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09월 1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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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08쪽 | 730g | 153*224*25mm |
ISBN13 | 9788998120832 |
ISBN10 | 8998120836 |
발행일 | 2022년 09월 1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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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08쪽 | 730g | 153*224*25mm |
ISBN13 | 9788998120832 |
ISBN10 | 8998120836 |
서론 1부 경작의 탄생 1장 음식-두뇌 피드백 고리 2장 토양과 문명 3장 농업의 세계화 4장 기근의 발생 5장 미국식 농법 2부 20세기 6장 농장과 공장 7장 더스트볼과 불황 8장 음식과 브랜드 9장 비타민 열풍과 ‘농장 문제’ 10장 콩, 닭고기, 콜레스테롤 11장 정크푸드 강요 12장 녹색 혁명이라는 것 3부 변 화 13장 저 항 14장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15장 앞으로 나아갈 길 결론 : 우리는 모두 먹는 존재다 감사의 말 미주 참고 문헌 색인 작가 소개 |
농업의 시작은 혁명일까, 재앙일까? 농업의 시작은 역사에서의 가장 큰 전환점이라 해도 무색하다. 농사의 시작으로 인간의 생활은 완전히 바뀌었다. 농작물을 생산해 엄청난 경제 성장을 이루기도 했으며, 현재 우리는 여러 종류의 음식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농사로 인해 잉여 생산물이 발생함에 따라 사유 재산이 생기고, 서로 더 많이 갖기 위해 빼앗고 전쟁하며 고통이 생겨났다. 게다가 생산성과 경제성에 중점을 둔 농업은 완전히 산업화되었다. 이는 토지를 망가뜨리고, 전통적인 농업을 이어가던 농부들의 생계를 위태롭게 했으며, 노동자를 혹사시켰다. 결국 황폐화된 땅을 벗어나 새 경작지를 구하기 위해 타국을 식민지로 만들어 버린다. 산업형 농사가 시작되고 엄청난 양의 생산물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굶주리고 고통받는 사람들은 더욱 늘어났다는 사실이 믿기는가?
이 책에서는 정크푸드로 대표되는 현재의 음식 시스템의 문제점을 짚어 본다. 하지만 현대의 문제를 논하기 이전에, 이 책은 우리의 원시 조상들이 생존을 위해 주변 환경에서 먹을 것을 구하던 때부터 지금까지에 이르는 음식의 역사를 낱낱히 살펴 본다. 거대 식품 기업은 환경이나 영양 잡힌 식단을 파괴해 가며 이윤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결과물은 대표적으로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정크푸드나 초가공식품이다. 또한 거대 기업들의 탐욕은 산업적 동물 생산과 산업형 어업, 산업형 농업을 넘어 정크푸드의 확산을 불러오고 유기농에 대한 관심마저도 산업화시켜 버렸다. 이러한 움직임은 기후 위기를 초래하는 데 큰 기여를 했고, 사람들에게는 배부르지만 (영양가적으로)배고픈 식단을 선사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에서는 엄청난 환경 오염이 일어나고 있다. 일회용품이나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무색하다 느껴질 만큼. 하지만 좌절하고 포기하면 안 된다.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음식 시스템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려는 집단적 움직임 또한 존재한다! 작가는 이 책에서 현 음식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할 뿐 아니라 새롭고 긍정적인 음식 시스템으로의 변화를 장려하며 이를 실현 가능케 할 단서를 제공한다. 여기에는 우리의 집단적인 관심과 노력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세상의 모든 것은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 음식과 인간과 자연의 관계 또한 당연하다. 우리가 집단적으로 격렬하게 음식 시스템의 변화를 갈구하다보면 음식 산업에도, 자연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올 수 있을 거란 희망이 든다!
"You’re not an environmentalist if you eat meat."
영화 <아바타>, <터미네이터> 등으로 유명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말이다. 비거니즘을 실천하며 환경운동가로 살아가고 있는 그는, 육식을 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환경운동가가 아니라고 일침을 놓는다. 육식으로 촉발되는 공장식 축산과 탄소배출, 기후 변화 등이 환경파괴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뉴욕의 요리연구가이자 칼럼니스트인 '마크 비트먼'의 책 <동물, 채소, 정크푸드>도 카메론의 말과 일맥 상통한다. 비트먼은 책에서 "정크푸드는 음식 그 이상이다"(p.16)며 포문을 연다. 그는 책에서 고대의 수렵생활부터 관개시설의 발달, 그리고 맥도날드를 한 축으로, 정크푸드를 탄생시킨 '농업'의 역사를 짚어내며 인간 생존을 위한 '먹거리'가 어떻게 사유화되고 변질됐는지를 설명한다. 이렇게 장기적이고 복잡하게 얽힌 과정들이 종국에는 '대기업의 이익'으로 연결되며 빈부격차와 불평등을 야기하고, 인간의 안녕을 해치는데 일조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저자는 영국 점령 하에서의 아일랜드 농업의 변화를 언급하며 '아일랜드의 감자 기근'을 설명하는데 여기서 독자들은 독특한 관점을 확인할 수 있다. '감자'는 전 지구적 식량으로 발전했으나, 오히려 이것이 인류에게 '태부족'을 낳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을 먹여 살리기 위한 근간이었던 '농업'이 단일 농작 형태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자본주의와 결합해, '자본화'가 될 수 있는 잉여 농산물 - 정크푸드, 동물 사료 등 - 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감자는, 인간 생존을 위한 식품이라기보다 제국주의와 식민주의가 촉발한 시장에 '팔기위한' 상품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역사적 맥락을 짚어낸 비트먼은 결국 '정크푸드' 산업이 되어버린 식품(p.275)을 지적한다. 인간이 섭취하는 음식의 60% 이상이 가공식품에 해당하며 이는 칼로리는 배로, 영양가는 절반으로, 그러나 체중은 (평균)9kg가까이 증가시켰다고 말이다. 하여 요리연구가인 그는 '정크푸드'는 과거 사람들이 '음식으로 대우하지 않을 음식'이었다고 강조한다. 인간을 살리는 '음식'이라기 보다 '대기업의 이익'을 위한 상품에 지나지 않는 다는 것이다. (환경까지 오염시키는!)
비트먼은 마지막에 식품 산업의 끔찍함을 더욱 강조한다. "매년 6,500만 마리의 송아지와 새끼 돼지가 거세되고, 보통은 마취제도 쓰지 않는다. 합법이다. 수의사의 치료 없이 아픈 동물을 죽게 내버려두는 일, 돌아설 수도 없을 정도로 작은 우리에 동물을 가둬놓는 일, 살아 있는 동물의 가죽을 벗기는 일. 모두 합법이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작가 조너선 새프런 포어의 편지글을 "이 산업은 잔인함을 정의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p.364)을 인용한다.
비건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능한 채식을 지향하는 삶을 살려고 한다. 그리고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친환경 소재들로 만들어진 제품들을 구매하며 나름의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런데 의문이 든다. 카메론 감독이나 비트먼의 주장에는 백번 동의하지만 이 산업에 둘러쌓인 인류가 과연 이 길을 벗어날 수 있단 말인가? 수평아리, 돼지, 송아지의 죽음이 안타깝지만, 고기를 일절 끊는 것으로 '식품 산업'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단 말인가?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다함께'가 되는 그 날을 꿈꾸는 것만이 방법일까? 제임스 카메론이 인터뷰에서 저런 말을 남긴것도, 비트먼이 이런 책을 쓴 것도 모두 같은 맥락일테지만 말이다. 책을 읽으며 거대 산업을 벗어날 수 없다는 답답함이 새삼 크게 느껴졌다. 농업의 역사부터 동물사육, 정크푸드 산업의 연결고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환경과 지속가능한 삶을 지향하는 분들에게 다시 한번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책이다.
산업 혁명 이후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짐으로써 빈곤의 위험은 감소되었지만 음식 시스템은 이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공장식 가축 생산 시스템, 제초제와 GMO로 오염된 농산물, 온갖 식품첨가물과 화합물로 범벅이 된 가공식품 등 우리 식탁 위에 오르는 음식이 안전하지 않다는 증거가 밝혀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정크푸드는 빠르고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지만 건강한 식사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우리를 죽이는 음식 시스템에서 벗어나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은 우리를 위협하는 음식 시스템을 고발하며 상당히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다. 거의 르포 수준으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을 살펴본다. 거대 식품 회사의 노동 착취와 농업 관행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5장부터는 이전까지 다뤘던 어두운 측면 대신 농업 혁신을 이끌고 더 나은 음식을 만들기 위한 긍정적인 변화에 서술하고 있다. 사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화화 물질과 살충제 같은 물질을 대안적인 방법으로 바꾸는 노력만으로도 큰 성과를 이룰 수 있다.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퇴비, 피복 작물, 윤작, 혼작 등을 하며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농작물을 직거래 방식에 따라 소비자와의 거리를 줄이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한 동물 복지를 시행하여 스트레스 없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줌으로써 음식 시스템의 선순환을 이루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먹는 행위는 농사짓는 행위다"라는 웬델 베리의 말처럼 우리가 먹는 음식에 따라 건강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식은 정치적으로 이용되기 쉬운데 빈곤할수록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질 떨어지는 음식을 섭취해야 하는 것은 과연 옳은 일일까? 선택지가 없으니 한 끼를 대충 라면이나 더 낮은 가격의 음식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이상적인 것은 모든 사람이 지불 능력과 상관없이 저렴하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다. 농약을 치지 않고 재배한 채소를 텃밭에서 마음껏 먹는 자급자족의 생활을 모두가 누릴 수 없으니 세계 음식 시스템을 움직이는 거대 푸드 회사가 기존 음식 시스템을 바꾸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저장 기간을 오래 늘리기 위해 온갖 화학첨가물로 만든 제품을 아무 의심 없이 구매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 심각성과 함께 여러 가지 생각이 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