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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와인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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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358g | 135*200*20mm
ISBN13 9788932322544
ISBN10 8932322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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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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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에는 내가 바라는 그 모든 것이 다 있었기 때문이다. 와인은 인간이 만들고 다져온 역사와 예술, 그리고 숭고한 노동의 집약체다. 그 속에는 수많은 사람과 이야기가 있어 지루할 틈이 없고 결과적으로는 나를 겸손하게 만들었다. (적당한 취기에서 오는 유연함은 그중 가장 위대한 덕목이다!) 프랑스에서 와인을 공부하면서 나는 와인과 관련한 많은 ‘사소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머리말」중에서

겨울의 한가운데다. 나에겐 이제 한글로 번역된 친절한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이 있고, 마트에서 산 저렴하면서도 질 좋은 메를로 와인이 있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적당히 구색을 갖춘 향신료도 있으니 축축했던 지난 겨울날들을 추억할 뱅쇼를 만들 준비가 끝났다.
---「겨울, 눈, 애거서 크리스티 그리고 뱅쇼」중에서

와인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당신은 레드 쪽이냐, 화이트냐 하는 질문을 곧잘 받는가 보다. 대학에서 강의하는 과학자 이자 소믈리에인 파브리지오 뷔셀라Fabrizio Bucella 라는 사람은 한 잡지의 칼럼에 이러한 질문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았다. 화이트 와인의 제조 과정이 레드 와인과 비교하여 얼마나 섬세하고 까다로운 작업인지, 그리고 레드 와인 없는 식사가 얼마나 공허한지에 대해 설명하고, 취하면 됐지 무슨 와인인지가 뭐가 중요하냐며 사랑하면 됐지, 어떤 여자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짓궂은 농담까지 덧붙였다. 술과 사랑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아닐 수 없다. 나로 말하자면 한겨울에는 역시 레드다. 빨갛지 않은가!
---「12월의 빨강」중에서

그런데 와인의 단맛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달콤한 와인 이라고 해서 와인에 설탕을 들이붓지는 않는다는 건 모두 알 것이다. 와인의 당도는 효모가 당분을 알코올로 전환하는 발효 과정에서 좌우된다. 단맛을 잔당Residual sugar 이라고 하는데, 잔당은 발효가 끝난 와인 안에 발효되지 않고 남아 있는 포도의 당분을 말한다. 대개 리터당 4~9g의 잔당을 가지고 있는 와인은 드라이하다고 하며 스위트 와인은 보통 35g 이상의 잔당을 함유하고 있고, 그 중간 정도의 잔당을 가진 와인은 오프드라이off dry로 분류된다.
---「달달한 레드와인으로는 뭐가 있어요?」중에서

샴페인은 언제부터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특별함의 아이콘이 되었을까? 샴페인의 유래가 된 프랑스 샹파뉴 지방은 사실 와인보다는 울 섬유 산업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그 지역의 와인이 한때 울 산업을 프로모션하기 위해 덤으로 끼워주던 증정품에 불과했다는 사실은 오늘날 승리와 럭셔리의 상징인 샴페인의 이미지와 너무도 다르다. 샹파뉴 지역이 포도 재배지 중 프랑스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것을 감안하면 분명 훌륭한 와인을 만드는 데 적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후의 샴페인 역사를 들여다보면 영리한 마케팅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샴페인 따는 날」중에서

‘새로운 음식을 발견하는 것은 새로운 별을 발견하는 것보다 인간의 행복에 더 큰 기여를 한다.’ 이제는 치즈의 이름이 된, 브리야 사바랭의 수많은 미식에 관한 명언 중 하나인데 우주를 탐구하는 천문학자도 과연 이 말에 공감을 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가 새로운 별을 발견할 수는 없을지언정 새로운 맛을 발견함으로써 새로운 문화를 느끼고 이해할 수는 있다. 그 문화에 다가가 함께 어울릴 수 있다는 뜻이다. 나의 틀을 벗어나 넓어진 시야만큼 더 커진 삶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고 하면 너무 과장된 말일까?
---「치즈가 있는 와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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