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3년 04월 20일 |
---|---|
쪽수, 무게, 크기 | 312쪽 | 354g | 128*195*30mm |
ISBN13 | 9791191193879 |
ISBN10 | 119119387X |
발행일 | 2023년 04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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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12쪽 | 354g | 128*195*30mm |
ISBN13 | 9791191193879 |
ISBN10 | 119119387X |
1. 재이는 알고 싶다 2. 리사는 갖고 싶다 3. 재이는 살고 싶다 4. 리사는 있고 싶다 4+1. 리사에게, 재이가 남긴 것 추천의 말 작가의 말 프로듀서의 말 |
"망각도 특권일까"
민지형의 <망각하는 자에게 축복을>을 읽고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사람과의, 가장 행복했던 날.
바로 오늘, 그날로 돌아가실 수 있습니다. "
-안전가옥 오리지널 시리즈 24 -
당신에게는 그 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을 정도로 행복했던 기억이 있는가? 만약,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당신은 돌아가고 싶은가? 누구에게나 행복했던, 잊거 싶지 않을 만큼 그런 좋은 추억들이 있다. 하지만, 다시는 기억조차 하거 싶지 않을만큼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나쁜 기억도 있다. 그렇게 나쁜 기억들을 모두 잊지 않고 기억한다면, 아마 우리는 인생을 제대로 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에게 망각이 있어서 다행일지도 모른다.
이 책 『망각하는 자에게 축복을』은 '기억'에 대한 이야기이다. 기억을 업로드하고 체험하게끔 기기인 '라이프 랜드스케이프'를 통해 인간은 다시 만날 수 없는 사람을 만나서 행복했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 기기를 이용하여 수많은 기억들 속에서 행복했던 기억들 속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 기억의 순간을 가상현실 (VR)로 즐길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 대단하고 획기적인 발명품처럼 보인다. 과학 기술을 이용하여 얼마든지 낭만적인 순간을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사람과의, 가장 행복했던 날. 바로 오늘, 그날로 돌아가실 수 있습니다. 라이프 랜드스케이프, 1세대 모델 사전 예약 중. 호라이즌.
-p. 18
하지만, 물론 자신의 행복한 기억을 업로드하고 체험하는 것은 좋지만, 그 기억은 악용되거나 왜곡될 수 있음을 작가는 재이와 리사의 이야기를 통해 말하고 있다.
입주가사 도우미인 재이는 이 기기를 통해서 서로 다른 행동을 보이는 주인 부부의 행동을 보고 의구심을 느끼고 궁금해한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아내가 처참하게 죽이는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이 갑작스럽게 펼쳐진 피바다의 상황 속에서 경황이 없었지만, 재이는 그 기기를 챙겨서 나오게 된다. 왜 그 사모님은 자신의 남편을 잔인하게 죽인 것일까. 그녀는 며칠 간 이 작은 기계를 통해서 대체 무엇을 보았길래 이 살인을 한 것일까.
한편, 이 낭만적인 기기와 살인 사건이 관련이 있음이 밝혀지자 '라이프 랜드 스케이프'의 개발자이자 개발사인 호라이즌의 차기 CEO 인 리사가 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재이를 찾아오게 된다. 이야기는 재이와 리사의 시점으로 각각 교차적으로 전개가 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재이는 고가의 라이프 랜드 스케이프를 더 비싸게 팔아서 많은 돈을 벌려고 했다. 그리고 리사는 이 기기에 대한 악평과 판매율 저조를 막기 위해 단순히 재이를 포섭하여 이 살인 사건을 무마하려고 했다.하지만, 사건은 그들이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가 된다. 이 기기를 통해 행복한 기억의 순간들을 다시 체험함으로써 낭만을 다시 느낄 수도 있지만, SNS처럼 기억 또한 다른 사람들의 기억들이 공유가 되고, 그 기억들은 경험과 망상으로 뒤섞이게 된다. 때로는 해상도를 놏이거나 낮추며 수정이 될 때 기억은 콘텐츠로 만들고 다시 그 기억을 체험하는 과정 속에서 타인의 의지에 따라 삭제되겆나 변조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인간의 기억조차도 주관적인 감정이 결부되어 완전히 객관적일 수도 없는데 이 왜곡되고 변조된 기억은 과연 제대로된 기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저기요, 이 세상에는 말이죠. 되새기고 싶은 좋은 기억만 가득한 사람은 없어요. 오히려 반대지. 떼어내도 떼어내도 끈질기게 쫓아오는 기억들뿐이야. 보통 사람들 인생이 다 그렇다고. 그러니까 이 사달이 나는 거지."
-p. 184
또한 작가는 같은 기억이라고 하더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기억할 수 있음을 지적한다. 어떤 사람에겐 행복한 기억일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에겐 잊고 싶은 끔찍한 기억일 수 있는 것이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가능성은, 각자의 기억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기억이란 것은 원래 주관적이니까. 게다가 십수 년 전의 일 아닌가. 이전에 사장님의 기억에서 받았던 인상은 어색해도 풋풋한 설렘이었는데, 오늘 사모님의 기억에서 느껴지는 것은 무엇보다 불편함이었다. 원치 않는 관심에 대한 불편함. 너무나 익숙하게 잘 아는 감정.
-p. 122
서로가 적대적이고 원수 관계에 있던 재이와 리사는 어느 새 같은 편이 되어 기억을 왜곡하고 변조해서 살인을 조장하고 나쁜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의 검은 음모를 파헤치게 된다.
과연 리사와 재이는 그 검은 음모를 밝혀서 갑자기 자취를 감춘 다크웹 헤비 업로더로 활동하던 사람들을 구해낼 수 있을까.
이 책 『망각하는 자에게 축복을』을 통해 어쩌면 기억과 함께 망각하는 것도 인간이 가진 특권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 책 속 주인공인 재이의 말처럼 인간은 되새기고 싶은 행복한 기억만 가질 수 는 없다는 말이 떠오른다. 또한 기억하고 싶지 않아도 자꾸만 기억하게 되는 나쁜 기억들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도 있음을 깨닫게 된다.다행히 우리에게 '망각'이 있기에 우리는 '오늘은 어떤 일이 있을까. 어떻게 하면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보내며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며 오늘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일지 모른다.
기억. ‘나’를 ‘나’로 존재하게 하는 개념입니다. 기억이 사라진다면 단지 쌓아온 인생의 아카이브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로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사라지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인간에게 기억만큼 중요한 존재는 바로 망각이죠. 망각은 기억의 바다에서 헤매이지 않도록 하기도 하고 정신적 회복력을 갖추도록 도와주는 존재입니다. 망각 역시 기억과 마찬가지로 ‘나’로 존재하게 하는 개념이기도 합니다. 나를 나로 존재하게 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개념은 두 상반된 개념인 기억과 망각에 대한 탐구를 다룬 소설이 한 권 있습니다.
“망각하는 자에게 축복을 (민지형 著, 안전가옥)”입니다.
최고 수준의 뇌 스캔 기술과 역시 최첨단 VR 기술이 결합한 기억을 업로드하고 보여주는 기억을 업로드 하는 기계, 라이프 랜드스케이프. 수식하는 미사여구가 대단한 만큼 가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단순한 현실 도피용 장난감치고는 말이지요. 하지만 과거 속에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은 기꺼이 이 기계를 구매합니다. 돌아가고 싶은 추억, 되새기고 싶은 기억. 그 기억과 추억들이 그 사람들을 지금까지 살아가게 하는 힘이니까요. 그리고 그렇게 기억을 사는 것도 그 돈을 기꺼이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특권이기도 합니다.
기억, 망각, 뇌 스캔, 마인드 업로딩. 최근 몇 년 간 국내외 많은 SF 소설들에서 수없이 다룬 주제들입니다. 영원한 삶을 가능하게도 하고, 잊혀진 혹은 떠올리고 싶은 기억을 다시 보여주거나 체험하게 해주기도 하고, 테세우스의 배 역설을 구현할 수도 있는 주제이다 보니 매우 흥미로운 개념이지요.
아마도 이 소재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는 세상에모두 다 나왔다고 생각해서일까요? 다소 뻔한 이야기일 것이라 지레 짐작했었나 봅니다. 하지만 민지형 작가의 접근 방법은 다릅니다. 예상치 못한 전혀 다른 전개로 이야기가 급선회합니다.
그리고 미처 떠오르지 못했던 또 다른 기억과 망각을 이야기해줍니다. 그래요, 그런 기억과 망각도 있었습니다.
민지형 작가의 작품은 단편소설로만 접했었는데 이번 소설을 통해 긴 호흡의 이야기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작가임을 확인했습니다. 다른 작품도 몇 권 찾아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망각하는자에게축복을 #민지형 #안전가옥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재이는 성북동 산자락에 근사하게 자리 잡은 초호화 타운하우스에서 입주 가사도우미를 찾는다는 문자를 본 순간, 석달 여 동안 일했던 요양 보호를 인사도 없이 관둔다. 사랑이 넘치는 온화한 할머니와 단둘이 보내는 평온하고 비슷한 생활이 금방 싫증났기에 충동을 참지 못하고 거처를 옮겨 버린 것이다. 그렇게 이 집에 온지 5주가 지났지만 지금까지 벌어진 재미있는 일이라곤, 사장님의 은근한 추행과 사모님의 끝나지 않는 경계 뿐이다.
TV 에서는 기억을 스캔한 VR 기기를 통해 지금 막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현실처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기기인 '헬로, 라이프 랜드스케이프' 를 광고하고, 이를 함께 본 타운하우스의 사장님은 8990만원짜리 기기를 사들인다. 가상 세계에 몰두해 좀처럼 방에서 나오지 않던 사장님은 하와이로 골프 여행을 떠나고, 재이는 재미 삼아 사장님의 은밀한 체험이 담긴 라이프 랜드스케이프를 작동 시켜 그의 몇 가지 기억을 살펴본다. 한편, 술에 잔뜩 취해 집에 들어온 사모님은 다음날 말끔히 씻은 뒤 사장님 방에 들어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사장님이 여행에서 돌아와 일상을 되찾는 듯 했으나 사모님은 자고 있던 그를 칼로 난도질한다. 공포에 질린 재이는 챙겨둔 짐과 라이프 랜드스케이프를 들고 집을 나서는데......
소설은 '라이프 랜드스케이프'라는 기기를 소재로 전개된다. 현실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기기는 아니지만 VR기기나 게임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는 시점이기에 멀지 않은 미래에는 비슷한 류의 기기들이 개발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나간 기억을 생생하게 떠올리고 체험할 수 있다면 어떤 기억을 소환하게 될까? <망각하는 자에게 축복을>에서는 사장님과 사모님이 같은 상황을 다르게 기억하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지적하고, 이것에서 비롯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여러 책과 경험을 통해서 인간의 기억은 자의적으로 무수히 조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된다. 언젠가 라이프 랜드스케이프 같은 기기가 개발된다면 함께했던 이들 모두가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보고 싶다. 몰입도 높은 소설을 만나 토요일 저녁을 흥미롭게 보낸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