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3년 05월 09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432쪽 | 778g | 148*210*30mm |
ISBN13 | 9791169091022 |
ISBN10 | 1169091024 |
발행일 | 2023년 05월 0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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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432쪽 | 778g | 148*210*30mm |
ISBN13 | 9791169091022 |
ISBN10 | 1169091024 |
추천사 한국어판 서문 들어가며: 어느 지혜로운 늙은 앵무새 1장 공직자의 아들 2장 프린스턴, 하버드, 런던 3장 젊은 이코노미스트 4장 워싱턴으로 5장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일자리 6장 통화개혁, 좌절되다 7장 다시 출발점으로 8장 인플레이션과의 전쟁 9장 국내 그리고 국제 금융위기들 10장 미완의 임무: 금융시스템의 복구 11장 연준 이후 12장 수많은 의장직 13장 진실함을 좇다 14장 회계기준 제정 15장 새로운 금융의 세계: 붕괴와 개혁 16장 세 가지 진정한 가치 나가며: 칭송받아 마땅한 사람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일대기 주 찾아보기 |
[미스터 체어맨].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eral Reserve Board)의 의장인 폴 볼커(1927~2019)의 회고록 한국어판 제목이다. 코로나 이후 미국에서는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물가를 잡기 위해 중앙은행인 연준이 고금리 전략을 선택하였다. 우리나라는 미국 경제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로 3고의 고통을 함께 겪게 되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현재 상황을 이렇게 말했다. '고통 없이 인플레이션을 피할 수 없다'라고.
Keeping at it. 끝났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을 계속할 거라는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말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고금리 전략. 사실은 폴 볼커가 남긴 유산이다.볼커는 1979년부터 1987년까지 두 번이나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의장을 맡았고, 1970년대 후반에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진화시킨 전설적인 인물이다.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지금, 역대 최고의 연준 의장 폴 볼커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폴 볼커의 영문판 회고록은 2018년에 출간되었다. 폴 볼커를 존경하였던 한국은행의 남민호 팀장의 노력으로 한국어판 회고록인 [미스터 체어맨]은 2023년 5월에 출간되었다.
사실 이 책을 5월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400페이지의 분량인데다가 경제 지식(특히 미국 연준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읽다 보니 이해가 되지 않아 반복, 또 반복하였다. 결국 이제서야 다 읽게 되었다.
1979년 초반, 호메이니가 미국이 지지하는 이란 국왕을 몰아냈던 '이란 혁명'이 발발하였다. 이란 혁명의 여파로 석유 생산이 감소하였고 두 번째 석유파동이 일어났다. 석유 파동과 달러화 약세는 미국에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물가 상승)을 불러왔다. 사실 나도 아빠에게 1979년 오일쇼크 이야기를 들어왔는데, 그게 스태그플레이션까지 연결되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연간 물가 상승률이 15% 이상, 미국 역사에서 전쟁이 없던 시기 중에는 가장 빠른 속도였다. 국민들이 고통을 받자 지미 카터 대통령은 대책을 마련해야 했다.
당시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였던 폴 볼커는 지미 카터 대통령을 만나 연준의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소신을 밝힌다.
"저는 연준의 독립성이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과 전면전을 벌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밀러 의장이 유지해온 통화정책 기조보다 더 긴축적인 기조를 지지합니다." p.172
다소 쓴소리를 했음에도 폴 볼커는 1979년 연준 의장으로 임명된다. 이후 1987년까지 연준 의장을 연임하며 기준금리를 20%까지 인상하는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고금리로 다들 힘든 상황을 겪게 되자 신변의 위협을 여러 차례 받는다.
나는 그들이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는 걸 알지만,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이 중단된다면 그간 감내해온 모든 고통이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와 함께해 주십시오. 인플레이션은 완화되고 금리는 떨어질 것입니다. 앞으로 여러분이 지어야 할 집은 많이 있습니다. p.190
마침내 1982년 여름에 인플레이션율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한 자릿 수로 떨어졌다. 이후 미국의 경기는 회복되며 1990년대 호황을 누리게 된다. 폴 볼커 역시 금리가 얼마나 상승할지 알 수 없었고 조바심이 났지만, 끝까지 정책을 고수했다. 중앙은행의 신뢰성을 한번 잃어버리면 되찾기 힘들다는 건 알기 때문이었다. keeping at it.
인플레이션을 잡았다는 것 외에도 볼커의 업적은 지대하다. 재무부 차관 시절에는 국제 외환 시스템인 브레턴 우즈 체제를 해체하고, 연준 의장을 사임한 후에는 볼커 위원회를 통해 스위스 은행을 조사해 나치 희생자들의 재산 반환을 이끌어낸다.
은행의 자기자본을 이용한(고객의 자금을 이용하지 않는) 트레이딩을 제한하는 볼커 룰을 제정하는 데 힘을 쓰고(오바마 대통령 시절), 유럽연합의 법률에 국제적 회계기준을 포함한 개혁을 촉구하고 회계의 책임성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일 것을 주장하였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은 후 다시 첫 장으로 돌아왔다. 볼커가 회고록을 시작하며 했던 이야기를 다시 한번 읽어보았다. 그는 자신의 삶의 대부분을 바친 금융과 통화 정책과 관련된 사안에서 독자들이 교훈을 얻어내길 바란다는 개인적인 희망과 더불어 미국이 국가 운영 과정 전반에 대한 신뢰를 회복했으면 좋겠다는 원대한 꿈을 말한다.
나의 경력 전체를 관통하는 확실한 동기는 공직에 대한 도전과 만족이었다. p.279
금융과 경제 관련 필독서이기도 하지만, [미스터 체어맨]을 좀 더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좋겠다. 이 회고록을 번역한 남민호 팀장의 말처럼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공익을 증진하기 위해 볼커처럼 진지하게 고민하고 노력하는 공직자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공직자로서의 바람직한 자세와 책임의 무게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던 책. 페이지가 두터운 만큼 여운도 길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