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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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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년 12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349쪽 | 564g | 140*215*28mm
ISBN13 9791188635726
ISBN10 1188635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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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는 ‘문명의 상징’과도 같은 물질이다. 그도 그럴 것이, 유리가 없다면 건물 안으로 빛을 끌어들이는 창문이나 유리 전구를 만들지 못해 어두운 곳에 틀어박혀 지내야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유리가 없다면 와인잔 같은 유리잔도 만들지 못해 음주 문화를 향유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게다가 망원경이나 현미경 등의 도구도 발명되지 않아 지동설 같은 획기적인 과학이론이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며, 연쇄상구균·포도상구균 등의 병원균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카메라가 발명되지 않아 로버트 카파(Robert Capa, 1913~1954)나 유진 스미스(W. Eugene Smith, 1918~1978) 같은 사진가의 작품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유리가 발명된 것은 언제, 어디에서일까? 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라고 한다. 그 시대 사람들은 처음에 보석의 모조품으로 일종의 구슬 같은 것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무역을 통해 이집트까지 전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유리를 발명한 이들은 메소포타미아인일까, 이집트인일까?」중에서

한번 생각해보자. 상상도 하기 힘들 정도로 먼 옛날, 오늘날처럼 다이너마이트 같은 폭약도, 포클레인도, 돌 절단기도 없던 시대에 피라미드를 건설하는 데 필요한 석재를 어떻게 잘랐을까? 과연 어떻게 그 거대한 석재를 원하는 크기로 자를 수 있었을까? 학자들이 오랜 연구를 통해 지금까지 밝혀낸 비밀은 다음과 같다. 먼저 송곳으로 거대한 석재에 잘라내고자 하는 곳에 일직선으로 많은 구멍을 뚫는다. 그런 다음 그 구멍에 나무 막대기를 꽂고 물을 붓는다. 그 상태로 한동안 두면 나무 막대기가 부풀어 오르고 팽창하면서 그 구멍을 따라 석재를 갈라놓는다. 이를 화학적으로 설명하자면, 바짝 마른 나무 막대기 내부에 남아 있는 여러 가지 성분의 분자를 희석하고자 물이 표피에서 내부로 흘러들어가는 현상이다. 이를 ‘침투’라고 한다. 이때 발생하는 물이 흘러들어가려고 하는 압력, 즉 침투압이 매우 크기 때문에 단단한 석재도 쪼갤 수 있는 것이다. 단, 나무 막대기 수가 충분히 많다는 전제 하에 말이다.
---「돌 절단기 등의 도구가 없던 4,500년 전 이집트인은 피라미드 제작용 석재를 어떻게 잘랐을까?」중에서

뿔고둥에서 추출한 보라색 염료는 비할 바 없는 귀중품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염료 1.5그램을 얻으려면 뿔고둥 1만 2,000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어렵게 생산한 보라색 염료는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훗날 고대 로마가 페니키아를 멸망시킨 뒤 로마인은 이 염료와 뿔고둥 요리를 즐겼다. 강력한 권력자이던 율리우스 카이사르(Julius Caesar, 100~44 BC)는 사실상 황제나 다름없던 자신과 자신의 핏줄을 이어받은 사람만 보라색 염료로 물들인 토가를 입을 자격이 있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카이사르의 연인이던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여왕 전용 군함의 돛을 보라색으로 물들였다. 이렇듯 보라색은 고대 로마 시대에 고귀한 신분을 드러내는 상징색이 되었다.
---「보라색 염료 1.5그램을 얻는 데 뿔고둥 1만 2,000개가 필요했다는데?」중에서

물질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초등학생도 쉽게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기초적인 지식이다. 그러나 물질이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이 상식으로 자리 잡은 지는 고작 10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실제로 20세기 초엽에는 노벨상을 수상할 정도로 권위를 가진 과학자 중에도 “원자 같은 것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라며 원자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이 많았다. 만물을 만드는 입자(원자)라는 개념이 인류 역사상 최초로 등장한 때는 언제일까? 놀랍게도 고대 그리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400년 무렵, 그리스 압데라라는 도시에 데모크리토스(D?mokritos, c. 460~c. 370 BC)라는 유쾌한 성격의 철학자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데모크리토스는 스승 레우키포스(Leukippos, ?~?)와 함께 바닷가에 나갔다. 그곳에서 그는 머릿속에 흥미로운 생각을 떠올렸다. ‘만물은 이 모래처럼 아주 작은 뭔가가 모여서 만들어진 게 아닐까? 더는 나눌 수 없는 궁극의 입자(원자)가 존재하며, 그 입자가 만물을 형성하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획기적이고도 위대한 발상이었다. 그는 그 궁극의 입자를 ‘아톰(atom, 원자)’이라고 불렀다. 이는 그리스어에서 ‘~하지 않다’라는 부정적 의미의 접두어 ‘아(a)’와 ‘자르다’라는 의미의 ‘템네인(temnein)’으로 구성된 ‘아토모스(atomos, ‘더는 자를 수 없다’라는 의미)’에서 유래한 어휘다. 어느 날, 데모크리토스는 치즈 냄새를 맡았다. 그는 이 현상을 “치즈 원자가 내 몸속으로 날아 들어왔기 때문에 치즈 냄새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치즈를 잘라서 나누고, 다시 잘라서 나누기를 반복하다 보면 결국 더는 자를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그것이 바로 원자다”라고 말했다.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가 “원자 같은 것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라며 그 존재를 부정했다고?」중에서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전략·전술의 천재였다. 그런 그는 페르시아 대군을 격파할 때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일화를 남기기도 했다. 페르시아제국에 발을 디딘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알렉산드로스는 자신의 군대를 부상병으로 보이게 하는 위장 전술을 펼쳤다. 어떻게 했을까? 그는 서양꼭두서니에서 얻을 수 있는 알리자린(alizarin)이라는 빨간색 염료로 병사들의 군복을 물들여 마치 피범벅이 된 것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페르시아군을 속인 것이다. 이에 페르시아군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군대가 약하다고 여겨 방심했다. 그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칠 알렉산드로스가 아니었다. 그는 적군의 허점을 찌르고 들어가 수적으로 훨씬 우위였던 페르시아군을 격파하고 값진 승리를 거두었다.
---「고대 그리스 세계의 뛰어난 ‘염색 기술’을 활용해 페르시아 대군을 격파하다」중에서

라부아지에는 루이 왕조를 대신해 대중에게 세금을 징수하는, 꽤 짭짤한 비즈니스에 손을 댔다. 화학 실험에 필요한 만만치 않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1789년에 프랑스혁명이 일어나고 흉작이 계속되면서 굶주린 사람들이 폭도로 변해갔다. 그 무렵 신성로마제국 수도 빈에서는 불세출의 천재 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35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 이름 모를 사람들과 함께 공동묘지에 매장되는 가혹한 운명을 맞이했다. 한데 같은 시기 프랑스에서는 또 한 명의 천재 라부아지에가 더욱 가혹한 운명을 맞이하고 있었다. 프랑스혁명의 광풍이 몰아치면서 대중의 분노가 왕을 대신해 세금을 징수하던 징세 청부업자들을 향한 탓이었다. 마침내 징세 청부업자 체포령이 떨어졌고 라부아지에 역시 구금당하는 일을 피할 수 없었다. 아내 마리안과 절친한 친구들이 백방으로 손을 써보았으나 소용이 없었다. 라부아지에는 혁명 법정에 끌러나가 사형 판결을 받았다. “우리 공화국에 과학자 따위는 필요 없소”라는 말과 함께. 1794년 5월 8일 오전 10시에 벌어진 일이다. 같은 날 18시 15분, 라부아지에는 콩코르드 광장으로 연행되었다. 광장에는 루이 16세(Louis XVI, 재위 1774~1792)와 마리 앙투아네트(Marie Antoinette, 1755~1793)를 비롯한 1,343명의 목을 자른 단두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라부아지에와 세금 징수원 28명은 차례차례 목이 잘렸고 그들의 몸통은 짐마차에 실려 황폐한 공동묘지에 버려졌다. 당시 처형 현장에 있던 프랑스의 천재 수학자이자 물리학자 조제프루이 라그랑주(Joseph-Louis Lagrange, 1736~1813)는 슬픔 속에서 하늘을 보며 이렇게 탄식했다고 한다. “그의 목을 자르는 데는 1초면 충분하지만, 그와 같은 두뇌를 가진 인물이 인류사에 등장하려면 적어도 100년은 걸릴 것이다.”
---「“공화국에 화학자 따위는 필요 없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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