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3년 02월 17일 |
---|---|
쪽수, 무게, 크기 | 348쪽 | 498g | 152*225*17mm |
ISBN13 | 9788950940263 |
ISBN10 | 8950940264 |
발행일 | 2023년 02월 1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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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48쪽 | 498g | 152*225*17mm |
ISBN13 | 9788950940263 |
ISBN10 | 8950940264 |
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10만부 돌파 기념 스페셜 에디션)
16,020원 (10%)
서문: 해적의 느닷없는 귀환 제1부 나누어진 바다: 700년부터 1500년까지 악당의 일원이 되다 “신이 해적질을 원하신다!” 눈감아 주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바다에서 배를 찾다 먹잇감을 압도하라 해안 약탈 해적의 폭력성 내륙에서 해적 쫓아내기 바다에서 해적 쫓아내기 해적을 사냥하다 해적기지 소탕하기 제2부 대해적의 시대, 유럽 해상강국의 부상: 1500년부터 1914년까지 얼큰히 취한 삶, 짧은 삶 선원, 신사, 상인 해적질은 불명예가 아니다 손쉬운 돈벌이의 유혹 해적항港 해적여왕과 신하들 자유분방한 외교 수단 적당한 배 획득하기 추격과 사냥 바다 위에서 벌어지는 필사적인 전투 최신식 해적 기술 매춘, 음주, 도박 해적의 최후 전직 해적 동원의 문제점 사냥꾼 사냥 해적 퇴치 연합 해적의 종말 제3부 세계화 물결과 빈곤: 1914년부터 현재까지 부유한 그들, 가난한 우리 변화의 바람 해적을 활성화하는 현대적 여건 새로운 ‘자유분방’한 외교 수단 현대 해적선 현대의 ‘위장·기만’ 전술 현대의 ‘충격과 공포’ 전술 나이지리아 해적행위의 ‘독보적 폭력성’ 현대 해적의 범죄 수법 현대판 ‘얼큰히 취한 삶’ 해적과 법 시타델과 무인선박 해상 해적 퇴치 작전 해적 근거지 관련 정책 결론: 거대한 역풍 주 찾아보기 참고문헌 사진 및 그림 출처 |
해적
영국 엘리자베스 당시의 해적, 사략선이 되겠지만 프란시스 드레이크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그리고 현대에 와서 소말리아 해적은
그리고 아시아 쪽으로 와서 싱가폴 해역을 지나는 곳에서 해적선은
그런 궁금함을 가지고 읽기 시작한 이 책, 해적에 관한 여러 가지 내용을 품고 있어서, 유익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
먼저 드레이크.
드레이크에 대하여 읽다 보니 뜻밖의 인물이 같이 걸려나온다.
드레이크는 11540년에 태어나 1596년에 죽었는데, 해적답게 바다에서 죽었다. (96쪽)
그는 해적질로 성공한 인물이다.
드레이크는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수입을 올린 해적이 되었다는데, 해적들 사이에서 그런 수입 순위를 어떻게 매겼을까 생각하니 그것도 재미있는 비교가 될 법하다.
하여튼 드레이크가 두 번째로 많았다는 그 수입은 현재 돈으로 약 9,000만 파운드 (달러로 환산하면 1억 1,500만 달러)라고 한다. (96쪽)
그는 그런 수입뿐만 아니라, 영국 여왕인 엘리자베스로부터 환대도 받았는데, 여왕은 드레이크를 ‘여왕의 해적’이라 부른 것이다. (115쪽)
그렇게 해서 드레이크는 죽을 때까지 성공한 해적으로 살았다.
아니 해적으로 산 게 아니라 여왕의 총애를 받는 신하로 살았다.
드레이크가 그 전에 했던 진짜 해적질까지도 여왕은 소급해서 승인을 해주었으니까 말이다.
역자는 그를 이렇게 평하고 있다. (96쪽 하단)
엘리자베스 1세 여왕 시기 군인이자 해적, ‘여왕의 해적’중 가장 유명하고, 큰 성공을 거둔 인물이다.
여기 드레이크를 살피다보니 의외의 인물이 한 명 같이 등장한다.
월터 롤리. 이런 유명한 일화로 기억하는 인물이다.
여왕과 같이 길을 걷다가 (아니면 여왕이 마차를 타려는데?) 그 앞에 진흙탕이 있어 여왕이 걷기를 주저하니까, 외투를 그 위에 깔고 여왕이 걷게 했다는 일화.
그런 그가 뜻밖에도 여기에서 해적으로 등장한다.
궁정에서 주류 세력이 교체되고 암투가 한창이던 때에 잘 못 등장해 결국 ‘해적’이라는 죄명으로 교수형이나 참수형을 당한 희생양들도 있었다. (116쪽)
그 중에 한 명이 바로 월터 롤리라는 것이다,
여왕의 궁녀와 허락없이 결혼한 죄로, 여왕은 롤리를 런던탑에 가두었다가 두 달만에 풀어주었고, 그 다음 왕위를 이은 제임스 1세 역시 그를 런던탑에 가두었다. 반역음모죄다,
그다음에 그는 드디어 참수되는데, 두 번째 원정중에 스페인 정착지를 공격했다는 죄목으로 런던 주재 스페인 대사의 요청에 의해 참수된다.
그런데 그를 설명하면서 해적의 반열에 놓고 설명하는 것이 특이하다.
알고 있기는 드레이크는 어디까지나 해적이었고, 롤리는 귀족인데 그를 해적으로 취급하는 것이 이상한 것이다.
이제 이야기를 현대로 돌려서 소말리아 해적에 대하여
우리가 알고 있기는 우리 상선을 납치한 나쁜 해적으로 알고 있는데, 거기에는 그들의 슬픈 역사가 있는 것이다.
해적이 된 소말리아의 청년들,
그들은 극빈의 상황에서 살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통계에 의하면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동안 청년 한 사람이 민병대에 들어가면 한 달에 수백 달러를 벌었지만, 농민이 되면 반절 정도만 벌게 된다.
이 청년이 해적이 되면
성공하는 건마다 평균 7,000파운드에서 7만 파운드를 벌게 된다니, 아무래도 돈의 유혹에 넘어가기가 쉬운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여기에 이런 말을 덧붙인다.
1990년대 후반부터 점점 덩치가 커진 소말리아 해적의 1차 발호에는 환경 때문에 야기된 불만이 주원인이었다는 것이다. (199쪽)
즉, 다른 나라에서 온 어선 때문인데, 이를 저자는 이렇게 표현한다.
세계 각지에서 저인망어선이 몰려와 불법 어업으로 소말리아의 어족 자원을 약탈하자, 자신들의 앞바다를 지키기 위해 단체를 조직했고, 그것이 해적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소말리아 중앙 정부에 바다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그 결과 세계 각지의 나라들이 달려들어 소말리아 어장을 약탈(?)했으니 그에 대한 자위권 행사로 그리되었다는 설명이다.
그렇게 시작한 해적,
곧 그들은 외국 선박을 나포하고 선원들을 납치해 몸값을 요구하는 일이 어업보다 훨씬 더 돈벌이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게 소말리아 해적의 정체이다.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된 곳이 비단 소말리아만 아니라는 데, 지구의 비극이 된다.
인도네시아 아체주의 경우도 그렇고, 인도네시아는 17,000여개에 달하는 수많은 섬들이 있다.‘
그런 섬에 사는 어민들에게, 역시 다른 나라 선박의 불법 조업 역시 그들을 빈곤으로 몰아놓는 주요한 원인이 되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해적 출신인 마르크스 우반이 한 말, 새겨들어야 한다,
나와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이 비참한 지방마을 출신이었다. 싱가포르는 부유하고 우리는 가난하다, 그래서 우리는 싱가포르 인근 지역을 약탈하러 갔다. (203쪽)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해적에 대하여 저자는 이런 포인트에 관심을 두고 있다.
해적은 누구인가
그들이 처한 환경은 어떻게 해적행위를 가능하게 했는가
해적을 퇴치하기가 왜 그토록 어려웠는가
이런 포인트에 중점을 두고 나의 몇 가지 관심 사항을 더하여 읽었던 바, 이 책은 그런 나의 궁금중을 충분히 채워주었고 더하여 세계 역사와 정치에 관한 지식까지도 얻을 수 있었다.
2011년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인질을 구출한 청해부대 아덴만 여명작전 전후 떠들썩했던 긴장감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해적은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입니다. 오히려 더 대담하게 공격적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테러학 교수 피터 레어의 <해적>에서 왜 해적의 길로 접어드는지, 과거와 현대의 양상은 어떻게 다른지, 왜 여전히 지속되는지 해적의 생애주기를 시대에 따라 살펴봅니다.
해적행위의 역사를 1500년 이전의 중세시대, 17세기부터 20세기 초 유럽 해상강국 시대, 그리고 세계화 물결이 시작된 이후부터 오늘날 현대에 이르기까지 구분해 들려줍니다. 각 시대마다 해적이 되기로 결심하고, 해적으로 살다, 마침내 그만두게 되는 생애주기를 따라가는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으로 펼쳐집니다.
<해적>에 등장하는 바다의 도적은 자기 맘대로 움직이는 해적과 합법적 권한을 부여받아 활동한 사략선 그리고 그 사이의 회색 지대까지 모두 포함합니다. 일부 해양 문화권에서는 해적이 용맹한 전사로 인식되기도 했습니다. 바이킹처럼 말이죠. 십자군 원정처럼 종교가 해적행위를 정당화하는 데 이용되기도 합니다. 해상 교역이 늘어나면서 경쟁자들의 배를 약탈해야 살아남기에 해적 친화적 환경이 조성되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흑기를 걸어 올리는 순간 공포 전술과 같은 심리전으로 이기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물론 전투도 피할 수는 없습니다. 공격받은 배가 끝까지 싸우겠다고 작정하면 피 튀기는 백병전으로 전환될 수밖에요.
바이킹만큼이나 왜구의 노략질도 명성이 자자했다고 합니다. 쓰시마섬을 거점 삼아 고려와 조선을 괴롭히며 남중국해까지 활동한 왜구에 대해서도 조명합니다. 이성계, 세종대왕도 등장합니다. 대규모 함대를 파견해 대마도로 보내 섬마저 점령했다고 말이죠.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다가도 감시가 소홀해지면 다시 날뛰었지만요.
해적은 바다에서만 활동한 게 아니라 해안 마을을 초토화시키고 강을 거슬러 올라가 내륙 도시들도 침략했다고 합니다. 바이킹과 왜구 역시 육지까지 진출해 살인과 약탈을 합니다.
해적은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큰 위험한 직업이었지만 떼돈을 벌지도 모른다는 희망 한 줌과 탐욕, 불안 외에도 영웅적 낭만주의나 모험심도 개입되어 있습니다. 대체로 하층민이 해적이 되었지만 하급 귀족, 신사 계급 등 알만한 이들도 해적이 된 경우가 많습니다. 유럽 열강이 판치던 제국주의 시대에는 정치 판도에 따라 국익에 부합하면 자유분방한 외교 수단으로서 사략단을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식민지 약탈 사략단이 꾸려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해적, 사략선을 활용한 소소한 이익이나 약탈물을 얻는 것보다 해상 무역에 의지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유럽 해상강국들은 세계를 무대로 제 몫을 차지하기 시작합니다. 점차 우월한 해군력을 가지게 되고 해적질은 옛이야기가 됩니다.
검은 수염으로 유명한 대해적 에드워드 티치는 2년간 해적으로 살다 죽었는데, 이처럼 해적 경력은 길지 않다고 합니다. 중국의 해적여왕 정일수와 해적왕 오석이는 약 10년 동안 활동했지만, 대체로 정직(?)한 시민으로 되돌아갔고 일부는 교전 중 사망하는 최후를 맞이합니다. 대부분 호시절의 절정에서 현명하게 해적 무대를 떠나 사면 받고 여생을 당당하게 보냈다고 합니다.
1991년 소말리아 정부가 붕괴하자 젊은 소말리아 어민들은 대거 해적으로 변신했습니다. 법질서가 사라지자 자신들의 앞바다를 지키기 위해 나섰기에 오히려 자경단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곧 외국 선박을 나포하고 선원들을 납치해 몸값을 요구하는 일이 어업보다 훨씬 더 돈벌이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자경단은 해적단이 됩니다.
기니만에서 활동하는 악명 높은 나이지리아 해적도 비슷합니다. 세계화와 근대화의 수혜를 입지 못한 곳에서 생존을 위해 가난과 투쟁해야 하는 곳에서 해적이 양산됩니다. 오늘날 해적을 미화하는 풍조는 사라졌습니다. 정상적인 정부가 통치하는 곳이라면 해적에게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하지도 않습니다. 해적을 감당하기 어려운 나라에서 해적행위가 성행합니다.
사람들이 해적을 위협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향 때문에 벌어지는 참혹한 결과도 꽤 많다는 걸 알게 됩니다. 최악의 해적 출몰지인데도 많은 요트 여행자들이 간과합니다. 배에 아무리 현금과 귀중품이 없어도 요트와 탑승자 자체가 해적들에게는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탐나는 목표물이라고 합니다.
소말리아 해적들은 이처럼 몸값협상용 사업모델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2010년에 초대형 유조선 삼호드림호가 무려 7개월간 납치되었고 950만 달러를 지급하고 석방된 사건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호화 요트와 화물선, 유조선을 납치해 많은 나라가 석방금을 내야 했습니다. 전성기 소말리아 해적은 해적 중에서도 최상위 소득자였다고 하는군요.
반면 나이지리아 해적은 선원들의 귀중품과 선박 금고의 현금을 노리고, 유조선의 정제유를 노리며 독보적인 폭력성을 보인다고 합니다. 선원들의 생존은 작전의 성공과 상관없기 때문입니다.
해적은 어떻게 퇴치해야 할까요. 역사적으로 해적은 자국 이익에 도움이 된다 싶으면 사면으로 구제하거나 끝없는 전쟁의 도구로 이용했습니다.
해적을 소탕하기 위해 유럽연합 및 각국에서 내놓은 해결책을 소개하며 영향력과 한계를 짚어줍니다. 현대에는 법의 심판대에 세워 정의를 구현할까요? 대체로 해적들을 값비싼 재판에 회부하기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특히 유럽연합 법에 따르면 해적이 군함에 올라타는 순간 망명 신청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무장 해제 후 제 배에 태워 돌려보내고, 해적들은 군함이 사라지면 다시 범행을 시도하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게다가 불법 조업처럼 단속 의지가 없는 현대 국가들의 모습이 자리 잡고 있기도 했습니다.
중세 해적에서부터 현대 소말리아 해적에 이르기까지 해적의 모든 것을 담은 피터 레어의 <해적>. 해적은 과거나 지금이나 그냥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만큼은 불변의 법칙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해적'(Pirate, 海賊)이란 해상에서 배를 습격하여 재화를 강탈하는 도둑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다. 오늘날의 국제법에서는 공해상에서 국가 또는 정치단체의 명령 내지 위임에 의하지 않고, 사적 목적을 위해 선박에 대한 약탈과 폭행을 자행하여 해상 항행을 위험하게 하는 자를 해적이라 하고, 그 약탈과 폭행을 해적행위로 규정짓고 있다고 한다. 해적은 '인류의 공적'으로 간주되어 어느 나라의 군함도 이를 나포하고 자국의 국내법에 의거하여 처벌할 수 있다. 근대 국제법이 확립되어 해적에 관한 이와 같은 규정이 일반화한 것은 최근의 일이고, 국제법상의 해적에 관해서도 이 정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점이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 또한, 국내법상의 해적은 국제법상의 그것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아 나라에 따라 해석이 다르다고 한다.
해적의 발생은 인류의 해상교통의 역사만큼이나 오래 된다는 게 오늘날의 공통된 의견이다. 해상에서의 약탈행위로 해서 예로부터 해적의 이름으로 불린 자들 가운데는 단순한 상습적 해적 외에 시대나 해역에 따라 다종다양한 해적집단이 있어, 오늘날의 해적개념만으로는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로부터 해적의 큰 세력이 발생한 곳은 해상무역의 주요로였다. 해적은 노획·출격·퇴피에 편리하고, 약탈물을 처분하기 쉬운 좁은 해협지대나 반도·항만이 많은 도서군 등을 거점으로 하여, 해군력이 발달하지 못하였거나 약체인 것을 틈타 상선을 습격하고 해상질서를 어지럽혀 역사의 진행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중세 말에서 근세 초기에는 이 해적의 기동력과 해상 무장이 국가권력에 의해 이용된 예도 있어 어떤 의미에서는 해군의 선구적 형태였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해적의 사전 상의 뜻 말고는 역사 상 해적이라고는 일본의 왜구만을 배워 알고 있다. 해적은 바닷길을 잘 알겠지만 1500년 이전까지는 먼 바다로 통하는 바닷길은 어느 누구도 몰랐고 멀리 나가면 떨어져 죽는다고 생각했으니까. 동북아시아에서의 해적은 대부분 중국의 남쪽 지금의 동남아시아 쪽에서 활동한 왜구 등 동남아 일부 지역이 활동 무대였던 듯하다. 그러나 해적은 아시아보다는 오히려 유럽 등 서구에서 활발한 활동을 했던 것으로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이 책 『해적』의 저자 피터 레어는 서양의 해적에 대해 주로 기술하고 있지만 중국의 남쪽 해상에서 노략질을 일삼는 해적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책의 서문 「해적의 느닷없는 귀환」에서 이른바 '해적의 황금기'라고 불리던 17~18세기에도 공해상에서 이보다 더 잔인한고 냉혹한 살인 행위가 일어난 사례가 없는' 사건을 들춰낸다.
"11월의 어느 흐린 날이었다. 상하이에서 출발한 배 한 척이 말레이시아 항구도시 클랑을 향해 남중국해의 파도를 가르며 나아가고 있었다. 선원 23명은 근처에 떠다니는 작은 어선 수십 척에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제 할 일을 하느라 바빴다. 그 순간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중무장한 패거리가 느닷없이 배 위로 올라와 긴 칼을 휘두르고 총을 쏴댔다. 패거리는 놀란 선원들을 순식간에 제압하고 짐칸에 가뒀다. 얼마 후 선원들은 다시 갑판으로 끌려 나왔다. 그들은 선원들을 난간에 나란히 세우고 눈을 가리는가 싶더니 몽둥이로 때리고, 칼로 찌르고, 총을 쐈다. 선원들은 동일한 최후를 맞았다. 23명 모두 바다에 던져지면서 끔찍한 범죄의 흔적도 사라졌다. 일부는 여전히 숨이 붙어있었다. 이 끔찍하고 처참한 사건은 과거의 일이 아니다. 바로 1998년 11월 16일 벌크화물선 창셍(長?)호에서 일어난 사건이었다.(p.6)
해적은 서기 700년 무렵 나타나기 시작해 최근에 이르기까지 바다 어디에서든 활동해왔으나 근대에 들어오면서 겨우 '도적질'에 불과한 강탈 행위였으나 20세기 후반 들어 행위가 더 폭력적이고 끔찍한 인명 피해까지 유발하는 해상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어 다시 대책을 세우고 원칙적으로 제거하고 있지만 완전히 뿌리뽑지는 못하는 게 현재의 국제 정세와 맞물려 들어가는 느낌을 준다. 해적질이 일어난 바다는 그곳 영해 관할권을 가진 국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하지만 사실상 피해국이 여러 나라인 경우가 많고 해적들의 신분도 뚜렷하지 않아 발본색원에는 크게 힘을 보태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의 기억에도 생생한 소말리아 해적에 의한 아덴만 사건도 우리 해군이 직접 현장까지 가서 군사작전을 펼친 후 끝을 맺었다는 사실을 보더라도 피해 당사국이 아닌 경우 국제적 공조를 바라기는 어려운 것 같다. 해적은 분명 바다에서 도적질을 하는 집단을 이르는데도 왜 근절되지 않는 것인가. 정치·외교적 분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국제적 공조가 어려워서일까. 이 책은 해적의 발생과 전성기, 그리고 쇠퇴에서 다시 고개를 드는 최근의 해적까지의 역사를 통해 진실에 다가간다.
우리의 기억 속의 해적은 매우 '낭만적'이다. 어렸을 때 읽은 소설 『보물섬』이나 소설 『로빈슨 크루소』(이 소설은 해적이 주인공은 아니지만) 등에 의해 동경의 대상이었던 외국의 삶을 조금이라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번역 작품이란 점을 감안할 때 어린이 명작전집에 속한 이 작품들이 굉장히 순화된 용어를 사용했을 것이다. 또 잔인하거나 폭력적인 묘사도 될수록 줄였을 것이란 점을 이제서야 느끼지만, 아무튼 책을 통해 외국의 모습을 알 수 있는 시대였기에 대부분 동심에 새겨진 해적은 어찌 보면 '의적'에 가까운 모습으로 각인돼 있을 것이다. 독자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점도 책의 저자 피터 레어는 놓치지 않고 있다. 책에 따르면 창셍호 사건과 더불어 1990년대 비슷한 여러 사건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끔찍한 참사였음에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해적은 대개 소설이나 영화로 각색된 이야기를 통해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보물섬』(1883), 영화로는 더글러스 페어뱅크스가 주연을 맡은 〈검은 해적〉(1926), 에를 플린의 〈캡틴 블러드〉(1935), 그리고 더 최근에는 배우 조니 뎁이 출연해 대흥행한 〈캐리비안의 해적〉(2003년부터) 시리즈 같은 할리우드 영화들을 떠올려 보라. 이런 가공된 이야기들 속에서 해적은 자신감이 넘치는 전형적인 낭만적 인물로 그려진다. 물론 현실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일부 관련되는 일 종사자를 제외하고는 대중에게 해적질은 한참 과거에 일어났던 일일 뿐이다. 즉, 위협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고려말쯤에 기승을 부려 한반도 해안에 살던 국민들은 매일매일이 불안과 공포의 밤이었을 것이지만 옛날 일이라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저자가 표현한 한 마디 문장이 딱 맞을 정도의 해적에 대한 위기감에서 쓰이기 시작했다. "해적이 되돌아왔다." 저자에 따르면 뉴스 헤드라인이나 거대 오락 산업체뿐 아니라 다큐멘터리, 기고문, 책, 그리고 전 세게에서 열리는 학술회의 등에서도 해적과 관련된 주체가 다루어지고 있다. 이들은 1980년대부터 해적에 의한 피습 사건 빈도가 극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함께 노력했다. 1970년대 후반에 세계화와 무역자유화가 이루어지면서 해상 교통량이 엄청나게 증가했다. 그로부터 10여년 후 소련이 붕괴하고 냉전이 종식되면서 이전엔 군함이 순찰했던 많은 지역에서 더이상 군함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해적 입장에서 생각하면 먹잇감은 더 많아지고 잡힐 위험은 훨씬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그리고 많은 연구자가 '무엇이 해적을 움직이는가?라는 주제로 여러 심층적인 연구를 발표했다.
이 책은 해적이 발생한 700년경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1,320여년 간의 해적의 활동을 중심으로 연대기순으로 나누어 안내한다. 모두 3부로 이루어져 있고 각 부에는 10~20개의 장(章)으로 구분해 설명하고 있다. 최근 소말리아 해적 관련 사건이 가장 극심했던 시기는 2008년에서 2010년 사이로 리만브라더스발 금융위기로 인해 전 세계 경기가 침체되어 있을 때였다. 소말리아 해적은 2020년을 기점으로 거의 사라졌으나, 세계 경제가 휘청이자마자 이제는 기니만에서 나이지리아 해적이 세를 확장하고 있다(최근 이 해적 집단에게 억류됐던 선박에 한국인이 탑승해있기도 했다). 이렇듯 해적과 해적들의 활동은 기본적으로 경제와 빈곤과 깊게 연관되어 있다.
저자는 고대 북해의 바이킹부터 현대 소말리아 해적까지 전 세계, 전 시대 해적을 분석하면서 ‘빈곤’과 ‘탐욕’을 핵심이라 설명했다. 저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해적은 “주류 사회가 외면하는 사람들”이 “비참한 생활에서 벗어날 방도를 강구한” 결과였다.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특정 공동체들, 특히 해양 근처에서 활동하는 공동체들이 주로 본인들의 기술을 활용하여 해적이 되었다. 한 에로 북유럽 바다에서 활동했던 해적인 ‘양식형제단(이후 평등공유단)’은 그 이름처럼 전시에 적군을 뚫고 음식을 보급하는 임무로 시작했다. 이런 집단은 현재에도 존재하며 동남아시아의 해상민족인 오랑라우트족이 한 예다. 하지만 저자는 그 근저에 ‘탐욕’, 즉 “손쉬운 돈벌이의 유혹”이 있음도 지적한다. 처음에는 아니었어도 해적질을 하며 약탈품을 챙기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그렇게 변해 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한 예로, 현대 소말리아 해적은 원래 불법 조업의 피해에 불만을 가져서 생긴 해적이었다. 하지만 이후 호화 요트를 납치해 몸값으로 200만 달러를 벌어들인 후, 해적행위가 일종의 ‘골드러시’로 변질되었다.
해적의 재출현은 국제적으로나 각 나라별로도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중세나 근대와는 달리 국가에 대항해 조직적 범죄 집단이 발생한다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지켜야 하는 국가 입장에서는 실만 있지 득은 전혀 없는 현대 국가 체제로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쓴 저자의 이력이 금세 눈에 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자는는 세인트앤드루스대학 테러학 교수로 해적 활동을 예방하기 위해 해적을 연구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해적의 순환 주기’라는 개념을 주장한다. 전 세계, 전 시기의 해적에 적용할 수 있는 이 순환 주기에 따르면 대부분의 해적은 소규모로 시작해 약탈, 국가의 공인 등 적당한 기회를 만나 힘을 키운다. 이후 큰 조직을 이루면 한 국가나 지역을 조직적으로 약탈하기 시작한다. 북해에서 활동한 바이킹의 경우, 이 단계를 넘어 국가를 무너뜨리고 자신들의 제국을 건설하기도 했다. 만약 국가가 강하게 반격하면 해적은 다시 바다로 퇴각해 힘을 키울 적당한 기회를 기다린다. 저자는 이런 악순환의 주기를 끊으려면 무엇보다 ‘의지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과거에 해적을 박멸할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역 이권 다툼으로 인해 해적과 관련된 모든 국가가 동맹을 맺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많은 국가연합체에서 해적행위를 테러리즘의 하나로 보기 시작했고, 동맹을 맺고 해군력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또한 해적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서는 ‘육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대 해적 문제 대부분이 국가의 통제력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해적으로 유명한 소말리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은 국가가 약하고 불안정해 해적행위를 통제하지 못한다. 또한 통제력이 부족하면 다른 국가에서 온 불법 조업을 막지 못해, 어민들이 더욱 가난해져 결국 해적이 되는 효과도 있다. 국가 간의 연대, 국가 통제력 문제 해결, 이 두 가지를 해결해야 해적을 완전히 없앨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기대대로 우리에게 더 이상의 낭만을 주지 않는, 동정의 여지가 없는 해적의 출현은 우리에게도 백해무익의 테러집단이나 다름없다.
"각국이 정말로 해적행위가 초래하는 재앙을 끝내겠다면 육지부터 시작하는 것이 옳다. “다른 모든 사람처럼 해적도 육지에서 살아야 한다. 따라서 그들을 육지에서 저지해야 한다. 해군력만으로는 해적을 진압할 수 없다.” 육지에서 법질서를 회복하는 일이 논리적인 첫 수순이다.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 같은 ‘약소국’은 법질서를 세워야 하고, 소말리아 같은 ‘실패한 국가’는 법질서를 회복해야 한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소말리아에는 어렴풋이 희망이 보인다. 본토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소말릴란드와 준자치주인 푼틀란드는 법질서를 상당한 수준까지 회복했고, 그 덕분에 두 지역을 본거지로 하던 해적행위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었다."(p.280) - 「결론: 거대한 역풍」 중에서
저자 : 피터 레어(Peter Lehr)
세인트앤드루스대학 테러학 교수. 국제관계학부에서 해적과 해양 테러의 연관성을 탐구하는 연구원으로도 활동했다. 중국 삼합회, 해적과 같은 범죄조직은 물론, 태국 사찰의 금욕 수도사까지 찾아가 인터뷰하는 등 참가 관찰을 주로 진행했다. 인간의 행동을 그들이 처한 맥락을 통해 설명하는 ‘두꺼운 묘사’를 연구 방법으로 삼고 있다.
역자 : 홍우정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했으며,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서 다년간 근무하였다.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주요 역서로는 《러시아 히스토리: 제국의 신화와 현실》, 《러시아 이야기(출간 예정)》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