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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UB ]
장류진 | 창비 | 2023년 07월 0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7 리뷰 135건 | 판매지수 5,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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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7월 07일
이용안내 ?
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파일/용량 EPUB(DRM) | 73.12MB ?
ISBN13 9788936412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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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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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장류진표 청춘의 기쁨과 슬픔] 현실감 있고 위트 있는 이야기로 소설 애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장류진 소설가의 두번째 소설집. 젊은작가상 수상작 ‘연수‘ 등 총 6편의 소설을 실었다. 운전연수를 두려워하는 직장인부터 정직원 전환을 앞둔 인턴의 이야기까지 누구나 한번쯤 겪었던 그 시절의 이야기들을 소설로 써냈다. - 소설/시 PD 김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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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운전면허학원의 바랜 개나리색 차, 그 구질구질한 시트에 앉기만 하면 나는 처음 겪는 세계에 홀로 내던져진 아이처럼 초조해졌다. 원래 가지고 있던 상식적인 생활 감각이 강제로 리셋되는 느낌이었다. 나는 액셀을 너무 밟거나 덜 밟았고, 비상등과 깜빡이 켜는 타이밍을 매번 놓치고, 후방주차를 하겠다고 핸들을 바쁘게 돌리면서 후진과 전진을 반복했지만 결국 똑같은 궤적만 몇번이고 왔다 갔다 했다. 기어를 R에 놓는 순간부터는 머릿속이 더 복잡해져서 그랬다. 나는 머릿속에서 차의 이미지를 반전시켰다가 다시 반전시키기를 반복하다 어느 게 원본인지 알수 없는 상태로 액셀을 또, 지나치게 세게 밟고, 주차선 뒤편 화단에 한쪽 뒷바퀴를 걸친 채로 강사한테 혼이 났다.
---「연수」중에서

이찬휘는 앉자마자 A4용지를 다른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방향으로 돌려서 바닥에 내려놓더니 ‘조장’이라고 적힌 빈칸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우선, 조장을 정해야겠는데요?”
그러고는 조원들을 좌로, 우로 한번씩 둘러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조장이 하고 싶은 분?”
아마 나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그때 이미 직감하고 있었을 것이다. 반질반질한 얼굴 옆으로 다섯 손가락을 가지런히 붙인 채 스윽 올리면서 그런 말을 하고 있는, 바로 그애가 조장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펀펀 페스티벌」중에서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나는 그애의 집 근처 카페에서 그애를 기다렸다. 천의 얼굴에서 이차를 마치면 내가 늘 택시로 내려주고 손을 흔들던 곳이었다. 너희 집 근처 그 카페야. 이제 퇴사도 했으니까 한번만 툭 터놓고 만나주지 않을래? 기다릴게. 그애가 나타났다. 주책맞게 눈물이 나왔다. 맹세컨대 나는 연애하면서도 이런 추태를 부려본 적이 없었다. 미안…… 내가 같이 잘하고 싶었던 친구들이 다 떠나니까…… 속상해서…… 그냥 이유라도 알고 싶어서…… 혹시 내가 뭘 잘못했는지…… 솔직하게 얘기해줄 수는 없을까…… 그애, 한별이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차장님, 저 차장님은 정말 좋았어요. 반대 방향인데도 늘 택시 같이 타고 저 먼저 여기 내려주신 것도 고마웠어요. 차장님…… 저, 전문직을 해야 할 것 같았어요. 거기서는 미래가 안 보였어요…… 죄송해요.
죄송하긴 뭐가 죄송하니. 네 미래가 될 수 없었던 내가 죄송하지.
지금은 달랐다. 이제는 자신이 있었다.
---「공모」중에서

“저희 이제는 동네 벗어날 때 되지 않았나요? 다음 라이딩은 아이유고개 한번 가시죠.”
김민우와 서수민이 동시에 물었다.
“아이유고개를요? 벌써요?”
아이유고개란, 로드바이크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 구리 암사대교 남단의 특정 구간을 일컫는 말이다. 이 킬로미터가 조금 넘는 이 구간을 달리다 보면 가수 아이유의 전매특허인 ‘삼단 고음’처럼 점점 더 급격하고 어려운 업힐이 차례로 세번 이어진다고 해서 ‘아이유고개’라는 별칭이 붙었다. 첫번째와 두번째 업힐을 가까스로 성공한 뒤, ‘악명 높은 것에 비해선 꽤나 할 만한데? 내 실력도 나쁘지 않군’ 하는 생각이 들 때쯤, 극악의 마지막 세번째 업힐이 시작되기 때문에 초심자가 한번에 완주하기에 결코 만만한 코스는 아니다. 우리 크루의 경우, 예상컨대 나를 제외한 대부분이 삼단에서 나가떨어질 거라고 확신한다. 그래, 그것도 경험이지. 사이클을 시작했다면 다 겪어봐야지. 안이슬이 걱정되는 듯 물었다.
“제가 할 수 있을까요?”
“그럼요. 막상 가보면 할 만하실 거예요. 정 안 되면 내려서 끌고 올라가시면 되죠. 다 경험인데요.”
최도헌이 의욕 넘치는 목소리로 호응했다.
“저도 좋습니다! 아이유고개, 말만 많이 들었는데 드디어 가보네요.”
글쎄다. 네가 과연 오를 수 있을까?
---「라이딩 크루」중에서

그 말, 그 말은 정말로 부드러운 말이었지만 내 마음속 깊숙한 곳에 꽁꽁 봉인해두었던 말캉한 주머니를 날카롭게 푹 찌른다. 그 말, 바로 그 말에 나는 하염없이 눈물이 난다. 그 말, 꿈속의 나는 그 말을 듣는 것이 자연스럽고 당연해야 한다. 그래서 울어서는 안 되는 상황인데 꿈 밖의 내가 너무 놀란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눈물이 난다. 분명 우는데 꿈속에서는 눈물이 한방울도 흐르지 않는다. 그래서 다행히 그녀는 내가 운 줄 모르고 있다. 마치 방백처럼. 방백 같은 눈물. 그녀는 내가 우는 걸 알아차릴 수 없다. 도리어 웃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마땅하게 여겨진다. 나는 울며, 그러나 웃으며 대답한다.
---「동계올림픽」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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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연수』의 이야기들은 아주 멀리까지 나아갔다가도 눈앞의 자리로 돌아옵니다. 잃어버린 날에는 보이지 않다가 잃을 것이 없는 날에는 선명해진다는 점에서 『연수』와 우리는 닮았습니다. 생각의 무름과 마음의 굳음이 반복되며 새겨진 이야기의 결이 희한하게 곱습니다.
- 박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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