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3년 01월 17일 |
---|---|
쪽수, 무게, 크기 | 288쪽 | 406g | 145*210*18mm |
ISBN13 | 9791140702589 |
ISBN10 | 1140702580 |
발행일 | 2023년 01월 1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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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88쪽 | 406g | 145*210*18mm |
ISBN13 | 9791140702589 |
ISBN10 | 1140702580 |
MD 한마디
평균 기대 수명이 80세를 넘었다. 왕성하게 활동하며 노년을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질환에 시달리며 거동이 불편한 사람도 있다. 이 책은 행복하게 노후를 즐기려면 지금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운동, 음식, 수면에서부터 마음 건강까지 노화를 늦추는 방법을 전해준다. - 손민규 인문 PD
머리말_한국 사회의 최대 위기, 우리는 빠르게 늙고 있다 자본주의의 편안함이 노화를 앞당긴다│가속노화의 고리를 끊어내는 시작점, 내재역량 관리│건강의 주체가 되는 선순환의 시작 1부 당신의 삶이 노화의 속도를 결정한다 _복잡적응계 ‘몸’ 이해하기 우리의 몸은 노화에 최적화되지 않았다 바뀐 게임의 규칙 그리고 몸의 변화│높은 혈당 변동성이 만들어내는 악순환 ‘쾌락 중독’은 어떻게 몸을 망가트리는가 도파민 신호는 빠르게 적응한다│쾌락의 총량은 늘릴 수 없다│도파민 리모델링을 시작하자 현대인의 뇌는 쉬는 순간이 없다 마음의 엔트로피가 높을수록 쉬지 못한다│디폴트모드네트워크 안정화시키기 고통을 피하려는 본능을 이겨야 한다 보상회로와 통증회로의 기묘한 관계│작은 고통을 피해 도망치면 더 큰 고통을 만난다 노화의 재설계, 습관부터 시작하자 잘못된 습관을 강화하는 보상부터 파악하라│불편한 것을 편안하게, 좋은 습관을 만드는 과정 삶의 내재역량이 높아야 노화의 가속도를 줄인다 스트레스를 감당하는 몸은 무엇이 다른가?│관리하기에 따라 낮은 내재역량도 끌어올릴 수 있다 성공적인 나이 듦을 위한 네 가지 기둥 삶을 이루는 요소, 도메인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다면적 내재역량 관리의 네 가지 축 2부 노화를 이기는 몸 _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첫 번째 기둥, 이동성 몸은 움직이도록 설계되었다 이동성을 방해하는 현대사회의 요소들│이동성 내재역량이 무너졌을 때│단 하나의 원칙, 운동과 이동을 분리하지 말 것 어떻게 운동해야 할까 그런 운동은 틀렸다│습관의 관성을 이길 줄 알아야 한다│올바른 운동의 파급효과 올바른 삶의 방향은 자세에서 시작된다 잘못된 자세에서 시작되는 악순환│노화를 이기는 자세습관 운동습관만큼 든든한 노후자산은 없다 운동의 과학적 효과│부작용 없는 치매 예방약 3부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무기, 마음 _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두 번째 기둥, 마음건강 마음을 놓치면 삶도 놓친다 마음이 하는 일│마음챙김의 과학적 효과│마음챙김으로 건강을 되찾는 법 몰입은 강력한 저속노화 인자 몰입을 방해하는 시대│몰입근력을 키울수록 휘둘리지 않는다│나에게 맞는 몰입환경 설계하기 잠이 부족하다면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초강력 가속노화 인자, 수면부족│어떻게 수면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건강한 노년은 세상의 욕망에서 자유롭다 끊임없는 비교는 미래의 자기를 위협한다│고요한 마음을 되찾아주는 세 가지 해독제 4부 나이를 먹으면 아픈 것이 당연하다는 착각 _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세 번째 기둥, 건강과 질병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 당신의 다이어트는 틀렸다│자연스러운 식욕인가, 인위적인 식탐인가?│탄수화물의 흡수 속도를 이해하라 │지속 가능한 노화 예방 식습관 술과 담배, 예외는 없다 흡연은 시작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담배보다 무서운 술│약간의 술은 정말 건강에 좋을까 당신은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다 보이는 대로 생각하는 인간│노화의 속도 조절을 한눈에 이해하는 사고실험 항노화요법이라는 거짓 신화 가짜 항노화요법들│동물에게서 효과가 입증된 방법들 5부 지혜롭게 나이 들기 위한 덜어내기의 기술 _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네 번째 기둥, 나에게 중요한 것 내재역량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 노후에 믿고 의지할 것은 내재역량뿐│사회적 고립을 막는 ‘내재역량의 균형’│지속 가능한 노년생활의 포트폴리오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 쓸모없는 것을 쓸모 있다고 우기는 소비자본주의│나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재화의 가치 재평가하기 사회적 노쇠에도 대비해야 한다 사치가 되어버린 사회자원│노년기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가상화된 관계│내게 맞는 건강한 관계를 찾아서 100세 시대, 돈은 필요하다 피할 수 없는 의료비 지출│돈에 관한 왜곡된 생각이 문제다│진정한 부의 체계는 내재역량에서 비롯된다 맺음말_요행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노화 다면적 노력이 평생 필요하다│지금이 가장 이른 때 참고문헌 |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것. 아마 모든 사람이 꿈꾸는 노년의 삶이 아닐까 싶다. 한편으로는 욕심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말을 바꾸어본다. 살아있는 동안만은 건강하게 살고 싶다고. 그 말이 그 말 아니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지만, 전자가 ‘오래 산다는 것’에 방점을 찍는다면 후자는 ‘건강하게’라는 말에 방점이 찍힌다. 오래 살고 못살고는 내 운명이라 생각하면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 대신 살아있는 삶만큼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고 싶다. 물론 그것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주위를 돌아보아도 이런저런 이유로 아픈 사람이 훨씬 더 많고 한,두 가지 약을 복용 하지 않는 사람이 드물 정도다.
나이가 들면 아픈 것이 정상일 수도 있다. 수억 년 동안 수렵채집인으로 진화해온 인간이 농경을 시작한 지는 만년이 채 되지 않았고, 지금과 같은 삶을 살게 된 지는 기껏해야 수백 년이 흘렀을 뿐이다. 진화의 시간으로 보았을 때 우리 몸은 아직 수렵채집에 적합하게 진화된 상태에 머물고 있지만, 수명은 거의 배로 늘었다. 나이가 들면서 몸의 여기저기가 삐끗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노화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노력으로 그런 노화를 늦출 수 있다고 한다. 노년내과전문의인 정희원 교수는 우리의 삶의 방식이 노화의 속도를 결정한다고 주장한다. 현대사회가 추구하는 불편을 최소화하고 행복을 최대화하려는 노력 자체가 노화를 가속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는 정희원 교수가 자신의 진료 경험 및 임상 연구를 토대로 지속 가능하게 나이 드는 방법에 대해 쓴 책이다. 그는 2015년 세계보건기구가 ‘얼마나 건강하게 나이 들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로 제시한 개념인 ‘내재역량’을 강화하는 4M 건강법을 구축하여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삶의 기능적 요소들을 종합하여 내재역량을 계발하고, 그로 인해 노화 속도를 늦추는 것이 가능하다고 그는 말한다.
만성질환은 평생동안 축적된 노화의 결과라고 한다. 그런 노화는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문제는 가속노화이다. 가속노화란 몸과 마음이 시간에 비해 더 많이 늙어가는 상황을 말한다. 하루가 지나면 24시간 만큼의 노화가 일어나야 하는데 24시간 이상의 노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체내의 모든 신호는 자극에 적응한다. 그리고 적응 현상이 진행되면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점점 더 많은 자극이 필요해진다. 이런 자극의 축적은 우리 몸의 내재역량을 떨어뜨리고 노화를 앞당긴다.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신체를 회복하게 만들고, 노화의 속도를 결정하는 근본적인 힘인 내재역량은 가시적인 건강지표뿐만이 아니라 휴식, 마음챙김, 인생의 목표와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변수 모두를 고려하는 지표라고 한다. 저자는 이런 내재역량을 구성하는 4가지 축으로 ‘이동성’(Mobility), ‘마음건강’(Mentation), ‘건강과 질병’(Medical issues), ‘나에게 중요한 것’(What Matters)을 들고 이를 4M 건강법이라 부른다.
‘이동성’은 신체기능, 즉 노화를 이기는 몸을 만들어주는 역량으로 에너지대사 체계의 건강 상태를 결정해서 노화 속도를 제어하고 정서와 인지에도 영향을 주는 요소이다. 현대인의 운동 부족은 이동성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라고 한다. 인지기능의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마음건강’의 기본은 몸안팎의 감각이나 호흡에 집중하는 것이며, 수면부족은 초강력 가속노화 인자라고 저자는 말한다. ‘건강과 질병’은 우리가 건강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을 바로잡아준다.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들과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이 사실은 우리 몸의 노화를 가속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진료 경험의 예와 함께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중요한 것’에서는 지혜롭고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한 덜어내기에 주목한다. 이 4가지 건강법은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저자는 단지 편안하고자 하는 습관을 교정하고 마음가짐에 따라 바로 실행에 옮기고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노화와 질병에 있어서는 요행이 있을 수 없다고 말하는 그는, 지속가능하고 성공적으로 나이 들고 싶다면 지금 바로 4M 건강법을 시작하라고 역설한다.
저자가 책에서 소개하는 4M 건강법은 대부분 우리가 알고 있지만 실행하지 못하는 것들이다. 물론 그중에는 치료제나 영양제, 항노화요법과 같이 전문가가 아니라면 그 효능을 알지 못하는 것들도 있다. 그렇지만 운동을 해야 하고, 정제곡물과 단순당이 몸에 해롭고,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해서는 금연과 금주가 필요하다는 것 등은 누구나 알고 있다. 단지, 순간의 불편을 참지 못해서 혹은 순간의 행복을 위해서 또는 아직 몸에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실행을 미루고 있을 뿐이다. 더욱이 시도 때도 없이 보고 들을 수밖에 없는 수많은 광고는 우리의 결심이 얼마나 단단한지를 끊임없이 시험한다. 그러나 ‘오래 사는 삶’이 아니라 ‘건강한 노년’을 꿈꾼다면 지금 당장 4M 건강법을 시작하라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의 문제점은 알지 못해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알면서도 안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자 정희원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전문의를 취득했으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에서 이학박사를 취득했다. 현재는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전문의로 재직 중이다.
저자는 노년을 건강하게 맞이하는 일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다. 핵심 목표는 삶의 기능적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내재역량을 계발하며 노화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목차는 ‘1부 당신의 삶이 노화의 속도를 결정한다, 2부 노화를 이기는 몸, 3부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무기, 마음, 4부 나이를 먹으면 아픈 것이 당연하다는 착각, 5부 지혜롭게 나이 들기 위한 덜어내기의 기술’로 되어 있다.
1. 가속노화와 내재역량
노화생물학자들이 꼽은 한국 최고의 위기는 ‘가속노화’다. 가속노화란 신체 기능의 노쇠화를 속도로 나타낸 생물학적 개념으로 자연노화보다 빠른 노화를 의미한다. 부족한 신체 활동, 불균형한 식사, 술과 담배, 비만 등 건강하지 못한 생활 습관이 가속노화를 가져온다.
내재역량(intrinsic capacity)은 세계보건기구가 2015년에 제시한 개념으로 얼마나 건강하게 나이 들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다. 내재역량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인 기능 요소 모두를 종합적으로 점수화한다. 질병 유무, 혈압, 운동시간 등 가시적인 건강지표뿐만 아니라, 적절한 휴식, 마음챙김, 인생의 목표와 자기 효능감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변수를 모두 고려하는 것이다. 삶의 요소를 다면적으로 관리해야 건강한 나이 듦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내재역량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생물학적 노화를 앞당기는 악순환, 곧 가속노화 사이클을 불러일으킨다.
2. 4M
삶을 이루는 여러 영역, 곧 도메인(domain)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내재역량의 주요 도메인으로는 이동능력, 인지, 정신적 행복, 활력, 감각기-시청각, 사회적·물리적 환경 등이다.
내재역량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접근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운 분류는 미국병원협회와 미국노인병학회 등이 만들고 보급한 4M이다. 4M은 이동성(Mobility), 마음건강(Mentation), 건강과 질병(Medical Issues), 나에게 중요한 것(What Matters)의 앞 글자를 땄다.
3. 이동성
노화를 늦추는 첫 번째 기둥은 신체기능, 활동, 운동을 포함하는 이동성이다. 이동성 도메인의 내재역량, 곧 신체기능은 에너지대사체계의 건강상태를 결정해서 노화속도를 제어하고 정서와 인지에도 영향을 주는 삶의 중요한 요소다. 특별히 장애가 없는 사람이라도 이 도메인의 성능이 어느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일상생활의 모든 움직임에 도움을 받아야 한다.
우리 몸은 생각보다 더 많이 움직이도록 설계되어 있다. 하루 20킬로미터를 걷고 뛰는 정도까지는 끄덕없다. 뛰면 무릎 연골이 닳아서 없어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물론 적절한 근골격계 내재역량을 갖추지 않고 몸이 가분수인 상태에서 견딜 수 없는 부하가 걸리면 관절이 손상된다. 하지만 근골격계 내재역량을 갖춘 상태에서 올바른 자세로 적절하게 달리면, 오히려 무릎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강화되면서 장기적으로는 관절의 마모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또, 우리 몸은 더 편하려고 안간힘을 쓸수록, 예컨대 더 비싼 의자를 사서 오래 앉아 있거나 가까운 곳도 차량을 타고 이동하려 할수록 미래에 더 많은 고통을 얻는다. 사실 매우 비싼 의자를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기업의 의도는 건전하지 않다. 몸이 망가질지언정 비싸고 편안한 의자에 더 오래 앉아 일을 더 열심히 하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를 뒤집으면, 단 하나의 원칙으로 이동성 도메인의 내재역량을 보존하면서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편안함을 얻기 위한 습관을 만들어낼 수 있다. 운동과 이동을 굳이 분리하지 않으면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동성 습관은 사회적, 환경적으로도 지속 가능하다.
사람의 근골격계는 ‘내구성과 성능이 좋은 교통기관’으로 설계됐다. 애초에 설계된 보폭과 걷는 속도에 따르면 사람은 1킬로미터를 10분 이내에 걸을 수 있고, 빠른 걸음으로는 7~8분이면 충분하다. 이 정도의 성능이면 서울 시내의 웬만한 도로에서 2킬로미터 이내는 버스나 승용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보다 걸어서 움직이는 것이 더 빠르다. 10층 이하는 걸어서 오르내려도 힘들지 않다. 사람마다 그리고 업무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수평과 수직 이동의 기본값을 ‘근육 사용하기’로 만들면 하루에 수백 킬로칼로리를 더 소모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를 최소한으로 이용하고 수평 이동에는 보행을 최대한 사용할 때, 스마트워치로 자신의 활동을 계산해보면 이것만으로도 하루 400~500킬로칼로리를 소모한다. 굳이 헬스장에 가서 트레드밀을 걷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전혀 몸을 쓰지 않던 사람들은 이동수단으로 몸을 사용하기 위한 내재역량 자체가 형성되어 있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도 조금씩 습관을 바꿔나가면 점진적으로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92~93쪽)
4. 마음건강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두 번째 기둥은 정서, 인지, 회복을 포함하는 마음건강이다. 인지와 정서의 내재역량을 기르는 방법으로 마음챙김이 있다. 사람의 마음은 모든 행동과 계획의 근원이다. 모든 도메인에 영향을 끼쳐 장기적인 삶의 방향을 설정하는 내비게이션 역할도 한다. 그 내비게이션의 설정값이 가속노화의 악순환에서 멀어지게 만들기 위해서는 마음의 엔트로피(entropy)를 가다듬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난 2,500년 동안 인류가 연구한 결과 만들어낸 효과적인 방법이 좌선(坐禪)과 이를 현대적으로 적용한 마음챙김 명상이다. 그리고 마음챙김의 가장 기본은 몸 안팎의 감각이나 호흡에 집중하는 것이다.
마음챙김의 요소로는 크게 다음의 세 가지가 있다. (1) 현재 떠오르는 생각이나 몸 안팎의 감각기관을 통해 느껴지는 여러 가지 정보를 관찰하고 자각하며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명령하기 (2) 이러한 정보들에 대해 옳고 그름 또는 참과 거짓 등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들이기 (3) 현재 순간에 집중하기
호흡이나 감각에 집중하기 위해 떠오르는 생각을 억제하려고 애쓰지 않는 점이 중요하다. 관찰과 자각의 과정을 통해 자신의 마음이 현재에 머물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훈련은 우울증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끊임없는 과거 기억의 반추나 불안장애에서 문제가 되는 미래에 대한 걱정을 다스리는 효과가 있다. 나아가 2020년대를 사는 사람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쉬기’를 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준다. 도파민(dopamine) 중독에서 벗어나 자연스러운 뇌를 되찾기 위한 회복 훈련인 것이다.
마음챙김 훈련도 운동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배우고 실천할 수 있다. 짧게는 5분, 길게는 1시간 이상 호흡에 집중하는 훈련을 매일 습관화하면(공식 수련), 자연스럽게 먹기, 걷기나 집안일 등 여러 가지 일상생활을 하는 과정에서도 그 순간에 집중하는 훈련(비공식 수련)을 하게 된다. 명상을 위한 앱이나 마음챙김 가이드 관련 유튜브 동영상들을 사용해보는 것도 괜찮다. 근력운동의 효과가 정서, 인지, 대사 등의 다른 영역으로 파급되는 데 2~3개월이 걸리는 것처럼, 마음챙김이 광범위한 효과를 발휘하는 데에도 비슷한 시간이 걸린다. 또 충분히 수련하고 나면 그 효과가 1년 이상은 유지될 수 있다.(130~135쪽)
5. 건강과 질병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세 번째 기둥은 식습관, 건강관리, 의료 등을 포함하는 건강과 질병이다.
노화에 따른 인지기능저하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혀진 식습관, 일명 ‘머리가 좋아지는 식단’으로는 MIND(Mediterranean-DASH Diet Intervention for Neurodegenerative Delay)식단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는 여러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지중해식단과 고혈압을 예방하는 DASH(Dietary Approach to Stop Hypertension) 식단의 요소를 합친 것이다.
이 식단에서는 녹색 채소를 비롯한 모든 채소, 견과류, 산딸기류 열매(딸기, 블루베리 등), 올리브오일, 통곡물, 콩류, 가금류, 생선 등의 섭취를 특히 강조한다. 와인은 하루 한 잔까지만 마실 것을 권고하며, 당분이나 정제곡물, 패스트푸드, 붉은 고기, 버터나 마가린, 치즈는 절제한다. 한 연구에서 5년 동안 식단에 따른 인지기능 변화를 관찰했는데, MIND 식단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최악의 식습관을 유지한 사람들에 비해 무려 10년당 7.5년치의 뇌 노화지연 효과가 있었다. 남들은 10년이나 나이 드는 동안 2.5년만 노화했으니, 뇌 노화속도가 4분의 1로 느려진 셈이다.
MIND 식단은 한식으로도 그 요소를 대부분 구현할 수 있다. 콩과 채소, 두부를 많이 먹고 올리브오일을 요리에 충분히 사용하며 소금과 설탕을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잡곡과 현미를 충분히 섞어서 밥을 하면 금상첨화다. 안타깝게도 집 밖에서 만나는 음식들은 MIND 식단과 정반대의 특성을 가진 경우가 많다. 어쩔 수 없이 일상에서 바깥 음식을 주로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하루 한 끼 정도는 올리브오일과 분리대두단백(또는 완두단백 등) 셰이크를 마시거나, 올리브오일을 듬뿍(정말 많이 넣어야 한다) 뿌린 샐러드로 끼니를 만들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가속노화 식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단순당과 정제곡물의 비중을 최대한 줄이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식사에서는 가급적 MIND 식단의 요소들로 영양소를 채워보자.(175~176쪽)
6. 나에게 중요한 것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네 번째 기둥은 ‘나에게 중요한 것’이다. 4M에 관한 계획과 목표 설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도메인이다. 이동성, 마음건강, 건강과 질병, 이 세 도메인을 아우를 뿐 아니라, 자신이 처한 상황과 지향하는 목표에 따라서 각각의 도메인을 어떻게 조율해야 할지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나에게 중요한 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앞으로의 삶의 방식이나 우선순위 등을 전체적으로 조망해보는 기회라고 할 수 있다.
무엇이든 배우고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은 변화하는 세상에서 미래를 살아가기 위한 생존기술이자 내재역량의 밑거름이 된다. 만약 선천적 자질을 타고났더라도 일정 수준에 도달해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려면 지속적인 훈련시간이 상당히 필요하다. 글쓰기든 악기 연주든 관심이 취미를 넘어 경력이 되려면 다음의 결괏값이 일정 수준을 넘어야 한다.
투입한 시간×몰입 정도(시간 밀도)×습득 능력(인지기능)
이 때문에 새로운 능력을 습득하는 여정은 잠재력만을 보고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스타트업이나 기업의 주식에 장기투자하는 것과도 비슷하다. 초기에 투입한 노력이나 시간이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 나타나기까지는 상당한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고 기량을 갈고닦는 습관과 체계를 유지하면 나이나 바쁜 정도와 무관하게 능력의 포트폴리오를 두텁게 만들 수 있다. 자산 포트폴리오의 작은 일부를 잠재력이 높은 작은 회사에 투자하는 것처럼, 일주일에 2~3시간 정도는 새로운 능력을 습득하기 위해 노력해봐도 좋다는 의미다.
이러한 방식으로 역량을 관리하다 보면 몰입하고 싶은 것, 잘하는 것, 경제적 보상을 얻을 수 있는 것들의 순서가 조금씩 바뀔 것이다. 자산을 관리하듯이 자신의 능력들을 확인하고 우선순위를 조정하다 보면 점진적으로 본업, 부업과 취미가 바뀔 수 있다. 몰입하고 싶으면서 잘할 수 있는 영역에서 경제적 보상을 끌어낼 수도 있다. 사회경제적으로는 은퇴가 필요 없는 삶이지만 정신적으로는 은퇴한 것과 마찬가지로 충만하고 여유 있는 삶을 즐길 수 있게 된다. 굳이 파이어(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나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처럼 삶의 한 극단을 선택하는 방식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
견고한 역량 포트폴리오는 더 고차원적인 욕구 충족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보상회로는 부작용이 적으면서도 충분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건강한 보상회로와 고차원적 욕구 충족이 ‘나에게 중요한 것’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싸구려 자극원에 기댈 필요성이 사라지는 것이다. 이는 저절로 가속노화 요인들을 피하는 삶의 방식을 선택해서 도파민 분비 방식을 바로잡는 삶으로 이어진다. 내적 충만은 외적인 것을 비교하는 마음을 잠재워 쓸데없는 지출을 줄여준다. 결과적으로 더 적게 일해도 경제적으로는 더 풍요롭다. 이렇게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스스로의 4M을 돌보는 데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이 발생한다. 불편하고 번거로워 보이는 공부의 습관이 거대한 보상으로 돌아오는 기전이다. 점차 낙도(樂道)를 즐기는 삶이 완성되는 것이다.(229~231쪽)
노화를 지연시키는 비결은 더하기가 아닌 덜어내기다. 번뇌와 스트레스는 물론이고 우리를 현혹하는 건강식품과 보조기구 등도 늘리는 것보다 줄이는 것이 내 몸에 득이 될 수 있다. 장기적인 불편을 고려하지 않고 단기적인 편안함을 추구하는 가치관을 바꾸면 소비를 부추기는 자극에도 무뎌진다. 더 높은 안목과 넓은 시각으로 내재역량을 키우면, 사람의 불안과 번뇌를 부추기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스스로를 굳건히 지킬 수 있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당신이 자본주의의 수동적 객체에서 능동적 주체로 바뀌길 바란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최소한의 성벽과 해자(垓子)를 만드는 것은 부유하고 행복한 미래를 살아갈 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일이 될 것이다.
느리게 나이 들 수 있다니, 정말 혹 하는 제목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아버지는 흔히들 말하는 젊어보이는 부류였다. 60대이신데도 체력이 좋아 등산도 즐기시고 머리숱도 많은 편이라, 자식인 내가 보기에도 주변의 친구분들보다는 훨씬 젊어보이시는 편이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작년에 췌장암 진단을 받으시면서 큰 수술을 하게 됐는데, 약 두달간의 입원 생활동안 10키로 넘게 살이 빠지고 어깨가 굽고, 연이는 항암치료로 머리카락과 치아가 빠지고 피부에 생기가 사라지더니 순식간에 70대 노인네가 되어버렸다. 단 6개월만에 외견상으로 10살은 더 나이를 먹어버린 것 같았다. 그 때, '아.. 사람이 이렇게 순식간에 늙을 수도 있구나' 하는 걸 실감하면서 노화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에 호기심이 생겼던 것 같다.
책을 읽기 전에는 생활 식습관이나 텔로미어의 얘기가 주가 되지 않을까 하고 예상했는데, 절반은 내 예상이 맞았고 절반은 틀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활 식습관 개선이 노화 방지에 도움이 된다.' 이지만, 독자에게 이를 이해시키기 위한, 과학적 근거가 상당히 논리적이고 설득력이 있다. 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어느 순간, 유튜브를 보고 게임을 하고 있는 내 자신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책 제목에 충실하게도 노화의 '원인'에만 조명을 비추지 않고 '해결책'까지 같이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정신 건강을 위해서는 소소한 것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중요한데, 이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인 도파민은 강한 자극원에 노출될수록 약한 자극원에 둔화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술, 마약, 도박에 빠지면 그 이상의 쾌락을 갈구하게 되는 경향) 약한 자극원에 집중하는 도파민 리모델링을 해야한다.', '고강도 운동을 꾸준히 하면, 근육이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게 되며 혈관이 탄성을 유지하게 되어 뇌세포의 회복을 촉진하는데, 이는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되며 치매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노후를 위해서는 최소한 주 2회 30분 이상 고강도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수면 부족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키며 심혈관 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인지기능의 저화를 야기하여 치매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수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은데, 이를 위해서는 수면의 양과 질을 높여야 한다.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면제보다는 이러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낫다.' 등등 직접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건강검진때에 의사 선생님께 흔히 자주 듣는 말이지만, "왜?" 꾸준히 운동을 해야하고 식습관을 조절해야하고 충분히 자야 하는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한 권에 담겨있다.
이 책은 노화에 대한 근거없는 유사과학에 질린 사람들을 위한 과학적인 훌륭한 처방전이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