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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데이비드 발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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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디바인의 주력 화기는 군용 M4 카빈과 왕년에 잘나갔던 M9 권총이 아니었다. 최고 사양에 암호화되어 있으며 언제든 필요시 접근 가능하도록 모든 데이터를 저장하는 클라우드에 디지털 테더링으로 페어링된, 27인치 화면의 아이맥 두 대였다. 그럴싸한 헛짓거리였지만, 묘하게도 지금 당장은 그에게 지구상의 그 무엇보다 중요한 물건이었다.
지고하신 금융업계에서 새내기에게 하사하는 가르침이란 알고 보면 단순했다. 이기거나 지거나 둘 중 하나라는 것. 혹은 잡아먹거나 굶어 죽거나. 모든 게 둘 중 하나였다. 한편인 척하다가 돌아서서 뒤통수에 총알을 박는 탈레반이나 아프가니스탄 병사 따위는 없다. 이곳에서 그가 주로 신경 써야 할 건 분기별 예상수입, 자산 유동성, 주식시장 개장과 폐장, 시장 독점과 금융자본가 집단, 사원들이 규칙에 절대복종하기를 원하는 사내 법무팀 변호사들, 그리고 규칙을 과감히 무시하라고 종용하는 상사들뿐이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회사에서 바로 옆자리에 앉은 이들이었다. 그들이야말로 가장 치명적인 적이었다. 월가 버전의 종합격투기는 그 또는 그들 중 어느 한쪽만 살아남는 싸움이니까. --- p.8 디바인이 회사에서 파티션이 쳐진 자기 자리에 앉아 있는데 휴대폰 알림이 울렸다. 그는 개인 이메일함에 들어온 새 편지를 열어보았다. 다음 순간 이게 농담인지 아니면 자신의 읽기 능력에 문제가 생긴 건지 혼란스러워 그 메시지를 한참 들여다봤다. ‘여자가 죽었어.’ 불길한 전조를 물씬 풍기는, 주어와 조사와 서술어 단 한 개씩으로 이루어진 극도로 짧은 문장이었다. 이메일의 나머지 내용도 훑어봤다. 디바인이 있는 바로 이 건물의 52층 비품창고에서 세라 유즈가 목매달려 죽은 채 발견됐다는 내용이었다. 건물 관리인이 발견했고, 시체 아래 바닥에는 하이힐이 떨어져 있었다고 했다. 유즈는 목이 늘어나고 척추가 부러진 채 숨이 끊겨 있었다고. 사실이야 어쨌건 그 수상한 메일이 전한 바는 그랬다. --- p.19 디바인은 기록을 뒤져 유즈가 보안카드를 사용해 목요일 오전 7시 30분에 회사에 들어온 것을 확인했다. 그런데 그날 저녁 그녀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간 기록은 없었다. 다른 직원들과 함께 이동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었다. 그래서 유즈가 그날 밤 다시 돌아왔는지도 확인해봤다. 하지만 그런 기록도 없었다. 아마도, 아예 건물에서 나가지 못했을 것이다. 누군가 그녀를 죽여 그러지 못하게 했으니까. 그렇지만 애초에 그녀는 왜 그런 늦은 시간에 회사에 있었을까? 일하고 있었나, 아니면 누구를 만나고 있었나? 브래드 카울이었을까? 제니퍼 스타모스가 그런 것처럼? 디바인은 검색 조건을 바꾸고 다시 엔터키를 누른 다음 기다렸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단 한 개의 이름만 떴으니까. 자정에 보안시스템에 로그인해 금요일 오전 1시 10분에 로그아웃한 사람. 세라 유즈를 살해했다고 보기에 딱 맞는 시간대. 그는 분명 눈으로 보고 있지만 안 보였으면 하는 그 이름을 멍하니 바라봤다. ‘트래비스 R. 디바인.’ --- p.178~179 “그럼 어떤 증거든 다 무의미해지는 거네요.” 디바인이 말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만약 경찰이 자기들이 봤다고 생각하는 걸 믿는다? 게다가 배심원도 믿는다면? 자네, 최고 수준의 변호사 군단에 퍼부을 돈 100만 달러쯤 가지고 있나? 그건 필요한 돈의 최소한도에 불과하거든.” “아뇨, 없습니다. 턱도 없죠.” “그렇다면 자네가 여자를 죽였건 안 죽였건 상관없이, 자넨 망했어.” 카울이 대꾸했다. “미국식 정의입니까?” “미국의 현실이지.” --- p.229 이제 디바인은, 어둠에 힘입어 움직이는 것을 전혀 들키지 않은 채 원위치에서 오른쪽으로 총 20센티미터를 움직였다. 말하자면 착시 같은 건데, 세 남자도 상대적 위치를 고수하기 위해 부지불식간에 디바인과 함께 아주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식물이 위치를 조정해가며 서로 간격을 유지하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간격과 각도만 그대로 유지된다면, 실제 움직임은 상대방이 알아채지 못한다. 디바인은 그걸 육군 근접전투술, 즉 CQB 훈련에서 배웠다. 그때도 유용했지만 지금도 매우 유용하게 먹혀들고 있었다. 더불어 상대는 수적으로 우위라고 오만해져서는 과하게 자신만만해하고 있었다. 바로 그것이 그들 같은 부류와 디바인 같은 부류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였다. “뭘 좀 알아내야겠어. 그러기 위해 너를 패야 한다면 기꺼이 그럴 거야.” “셋밖에 안 되면서 어떻게 그러려고?” “레인저 출신이라 이거지.” 행콕이 씩 웃으며 말했다. “그 정도는 껌이라 이거야? 네가 총알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면야, 뭐 박수쳐주지. 자, 마지막 기회야. 네 정체가 뭐고 왜 카울앤드컴리에 들어간 거지?” --- p.301 “디바인, 이 나라 정계를 움직이는 게 한 가지 있네. 아주 단순하고, 굳이 은폐하지도 않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것이지. 바로 돈일세. 예전엔 정치 자금원이 상당히 제한적이었고 그 자금원은 반드시 공개돼야만 했어. 더는 그렇지 않네.” 캠벨이 몸을 앞으로 숙이며 말을 이었다. “나의 이 보잘것없는 수사팀이 카울앤드컴리에 관심 두는 진짜 이유를 자네들에게 말해주겠네.” 그러더니 잠시 입을 다물고 말을 골랐다. “우리는 카울이 돈세탁과 전 세계 큰손들의 미국 부동산 매입의 주요 연결고리일 뿐만 아니라 그 돈의 일부, 즉 수백 혹은 수천억에 이르는 돈이 공무원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다고 보네. 지역 공무원, 연방 공무원 할 것 없이, 지위고하도 막론하고 말이야. 한데 대가를 바라지 않고 그런 거액을 내놓는 사람은 없거든. 그 말인즉 판도라 페이퍼나 그와 비슷한 조사에서 드러난 건 빙산의 일각이라는 거야. 세탁된 돈은 이 나라를 전방위로 야금야금 집어삼키는 데 무기로 사용되고 있어.” --- p.427 다리가 머리 위로 번쩍 들리도록 심하게, 사제폭탄에 몸뚱이가 붕 날아갔었다. 체중이 100킬로그램은 거뜬히 나가고 20킬로그램이 넘는 무게의 군장까지 장착한 남자가 칸다하르 외곽 50킬로미터 지점, 곳곳에 바퀴 자국이 움푹 팬 그 길의 저만치로 마치 인간 포탄인 양 날아갔다. 땅에 떨어진 순간 이미 의식을 잃고 있었다. 깨어났을 땐 모르핀을 얼마나 맞았는지 머리가 멍했다. 수차례의 수술과 한 차례의 피부이식을 견뎌야 했고, 2년 후 장거리저격수가 쏜 총탄이 빗나가며 그의 방탄복 결함 부위를 뚫고 들어와 뇌 대신 어깻죽지를 찢어놓았을 때 그 고통스러운 과정을 또 한바탕 겪었다. --- p.530 |
“데이비드 발다치는
역사상 최고의 스릴러 작가다.” _리사 가드너(작가) 살인에 휘말린 특수부대 출신 애널리스트, 금융업계에 도사린 거대 음모를 파헤치다 매일 아침 새벽 공기를 뚫고 질주하는 6시 30분발 맨해튼행 기차. 서로를 밟고 올라서야 하는 치열한 생존경쟁에 찌든 월가의 샐러리맨들이 고단한 몸을 싣고 출근하는 열차다. 그 열차 안에서 자신과 같은 처지의 경쟁자들을 지켜보며 지친 전의를 꺼져가는 불씨로 간신히 불태우는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트래비스 디바인. 미 육군 최고의 특수부대 중 하나인 제75레인저연대의 정예요원이자 유능한 장교였던 그는 동료의 갑작스러운 사망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어 전역을 한 제대군인이다. 전역 이후 월가에 늦깎이 애널리스트로 입성하게 된 디바인은 이제는 군복 대신 싸구려 정장을 전투복으로 입고 소총 대신 인조가죽 서류가방을 화기로 든 채 매일 아침 이른 시각에 열차를 타고 금융가라는 전장으로 뛰어들지만, 무엇 하나 경쟁력 없는 그는 패배와 탈락이라는 운명을 일찌감치 예감한 채 그저 불리하기만 한 싸움 속에서 스스로 헛된 발버둥을 치고 있음을 절감할 따름이다. 그런 그의 유일한 낙은 출근 열차의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대저택, 자신이 근무하는 투자회사 카울앤드컴리의 CEO인 브래드 카울 소유의 주택 풀장에 매일 아침 같은 시각에 모습을 드러내는 비키니 차림의 여인을 훔쳐보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와 같은 출근길 열차 안에서 디바인은 한 통의 이메일을 받는다. 발신자 불명의 이메일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다. ‘여자가 죽었어.’ 회사에 도착한 그는 곧 직장 동료이자 한때 연인이었던 세라 유즈가 비품창고에서 자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디바인은 큰 충격에 휩싸이는 동시에, 세라 유즈의 죽음을 이미 알고 있었던 듯한 이메일의 발신자에 대해 궁금증을 품는다. 하지만 경찰은 석연치 않은 그녀의 자살에 디바인이 관련돼 있다고 보고 그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때 한 남자가 디바인에게 은밀히 접근해온다. 남자는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진 디바인에게 군 시절 의혹과 관련한 비밀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며 전직 특수부대원으로서의 능력을 발휘해 정부기관의 조사에 협력할 것을 강요한다. 그 조사란 바로, 디바인이 근무 중인 카울앤드컴리에 대한 수사였다. 막다른 골목에 몰려 졸지에 미정부 연방기관의 비공식 요원으로서 자신이 다니는 회사를 조사하게 된 디바인. 이내 그는 카울앤드컴리사가 일련의 의문스러운 사망 사건은 물론 국제적인 거대한 음모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차츰 위험한 진실에 다가가는데……. 강렬한 액션이 폭죽처럼 폭발하는, 예측 불가한 결말의 하드보일드 스릴러 데이비드 발다치의 대표작 ‘데커’ 시리즈는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에이머스 데커가 과잉기억증후군이라는 장애를 이용해 범죄를 수사한다는 신선한 소재로 스릴러 팬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은 물론, 수많은 영상물과 서브컬처 콘텐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등 출간 이후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특수한 능력을 사용한 범죄 수사와 그 능력에서 비롯된 주인공의 트라우마라는 추리·미스터리의 틀에서 조금씩 벗어나, 국가적 음모라는 주제의 확장과 액션 활극으로의 변화를 조심스레 시도해온 데이비드 발다치는 마침내 자신의 새로운 관심사와 취향이 응축된 야심작을 내놓기로 결심한 듯싶다. 그렇게 세상에 나온 작품이 『6시 20분의 남자』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6시 20분의 남자』의 주인공 트래비스 디바인은 미 육군 특수부대 ‘제75레인저연대’ 출신의 살인병기로 묘사된다. 제75레인저연대는 미국의 수많은 특수부대 가운데서도 육군의 그린베레와 델타포스, 해군의 네이비씰과 데브그루, 공군의 제24특수전술대대와 함께 최고의 특수부대로 알려져 있으며 세계 각국의 특수부대들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부대 중 하나이기도 하다. 트래비스 디바인은 이 제75레인저연대의 유능한 장교로서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제대를 한 뒤 월가의 말단 애널리스트로 일한다는 독특한 설정을 가진 캐릭터다. 눈앞의 적들을 순식간에 모조리 압도할 수 있는 강력한 육체적 능력을 지닌 자가 국가적 음모가 자행되는 금융업계에 투입되어 단독으로 사건을 추적하고 해결한다는 『6시 20분의 남자』의 주요 내용은, 스릴러의 거장 데이비드 발다치가 어떠한 소재와 이야기에 매료되었고 또한 그것을 어떻게 풀고자 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작가의 욕구와 의도가 독자에게도 통한 듯 『6시 20분의 남자』는 출간과 동시에 아마존 베스트셀러,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해 수 주 동안 자리를 지켰고, 매주 전 세계에 내로라하는 유명 스릴러·미스터리 작가들의 신작이 쏟아져 나오는 미국 출판 시장에서 무려 11주간 최상위권에 잔류하는 기염을 토하며 독자들을 열광케 했다. 데뷔 30주년을 앞둔 노장이자 거장인 작가의 과감한 선택이 옳았음이, 그의 대표작 ‘데커’ 시리즈를 뛰어넘는 놀라운 성과와 함께 증명된 것이다. 폭발하는 액션, 계속되는 반전 폭력과 미스터리의 압도적 쾌감 작가 특유의 장기인 국제적 음모와 범죄, 다양한 인간 군상이 자아내는 얽히고설킨 관계에 의해 복잡하게 엉키어 뒤 내용을 쉬이 예측할 수 없는 서사, 다른 작가들은 상상도 못 할 정도로 겹겹의 층위를 쌓은 다층구조의 플롯은 트래비스 디바인이라는 매력적이고 반항적인 캐릭터와 만나 강력한 발화(發火)의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압도적인 육체의 강력함과 명석한 지능을 가진 캐릭터의 탄생. 독자들은 강렬한 액션이 폭죽처럼 폭발하는 이 예측 불가한 결말의 하드보일드 스릴러에 기어코 마음을 빼앗기고 말 것이다. “머릿속에서 방의 물리적 차원이 근접전투장으로 축소되었다. 네 남자는 디바인의 머릿속에서 숫자로 변했다. 그들의 위치, 지닌 무기의 정확도와 파괴력, 그들의 가시선, 도주에 장애가 될 것들……. 발사 각도와 목표물까지의 장애물들이 파악되고, 그 정보가 전투 모드로 바뀐 그의 뇌에 각인되었다.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들이 도출됐다. 디바인은 앞으로 3초 안에 벌어질 상황에 한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이 일인자였다. 3… 2… 1.” _(본문 중에서) |
독자로 하여금 계속 추측하게 만드는 복잡하고 강력한 스릴러. 그야말로 장인의 솜씨다. - 커커스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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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서사, 계속되는 반전……. 읽는 내내 뒤 내용을 추측하게 한다. - 북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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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음모, 부패, 살인 등 매혹적인 요소들로 가득한, 진정한 거장의 야심작. 이 장르에 대한 작가의 경험은 이야기를 꼬고 복잡한 층위를 쌓을 때 찬란히 빛을 발한다. - 리더스다이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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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의 그랜드마스터. - 어소시에이트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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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대가. - 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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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발다치는 스릴러 역사상 최고의 작가다. - 리사 가드너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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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장면이 놀라우리만치 생생하다! - 리사 스코토라인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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