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망각하는 자에게 축복을

안전가옥 오리지널-24이동
리뷰 총점9.8 리뷰 21건 | 판매지수 1,128
정가
16,000
판매가
14,400 (10% 할인)
신상품이 출시되면 알려드립니다. 시리즈 알림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354g | 128*195*30mm
ISBN13 9791191193879
ISBN10 119119387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 재이는 알고 싶다
2. 리사는 갖고 싶다
3. 재이는 살고 싶다
4. 리사는 있고 싶다
4+1. 리사에게, 재이가 남긴 것
추천의 말
작가의 말
프로듀서의 말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이것은 과학 기술을 가장 낭만적으로 이용한 사례가 될 것이며, 현대 인류의 가장 아름다운 발명품이 될 것입니다.”
---「재이는 알고 싶다」중에서

여러분의 가장 행복했던 기억 속 그곳. 그런 곳이라곤 없어서 늘 도망치듯 정처 없이 떠도는 자신과, 수도 없이 많은 행복한 기억 속으로 돌아가기 위해 8990만 원짜리 기기를 사들이는 삶, 심지어 발명해 내는 삶. 우리들의 삶은 닿을 수도, 닮을 수도 없을 것이었다. 영원히.
---「재이는 알고 싶다」중에서

재이가 그 아비규환 속에서도 이 기기를 챙겨 나온 것은, 물론 경찰과 리사 일행 앞에서 말했던 대로 값나가는 물건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갑작스럽게 펼쳐진 피바다 앞에서는 정말로 경황이 없었지만, 자기 방에서 미리 싸 놓은 가방을 손에 쥘 때쯤엔 그러고 보니 당장 월급을 받지 못하게 됐다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중요했던 것은 사모님이 최근 며칠간 이 작은 기계를 통해 대체 무엇을 보았는가 하는 질문이었다. 그게 너무, 너무, 너무나 알고 싶었다.
---「리사는 갖고 싶다」중에서

다음 순간, 리사는 미친 듯이 직원 전용 통로를 뛰어서 드넓은 활주로로 나갔다. 아무런 근거는 없지만, 직감이 그를 이끌었다. 상대적으로 날렵한 경비행기가 천천히 움직이는 모습이 저 멀리서 보였다. 작은 리사의 몸으로는, 아무리 달리고 또 달려도 도저히 거리가 줄어들지 않았다. 활주로라는 것이 이렇게 길고 넓었 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리사가 뛰어오는 것을 알 리가 없는 비행기가 드디어 이륙을 준비하는 듯 천천히 속력을 높이기 시작했다. 리사는 이를 악물고 비행기를 향해 달렸다. 그러나 속도를 내기 시작한 비행기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가속이 붙었다. 턱 끝까지 숨이 차올라, 한계에 다다른 것을 깨달은 리사는 쏟아지는 눈물을 멈추지도 못하고 화풀이라도 하듯 충동적으로 주머니에 들어 있던 권총을 꺼내 들었다.
---「리사는 갖고 싶다」중에서

리사는 그게 뭐든지 자신의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겠다는 마음에 재이가 시키는 대로 했다. 그러고 보니 자신이 만든 기기인데도 참으로 오랜만에 사용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오랫동안, 차마 지난 기억을 돌아볼 용기가 나질 않았다.
---「재이는 살고 싶다」중에서

“그때… 너 활주로에서. 뭐라고 했어?” 그 순간, 리사의 머릿속에서 모든 것이 되살아났다. 그날의 절망감, 분노, 신기루처럼 아른거리던 재이의 모습, 뜨거웠던 아스팔트와 딱딱했던 신발 밑창, 바스락거리던 트렌치코트와 손가락 끝에 요철이 느껴지던 피스톨, 그리고 그대로 머리에 대고 확 방아쇠를 당기고 싶었을 만큼- 간절했던 한마디. 이대로 사라지고 싶다던 말.
---「재이는 살고 싶다」중에서

몇 년 사이 라이프 랜드스케이프를 통해 기억의 ‘완성도’를 평가하는 데 도가 튼 유저들은 직관적으로 알았다. 그 생생한 고통과 괴로움, 모욕감…… 이것은 진짜 있던 일들이 틀림없다. 리오가 어린애처럼 질질 짜고, 이사회와 주주들이 고성을 높이며 서로 싸우는 동안 리사는 홀로 단상 위에 서서 그 모든 꼴을 내려다보며 서서히 실감하는 중이었다. 진짜로 세상이 뒤집어져 버렸다는 것을.
---「리사는 있고 싶다」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망각이라는 특권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사람과의, 가장 행복했던 날. 바로 오늘, 그날로 돌아가실 수 있습니다. 라이프 랜드스케이프, 1세대 모델 사전 예약 중. 호라이즌. ─ 18쪽

민지형의 장편소설 『망각하는 자에게 축복을』에는 기억을 업로드하고 체험하게끔 하는 기기가 나온다. 입주 가사 도우미 재이는 이 기기를 통해 전혀 다른 표정을 얻은 집주인 내외를 보며 호기심을 키우고, 한 사람의 가장 행복한 기억이 다른 한 사람에게는 가장 끔찍한 기억임을 알아낸다. 슬슬 일에 질려가던 어느 날, 재이는 안방에서 난도질된 몸을 발견한다. 낭만적인 기기와 희대의 살인 사건이 맞물리자, ‘라이프 랜드스케이프’의 개발자이자 개발사 호라이즌의 차기 CEO 리사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재이를 찾아온다.

인간은 망각이라는 특권을 지닌 존재다. 다만 『망각하는 자에게 축복을』 속 일부는 특권을 포기할 수 있는 특권조차 살 수 있다. 그리하여 기억하고자 하는 것을 기억하고, 그 기억을 잠시나마 살아간다. 그러나 개인의 기억이란 진실일지라도 사실이 아니며, 하물며 같은 사건을 복수의 당사자들은 다르게 기억한다. 한 인간의 행복이나 고통, 즉 개인성의 원천인 기억을 가촉적인 것으로 뒤바꾼 연금술로 인해 바야흐로 사실과 망상이 섞인 기억이 파일 형태로 공유되는 시대에, 이야기는 모험으로 나아간다. 재이와 리사 두 사람이 서로 쫓고 쫓기는 모습은 매초 망각되고 유실되는 세계 속에서 기억을 꼬리잡기하는 듯 그려지며 보는 이의 긴장감을 더한다.

기억이라는 의지

이상한 것은 그다음이었다. 피해자가 죽었다고 알려진 이후, 다크웹 헤비 업로더로 활동하던 판매자들이 하나둘씩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 것이다. 그의 온라인 동료들은 그 여 자가 귀신이 되어 잡아갔나? 하고 농담을 했지만, 진짜로 웃을 수는 없었다. ─ 162쪽

뇌 속의 해마는 기억을 관장하는 기관이면서 동시에 상상을 관장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즉 기억하지 않는 자에게 미래가 없다는 구호는 상징적 차원에 그치지 않는 과학적 진실이다. 저마다 끔찍한 기억을 지닌 재이와 리사는 소설을 통과하며, 잊으면 안 되는 사실, 개인의 정체를 구성하는 역사의 빠진 고리를 맞닥뜨린다. 각자 아팠던 두 사람은 성장하지만 이때는 혼자가 아니다. 『망각하는 자에게 축복을』은 혼자서는 결코 깨고 나올 수 없었을 세계를 산산조각으로 박살 내 줄 이를 만나, 비로소 잊고 있던 자기 자신을 대면하게 되는 우정과 사랑의 이야기다.

작중 ‘라이프 랜드스케이프’는 기억을 사고팔 수 있는 소비재로 만드는 동시에, 그 과거를 전복하여 체험하는 복수 패치를 탄생시키기도 한다. 괴로운 기억은 짐이지만, 짐을 인식할 때 이를 짊어질 힘과 의지를 발견하게 되는 법도 있다고, 소설은 양날이 빛나는 ‘라이프 랜드스케이프’를 들어 말한다. 나아가 “가장 돌아가고 싶은/싶지 않은” 작가 본인의 기억에서 출발했다고 밝힌 『망각하는 자에게 축복을』은 창작 역시 망각에 대한 대항임을, 그러므로 소설은 단순한 전리품이 아니라 그 대항의 자명한 증거임을 보인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살면서 복수를 꿈꿔 보지 않은 여자가 세상에 있을까. 다른 여자의 고통과 마주할 때마다 함께 이를 악물고 주먹을 쥐었던 여자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 도둑, 협잡꾼, 냉혈한, 거짓말쟁이, 규칙 위반자이자 포기를 모르는 승부사이기도 한 이 소설 속 여자들은 자신들이 머무르도록 그어진 선 밖으로 질주하며 우리가 때려 부수고 싶어 했던 세계를 무너뜨린다. 사막 한가운데서도, 지옥에 떨어져도 뻔뻔하게 웃으며 살아 돌아올 주인공이 함께 절벽을 뛰어넘자며 손을 내민다면 당신은 어떨까? 주저하기 전에 기억하자. 착한 여자는 천국에 가지만, 나쁜 여자는 어디든 간다.
- 최지은 (작가)
사람들의 기억이 업로드되어 행복하고 짜릿한 기억들만 언제든 다시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면, 그런 기억들이 타인에게 생생하게 공유될 수 있다면, 인간의 기억과 망각이란 어떤 의미를 갖게 될까. 이 질문은 이미 현재 진행형이다. 이미 인간의 두뇌가 외부로 확장된 시대,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외부 기억 장치와 클라우드 접속 단말 노릇을 하고, 저마다 SNS를 이용해 보고 듣고 느끼고 누린 것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지금, 민지형은 아직 오지 않은 신기술인 “라이프 랜드스케이프”가 빚어낸 미래를 통해, 첨단 기술과 자본주의가 우리의 기억을 지배하는 시대의 명암을 그려 낸다. 마치 SNS의 확장판 같은 발랄한 기술을 통해 사람들의 기억이 업로드되어 공유되고 재생되는 콘텐츠가 될 때, 경험한 기억과 생생한 망상이 뒤섞이고, 때로는 해상도를 높이거나 낮추며 수정될 때, 기억을 콘텐츠로 만들고 다시 체험하는 과정에서 어떤 기억이 타인의 의지에 따라 삭제되거나 변조될 때, 우리의 “기억”이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사람들의 비밀에 관심이 많고 선을 넘나드는 트릭스터 가사 도우미 재이와, 라이프 랜드스케이프를 만들었지만 정작 자신의 근원을 알지 못한 채 아버지의 억압에 짓눌려 있는 리사, 그리고 재계를 대표하는 그룹 호라이즌의 총수로 냉혹한 신처럼 군림하는 노아의 이야기는, 우리들의 “기억”에 대한 패러다임 자체를 흔들어 놓는다.

누군가의 끔찍한 기억이 타인의 음습한 욕망의 먹이가 되고, 개인의 기억을 권력을 쥔 자들이 입맛대로 손댈 수 있는 시대, 타인의 업적을, 정치인의 비리를, 기업의 과실을, 대형 참사와 노동자의 죽음을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지우고, 다크웹을 통해 누군가의 악몽 같은 순간들이 “죽이는 파일”의 형태로 돌아다닐 때, 이 강고한 벽에 균열을 내는 것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잊고 싶지 않은, 혹은 잊어서는 안 될 기억의 힘이다. 누군가는 욕망을 위해 이용하는 타인의 기억에, 누군가는 공감하고 연대하며 복수에 나선다. 시스템에서 그 기억이 지워지더라도, 혹은 그 당사자가 죽는다 해도, 기억을 이어받는다는 행위는 뜻을 이어받는 일이다. 망각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것이 무지가 주는 마음의 평화라면, 고통을 기억하고 의지를 이어 가는 자에게 주어지는 것은 미래로 가는 열쇠다. 기억하고 기록하여 과거를 미래로 만들어 가는 이들에게 영광이 있으라.
- 전혜진 (소설가)

회원리뷰 (21건) 리뷰 총점9.8

혜택 및 유의사항?
포토리뷰 망각도 특권일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달**러 | 2023.05.20 | 추천3 | 댓글1 리뷰제목
  "망각도 특권일까" 민지형의 <망각하는 자에게 축복을>을 읽고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사람과의, 가장 행복했던 날. 바로 오늘, 그날로 돌아가실 수 있습니다. " -안전가옥 오리지널 시리즈 24 -   당신에게는 그 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을 정도로 행복했던 기억이 있는가? 만약,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당신은 돌아가고 싶은가;
리뷰제목

 

"망각 특권일까"

민지형망각하는 자에게 축복을>을 읽고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사람과의, 가장 행복했던 날.

바로 오늘, 그날로 돌아가실 수 있습니다. "

-안전가옥 오리지널 시리즈 24 -

 

당신에게는 그 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을 정도로 행복했던 기억이 있는가? 만약,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당신은 돌아가고 싶은가? 누구에게나 행복했던, 잊거 싶지 않을 만큼 그런 좋은 추억들이 있다. 하지만, 다시는 기억조차 하거 싶지 않을만큼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나쁜 기억도 있다. 그렇게 나쁜 기억들을 모두 잊지 않고 기억한다면, 아마 우리는 인생을 제대로 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에게 망각이 있어서 다행일지도 모른다. 

 

이 책 『망각하는 자에게 축복을』은 '기억'에 대한 이야기이다. 기억을 업로드하고 체험하게끔 기기인 '라이프 랜드스케이프'를 통해 인간은 다시 만날 수 없는 사람을 만나서 행복했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 기기를 이용하여 수많은 기억들 속에서 행복했던 기억들 속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 기억의 순간을 가상현실 (VR)로 즐길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 대단하고 획기적인 발명품처럼 보인다. 과학 기술을 이용하여 얼마든지 낭만적인 순간을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사람과의, 가장 행복했던 날. 바로 오늘, 그날로 돌아가실 수 있습니다. 라이프 랜드스케이프, 1세대 모델 사전 예약 중. 호라이즌.

-p. 18

 

하지만, 물론 자신의 행복한 기억을 업로드하고 체험하는 것은 좋지만, 그 기억은 악용되거나 왜곡될 수 있음을 작가는 재이와 리사의 이야기를 통해 말하고 있다.

입주가사 도우미인 재이는 이 기기를 통해서 서로 다른 행동을 보이는 주인 부부의 행동을 보고 의구심을 느끼고 궁금해한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아내가 처참하게 죽이는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이 갑작스럽게 펼쳐진 피바다의 상황 속에서 경황이 없었지만, 재이는 그 기기를 챙겨서 나오게 된다. 왜 그 사모님은 자신의 남편을 잔인하게 죽인 것일까. 그녀는 며칠 간 이 작은 기계를 통해서 대체 무엇을 보았길래 이 살인을 한 것일까.

 

한편, 이 낭만적인 기기와 살인 사건이 관련이 있음이 밝혀지자 '라이프 랜드 스케이프'의 개발자이자 개발사인 호라이즌의 차기 CEO 인 리사가 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재이를 찾아오게 된다. 이야기는 재이와 리사의 시점으로 각각 교차적으로 전개가 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재이는 고가의 라이프 랜드 스케이프를 더 비싸게 팔아서 많은 돈을 벌려고 했다. 그리고 리사는 이 기기에 대한 악평과 판매율 저조를 막기 위해 단순히 재이를 포섭하여 이 살인 사건을 무마하려고 했다.하지만, 사건은 그들이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가 된다.  이 기기를 통해 행복한 기억의 순간들을 다시 체험함으로써 낭만을 다시 느낄 수도 있지만, SNS처럼 기억 또한 다른 사람들의 기억들이 공유가 되고, 그 기억들은  경험과 망상으로 뒤섞이게 된다. 때로는 해상도를 놏이거나 낮추며 수정이 될 때 기억은 콘텐츠로 만들고 다시 그 기억을 체험하는 과정 속에서 타인의 의지에 따라 삭제되겆나 변조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인간의 기억조차도 주관적인 감정이 결부되어 완전히 객관적일 수도 없는데 이 왜곡되고 변조된 기억은 과연 제대로된 기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저기요, 이 세상에는 말이죠. 되새기고 싶은 좋은 기억만 가득한 사람은 없어요. 오히려 반대지. 떼어내도 떼어내도 끈질기게 쫓아오는 기억들뿐이야. 보통 사람들 인생이 다 그렇다고.  그러니까 이 사달이 나는 거지."

-p. 184

 

또한 작가는 같은 기억이라고 하더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기억할 수 있음을 지적한다. 어떤 사람에겐 행복한 기억일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에겐 잊고 싶은 끔찍한 기억일 수 있는 것이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가능성은, 각자의 기억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기억이란 것은 원래 주관적이니까. 게다가 십수 년 전의 일 아닌가. 이전에 사장님의 기억에서 받았던 인상은 어색해도 풋풋한 설렘이었는데, 오늘 사모님의 기억에서 느껴지는 것은 무엇보다 불편함이었다. 원치 않는 관심에 대한 불편함. 너무나 익숙하게 잘 아는 감정.

-p. 122

 

 

서로가 적대적이고 원수 관계에 있던 재이와 리사는 어느 새 같은 편이 되어 기억을 왜곡하고 변조해서 살인을 조장하고 나쁜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의 검은 음모를 파헤치게 된다.

과연 리사와 재이는 그 검은 음모를 밝혀서 갑자기 자취를 감춘 다크웹 헤비 업로더로 활동하던 사람들을 구해낼 수 있을까. 

 

이 책  『망각하는 자에게 축복을』을 통해 어쩌면 기억과 함께 망각하는 것도 인간이 가진 특권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 책 속 주인공인 재이의 말처럼 인간은 되새기고 싶은 행복한 기억만 가질 수 는 없다는 말이 떠오른다. 또한 기억하고 싶지 않아도 자꾸만 기억하게 되는 나쁜 기억들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도 있음을 깨닫게 된다.다행히 우리에게 '망각'이 있기에 우리는 '오늘은 어떤 일이 있을까. 어떻게 하면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보내며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며 오늘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일지 모른다.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1
[Review] 망각하는 자에게 축복을 (민지형 著, 안전가옥)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M******m | 2023.05.14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기억. ‘나’를 ‘나’로 존재하게 하는 개념입니다. 기억이 사라진다면 단지 쌓아온 인생의 아카이브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로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사라지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인간에게 기억만큼 중요한 존재는 바로 망각이죠. 망각은 기억의 바다에서 헤매이지 않도록 하기도 하고 정신적 회복력을 갖추도록 도와주는 존재입니다. 망각 역시 기억과 마찬;
리뷰제목

기억. ‘나’를 ‘나’로 존재하게 하는 개념입니다. 기억이 사라진다면 단지 쌓아온 인생의 아카이브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로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사라지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인간에게 기억만큼 중요한 존재는 바로 망각이죠. 망각은 기억의 바다에서 헤매이지 않도록 하기도 하고 정신적 회복력을 갖추도록 도와주는 존재입니다. 망각 역시 기억과 마찬가지로 ‘나’로 존재하게 하는 개념이기도 합니다. 나를 나로 존재하게 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개념은 두 상반된 개념인 기억과 망각에 대한 탐구를 다룬 소설이 한 권 있습니다.

 

“망각하는 자에게 축복을 (민지형 著, 안전가옥)”입니다. 

 

최고 수준의 뇌 스캔 기술과 역시 최첨단 VR 기술이 결합한 기억을 업로드하고 보여주는 기억을 업로드 하는 기계, 라이프 랜드스케이프. 수식하는 미사여구가 대단한 만큼 가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단순한 현실 도피용 장난감치고는 말이지요. 하지만 과거 속에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은 기꺼이 이 기계를 구매합니다. 돌아가고 싶은 추억, 되새기고 싶은 기억. 그 기억과 추억들이 그 사람들을 지금까지 살아가게 하는 힘이니까요. 그리고 그렇게 기억을 사는 것도 그 돈을 기꺼이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특권이기도 합니다.

 

기억, 망각, 뇌 스캔, 마인드 업로딩. 최근 몇 년 간 국내외 많은 SF 소설들에서 수없이 다룬 주제들입니다. 영원한 삶을 가능하게도 하고, 잊혀진 혹은 떠올리고 싶은 기억을 다시 보여주거나 체험하게 해주기도 하고, 테세우스의 배 역설을 구현할 수도 있는 주제이다 보니 매우 흥미로운 개념이지요. 

아마도 이 소재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는 세상에모두 다 나왔다고 생각해서일까요? 다소 뻔한 이야기일 것이라 지레 짐작했었나 봅니다. 하지만 민지형 작가의 접근 방법은 다릅니다. 예상치 못한 전혀 다른 전개로 이야기가 급선회합니다. 

그리고 미처 떠오르지 못했던 또 다른 기억과 망각을 이야기해줍니다. 그래요, 그런 기억과 망각도 있었습니다.

 

 

 

민지형 작가의 작품은 단편소설로만 접했었는데 이번 소설을 통해 긴 호흡의 이야기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작가임을 확인했습니다. 다른 작품도 몇 권 찾아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망각하는자에게축복을 #민지형 #안전가옥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망각하는 자에게 축복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행****나 | 2023.05.2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재이는 성북동 산자락에 근사하게 자리 잡은 초호화 타운하우스에서 입주 가사도우미를 찾는다는 문자를 본 순간, 석달 여 동안 일했던 요양 보호를 인사도 없이 관둔다. 사랑이 넘치는 온화한 할머니와 단둘이 보내는 평온하고 비슷한 생활이 금방 싫증났기에 충동을 참지 못하고 거처를 옮겨 버린 것이다. 그렇게 이 집에 온지 5주가 지났지만 지금까지 벌어진 재미있는 일이라곤,;
리뷰제목

재이는 성북동 산자락에 근사하게 자리 잡은 초호화 타운하우스에서 입주 가사도우미를 찾는다는 문자를 본 순간, 석달 여 동안 일했던 요양 보호를 인사도 없이 관둔다. 사랑이 넘치는 온화한 할머니와 단둘이 보내는 평온하고 비슷한 생활이 금방 싫증났기에 충동을 참지 못하고 거처를 옮겨 버린 것이다. 그렇게 이 집에 온지 5주가 지났지만 지금까지 벌어진 재미있는 일이라곤, 사장님의 은근한 추행과 사모님의 끝나지 않는 경계 뿐이다.

 

TV 에서는 기억을 스캔한 VR 기기를 통해 지금 막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현실처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기기인 '헬로, 라이프 랜드스케이프' 를 광고하고, 이를 함께 본 타운하우스의 사장님은 8990만원짜리 기기를 사들인다. 가상 세계에 몰두해 좀처럼 방에서 나오지 않던 사장님은 하와이로 골프 여행을 떠나고, 재이는 재미 삼아 사장님의 은밀한 체험이 담긴 라이프 랜드스케이프를 작동 시켜 그의 몇 가지 기억을 살펴본다. 한편, 술에 잔뜩 취해 집에 들어온 사모님은 다음날 말끔히 씻은 뒤 사장님 방에 들어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사장님이 여행에서 돌아와 일상을 되찾는 듯 했으나 사모님은 자고 있던 그를 칼로 난도질한다. 공포에 질린 재이는 챙겨둔 짐과 라이프 랜드스케이프를 들고 집을 나서는데......

 

소설은 '라이프 랜드스케이프'라는 기기를 소재로 전개된다. 현실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기기는 아니지만 VR기기나 게임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는 시점이기에 멀지 않은 미래에는 비슷한 류의 기기들이 개발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나간 기억을 생생하게 떠올리고 체험할 수 있다면 어떤 기억을 소환하게 될까? <망각하는 자에게 축복을>에서는 사장님과 사모님이 같은 상황을 다르게 기억하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지적하고, 이것에서 비롯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여러 책과 경험을 통해서 인간의 기억은 자의적으로 무수히 조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된다. 언젠가 라이프 랜드스케이프 같은 기기가 개발된다면 함께했던 이들 모두가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보고 싶다. 몰입도 높은 소설을 만나 토요일 저녁을 흥미롭게 보낸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댓글 0

한줄평 (9건) 한줄평 총점 9.8

혜택 및 유의사항 ?
평점5점
망각하지 마라. 반드시 기억하되, 힘없이 무너지지 마라.
3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3
j*****4 | 2023.05.13
평점5점
독특한 소재로 이끌어가는게 한번 보면 멈출수 없는 책이다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곰**미 | 2023.05.15
평점5점
누구나 생각해봤던 기억에대한 바램을 토대로 전개되는 흥미진진한 소설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헐**민 | 2023.05.14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4,4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