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3년 03월 0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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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46쪽 | 466g | 140*200*30mm |
ISBN13 | 9791191401684 |
ISBN10 | 1191401685 |
발행일 | 2023년 03월 0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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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46쪽 | 466g | 140*200*30mm |
ISBN13 | 9791191401684 |
ISBN10 | 1191401685 |
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10만부 돌파 기념 스페셜 에디션)
16,020원 (10%)
추천의 글 8 프롤로그 - 밥상을 차리며 매일 배웁니다 12 한로 찬 이슬을 맞으니 따뜻한 음식에 끌린다 문 잠가라, 가을 아욱국 끓였다 18 밤은 왜 깎지 않고 친다고 말할까 20 반찬으로 안주로 달걀만 한 식재료가 없다 22 김치에 진심과 정성을 다하는 칼국숫집을 좋아한다 25 조금 귀찮아도 매 끼니 새 반찬 하나는 놓으려 한다 27 쌀을 살 때 품종과 도정일을 살핀다 29 솥밥을 지을 땐 마지막에 불을 세게 한 번 올린다 32 새로운 식재료,열매마를 만나다 33 두 사람보다는 세 사람을 위한 밥상이 좋다 35 아침 반찬으로 고수를 무치다 37 김훈 작가만 끓이나 나도 끓인다, 라면 39 쓰레기를 더 줄이는 방법을 고민한다 41 고기 끊고 가장 아쉬운 음식, 만두 42 김장 준비를 위해 이제라도 엑셀을 배워야 하나 44 얻어걸린 맛 좋은 배춧국 46 한 달에 한 번은 요리 수업에 참여하려 한다 48 음식의 일정한 맛을 잡아주는 부엌 저울 50 파 맛을 알지만 여전히 좋아하진 않는다 52 스테인리스 프라이팬에 달걀프라이 성공 54 입동 김장, 일 년 먹거리를 준비하는 축제 2월에 담글 장을 위한 메주 준비 58 이토록 아름다운 채소라면 60 배우고 익힌 후 시도해 보는 즐거움 62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며 보낸 휴일 같은 하루 64 여든아홉에 돌아가신 김분남 여사님의 살림 65 마음 맞는 동네 친구 67 반찬으로 안주로, 김은 늘 옳다 69 생강과 설탕이 만나 편강이 되는 마법 71 찬 바람을 맞고 자란 시금치는 달고 달다 73 로사 선생님의 파스타와 나의 파스타 75 여보, 우거지 곰국 한 솥 끓여두었어 77 덕적상회표 우리 집 젓갈 정식 79 토마토와 달걀, 반찬의 경계 82 든든한 감자미역국 84 김장의 성패는 장보기에 달렸다 87 김장을 잘한다는 것의 의미 90 새우젓국, 남편은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 93 반건조 생선의 추억 95 굴김치 콩나물국밥과 1일 2회 밥 짓기 97 맛있는 반찬, 토란 무조림 99 장흥 토요시장의 5천 원짜리 밥상 101 내 식으로 만든 명란 파스타 104 남편 밥상 vs. 내 밥상 106 동지 붉은 밥과 보리순 나물 108 매생이로 국 대신 나물을 만들었다 111 손님상, 내 밥상처럼 소박하게 113 두 번 한 저녁의 레몬 파스타 115 식사 시간을 내 맘대로 정할수 있는 자유 118 새해 첫 끼니는 떡국이지! 올해는 매생이 떡국 121 엄마의 잡채, 어묵 잡채 123 밥 풀 땐 조금 남긴다 126 남편과 나의 별거가 시작되었다 128 김과 환상의 짝꿍, 고추간장 만들기 129 나의 프라이팬과 엄마의 프라이팬 132 엄마 찬장 안의 그릇은 K-빈티지 134 “빼 주세요.”라는 요구 136 쓸쓸할 거 같으면 친구 불러 같이 먹자 137 입춘 봄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항아리를 씻고 내 식탁의 중심, 장 담그기 준비 시작! 140 해장에 최고, 김치칼국수 142 샐러드의 다른 이름, 봄동 과일 겉절이 144 음식은 마음도 기후도 담는다 146 “고노와다에 소주 한잔하실래요?” 148 남편이 오는 날, 대보름 오곡밥을 미리 짓다 151 정월 대보름 음식 러버의 나물 조리법 154 초대의 즐거움 157 장 담그기를 가르쳐주는 즐거움 159 장 담그기 7년 차, 나의 장 담그는 법과 리듬 162 많이 담가 나눠 먹어야 제맛 165 채식 지향자의 외식 167 냉이무침만큼 허무한 음식이 있으랴 169 급하게 차린 채식 손님상 171 스물일곱 살의 베이글 173 이른 봄엔 도다리쑥국 175 춘분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나온 봄나물처럼 춘분, 이제 몸은 쌈 채소를 먹어도 좋다 하네 178 미역으로 후리가케를 만들다 181 봄 손님에겐 봄나물로 밥상을 차려낸다 183 잘 차려내는 곳의 음식을 먹어봐야 한다 185 토요일의 루콜라 페스토 파스타 188 미역이 최선을 다한 밥상 190 통영 섬 영화제와 도시락 192 나에게도 밥해 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194 귀찮아? 그럼 비벼 195 한 주먹도 안 되는 홑잎나물을 먹으려 196 봄의 맛과 향, 쑥국 198 공부를 놓지 않는 사람의 밥상 200 토마토와 명란으로 만든 솥밥 202 쓴맛의 이모저모 203 같이 놀아야 재미있다, 밥도 그렇다 205 소행성의 장 가르기 208 마당 파티의 계절 210 30년 된 간장의 맛 212 조금 쉽게 먹는 나물밥 그리고 양념장 214 입하 잘 담근 오이지로 여름을 무찌르자 잘 담근 오이지는 김장만큼 든든하다 218 가족이 식탁을 풍성하게 한다 220 차리고, 차려준 밥을 먹은 하루 221 비건을 위한 보양식, 채개장 224 질긴 나물을 볶을 때 226 한식 좋아하는 외국인 친구를 위한 밥상 227 버라이어티한 결혼기념일 하루 229 작은 마당에 넘치는 동네 친구들 231 메밀면 끊어지지 않게 잘 삶기 233 음식점의 단정한 밥상과 나누는 기쁨 235 인스타그램 속 내 밥상의 출처 237 6월엔 ‘무주산골영화제’에 가야 한다 239 반찬으로 가득 채운 한정식에 대한 생각 241 완두완두 완두콩, 여름엔 완두콩이다 244 아스파라거스 쉽게 먹기 245 콩국수는 완벽한 비건 음식이다! 248 수박은 여름의 맛 249 더위 확 날리고 만들기도 쉬운 오이지 냉국 251 하지 여름 밥상은 푸르름이 반찬이다 생일 아침, 엄마를 그리워하다 254 매일 쓰는 나의 일기를 대견하다 칭찬한다 256 마당 매화나무의 매실을 매실주와 매실청으로 257 열무김치를 담그며 오른 물가에 한숨을 내뿜다 260 “밥 달라”는 따뜻한 말 262호랑이 강낭콩 넣어 밥을 짓다 263 낮술의 정서 265 여름 보양식 민어탕, 민어전, 민어 부레와 껍질 볶음 267 감자의 다채로운 활약 270 와우!! 멍게김치라니 272 복달임으로 금태 솥밥 273 덮밥 중 최고는 된장덮밥! 276 감자와 달걀과 맛있는 브리오슈 278 마땅히 먹을 게 없을 땐 냉장고를 뒤지고 279 외식 없었던 하루 280 〈헤어질 결심〉을 보고, 달걀말이를 했다 281 『아무튼, 떡볶이』가 곰장어가 된 날 283 음식도 큐레이션, 전복장으로 전복밥 하기 284 호박잎 2,000원어치로 차린 여름 밥상 286 호박과 가지, 쉽게 먹는 여름 밥상 288 입추 냉장고를 털어 먹어도 가을은 온다 비 내릴 땐 수제비 292 맛있는 달걀찜은 좋은 달걀에서 293 오랜만에 햇살, 햇살 같은 채소볶음 294 아스파라거스도 찔 수 있구나 296 절식 사흘째, 배고파 298 사흘간의 절식 후 300 모두의 한 끼는 같은 무게로 소중하다 302 하루 세끼는 부담스럽다 303 냉장고 털이엔 카레라이스 305 카레는 역시 어제의 카레가 맛있지 307 태풍 오는 날의 광장시장 풍경 308 또 새로운 호박덮밥 310 달걀장과 와인 312 그래도 명절인데 생선전이라도 부치자 314 고추지와 고추지무침 315 미역국 맛은 미역에서 시작한다 317 별 반찬 없어도 국이 맛있으면 오케이 319 콩나물국과 무침을 동시에 320 우리 집 북토크 ‘소금책’에 떡볶이를 내다 321 양배추와 버섯으로 끓인 맑은 찌개 323 평생 한 가지 음식만 먹는다면 325 한밤의 술상, 전복버터구이와 전복죽 327 아름답고 맛있는 비건 식사 한 끼 329 문득, 어떤 생각을 하다 331 나누고 싶지 않은 음식과 나누고 싶은 마음 332 꼬마김밥 두 번 말고 냉동고 정리 333 진주의 상경과 음식의 힘 336 미역국에 옥돔 퐁당, 옥돔 미역국 338 뿌리 채소의 계절이 왔다 340 제 밥상의 힘은 남편과 친구들입니다 342 에필로그 - 제 밥상의 힘은 남편과 친구들입니다 342 |
서울 도심 한옥집에서의 리틀 포레스트라니 이 어찌 부럽지 않겠나.
외식, 배달식을 끊고 집에서 해먹기로 한지 꽤 오래되었다. 한정된 한 달 식비를 가지고 하루 두끼 먹을 것을 챙기는 것도 수월한 일은 아니다. 3일에 한 번 정도 동네에서 좀 걸어야 되는 거리의 00마트에 가본다.
요즘엔 봄나물이 지천이다. 코로나 전만 해도 나물은 식당에서 반찬으로 나와도 손도 대지 않았다. 의심이 많아서인지 어째 재활용한 것처럼 시들시들하고 윤기도 없어 보이고 일단 푸르죽죽한 것이 입에 넣어도 식감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온갖 정체 불명의 잡고기와 각종 첨가제가 뒤범벅된 햄 소세지, 냉동식품을 멀리하자 오히려 이런 나물에 눈이 갔다. 할머니, 어머니 세대나 되어야 먹던데 나 역시 그 정도의 나이가 되었구나 하는 기분은 결국 내 손으로 나물을 삶고 무쳐 입으로 가져간 뒤, 식당에서 먹던 그런 맛과는 다르구나 하는 걸 느낀 뒤의 희열이었다.
어릴적엔 거들떠도 안보던 식자재들이 이상스럽게 눈길이 가고 입이 당겼다. 예를 들어 파, 마늘, 호박, 가지, 고추, 버섯, 뿌리채소와 각종 나물등등, 이젠 이런 걸 먹어야 건강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도 작용한 듯 싶었다. 대신 안먹기 시작한 것들도 늘었다. 특히 포장재가 화려한 것들과 그래서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것들.
다녀온 마트는 좀 특이한 곳이다. 제철 채소들이 수시로 들어오고 가공식품은 별로 싸지도 않고 종류도 많지 않았다. 또 채소들은 내가 원하는 만큼만 집어 무게를 달아 파는 방식이라 생소한 나물도 한 웅큼만 사다 먹어보고 맛없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크게 리스크가 없다. 이런 건 아마 재래시장에서도 하지 않는 방식일 거다. 신선한 산나물 890원어치가 가능한 일인가
그런 이유로 시간 여유가 있고 유난히 골고루 반찬을 챙겨먹고 싶은 날엔 반찬 가짓수가 대폭 늘어나는 재미가 있다. 누군가를 불러 같이 식사를 하면 금상첨화고, 오늘 먹은 게 내가 된다는 말을 들은 뒤엔 먹고 속 편한 음식을 절로 찾게된다.
얼마 전에 본 책 <여보 나 제주에서 한달만 살다올께>의 저자 편성준 작가의 아내가 쓴 이 책은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 10월1일부터 22년 9월 30일까지 1년 간의 먹고 산 일기다. 일기나 가계부, 연간 다이어리를 써본 사람은 공감할 것이다. 하루하루 매일같이 뭔가를 기록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 동안 무엇을 먹고 살았는지 그리고 누구와 먹었는지를 적어 놓은 것들이 이렇게 책 한권으로 나왔을때의 즐거움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육고기를 제외한 다른 것들은 섭취하는 제한적 채식지향자라고 할 수 있다. 고기를 안먹으면 뭘 먹어? 라고 묻는 사람도 있을 법하지만 책을 보고 있노라니 우리 주변에 왜 이렇게 먹을 게 많지? 그리고 맛있어 보여 라고 하며 따라서 만들어 보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그 안엔 나도 있다.
그리고 저자는 음식을 단지 에너지 보충 차원에서 먹으려고 만들지는 않았다. 남편을 비롯해 같은 집에 사는 여성, 그리고 저자가 잘 알고 있는 이름 알려진 예술인들을 비롯한 지인들을 수시로 불러 같이 식구로 만들어 버렸다. 또 새로운 재료로 새로운 먹을 거리를 만드는데 부지런했다. 남의 재주를 빌리는데도 소홀함이 없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것들을 사람들과 나누었다. 음식은 저자에겐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무기가 되었다.
이 책은 계절을 따라간다. 가을에서 시작해 겨울, 봄, 여름을 지나 다시 가을이 오고 가는 사이 제철 재료들로 먹을 것들을 만들고 나누고 저장했다. 특히나 김장을 하고 장을 만드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맛있는 된장과 간장이면 화학 조미료 따위는 끼여들 틈도 없을 것이다. 맛은 당연한 것이고.
마당이라는 공간이 어쩌면 다양한 먹을 거리를 생산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생각해보니 저자의 음식을 맛있게 먹어준 사람들이 있어 더욱 맛깔난 음식들이 등장했을 것으로 믿는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궁벽한 곳에서 혼자 뭔가를 해먹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이 책엔 많은 사람이 나눠 먹기 위해 애를 쓰는 장면들이 섞여있다.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그또한 재미있을 것 같은 장면이 여럿 있다.
봄날이 완연하다. 마트에서 사온 나물과 된장찌개를 만들어 먹어야겠다. 한옥집은 아니지만 베란다 문이라도 열고 새로운 봄바람과 함께.
먹기 위해 사는 것과 살기 위해 먹는 것. 우리는 누구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고 있을 것이다. 어느 쪽으로 더 가까이 있나 하는 차이가 있을 뿐. 조금 더 따지고 보면 이 물음이 썩 다른 게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기도 하고. 나는 먹는 일에 성의가 많이 없는 사람이고 보면 살기 위해 먹는다고 보는 게 적절할 것 같은데.
일기 형식이다. 1년을 꼬박 먹는 내용으로 일기를 쓴다? 내 경우를 짐작해 본다면 쉽게 그려진다. 작가와는 정 반대쪽에 있는 사람으로. 김치나 장과 같이 긴 시간을 들여 마련해야 하는 음식 쪽으로는 관심도 전혀 없고 노력을 기울일 의지 자체가 없는 형편이라 죄책감마저 느껴야 했다. 이래도 되는 건가 싶어서. 이 정도라면 내가 내 몸을 학대하는 정도인 것일까 의심마저 들어서. 그렇다고 마음을 바꿔 당장 뭘 준비해 보겠다는 것도 아니지만.
재미있게 읽고 보았다. 매일의 밥상이나 음식과 그에 관련된 간단한 에피소드 형식의 글. 무엇을 먹고 있느냐가 현재의 그 사람을 말해 준다는데 딱 알 만큼 보여 준다.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렇게 살고 있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많이 다양하게 만들어 차려 먹는 게 아니더라도, 적게 담백하게 먹더라도 충분히 넉넉한 마음으로 살 수 있다는 것. 혼자만 아니라 여럿이 어울릴 때도 마찬가지로. 우리네 정식 차림이 워낙 반찬이 많은 형태여서 오랜 시간 쓸데없는 강박에 시달려 왔던 건지도 모르겠다. 이래저래 잘 차려야만 누군가를 대접할 수 있는 것으로.
잘 먹는다는 의미를 새롭게 새길 필요가 있다. 적어도 많이 먹는 일은 아니겠다. 먹는 일 자체가 아니라 먹는 내용에 대한 글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괜찮았다. 나를 조금 더 대접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누룽지를 끓여 먹더라도. 사는 게 별 것이냐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