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3년 02월 17일 |
---|---|
쪽수, 무게, 크기 | 400쪽 | 474g | 138*197*30mm |
ISBN13 | 9791192313177 |
ISBN10 | 1192313178 |
발행일 | 2023년 02월 1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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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00쪽 | 474g | 138*197*30mm |
ISBN13 | 9791192313177 |
ISBN10 | 1192313178 |
이름 없는 독과 꽃 떨어지지 않는 마구와 새 웃지 않는 소녀의 죽음 날지 못하는 수벌의 거짓말 사라지지 않는 유리 별 잠들지 않는 형사와 개 편집자 후기 |
N.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앞으로 배열해도 뒤로 배열해도 똑같은 글자이다. 그것이 참으로 매력적이고 묘하다. 이 책을 순서대로 본다면 그 조합은 무려 720가지이다. 720가지 경우의 수 중 어떤 경우를 선택할지는 독자의 마음. 난 대체 어떤 조합으로 볼까. 순서대로 앞에서 하나, 뒤에서 하나 이런 식으로 볼까.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이 책을 보는 중이다. 넷플릭스인줄 알았는데 속았다.
어느덧 종이책보다 전자책을 선호하게 된 나지만, 여전히 가끔은 꼭 갖고싶은 책이 생기게 마련이다. 어떨 때는 좋아하는 책의 다른 표지를 모으고 싶어서, 혹은 그저 예쁜 책이라 사기도 했고, 읽어보고 싶고 흥미로운 소개라 사두면 읽겠거니 냅다 질러버리기도 했다.
N은 드물게 전자책을 고려도 하지 않은 책이다. 어쩌면 책보다는 보드게임을 사듯 기대한 것도 같다. 스토리라인을 선택해서 결말이 달라지고 제본 방향이 위아래로 바뀌어있다고 하지 않나;; 이건 직접 사서 봐야지;; 책이 엇갈려서 제본됐는데 이걸 안 사요?;;; 독자가 이야기의 진행을 골라 읽으라고 그랬다는데?;;;
이 특별한 시도가 선택지를 골라나가는 비주얼노벨게임을 연상시켜 더욱 즐거웠던 것 같다. 내용은 몇번 더 읽어야 완권이 되니 종이책을 재독하는 일이 드문 나도 여러차례 재독을 당연하게 염두에 두고 있다. ㅎㅎㅎ
흔히들 한번 읽고 마는게 아니라 여러 번 읽는 것을 회독이라고 하는데 미치오 슈스케의 『N』은 마치 N회독을 권유하는, 아니 독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그럴 수 밖에 없게 만드는데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왜냐하면 한 권의 책에 총 6편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데 그 이야기가 분명 순서가 나열되어 있기는 하지만 어떤 이야기를 먼저 읽을지는 오롯이 독자가 정하면 된다. 책의 앞부분에 일종의 예고편처럼 그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한 페이지 가량 소개되는데 독자들은 그 이야기를 읽고 읽고 싶은 이야기부터 선택해서 읽으면 된다.
물론 난 그냥 책 순서대로 읽고 싶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읽어도 문제는 없다. 그런데 흥미로운 부분은 어떤 순서로 읽어도 이야기는 묘하게 연결되는데 앞서 읽었던 이야기 속 인물이 다른 이야기에 등장하기 때문인데 단순히 엑스트라 정도가 아니라 때로는 이야기의 흐름에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하고 그 사람이 주인공일 때의 이야기를 읽을 당시에 왜 그 사람이 그런 행동이나 말을 했는가를 알 수 없었던 것이 다른 이야기에서 밝혀지기도 한다.
그러면서 이야기를 읽으면 읽을수록 흩어져 있는 이야기들이 마치 머릿속에서 퍼즐이 맞춰지듯 6개의 조각이 아귀를 맞춰가는데 놀라운 점이 이 책에 담긴 6개의 이야기를 읽는 순서에 따라 그 의미가 분명 미묘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내가 읽은 6 작품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웃지 않는 소녀의 죽음 → 떨어지지 않는 마구와 새 → 잠들지 않는 형사와 개 → 날지 못하는 수벌의 거짓말 → 이름 없는 독과 꽃 → 사라지지 않는 유리 별'이다.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아무도 몰래 저지른 행동 하나가 한 소녀를 죽음으로 몰아가기도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형이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가 궁금해 형과 똑같은 행동을 하다 우연한 기회에 자살을 생각하는 소녀와 마주하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이 살인자라 의심했던 인물이 사실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옳은 행동을 하려고 애쓰고 있었음에 후회하기도 하고 아주 우연하게 마주한 가정폭력의 현장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속 인물이 사실은 이전의 작품들에서 정체를 알 수 없었던 인물이였음을 알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상당히 괴짜구나 싶기도 했고 또 살짝 사기꾼 같았던 사람이 알고보면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감당하며 속죄의 삶을 살기도 하고 그가 애초에 그런 삶을 살게 된 이면에는 다른 이야기 속 인물이 어릴 적 관여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그곳이 토박이 같은 사람들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게다가 자신들도 알게 모르게 서로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심지어는 상당히 크게 관여해 있다는 것을 모든 이야기가 짜맞춰질 때 독자들은 회환과 안타까움을 느끼게 될 수도 있다. 어쩌면 서로가 모른 채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게 서로의 미래를 위해서 더 나은걸까? 아니면 뒤늦게라도 알아야하나 싶은 두 가지 마음이 엎치락 뒤치락 하며 동시에 세상에 절대 악인 사람도 절대 선인 사람도 없구나 싶은 생각도 든다.
누군가에겐 생명의 은인 같은 이가 누군가에겐 인생을 나락으로 내몬 사람이기도 하구나 싶다. 인생에서 발생한 어느 하나의 사건이 누군가의 삶을 이렇게도 뒤틀리게 할 수 있고 생각지도 못한 모습으로 살아가게 할 수도 있구나 싶어 과연 이 작품을 다른 순서대로 읽으면 또 어떤 느낌이 들지, 지금 내가 느끼는 감상은 어떻게 달라질지도 궁금해지는 작품이였다.
참고로 책은 미리보기 6편을 보고 읽고 싶은 이야기부터 읽고 다음에 다시 앞으로 돌아와서 미리보기를 읽고 그 다음으로 읽고 싶은 이야기를 선택해 읽으라고 작가는 친절히 설명한다. 게다가 보통의 책과 다른 방식의 읽기만큼이나 독자들로 하여금 이야기가 순차적으로 나열되는 느낌(물리적 연결성)을 지우기 위해 마치 알파벳 W처럼 하나의 이야기가 바뀔 때마다(장이 달라질 때마다) 위아래가 뒤집히도록 인쇄가 되어 있으니 혹시라도 책의 앞부분에 제시된 <이 책을 읽는 방법>을 읽어보지 않고 인쇄가 잘못되었다고 오해하진 말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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