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12월 10일 |
---|---|
쪽수, 무게, 크기 | 168쪽 | 244g | 133*210*12mm |
ISBN13 | 9791157956654 |
ISBN10 | 1157956653 |
발행일 | 2022년 12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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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68쪽 | 244g | 133*210*12mm |
ISBN13 | 9791157956654 |
ISBN10 | 1157956653 |
추천사(김한민) 작가의 말 캐스트 〈도시로 간 처녀〉 각본 |
도시로 간 처녀
소설가 김승옥이 시나리오를 썼다는 것,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것도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썼다는 것이다.
내용은 시골에서 도시로 올라와 버스 안내양을 하면서 겪는 애환을 다루었다.
지금이야 상상이 되지 않겠지만, 한때 대중교통인 버스에 안내양이란 제도가 있어서 승객이 오르고 내리는 것을 도와주고 버스 요금도 받던 그런 시대가 있었다.
요즘이야 없어졌지만 그런 직업도 여성들을 위한 직업이었다.
이 시나리오는 그런 직업을 가진 여성들을 그린 것이다,
먼저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이문희, 장영옥, 박성애.
이렇게 3명이 주인공이고 그들을 둘러싼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을 둘러싸고 사건이 벌어지는데, 지금은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니 이 정도 소개하자.
안내양이 버스비로 현금을 받기 때문에, 그 현금을 제대로 입금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몸수색을 하는 것.
안내양의 불안한 지위를 이용하려 버스 기사가 못된 짓을 하는 것.
이런 내용을 소재로 한 영화였는데, 이 영화가 상영이 되자 큰 문제가 생겼다.
상영이 된지 일주일만에 전국자동차노조연맹과 아 연맹에 소속된 운전기사와 안내양 등 15만명의 명예를 손상시키고 인권을 유린했다는 이유로 문화공보부에 영화 상영 중지를 요청했다.
또한 200여명의 안내양들이 극장 앞에 모여 공개적인 항의를 했다. (7쪽)
대체 왜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여기 언급된 내용을 그대로 소개하자면 이렇다. 이런 내용이 문제가 된 것이다.
안내양과 유부남 기사가 동거를 한다든지
안내양과 여자 감독이 삥땅한 돈으로 뒷거래를 하고
삥땅을 하지 않는 안내양을 괴롭히고 겁탈하려는 악랄한 기사,
당시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안내양 삥땅, 이를 적발하기 위한 인권유린적 몸수색등
사회의 어두운 면을 소재로 한 영화였다. (8쪽)
결국 상영을 중단하고 상당 부분을 삭제한 후에 재심의와 관계자 회의를 거쳐 재상영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런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일을 고발하는 영화였는데, 그런 것들을 삭제하면 어떤 내용이 남게 되었을지 궁금해진다.
소위 말하는 알맹이는 다 빠지고 쭉정이만 남은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이런 대목은 살아남았을까?
차기사: 너하구 일하면 왜 그리 재미가 없냐
성애: (고개 숙이며) …
차기사: 이번 탕에 입금시킬 돈 얼마야
성애: 6천 5백원 좀 넘어요!
차기사: 아무리 막탕이지만 만 원은 넘었어! 이거 한번 세볼까!
[운전석 앞에 수북히 쌓인 성냥개비 꺽은 것을 보인다.]
성애: …
차기사: 넌 혼자서만 해먹는다는 소문 듣고 이걸로 손님 수를 세었어! (35쪽)
이제 다른 사건이다.
문희의 버스가 와서 선다. 손님을 내리고 태우려는데
차기사 : (소리) 문 닫아!
문희, 허겁지겁 올라타고 문을 닫는다.
달리는 버스 안
문희 울상으로 바라보는 차 기사의 뒷모습이 심술궂다.
결심하고 다가가서
문희 : 정차 시간 3분으로 돼 있잖아요.?
차기사 : 따지자는 거야
문희 : .....
입술만 깨문다. (71쪽)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까
입금실.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창구 밖의 문희에게
여직원 : 왜 이렇게 적어요
문희 : (울상으로) 탈 손님이 많은데도 기사님이 막 통과해버리지 않아요!
...
문희 : 삥땅한 거 아녜요. 믿어주세요. (72쪽)
그렇게 안내양을 골탕 먹인 다음에 은근히 수작을 부리는 차기사.
그 다음에 여관으로 유인하고 ......(이하 생략)
다시, 이 책은
이제 안내양 제도는 없어졌으니,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다른 직종 다른 곳에서 지금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 것이다.
해서 이 작품은 철 지난 게 아니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이 있었다는 것, 역사적 기록물로 남을 것이고, 또한 앞으로 어떤 형태로든 모습을 바꿔 일어날지도 모를 그런 일에 경계가 된다는 점에도 의의가 있다.
그래서 저자는 말한다.
이제는 안내양이니 삥땅이라는 단어 자체를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을 만큼 시절이 좋아졌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에서 주인공 문희를 통해 말하고 있는 부조리, 불합리, 인권유린, 고용착취 등 80년대에 우리 사회가 안고 있던 고질적인 문제까지 없어졌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8쪽)
칠판 앞에서 강의하고 있는 선생, 그리고 열심히 듣고 있는 아가씨들 틈의문희,시선을 창밖으로 돌리면 부감되는 거리를 질주하는 버스들. (-15-)
스피커에서 25호차 발차해요! 25호차...!
깜짝 놀라는 문희 ,식사를 중단하고 벌떡 일어나서.
문희(주인에게) 아저씨! (먹다 남긴 밥상을 가리키며) 이대로 놔둬요! 이따 와서 먹을 거예요!
뛰어나간다. (-54-)
안내양들 환호성 울린다. 김 기사의 기타 반주에 맞춰 노래하는 영옥. 텔레비를 보며 박수로 박자를 맞추며 합창하는 안내양들. 껴안고 스텝을 밟은 아가씨들도 있고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열심히 부르는 게 코믹하게 보이는 아가씨도 있고 괜히 감격하여 눈물을 글썽이며 노래하는 아가씨도 있었다. 직장의 즐거운 한때다. (-102-)
대표저서 무진기행으로 대표하는 작가 김승옥의 오리지널 시나리오 『도시로 간 처녀』를 읽게 되면, 1980년대 초, 우리 한국 사회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시나리오 『도시로 간 처녀』와 영화 『도시로 간 처녀』를 본다면,감성적이면서, 낭만적인, 순수한 영화 스토리를 감지하게 된다. 실제로 집 앞 마을 공동터에서 빨랫비누로, 직접 손읊 호호 불면서, 빨래를 했던 그때의 향수, 직접 돈을 벌러, 도시로 도시로 가야 했던, 시골 처녀들의 일상이 오롯히 느껴지며,버스 안내양의 희노애락을 깊이 느끼게 된다.택시 기사가 되는 것이 성공으로 인식되었던 그 시기였다.
버스안내양의 몸수색이 다반사였으며, 고학생이었던 문희의 애인 광석, 돈을 벌기 위해서,중학교 중퇴를 할 수 밖에 없었던 문희는 조금씩 조금씩 광석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고학생이면서, 잡상인이었던 광석, 순수하고, 돈에 있어서는 철두철미하고, 바른 길을 걸어가는 문희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으며,부끄러움을 스스로 느끼고 만다. 문희는 때로는 돈이 없는 이들을 대신하며 ,밥값을 지불하기도 하고,베풀며 살아가고,이 영화는,이 시나리오는 1950~60년대에 태어난 이들, 버스안내양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었던 부모 세대에게 그때의 순간을 찰나에 대해 새록새록 느끼게 한다.특히 버스안내양과 버스 기사 간의 밀고 당기는 여러가지 모습들, 하루 내내 버스에서 타고 내리면서, 승객에서 버스비를 받아야 했던 그 때 당시의 추억들이 오롯이 느껴진다. 물론 20세기 끝무렵, 시외버스를 탈 때면, 잡상인이 혁대 나 생활용품을 들고 팔았던 것은, 1980년대 초반 우리 사회가 버스에서 물건을 팔 수 있도록 허용했기 때문이다. 3부 이자, 4부 이자가 통했던 그 때 당시, 물론 그러한 모습은 지하철, 기차 안에서도 관행적으로 나타나곤 했으나,우리 사회에서 인권에 대해서 의식 수준이 높아짐으로써 제도적으로 바꿔 나갔다.
오늘 읽은 책의 제목은 <도시로 간 처녀>입니다.
<무진기행>의 김승옥 작가님 작품이구요, 각본집입니다.
당시 심심찮게 거론되던 시내버스 여자 차장들의 대우와 인권문제 및 버스 회사의 상습적인 횡포를 다뤄 상영중단까지 당한 "사회고발 문제작"이라는 띠지의 문구를 보고.. 더욱 기대가 되었습니다.
함께 읽어볼까요
(1981년 개봉된 동시녹음 영화로 처음엔 대종상 작품상 후보에까지 올랐으나 상영 일주일만에 한국노총에서 운전기사 및 안내양 등 15만명의 명예손상 및 인권유린 이유로 상영중지를 요청해 상당 부분 삭제 후 재상영되는 우여곡절을 거쳤다고 하네요)
이야기의 주인공은 버스 안내양들입니다.
문희는 서울로 막 상경해 버스회사에 취직하게 되었죠. 그녀는 정직하게 일하기로 다짐합니다.
그리고 사랑까지도 당찬 영옥, 유부남 기사를 사랑하고있습니다.
그와 함께 택시를 사서 미래를 꿈꿔보기도 하지만...
아기 젖꼭지를 물어야 잠들수 있는 여린 성애, 버스를 타고 다니는 남학생을 좋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세명이 기숙사에서 동거동락하며 안내양으로 일하고 있지요.
이곳엔 모두 문희같은 안내양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함께 삥땅을 치거나, 삥땅 친 돈으로 뒷거래를 하거나,
삥당을 차지 않는 안내양을 괴롭히거나 겁탈하려는 악랄한 기사도 있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회사 측이 안내원 기숙사를 뒤지고 사물까지 수색을 하며..
심지어 치욕적인 몸수색 까지 행하게되는데..
과연 이러한 부조리, 불합리, 인권 유린, 고용 착취는 언제 어떻게 사라질 수 있는 것일까요..
그 여정과 대답을 고민하게 만드는 글이었습니다.
당시 1980년대에서 지금 2020년대 이르기까지 경제가 발전하고, 민주주의가 자리잡고, 인권 의식과 노동 환경이 많이 개선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지금 이순간 아직도 어느 곳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 관심을 가지고 연대의 목소리를 높여야겠다고 다시금 다짐하게 되네요.
사회의 어두운 면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이것을 과감하게 고발하는 문학의 역할을 해낸 작품이기에 많은 분들이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영화 <명량>, <한산>의 김한민 감독님의 "한국영화를 사랑하고 공부하는 이들에게 소중한 길라잡이가 되길" 바란다는 말처럼 스토리 구성, 전개, 전달하고자하는 메시지가 분명한 이 작품을 영화를 좋아하시고 공부하고 계신 분들께도 강력추천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