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3년 05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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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92쪽 | 700g | 150*220*30mm |
ISBN13 | 9788932474892 |
ISBN10 | 8932474893 |
피크닉 매트 증정 (포함 인문 3만 원 이상 구매 시)
발행일 | 2023년 05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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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92쪽 | 700g | 150*220*30mm |
ISBN13 | 9788932474892 |
ISBN10 | 8932474893 |
MD 한마디
인간은 건축과 함께 산다. 건축물을 통해 우리 자신과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 유현준 저자가 감명받은 30개의 근현대 건축물을 책 한 권에 모았다. 유럽, 북미, 아시아의 멋진 건축을 소개함으로써 좋은 건축이란 무엇인지, 미래의 건축은 어때야 하는지를 모색한다. - 손민규 인문 PD
여는 글 1. 유럽 1장. 빌라사보아: 건축은 기계다 2장. 퐁피두센터: 건축의 본질은 무엇인가? 3장. 루브르 유리 피라미드: 파리의 다보탑과 석가탑 4장. 롱샹 성당: 결국 자연으로 돌아간다 5장. 라 투레트 수도원: 무림 최고의 비서秘書 6장. 피르미니 성당: 성당 진화의 끝판왕 7장. 유니테 다비타시옹: 건물 안에 도시를 만들겠다는 야심 8장. 독일 국회의사당: 국회의원은 국민보다 아랫사람이다 9장. 브루더 클라우스 필드 채플: 빛이 들어오는 동굴 만들기 10장. 발스 스파: 땅속에 숨겨진 신전 같은 목욕탕 11장. 퀘리니 스탐팔리아: 자연과 대화하는 공간 12장.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물고기를 좇은 건축가의 꿈 2. 북아메리카 13장. 바이네케 고문서 도서관: 빛이 투과되는 돌 14장.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미술관이 방일 필요는 없다 15장. 시티그룹 센터: 좋은 디자인은 문제 해결의 답이다 16장. 허스트 타워: 무엇을 보존할 것인가? 17장. 낙수장: 건축이 자연이 될 수는 없을까? 18장. 베트남전쟁재향군인기념관: 공간으로 만든 한 편의 영화 19장. 더글라스 하우스: 살고 싶은 집 20장. 킴벨 미술관: 침묵과 빛 사이에 위치한 건축 21장. 소크 생물학 연구소: 채움보다 더 위대한 비움 22장. 도미누스 와이너리: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23장. 해비타트 67: 그리스 언덕을 캐나다에 만들다 3. 아시아 24장. 윈드 타워: 실체는 무엇인가 25장. 빛의 교회: 전통 건축의 파격적 재해석 26장. 아주마 하우스: 권투 선수 출신 건축가가 자연을 대하는 방법 27장. 데시마 미술관: 두꺼비집 미술관 28장. CCTV 본사 빌딩: 21세기 고인돌, 과시 건축의 끝판왕 29장. 홍콩 HSBC 빌딩: 제약은 새로운 창조의 어머니 30장. 루브르 아부다비: 쇠로 만든 오아시스 닫는 글 주석 도판 출처 |
건축물은 인간의 생각과 세상의 물질이 만나 만들어진 결정체다. 건축물은 여러 사람의 의견이 일치할 때만 완성되기에 그 사회의 반영이자 단면이다. 건축물을 보면 당대 사람들이 세상을 읽는 관점, 물질을 다루는 기술 수준, 사회 경제 시스템, 인간을 향한 마음, 인간에 대한 이해, 꿈꾸는 이상향, 생존을 위한 몸부림 등이 보인다. [p. 6]
그렇기에 건축가 유현준이 충격과 감동을 받은 30개의 건축물을 소개하면서 ‘인문’이, ‘유럽’, ‘북아메리카’, ‘아시아’라는 권역 별로 소개하기에 ‘기행’이 각각 이 책의 제목에 포함된 것이 아닐까?
어쨌든 저자의 안내에 따라 건축 기행을 시작해본다.
빌라 사보아
출처: <인문건축기행>, p. 22
가장 먼저 소개된 건축물은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 1887~1965)의 [빌라 사보아(villa savoye)](1931)로, 그가 제창한 근대 건축의 5원칙1)1)이 고스란히 적용된 작품이다.
서양은 전통적으로 돌이나 벽돌을 이용해서 벽을 구조체로 하는 건축이었는데, 철근 콘크리트를 사용하면서 기둥 중심의 건축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비로소 서양 건축은 벽이 주는 한계와 구속으로부터 탈출하게 된 것이다. [p. 19]
퐁피두 센터
출처: <인문건축기행>, p. 32
두 번째 건축물은 렌초 피아노(Renzo Piano, 1937~ )와 리처드 로저스(Richard Rogers, 1933~2021)의 [퐁피두 센터(Centre Georges-Pompidou)](1977)다.
일반적으로 기술이 발달하면 우리는 그 기술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숨긴다. [p. 35]
이 작품은 이와 반대로 건축물의 구조체와 기계설비를 밖으로 노출해서 보여주는 ‘하이테크 건축’에 속한다. 여기에 퐁피두 센터 앞 광장이 퐁피두 센터를 향해 약간 기울어져 시각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사람을 빨아들이는 형상이 되어 퐁피두 센터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독일 국회의사당
출처: <인문건축기행>, p. 144
<길들이는 건축 길들여진 인간>에서 이상현 교수는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1874~1965)의 말을 변형하여 “그들이 건물을 빚어내고, 건물은 우리를 빚어낸다2)”고 말한다. 이런 의미에서 여덟 번째 소개된,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 1935~ )가 리모델링한 [독일 국회의사당](1999)은 의미심장한 작품이다. 둠은 당대 최고 권력자가 아니면 가질 수 없는 건축 공간이었고 여전히 절대 권력을 상징한다. 그런데 노먼 포스터는 둠을 투명한 유리로 만들고 그 안에 경사로를 넣어서 베를린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로 만들었다. 나아가 전망대에서 아래층에 있는 국회 회의장을 내려다볼 수 있게 설계하여 ‘시민이 주인인 사회’라는 것을 선언했다. 앞에서 말한 이상현 교수의 말대로라면, 독일 국회의사당은 국회의원과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을 건축을 통해 국회의원이 특권을 가진 권력자가 아닌, 국민보다 아래에서 봉사하는 사람이라는 개념을 주입시키려는 의도도 있다는 뜻이다. 여기까지 읽고 나니, 여의도에 있는 국회의사당도 이렇게 리모델링해서 국회의원 등을 ‘길들이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떠오른다.
시티그룹 센터
출처: <인문건축기행>, p. 248
열다섯 번째로 소개된 휴 스터빈스(Hugh Stubbins, 1912~2006)의 [시티그룹 센터](1977)은 건축상의 제약을 독특한 발상과 혁신적인 구조로 뛰어넘은 작품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시티그룹 센터’가 가장 훌륭한 오피스 건축물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건물 하나의 디자인에 사회적 이해, 경제적 혜안, 타협과 중재 능력, 창의적 생각, 구조 기술력, 법규의 기발한 활용, 친환경 사고 등등 이루 헤아리기 힘들 정도의 장점들이 종합된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p. 244]
저자는 왜 시티그룹 센터에 대해 이렇게 극찬했을까?
땅을 팔고 떠나기를 거부한 바로 옆의 작은 교회 때문에 시티그룹 센터를 건축하기 곤란했다. 이 때 건축가는 작은 교회의 공중권을 구매해서 10층 정도를, 거대한 기둥 네 개로 지탱되는 혁신적인 구조를 채택하여 시민에게 개방된 공지를 제공함으로써 다시 10층 정도를 더 높일 수 있었다.
건축가는 우선 전체 ‘시티그룹 센터’ 부지의 북서쪽 사거리 코너에 있던 교회를 새롭게 디자인했다. 그리고 교회의 지붕 위로 ‘시티그룹 센터’를 지으면서 과감하게 12층 높이까지 비우고 13층부터 건물을 배치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지하철에서 올라오면 만나게 되는 지하 1층의 광장부터 시작해서 13개 층 높이의 공간이 비워졌다. 거리에서 보면 대지의 남측과 서측의 대부분 땅에 건물이 하나도 지어지지 않은 것 같은 경관이 연출된다. 그리고 그렇게 비워진 땅은 오롯이 시민을 위한 광장으로 사용된다. [p. 249]
이렇게 해서 ‘시티그룹 센터’는 주변의 건물보다 20층 더 높게 지을 수 있었고, 이로 인해 남쪽으로 45도 경사진 좌우 비대칭의 첨두(尖頭)가 뉴욕 스카이라인에서 돋보여, 뉴욕의 특징을 보여주는데 꼭 필요한 건물이 되었다고 한다.
베트남전쟁 재향군인기념관
출처: <인문건축기행>, p. 293, 298
열여덟 번째로 소개된 것은 마야 린(Maya Lin, 1959~ )의 [베트남전쟁 재향군인기념관](1982)로 단지 몇 분 걸었을 뿐인데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나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공간이라고 한다.
저자에 따르면 이런 경험이 가능한 이유로
첫째, 마야 린은 주변에 이미 위치하는 거대한 ‘위싱턴 기념탑’과 ‘링컨 기념탑’을 이용하는 지혜가 있었다. 베트남 전쟁과 미국 역사라는 거대한 이야기를 두 개의 단순한 직선 산책로의 각도 조절만으로 함께 엮어서 관람객의 마음으로 스며들게 해 하나의 서사를 만들 수 있었다.
두 번째는 몸을 쓰게 했다는 점이다. 내리막을 어슬렁거리며 걸어 들어갈수록 이야기의 수렁에 빠져들게 했고, 나올 때는 오르막을 오르면서 희망차게 땅속에서 벗어나도록 연출했다.
셋째는 인공의 건축은 최소한으로 하고 대부분은 기분 좋은 자연의 공원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pp. 299~300]
아주마 하우스
출처: <인문건축기행>, p. 416
스물여섯 번째로 소개된 건축물은 안도 다다오[安藤 忠雄, 1941~ ]의 스미요시 나가야[住吉の長屋] 혹은 [아주마 하우스(Azuma House)](1976)다. 이 작품은 그가 일관적으로 추구하는 노출 콘크리트를 소재로 간결하고 독창적인 건축 공간에 자연을 끌어들이는 경향을 보여준다. 구체적으로는 내부 중앙에 하늘을 향해 개방된 중정(中庭)이 배치되어 있어 하늘과 바람, 빛이 자연스럽게 드나들어, 도시 안에서 자연을 일상적으로 느낄 수 있게 설계되었다. 이를 ‘인간과 자연을 직접 대면’하게 만들었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 이 집에 사는 사람들은 좁은 집의 1/3을 차지하는, 지붕 없는 중정(中庭)때문에, 비가 오는 날이면 서재에서 마루로 가는 동안 우산을 써야 하는 등 일상 생활에 있어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이처럼 이 책은 건축가 20인의 건축물 30개를 권역에 따라 나눠 소개하고 있다. 물론 30개의 건축물만 다루고 있지는 않다. 예를 들어, [퐁피두 센터]를 다룬 두 번째 장을 보면 퐁피두 센터를 설계한 렌초 피아노의 [메닐 미술관]도, 그에게 영향을 준 루이스 칸의 [리처드 의학연구소]와 [킴벨 미술관], 심지어 노트르담 대성당마저 소개 하고 있다. 이렇게 하나의 장에서 해당 건축가의 다른 건축물을 소개하거나 그 건축물에 영향을 준 건축가와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 소개된 30개의 건축물 가운데 내가 본 것은 [퐁피두 센터]와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뿐이지만, 기회가 되면 다른 작품들도 보러 가고 싶다.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면서 각각의 건축물에 대한 소개 속에 담긴 세상을 바라보는 독특한 생각들에 흥미를 가지게 되고, 이들 건축물을 따라 가는 기행(紀行)도 즐거울 듯 하다고 느껴서 일 것이다.
이 책에서는 건축가 유현준이 지난 30년 동안 본 건물 중에서 감명을 받았거나 영감을 얻은 30개의 건축물이 소개된다. 기존의 유현준 책들이 인간의 삶과 도시 공간을 연결하는데 촛점을 두었다면, 이 책은 오롯이 건물 자체에 집중해 건축가들의 독창적 사고와 아이디어를 소개하면서 건축의 의미를 새롭게 생각하게 만든다. 쉬운 언어로 재미있게 풀어가고 있어 배경지식이 없는 일반인들도 '건물을 이러한 관점으로 볼 수 있구나' 하는 점을 배울 수 있다.
유럽과 아메리카 그리고 아시아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20여명의 거장들이 지은 30개의 건축물에는 저마다의 개성과 아름다움이 존재한다. 건축물은 많은 돈이 드는 만큼 여러 사람의 의견이 일치할 때만 완성된다. 따라서 거기에는 당대 사람들이 세상을 읽는 관점과 자재를 다루는 기술 수준, 사회 경제 시스템, 인간에 대한 이해, 꿈꾸는 이상향, 생존을 위한 몸부림 등이 종합적으로 들어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여기 소개된 30개의 건축물은 기존의 전통을 뒤집거나 비틀어 새로운 건축의 시대를 연 창의적 작품들이라고 해도 좋은 건물들이다.
감동을 주는 하나하나의 건축물들이 사진과 설계도, 그리고 저자의 설명과 함께 제시되면서 각 작품에는 어떤 특이한 점들이 있는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면, 독일 국회의사당위 건물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구조를 통해 “국회의원은 국민보다 아랫사람”이라고 외치고 있고, 킴벨 미술관은 빛을 다루는 건축가의 생각을 바탕으로 “빛이 빛 되게 하기 위한 장치”가 무엇인지 디데일하게 보여 준다. 시티그룹 센터와 HSBC빌딩은 "제약을 뛰어넘어 공공 공간을 만들며 소통의 장을 만드는 방법"을 보여주고,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은 "하나로 이어진 연속된 구조"를 통해 미술관 공간에 대한 우리의 선입관을 깨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30개 건물 중에서 직접 가 본 곳은 몇 군데에 불과하다. 책이나 영상을 통해 알고 있는 곳도 몇 곳 포함되어 있지만, 대부분 처음 보는 곳들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여행을 통해 랜드마크가 될 만한 이런 건축물들을 본다면 더 풍요롭고 재미있는 구경이 될 것 같다. 그 전에 책을 통한 간접경험도 충분한 감동을 준다. 일독을 권한다.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저자 유현준, 을유문화사, 2023년
내가 유현준 작가에 대해 알게 된 건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TVN 예능 “알쓸신잡”에서 였다. 그 전까지는 여행을 다니거나 하더라도 건축물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보지 못했다. 아~ 그렇구나, 아~ 멋지다 정도였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아는 만큼 보인다는 이야기가 이렇게 잘 들어 맞는게 분야가 있을까 싶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서른 개의 작품은 저자가 스무 살 때부터 지난 33년간 충격과 감동을 받은 건축물 중에서 엄선한 작품이다. 저자는 이 건축물들을 통해 건축 디자인이 무엇인지 배웠고 이 작품들 속에 담긴 기발한 아이디어를 깨달을 때마다 재미난 영화의 반전을 본 것 같은 희열을 느끼곤 했다. 재미난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친구에게 소개하고 싶어 안달 난 경험을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작가에게는 이 건축물들이 그러한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여행을 하게 되면 시간을 내서 이 건축물들을 꼭 한번 들러 보면 좋겠다고 추천하며, 서른 개의 건축물 속에 담긴 세상을 바라보는 독특한 생각들을 보면서 저자가 느꼈던 즐거움과 행복을 독자에게도 나누고 싶다고 한다.
# 빌라 사보아 : 집은 살기 위한 기계다.
1931년 산업 혁명으로 인해 사람들의 삶이 바뀐 세상이었다. 어느 때보다 많은 건축물이 필요해졌다. ... 자동차와 비행기라는 새로운 교통수단도 나왔다...사람들은 기계가 만든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맞이했다. 사람을 감싸는 공간과 그 공간의 의미가 기계로 인해 바뀌고 있었다. 이 시기 스위스 태생의 르 코르뷔지에라는 건축가는 ‘건축이 기계가 될 수는 없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건축이 기계라면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기계 같은 건축을 하려면 공장에서 생산되는 철근이나 시멘트를 사용해야 했다. 시멘트가 물과 만나서 완성되는 콘크리트는 화학적인 변화를 통해 완성되는 재료다.
...기둥식으로 건물을 만들면 철근콘크리트의 양을 줄여 건축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서양은 전통적으로 돌이나 벽돌을 이용해서 벽을 구조체로 하는 건축이었는데, 철근 콘크리트를 사용하면서 기둥 중심의 건축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 건축계의 대표 지성인 르 코르뷔지에는 ‘건축계의 아인슈타인’이 되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는 전 세계 모든 건축을 해결할 수 있는 이론을 추구했다. 그것이 ‘근대 건축의 5원칙’이다. 훗날 이러한 생각은 전 세계에 모두 비슷비슷한 건축물이 만들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기계 문명을 인류를 구원할 희망으로 바라보더 르 코르뷔지에... ‘빌라 사보아’는 필로티 구조로 집을 땅에서 띄어 공중에 지은 것이다.
※ 도서관의 십진분류 500번대 서가를 돌다 보면은 ‘르 코르뷔지에 = Le Corbusier : 빌라 사보아의 찬란한 시간들’, ‘르코르뷔지에 : 건축을 시로 만든 예술가’ 등등 “르코르뷔지에”로 시작하거나 끝나거나 하는 책들을 만나게 된다. 무식한 나는 뭔데 이렇게 이 이름이 많이 나오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는 알 수 있게 되었다. 우아하게 건축 좀 아는 사람처럼, 음~ 그 “르코르뷔지에”에 관한 책이군~ 할 것이다. 유현준은 서른 개의 작품 중 장장 5개의 르코르뷔지에의 작품을 소개함으로써 나를 이렇게 변화시켰다.
# 내가 뽑은 베스트 5
★ 빌라사보아(1931년: 건축은 기계다)
이제는 안다. 르 코르뷔지에
★ 바이네케 고문서 도서관(1963: 빛이 투과되는 돌)
빛이 투과되는 돌이라니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 시티그룹 센터(1977년: 좋은 디자인은 문제해결의 답이다)
뉴욕의 스카이라인의 특징을 나타내는 건물, 작가가 언급한 ‘건물 하나의 디자인에 사회적 이해, 경제적 혜안, 타협과 중재 능력, 창의적 생각, 구조 기술력, 법규의 기발한 활용, 친환경 사고 등등.. 그래서 멋지다~
★ 베트남 전쟁재향군인기념관(1982년 : 공간으로 만든 한 편의 영화)
부수고 쌓아 올리고 않더라도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는가...
★ 루브르 아부다비(2017년: 쇠로 만든 오아시스)
자연를 따라한 최고의 인공...
건축가로서 얼마나 많은 건축물을 보았을까, 저자가 직접 방문하거나 연구한 건축물들을 선별하여 소개하고, 건축가이자 교수로서의 전문적인 지식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건축물에 대한 분석 및 평가는 전문성과 학술성의 깊이가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건축물을 이루고 있는 구성하나 하나의 의미에 대한 해석과 해당 건축가의 생각과 의도를 짚어 주고 저자의 경험과 감상을 솔직하게 풀어내는 과정해서 나에게는 무의미했던 건축물에 대한 의미와 친근성과 재미를 준다.
저자는 건축물들을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인간과 세상, 문화와 예술과의 관계를 탐구하므로, 풍부한 교양과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그러나 저자가 선정한 건축물들이 주로 서구적이고 현대적인 것들이 많아서 다양성과 대표성 부족에 대한 의문은 있다. 본인이 너무도 사랑(?)한 건물들이다 보니 객관성과 중립성이 없다는 느낌도 들 수 있다. 너무 많은 건축물들이 나오고 나는 전공자가 아니다 보니.. 그래서? 왜? 뭐가? 의미 있지? 그런 느낌을 주는 건축물들도 있다. 아마도 비전공자가 가지는 느낌이려니 한다. 서른 개의 건축을 한 번에 쭉 볼 수는 없다. 물론 흥미 있기는 하지만 지치다. 몇 개씩 나눠 본다면 이런 느낌은 덜 할까 싶기도 하다. (비전공자라서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건축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지식을 제공해주는 아주 유익하고 흥미로운 책이다. 나는 건축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이 책을 통해 건축의 본질과 가치, 미래와 가능성에 대해 배우고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저자의 개성과 열정이 느껴지고 그것을 독자와 나누고자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 책은 건축뿐만 아니라 인간과 세상, 문화와 예술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력이 얼마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가도 느끼게 해주었다. 건축물을 단순히 물질적으로만 보지 않고 그것들이 담고 있는 인간의 생각과 감정, 세상의 변화와 역사, 문화의 차이와 융합 등에 대한 탐구와 분석을 보여준다. 읽고 나면 내가 꽤 교양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책은 건축에 관심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나과 같이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편안하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읽고 나면 그 건축물이 있는 나라에 여행을 가서 함 보고 싶다는 미션도 준다. 이 책은 독자에게 건축의 아름다움과 의미, 미래와 가능성을 보여주고 생각하고 감상하게 하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읽어보시라~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