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3년 01월 25일 |
---|---|
쪽수, 무게, 크기 | 328쪽 | 428g | 140*210*20mm |
ISBN13 | 9791186118726 |
ISBN10 | 1186118725 |
발행일 | 2023년 01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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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28쪽 | 428g | 140*210*20mm |
ISBN13 | 9791186118726 |
ISBN10 | 1186118725 |
MD 한마디
즐거움도 고통도 나누라고 했지만 우리사회는 사회적 재난을 함께하는 데 서툴다. 트라우마 전문가 채정호 교수는 대한민국의 트라우마 대처 수준이 후진국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한다. 성수대교, 대구지하철, 천안함, 세월호 등을 논의하며 사회적 아픔을 함께하도록 주문한다. - 손민규 인문 PD
프롤로그 살아 있으면 살아집니다 1장 혼자만의 아픔, 소외되는 우리 우리는 혼자라서 더 아프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아픔 코로나19, 이것은 트라우마 상황이다 힘들 때, 누가 내 곁에 있어줄 것인가 갈수록 커지는 정신건강의 격차 사회가 아프니까 나도 아프다 마스크에 갇히면서 잃어버린 것 이것은 타인의 고통이 아니다 정서폭력이 난무하는 사회 억울해서 병난다, 울분 넘치는 사람들 고통에는 소멸시효가 없다 아픔을 대하는 태도가 그 사회의 수준 사람의 생명에도 값이 있을까? 고통의 곁에 선다는 것 2장 존중받지 못한 아픔들 고통이 몸과 마음에 남긴 흔적 트라우마, 마음의 화상을 입다 고통을 기억하는 몸 즐거움과 친밀감을 잃어버리면 상처를 부추기는 것들 : 편견, 혐오, 무지, 막말 고통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면 나쁜 기억은 더 강화된다 현재를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들 참혹한 현장을 가장 먼저 만나야 하는 고통 : 소방관의 트라우마 수치심과 맞닥뜨려야 하는 고통 : 성매매 경험자의 트라우마 끔찍한 순간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고통 : 지하철 기관사의 트라우마 목숨을 걸고 위험과 마주해야 하는 고통 : 산업재해와 트라우마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사회적 트라우마 내가 안전하지 않다는 항시적 불안감 : 성수대교 붕괴 참사 전쟁 이후 가장 많은 생명을 잃은 날 :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한 번의 방어막이라도 작동했더라면 :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두려움과 죄책감 속에 사는 고통 : 천안함 피격 참사 우리 모두가 집단 트라우마에 빠진 날 : 세월호 침몰 참사 3장 ‘우리’라는 빛을 찾아서 - 과거에서 빠져나와 현재를 살아가려면 - 고립은 병을 부른다 - 몸이 움직이면 마음도 움직인다 - 죽었던 마음이 다시 살아날 때 - 애착, 모든 것의 원인이자 해결점 - 이제는 심리자본을 쌓아야 할 때 - 우리가 함께 울면 아픔도 힘이 된다 - 아픔이 아픔을 위로한다 - 돌봄이란 서로를 의지하며 사는 것 - 외상 후 성장이 아니라 성숙이다 - 건강은 개인적이면서 사회적인 것 - 우리가 연결될 때, 삶은 더 단단해진다 - 고통의 곁에 우리로 살기 위하여 에필로그 ‘빛’은 어둠을 살린다 특별대담 함께의 삶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주 |
트라우마는 ‘나’를 지독하게 괴롭히지만, ‘우리’ 앞에서는 작아집니다.
고통은 누구에게나 두렵습니다.
두려움은 쉽게 나를 집어삼킬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다릅니다. 고통의 곁에 우리가 있다면 달라집니다.
고통 앞에서 힘들고 무서운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가 함께 있을 때, 두려움은 넘어설 수 있습니다.
- 책 내용 中
이 책에서 저자는 트라우마를 Big T, small t로 분류하며 대인관계나 일상 생활에서 흔히 상처나 아픔 등을 겪으며 생기는 small 트라우마도 있음을 말합니다.
우리 사회는 그런 작은 트라우마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나약한 사람, 유난떠는 사람으로 취급하며 고통받는 사람들의 곁에 있어주고 지지해주는 것이 아닌 건너편에서 어서 이겨내서 이리로 넘어와라고 말하는 냉소적인 분위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사회 분위기가 좀더 함께 이겨내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지지하고 연대하는 방향으로
바뀐다면 고통받는 사람들도 줄어들고 나아지는 방향으로 함께 걸어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했던 책이었습니다.
고통의 곁에 우리가 있다면/ 채정호
(재난 트라우마의 현장에서 사회적 지지와 연결을 생각하다)
그녀는 눈이 참 예뻤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예쁜 눈을 가졌다는 것은 진료를 시작한 지 몇 달이 지나서야 알았습니다. 증상이 너무 심해 거의 매주 진료를 할 정도로 자주 봤지만, 그녀는 항상 고개를 푹 숙인 채 바닥만 보고 있었습니다.(프롤로그_7쪽)
누구나 자기 곁에 아무도 없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 순간 우리는 무너지기 시작한다. 누군가와 서로 연결되어 있어야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트라우마와 관련된 책이 자꾸 내 마음에 들어온다. 내 안에도 미처 치유되지 못한 트라우마가 남아 있기 때문일까
개인도 아프고 사회도 아프고, 국가마저 병들어버린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어쩌면 스트레스를 넘어 트라우마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거기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특이하게 ‘나가 아닌 우리’로 살아온 민족인 만큼, 우리로 살아야하는데, 때로는 그 가까운 우리가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코로나19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가 생각난다. 확진자는 모든 동선이 공개되면서 기필코 물리쳐야 할 바이러스가 되었다. 전염병에 걸리는 것도 두렵지만, 다른 이에게 전염병을 옮기게 될까봐 두려워 열심히 마스크를 쓰고, 백신 접종이 가능해지자 백신부작용이 두려우면서도 맞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혼자서 겪지만 혼자서는 해결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처음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오히려 편하게 느껴지기도 했으나, 점차 사람들은 서로를 그리워하게 되었다. 온라인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갈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고통의 곁에 우리가 있다면≫은 트라우마가 생기는 이유에서부터 치유 방법까지 세세하게 잘 나와 있다. 저자 자신이 직접 겪었던 트라우마는 물론이고, 그동안 만난 크고 작은 사례들을 예로 들며 트라우마는 세월이 흐른다고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게 결코 아님을 강조한다.
이제 많은 이들이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와 슬픔은 견딜 수 있어도 원통함은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생기는 외상후 울분장애(PTED)에 대해서도 자세히 풀어 놓았다.
삼풍백화점은 원래 아파트 종합상가로 허가받았으나 건축주는 백화점으로 변경했습니다. 이에 더해 원래 4층으로 설계됐던 건물을 증축하자고 최초 시공사에 요구했습니다. 시공사가 붕괴 위험성이 있다고 거부하자 건축주는 계약을 파기하고 계열사인 삼풍 건설을 통해 시공을 마무리했습니다. 이외에도 설계상 기둥보다 얇은 기둥을 썼고, 에스컬레이터를 넣고자 기둥의 4분의 1을 잘라냈습니다.(189~190쪽)
도저히 쓸 수 없는 배를 가져와 오히려 증축하여 사용한 세월호와 유사하다. 안전을 돈과 맞바꾼 참혹한 결과를 우리는 너무 빨리 기억 속에서 흘러 보냈고 또 다른 참사를 겪게 되었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트라우마는 아픔과 아픔이 만나면서 치유가 일어납니다. 재난 등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은 비슷한 사건에 깊이 공감합니다. 그래서 종종 피해 당사자들끼리 연대합니다. 이를 통하여 자신을 치유하고 더 나아가 사회적인 치유에 나섭니다. 또 다른 참사와 아픔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강화와 피해 구제 등을 위한 활동에도 함께 발을 맞춥니다.(264쪽).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을 꺼낼 필요도 없이 우리는 다른 사람 없이 살아갈 수 없습니다. 당장 내 주변을 돌아봐도 알 수 있습니다. 나는 타인의 노동에 많은 것을 의지하고 있습니다. 집, 회사, 카페, 레스토랑, 등 어디를 가도 다른 사람들이 행한 노동에서 벗어나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284쪽)
아픔과 고통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트라우마가 삶을 지배하지 않고, 트라우마에 영혼이 잠식당하지 않는 것입니다. 어둠이 모든 것을 삼키지 않도록 작은 빛을 건네어야 합니다. 그것은 서로의 곁을 내어주는 일입니다. 지금은 혼자가 아닌 ‘우리’가 절실히 필요합니다.(300쪽)
저자는 공존이 곧 생존이며, 우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며, 고통을 기억하지 않으면 고통에서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고 한다. 또한 자신의 고통의 의미가 부정당할 때, 인간은 무너진다고 하며, ‘우리’와 ‘연결’이 답이라며 ‘곁’을 내어주기를 강조하고, 그렇게 빛이 어둠을 이기게 되기를 소망한다.
누구도 재난에서 안전한 이는 없다. 트라우마의 당사자가 누가 되든, 서로의 곁을 내어주고 지지하여 심리적 자본을 쌓아가노라면, 외상후 스트레스가 외상 후 성장으로 이어지게 되리라 믿는다.
트라우마는 누군가 곁에 있을 때, 치유가 시작됩니다. 어렵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 바로 ‘고통의 곁’에 머무르는 것입니다. 고통스런 순간에는 누구나 극심한 아픔을 느낍니다. 이 아픔을 더 크게 하는 것은 혼자만이 겪고 있다는 단절감과 외로움입니다. 트라우마 경험자들은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낄 때,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낄 때, 회복과 치유로 향해 갑니다.(프롤로그_10~11쪽)
함께의 삶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가 연결될 때, 삶은 더 단단해진다.
*많은 이들이 이 책과 만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하여 먼저 읽고 소개한다.
채정호 교수님의 <고통의 곁에 우리가 있다면>이야기를 열어보았다. 인간이 예측할 수 없는,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느끼는 불안과 공포가 분리 즉 사람 간의 단절을 넘어 타인에 대한 혐오로 이어지는 상황을 이해하기 쉽게 들려주신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우리가 견딜 수 있는 건 누군가와 연결되었다는 우정, 사랑, 친밀 같은 '정서적 연결감'때문이라는데 그 말씀에 공감한다. '함께라서 좋다'는 표현을 즐겨 한다. 함께라서 소중한 것들을 발견하고 고마움을 느끼는 마음이다. 혼자였다면 나는 이만큼 회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여전히 불쑥 일상 중에 힘들고 아픈 마음이 몰려오지만 그래도 잘 흘려보내고 있다.
살아 있으면 살아진다는 말이, 우리가 함께 서로의 곁을 지키며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말이. 지나가는 내 발걸음을 붙잡았다. 사람에게 새겨진 가슴 아픈 고통을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싶었다. 그렇게 채정호 교수님이 들려주시는 <고통의 곁에 우리가 있다면> 이야기와 인연이 되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떠오른 기억들은 오래전 지나간 나의 이야기이거나 타인의 이야기였다. 그때도, 지금도 이해할 수 없었던 걸 헤아려 보는 시간을 갖게 되어 개인적으로 무척 유용한 시간이 되었다. 얼기설기 얽힌 마음의 병을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알 것도 같은데, 왜 그대로 안 되는 걸까.. 아기도 아장아장 걷기 위해서 수없이 주저앉았다 일어나는데.
122쪽까지 읽고는, 왜 이런 종류의 사람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걸까? 아니, 왜 이런 짓을 저지르는 것일까?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이자 타인의 고유 정보로 나쁜 짓을 일삼는 사람들의 심리가 궁금하다. 이런 일을 겪도도 채정호 교수님께서 일상을 살아가는 건, 마음을 잘 다루는 정신과 전문의이기 때문일까? 여기서 내가 집중해야 할 것은 자신을 더욱 유심히 들여다보아야 한다는 것. 어떻게 살아가는지 나의 일상을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 지금의 내가 이상한 상태가 아니라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며, 내가 할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달라진 일상이지만 지금 이 순간을 느끼고 살아간다는 것을 부드럽게 보자.
눈으로 들어오는 글자들이 글을 이루고 눈앞에 펼쳐지듯이 그려지는 이미지가 고통이었다. 감정 이입 때문에 힘들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겪는 다양한 아픔이.. 그 아픔을 치유하는 대안이 현실이 된다면 더 좋은, 안전한 세상이 될 테지만. 이야기를 마주하는 사이사이 마음의 환기가 필요했다.
#고통의곁에우리가있다면 #채정호교수님 #재난트라우마 #정신과전문의 #생각속의집 #심리치유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