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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가슴곰과 함께 살기

: 사람과 곰 그리고 지리산이 함게 쓰는 생태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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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84쪽 | 328g | 153*224*20mm
ISBN13 9788994242835
ISBN10 89942428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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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반달가슴곰과 인간의 공존을 위하여 4

1부 똥이 전하는 반달가슴곰의 사생활

똥에 담긴 수십 가지 정보를 파헤쳐라 14
야심만만 탐지견 프로젝트 20
반달가슴곰의 연약한 소화기관 26
반달가슴곰은 편식쟁이 33
가계도의 빈칸을 메꾸다 38
박사의 노트 1. how to 똥 도감 제작법 44
박사의 노트 2. 곰의 기원과 진화 46
박사의 노트 3. 반달가슴곰의 세계 분포 48

2부 지리산의 품으로 돌아온 반달가슴곰

단군신화가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52
한반도의 곰들은 어디로 갔을까? 56
아! 그대 이름은 야생동물 61
사람보다 먼저 건넌 철조망 66
인간에 길들여진 천왕이 70
우리나라에 온 걸 환영해 75
지리산에 부활한 반달가슴곰 80
박사의 노트 4. 반달가슴곰 복원 프로젝트 연대표 84

3부 자연의 섭리를 깨우쳐준 반달가슴곰

곰도 나무를 탑니다. 진짜로! 88
피해 갈 수 없었던 검은 손 94
울음소리가 메아리칠 때마다 98
마지막까지 낙엽을 모은 엄마 곰 104
곰에게 양보를 바라지 말 것 108
사람이 먼저냐? 곰이 먼저냐? 112
봄이 오기까지 나는 자고 있을 테요 118
반달가슴곰의 탄생부터 독립까지 124

4부 반달가슴곰과 인간의 해피 투게더

반달가슴곰이 돌아오는 중 132
일 년에 한 번은 봐야 하는 사이 138
반달가슴곰 행동권 조사 143
중국과 베트남의 곰 농장 149
철창에 갇힌 미소를 보면 155
곰이 사는 마을, 베어빌리지 162
반달가슴곰에 거는 희망 167

에필로그
끝나지 않은 반달가슴곰 이야기를 위하여 174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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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봤...!’ 아니 ‘똥 봤다!’
임금의 똥 버금가는 반달가슴곰의 귀한 똥


지리산 야생에서 반달가슴곰을 실제로 만나기란 쉽지 않다. 반달가슴곰을 직접 보고 싶어 지리산에 찾아갈 요량이면 아서라. 후각이 개의 7배 이상인 반달가슴곰은 사람이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면 재빠르게 도망가 몸을 숨겨버린다. 그렇기에 반달가슴곰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곰을 직접 마주하기란 쉽지 않다. 곰의 몸에 부착한 발신기를 추적하며 쫒아가도, 산속에서 시속 30~40km의 속도로 능선과 계곡을 종횡무진 누비는 반달가슴곰을 따라잡을 수 없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발견하기 쉬운 곰의 똥을 통해 그들에 대한 정보를 조사한다. 그들의 흔적인 똥은 많은 정보를 전달해준다. 똥을 발견하면 잘 말려서 도감(이른 바 똥 도감. 만들기 어렵지 않다. 만드는 방법은 책 44쪽에서 확인!)으로 만들어 연구자들의 교육과 훈련에 쓰이고, 건조한 똥으로 유전자 분석을 해서 어떤 것을 먹이로 하는지, 어떤 부모에게서 태어났는지 알아낸다. 사람만 똥에서 정보를 얻는 것이 아니다. 반달가슴곰도 배설물을 통해 서로 정보를 교환한다. 뛰어난 후각으로 똥의 주인이 어떤 곰인지, 어떤 먹이를 먹었고, 이 먹이를 어디에서 얻었는지를 학습한다.

‘숲의 농부’이자 반달가슴곰
지리산 숲이 푸른 이유


반달가슴곰에 대한 의외의 사실 첫 번째, 원숭이만큼이나 나무를 잘 탄다. 지리산에 살고 있는 반달가슴곰도 먹이를 구하고, 천적을 피하고, 휴식을 취해야 할 때 나무 위로 오른다. 곰은 나무를 오르지 못한다는 편견을 심어준 이솝우화에 수정이 시급하다. 반달가슴곰에 대한 의뢰의 사실 두 번째, 육식동물이 아니라 채식을 하는 잡식동물이라는 것이다. 지은이는 2009년 방송국 사람들과 함께 지리산에 오르면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홍시 더미를 보고 곰똥이라고 설명했더니 믿지 않는 눈치였다. 어쩌면 연어를 잡아먹는 곰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반달가슴곰이 주로 감을 비롯한 열매로 된 식물성 먹이를 먹는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곰은 개와 같은 조상에서 분화했기에 본래 육식을 하는 동물이었다. 반달가슴곰도 육식동물의 위와 소장을 갖고 태어났지만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식물성 먹이를 먹도록 진화한 것이다. 다만 육식동물의 내장기관으로 풀과 열매를 소화·흡수하려니, 대부분 소화가 덜 되어 씨앗이 똥으로 배출되고, 그렇게 나온 씨앗은 풍부한 유기물비료(똥)와 함께 풍성하게 싹을 틔운다. 반달가슴곰을 ‘숲의 농부’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달가슴곰은 먹이사슬에서 1차 소비자, 2차 소비자, 최상위자, 분해자 등 다양한 위치를 차지하며 자연생태계 유지와 생물다양성 보전에 기여하는 핵심종이다.

반달가슴곰을 누구보다 가장 가까이에서
울고 웃고, 복장도 터지던 나날들


2000년 반달가슴곰의 복원사업이 발족하고, 2004년 러시아에서 반달가슴곰의 새끼를 들여오면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었다. 러시아 외에도 우리 반달가슴곰과 유전자적으로 유사한 중국, 북한의 곰도 들여와 적응훈련을 거친 후 지리산에 방사했다. 방사된 반달가슴곰이 드디어 지리산에 적응하여 새끼를 출산하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지만, 밀렵도구인 올무에 걸려 고통에 신음하다가 결국 죽음에 이르거나, 혹은 사람이 던져주는 음식에 길들여지거나, 민가에 피해를 주는 등 결국 적응에 실패하고 회수할 수밖에 없었던 결과를 맞이하기도 한다.

반달가슴곰을 수월하게 찾기 위해 탐지견을 도입해보기도 하고, 반달가슴곰과 실랑이를 하다가 갈비뼈가 부러졌다는 지리산 처사의 황당한 전화도 받는다. 새끼 곰의 울음소리를 듣고 기뻐한 것도 잠시, 새끼를 위해 쉼 없이 낙엽을 주워 모으다 결국 탈진해버려 숨진 엄마 곰의 숭고한 모성애를 목격하기도 한다. 동물의 생태를 연구하고 보전하는 일은 보통 집념으로는 행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지은이는 인간의 이기심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들을 보호하려는 사명을 지고 지리산을 올랐다. 반달가슴곰을 살리고 지리산을 살리기 위해.

우리나라도 피할 수 없는 흑역사가 있다.
사육곰의 문제, 생추어리가 해답


곰의 사육이 합법인 나라는 2022년 현재 한국과 중국이다. 단군신화의 주역인 반달가슴곰의 가슴에 ‘빨대’를 꽂아 쓸개즙을 채취했던 흑역사를 우리나라도 피할 수 없었다. 평생을 철창 속에 갇혀 땅도 밟아보지 못하고, 먹는 거라곤 동물 사료나 사람이 먹고 남은 음식물찌꺼기가 전부. 좁은 곳에 오랫동안 살아온 스트레스로 인해 같은 행동을 반복하거나, 옆 철창의 곰을 공격한다.
지은이는 2008년 국내는 물론 외국의 곰 농장에 방문했다. 중국의 곰 사육장에서는 쓸개즙을 ‘위생적인 방법(북한의 과학자가 개발했단다)’으로 채취한다는 혼란스러운 논리를 접했다. 베트남의 사육장은 놀랍게도 도심에 위치했으며, 좁은 공간 속에 밀집되어 사육되는 환경에서 곰에 대한 복지는 찾을 수 없었다. 특히 그 당시 중국의 사육장에서는 안내판에 한글을 병기해 놓아 한국인 관광객이 얼마나 많이 방문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 국내에서의 사정과 마찬가지였다.

사육곰의 안타까운 사정이 널리 알려진 지금, 사람들은 이들도 지리산에 방사하면 되지 않겠냐고 반문한다. 그러나 사육곰은 반달가슴곰과 유전적으로 차이가 있는 혼혈 곰이다. 그렇기에 고유종을 복원하는 데 합류시킬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오랫동안 갇힌 공간에서 지내며 야생성, 생존력이 떨어져 있어 방사를 시킨다고 할지라도 적응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다행히 정부와 사육 농가 그리고 환경단체 등의 노력으로 사육곰이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생추어리가 전남 구례와 충남 서천에 만들어지고 있다. 또한 2026년부터 곰 사육을 금지하는 특별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다.

저 놈의 곰 vs 우리 산이랑 강이 보러 오세요!
지리산 의신마을의 변신


사람이 먼저냐, 곰이 먼저냐. 지은이는 복원하는 입장으로서 당연하게 ‘곰이 먼저’라고 말하지만 생태계 조절자인 곰이 없으면, 자연은 피폐해지고, 결국 사람도 살아가기 힘들어질 것이다. 지리산에서 사람과 반달가슴곰과 공존하기 위해서는 곰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연구자의 노력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협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지리산 인근 마을과 반달가슴곰의 접촉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피해보상과 협력이 반복되면서 점차 지역 주민들 시선에 이해와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반달가슴곰의 이름을 단 벌꿀, 쌀, 고로쇠 등 다양한 지역 특산품이 만들어졌고, 지역 경제에도 보탬이 되고 있음을 주민들이 공감하며 지지를 보태게 되었다.

지리산 골짜기에 자리 잡은 의신마을은 반달가슴곰 ‘산이와 ’강이‘가 그 마을로 이주하면서 ‘베어빌리지’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게 되었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는데, 그 중 반달가슴곰 체험프로그램은 곰을 통해 지리산을 바라보고,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방법을 찾는다. 매년 올무와 엽구를 회수하는 일도 주민들과 함께 실시하고 있으며, 반달가슴곰 명예보호원 제도도 만들어 선발하고 있다. 사람과 반달가슴곰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과정은 현재진행형이다. 반달가슴곰을 넘어서 이 땅에 살아가는 모든 생물과 인간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우리 관심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2022년 12월, 반달가슴곰은 속이 빈 고목나무, 바위굴, 토굴, 조릿대 숲속 등 쾌적한 잠자리를 찾아 한창 동면에 들어갔다. 그러면 반달가슴곰을 복원하기 위해 지리산을 쉴 틈 없이 누빈 연구자들은 내년 1월이 되면 태어날 새끼 곰의 울음소리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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