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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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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24쪽 | 456g | 128*188*30mm
ISBN13 9788932923475
ISBN10 8932923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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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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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색에 가깝도록 빛나는 햇살이 아직 눈앞에 다다르지 않은 따스함을 예고하는 화창한 봄날 아침, 11시가 막 지났을 때 다이애나 쿠퍼는 풀럼로드를 건너 어느 장의업체로 들어갔다.
---「첫 문장」중에서

다이애나 쿠퍼는 자신의 장례 계획을 미리 잡아 놓았고 그것은 선견지명으로 밝혀졌다. 바로 그날 약 여섯 시간 뒤에 살해당했기 때문이었다.
--- p.10

그럼에도 묘한 부분이 있다면 나에 대해 엄청나게 많이 안다고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내가 전날 저녁에 나가서 술을 마셨든지 보조 작가가 아팠든지 주말 내내 글을 썼든지 그에게 이야기할 필요가 없었다. 그가 먼저 내게 말했다! 사무실 직원을 통해 알아내는 건가 의심한 적도 있었지만 아는 정보가 뒤죽박죽이었고 일정한 기준이 없었다. 나는 절대 그의 정체를 파악할 수가 없었다.
--- pp.22~23

「내가 영 맹탕은 아니잖아요.」 나는 말했다.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몰라요.」
「그 둘 중 적어도 하나는 착각이에요. 하지만 중요한 건 당신은 날 도우려고 이 자리에 있는 게 아니라는 거죠. 당신은 이게 탐정 소설이라고 했잖아요. 탐정은 나고요. 그렇게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는 문제예요.」
「그럼 뭘 알아냈는지 얘기해 줘요.」 나는 말했다. 「범죄 현장에 다녀왔고. 통화 기록도 봤고. 장의사와 대화도 나누었고. 뭐 알아낸 거 있어요?」
호손은 내 말을 듣고 고민했다. 멍한 눈빛이기에 그냥 일축할 줄 알았더니 내게 자비를 베풀었다.
「다이애나 쿠퍼는 자기가 죽을 줄 알았어요.」 그는 말했다.
--- pp.81~82

걸어가는 동안 묘한 일이 벌어졌다. 직감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내 눈에 어떤 움직임이 포착됐는지 몰라도 누군가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왔다. 나는 고개를 돌려서 방금 전까지 있다가 나온 집을 쳐다보았다. 누군가가 제러미 고드윈의 방 창가에 서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내 쪽에서 누군지 확인할 겨를도 없이 상대방이 뒤로 물러나 버렸다.
--- p.133

데이미언 쿠퍼가 무덤에서 가장 가까이 서 있었다. 그가 경악과 분노의 중간 어디쯤 되는 표정으로 무덤 가장자리를 넘어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가 아래를 가리키며 그레이스 러벨에게 뭔가 이야기했다. 그때 나는 알아차렸다.
노래가 무덤 안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관 속이었다.
--- p.183

「토니? 왜 이래요? 정신 차려요!」
어찌 된 영문인지 내가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뒤통수가 아팠다. 호손이 내 위로 몸을 숙이고 있었다. 나는 무슨 말을 하려고 입을 벌렸다가 멈추었다. 내가 정신을 잃었나? 그럴 리 없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사실이었다.
--- p.206

「누구 때문에 그 집에 불이 났는지 아는 거죠, 그렇죠?」 나는 물었다.
그는 다시 내가 너무나 잘 아는 황량한 눈빛을 지었다. 그는 세상을 보는 시각이 나와 전혀 다르고 우리는 절대 가깝게 지낼 일이 없음을 알려 주는 눈빛이었다.
「맞아요.」 그가 말했다. 「당신 때문이죠.」
--- p.344

내가 빤히 쳐다보는 가운데 그가 내 앞으로 다가왔다. 은색 칼날 위로 네온등 불빛이 어른거리는 것이 보였다. 이윽고 그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칼날을 내 몸에 꽂았다.
--- p.367

「오늘 아침에 메모를 훑어보다가 클라컨웰에서 처음 만났을 때, 당신이 나더러 당신을 주인공으로 책을 쓰지 않겠느냐고 했을 때 한 말을 발견했어요. 나는 사람들이 탐정 소설을 읽는 이유는 등장인물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고 당신은 아니라고 했죠. 이렇게 말하면서요. 〈중요한 건 살인이에요. 그게 관건이라고요.〉」
--- p.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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