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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수련 마음 단단

매일 수련 마음 단단

: 검도 인생 20년 차, 죽도를 죽도록 휘두르며 깨달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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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7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184쪽 | 196g | 120*188*20mm
ISBN13 9791168270534
ISBN10 116827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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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를 정하지 않고 나아가는 사람이고 싶어 ‘검도하는 사람’으로서 자리를 지켰나 보다. 나는 어설픈 초보였다가, 어딘지 어색한 중급자였다가, 이제는 5단 승단을 준비 중인 4단이 되었다. 검도를 대하는 마음은 작아지거나 커지길 반복한다. 그 크기가 어느 정도든 웬만하면 도장에 가서 죽도를 휘두른다. 그렇게 ‘검도하는 나’는 일상이 되었다. 이 책에서 ‘여러 시합에서 우승 메달을 거머쥐었다’라는 식의 무용담을 전하려는 건 아니다. 다만 스스로 볼품없다고 생각해온 한 사람이 차근차근 자신의 생각과 마음 그릇을 넓혀온 과정을 말해보려 한다. 사람마다 성장 속도는 달라도 반드시 뭔가를 해내는 순간이 온다. 스스로가 뭘 이뤄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자신에 대한 믿음을 성에 찰 만큼 채워가며 천천히 전진해보면 어떨까. 초심자에서 숙련자로 성장한 자신은 생각보다 많은 걸 해낼 것이다. 긴 기다림 끝에 맞이한 그 순간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프롤로그」중에서

생각과 실행이 반복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하는 힘이 점점 강해지는 것 같다. 일상을 바라보는 해상도가 점점 높아지는 듯하다. 눈앞에 놓인 일에 좀 더 집중하게 된달까. 자잘한 것들이 몸에 익고, 실력이 일정 수준으로 오르면 재미있어진다. 재미있으니 더 좋아진다. 좋아지는 만큼 뭔가가 더 많이 보인다. 그 과정이 1년, 2년, 3년… 그렇게 해를 거듭하며 이어진다. “하나씩 익혀가면 새로운 게 보여. 그렇게 재미있어지면 할 얘기가 더 많아질 거야.”
---「일상의 매 순간은 수련」중에서

시합장에서 멋진 검도인이라도 직장에서는 일상에 쫓기는 어른일 뿐이다. 마음이 재처럼 닳아버린 어른한테는 로망이 낯설다. 아니 낯설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잘못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얼마 전 도장에서 한 선배가 “비천어검류!”라 외치며 죽도를 들고 펄쩍 뛰는 소리를 들었다. 〈바람의 검심〉 주인공이 쓰는 검술이잖아. 익숙한 단어가 반가운데 알은척했다간 왠지 뻘쭘해질 것 같았다. 입이 근질근질한 가운데 토끼처럼 귀만 쫑긋거렸다. 그래도 좋다. 사회생활에서 쪼그라드는 어른들에게도 신나서 껑충 뛰어오를 유치함이 있었으면. 그들이 검도장에서만큼은 자기 자신을 활짝 펼쳤으면. 그걸 로망이라 부르든 또 다른 이름으로 부르든 간에.
---「다 큰 어른에게도 로망은 필요해」중에서

후배들은 밀물과 썰물처럼 밀려왔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뒤따라오는 사람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도 더 나이를 먹으니 어쩐지 지쳐갔다. ‘그래, 나나 잘하자’ 하는 생각에 반쯤 마음을 내려놓는 일도 자연스러웠다. 그럼에도 후배가 생기면 당황스러우면서도 좋다. 나는 그들에게 그간 쌓은 지식을 안내하거나 그간 겪은 경험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안내해줄 수도 있을 테다. 후배들이 가진 게 체력과 열정이라면 나에겐 경험이 있다.
---「열정과 경험을 교환하다」중에서

죽도로 흠씬 두들겨 맞는 순간이 와도 마음을 비우고 싶다.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벽처럼 무너진다면 좀 더 회복 탄력성이 생기기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깨지고 또 새로워질 수 있기를. 잘되지 않지만 꼭 잘되는 것만 바랄 필요는 없지 않을까. 부서짐과 단단해짐의 반복, 그 어디쯤에서 일희일비하지 않는 단단한 마음을 얻을지 모르니까.
---「도장 깨기의 나날」중에서

검도 자체로도 얻은 것들이 있다. 검도를 하면서 익히게 된 기술, 함께 수련하는 도반, 시합이나 승단 등 성장의 이정표 같은 관문을 넘나들며 갖게 된 성취의 기억. 수련 경험이 나를 더 나은 인간으로 만들었을까. 꼭 그렇진 않겠지. 하지만 적어도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할 때 조금 더 덜 망설이며 뛰어들게 만들지 않았는지. 그 시도를 통해 또 새로운 일상을 가꿀 수 있게 도와준 건 아닌지. 그 정도의 감으로 스스로의 수련 생활을 돌아본다. 겁 많은 나. 자기 실력을 못 믿는 나. 마음이 약한 내게 검도가 그리 잘 맞는 옷은 아닐지 모른다. 그래도 함께해온 시간만큼 검도에 맞아 들어가는 내가, 또는 때로 검도 자체가 나에게 맞춤옷처럼 맞아 들어간 시간이 되었을 거라 믿어본다.
---「에필로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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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몰한 사람을 본다. 좁힌 미간, 우스꽝스러운 입매에 짓궂은 웃음이 나다가, 순간 초점이 한곳으로 모인다. 골몰한 사람의 윤곽이 또렷해진다. 진지함이 전해지고, 괜히 함께 마음을 다잡는다. 『매일 수련 마음 단단』에는 그런 전이가 있다. 검도 수련이 건네는 묵묵한 힘이 있고, 생활을 닦아내는 단정한 기록이 있다. 그리고 동료가 있다.
- 쩡찌 (『땅콩일기』의 저자, 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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