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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 죽음조차 희망으로 승화시킨 인간 존엄성의 승리

[ 양장, 개정판 ]
리뷰 총점9.5 리뷰 378건 | 판매지수 6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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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434g | 142*206*20mm
ISBN13 9788936811532
ISBN10 893681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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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소 생활을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들은 수용소 생활에 대해 그릇된 생각, 즉 감상이나 연민을 갖기 쉽다. 하지만 밖에 있던 사람들은 당시 수감자 사이에서 벌어졌던 생존을 위한 치열한 싸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모른다. 그것은 일용할 양식과 목숨 자체를 위한 투쟁이자 자기 자신과 사랑하는 친구를 구하려는 피비린내 나는 투쟁이었다. 일정한 수의 수감자를 다른 수용소로 이동시킨다는 공식 발표가 났을 경우를 살펴보자. 그러면 사람들은 최종 목적지가 당연히 가스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감자 중 병에 걸렸거나 쇠약해서 일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을 뽑아 가스실과 화장터가 있는 큰 수용소로 보내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대상자를 가리는 과정이 곧 수감자 사이에, 혹은 수감자 집단 사이에 벌어지는 무차별적인 싸움의 도화선이 된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희생자 명단에서 자기 이름이나 친구 이름을 지우는 것이다. 한 사람을 구하려면 다른 사람을 희생시켜야 한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수송을 할 때마다 인원은 정해져 있었다. 수감자에게는 모두 번호가 있었고, 그들은 번호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했다. 때문에 누가 수송되느냐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수용소로 들어올 때 ― 적어도 아우슈비츠에서는 그랬다 ― 수감자 신상을 적은 기록은 소지품과 함께 압수됐다. 따라서 수감자는 가짜로 이름이나 직업을 댈 수 있었으며, 여러 가지 이유로 실제 그렇게 하는 수감자들이 많았다. 수용소 당국이 관심을 갖는 것은 잡혀 온 사람들의 번호였다. 이 번호는 수감자의 살갗에 문신으로 새겨지거나 바지나 윗도리 혹은 외투에 수놓아졌다. 감시병이 어떤 수감자를 벌주고 싶다고 생각하면 그저 그 번호를 힐끗 보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그 눈초리를 얼마나 무서워했던가! 그는 절대로 이름을 물어보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제 곧 수송될 처지에 놓인 수감자를 살펴보자. 그들에게는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문제에 관심을 기울일 여유가 없고, 또 그러고 싶은 생각도 없다. 모든 사람들이 오로지 한 가지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다. 집에서 자기를 기다리고 있을 가족을 위해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 아니면 이제 곧 끌려갈 친구의 목숨을 구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그래서 주저하지 않고 자기를 대신할 다른 사람, 즉 다른 ‘번호’를 수송자 명단에 집어넣는다. 앞에서 말했지만, 카포는 인간의 부정적인 측면을 기준으로 선발한 사람이다. 수감자 중에서 가장 성질이 난폭한 사람에게 이 일이 돌아갔다. 운 좋게 가끔 예외적인 경우도 있었지만, 나치 대원이 행하는 카포 선발과는 별도로 수감자 사이에서도 시시때때로 자체 선발이 행해지고 있었다.

이 수용소에서 저 수용소로 몇 년 동안 끌려다니다 보면 결국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양심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사람들만 살아남게 마련이다. 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었다. 자기 목숨을 구하려고 잔혹한 폭력을 일삼고 도둑질을 하는 건 물론, 심지어 친구까지 팔아넘겼다. 운이 아주 좋아서였든 아니면 기적이었든 살아 돌아온 우리들은 알고 있다. 우리 중에서 정말로 괜찮은 사람들은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는 것을…….
---「제1부 강제 수용소에서의 체험 - 치열한 생존 경쟁의 각축장」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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