호출을 받는다. 술을 마신 형을 취조했던 바로 그 사람이다.
--- p.338

“그때 깨달음이 왔습니다. 내가 그 부랑자였고, 하나님은 나를 도우려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몸을 굽히고 다가오실 때마다 나는 그분의 얼굴에 침을 뱉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나는 부랑자로 남고자 했습니다. 내가 선택한 지적이고 세련된 부랑자로. 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주에 대하여 귀로만 들었사오나 이제는 내 눈으로 주를 보나이다. 그러므로 내가 나를 미워하고 티끌과 재 속에서 회개하나이다’(욥기 42:6-7, 한글 KJV). 이것이 바로 제게 일어난 일입니다. 지난 수요일 저녁에 하나님이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 p.374

내가 그 부랑자였고, 내가 방문한 여러 교회를 숙고하다 보니, 가족이 그렇듯 교회도 어려운 사람들의 문제 많은 집단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은 어렵고 우리는 대응방법을 모색한다. 주일마다 충실하게 교회에 나와 지옥 불, 죄에 대한 형벌, 임박한 아마겟돈 전쟁으로 위협하는 목사의 설교를 듣던 페이스 침례교회 교인들을 생각한다. 그들이 교회에 나온 것은 두려움 때문이기도 했지만, 인생의 여러 공격을 견디려면 서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어려울 때 가족이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노동자 계층인 그들은 저녁마다 집에 앉아 신학의 세밀한 요점들에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의 고민은 각종 청구서를 처리하고 아이들을 먹이는 일에 있었다. 한 가족의 집이 불타거나 술 취한 남편이 아내를 집에서 쫓아내고 문을 잠가 버릴 때, 과부가 식료품을 구할 형편이 안 될 때, 교회가 아니면 다른 어느 곳을 찾겠는가?
--- p.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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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면으로 냉소주의자가 기독교로 회심하는 남자 이야기를 추적하는 전형적인 자서전 형식을 띠고 있지만, 훨씬 더 깊이가 있다. 남부의 고딕 소설만큼이나 잔혹한 가족사가 펼쳐진다. 이 작품은 폭로물이자 사회비평물이고, 비극이며, 구원에 관한 이야기다. 이 회고록은 곳곳에서 ‘여전히 우리를 짓누르는 과거의 짐과 죄와 고통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으며 이 회고록 자체로 그 질문에 답한다.”
- [크리스채너티 투데이]
“가혹하고 가슴이 미어지는 이야기다. 이 놀라운 이야기는 사랑, 용서, 희망처럼 도저히 이룰 수 없는 것을 하나님께 이루어 달라고 요청함으로써만 우리가 계속 살아갈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 케이트 볼러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Everything Happens for a Reason)》의 작가)
“필립 얀시는 내가 좋아하는 기독교 작가 중 한 사람이 아니라,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우리가 살아가며 만나게 될 어려운 질문들과 고통의 시간들, 십자가의 고통, 부활의 소망과 형태와 색채를 거침없이 써 내려간다.”
- 앤 라모트 (《쓰기의 감각》 저자)
“‘내가 알지 못했던 필립 얀시’라는 제목을 붙여도 좋을 만큼 훌륭한 자서전이다. 섬세하고 부드러우며 유머러스하면서도 가혹하리만치 솔직하다. 이 책은 얀시의 자서전으로도 굉장히 훌륭하지만, 신앙과 씨름하는 우리 민족의 자서전으로도 훌륭하다. 고통과 치유로 가득한 이 책을 통해 ‘언어의 신비한 마력’으로 이끄는 마술사를 만나게 된다. 얀시는 우리 문화의 파편과 균열을 드러내면서도 궁극적으로 은혜가 어떻게 우리를 사로잡을 수 있는지를 새롭게 보여 준다.”
- 마코토 후지무라 (국제예술운동 창립자이자 예술가, 《침묵과 아름다움 그리고 예술과 신앙(Silence and Beauty and Art and Faith)》의 작가)
“은혜롭고 훌륭한 회고록, 독자들을 위한 얀시의 선물이다.”
- [북리스트]
“눈을 뗄 수 없는 책. 신앙에 이르는 과정에 대한 필립 얀시의 유려한 묘사와 엄격한 자기성찰이 돋보인다. 신앙에서 공포가 일으키는 부정적 역할을 탐구하는 이 책에서 얀시의 날카롭고 고통스러운 필치는 베스트셀러 《힐빌리의 노래》에 필적한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이 책은 인종차별주의 설교자, 잘못된 자녀 양육, 고통당하는 형제들, 종교적 위선을 곳곳에서 다루고 있어 포크너상 후보에 오른다 해도 부족함이 없다. 이 놀라운 회고록은 우리가 오랫동안 기다려 온 기적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 캐롤린 S. 브릭스 ([저 높은 곳을 향하여]의 각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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