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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발췌 금고기관
[도서] 원서발췌 금고기관
포옹노인 저/최형섭 역 지식을만드는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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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발췌 금고기관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210*290*13mm
ISBN13 979112886951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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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들이 상자와 책상에 가득하고 수많은 말들이 쓰여 있지만 모두 다 쓸데없는 것이다. 내 생각에 훌륭한 사람이 되려면 단지 두 글자로 된 경전이 필요할 따름인데, 바로 ‘효제(孝悌)’라고 하는 두 글자다. 이 두 글자로 된 경전 중에서 다시 한 글자만을 알아야 한다면 그것은 ‘효’라는 글자다. 부모에게 효도하는 자라면 부모가 사랑하는 사람을 또한 사랑하고, 부모가 공경하는 사람을 또한 공경하는 법이다. 그런데 하물며 형제는 한 부모 밑에서 태어난, 혈통과 뿌리가 같은 사이니 어찌 화목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집안의 재산은 모두 부모가 번 것인데 뭐 네 것 내 것 나누고 토지가 기름지고 메마른지를 따진단 말인가?
---「그림 속에 숨겨진 소송 사건의 비밀」중에서

“내가 비록 재능과 미모가 있다 하지만 기녀 노릇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멸시와 천대를 받는구나. 평소 수많은 신분이 높고 고귀한 사람들을 알고 지냈던 것은 다 쓸데없는 일이었어. 이런 치욕을 당하는 절박한 상황에서는 결국 아무 쓸모도 없는 걸. 돌아간다 한들 어찌 사람 노릇을 할 수 있겠는가? 차라리 고상하게 죽는 편이 나을지 모른다. 하지만 아무런 명분도 없이 죽는다면 그동안 쓸데없이 헛된 명성을 누린 것이 아니겠는가? 이런 지경에 처해 보니 시골 마을의 아낙도 나보다는 열 배는 낫겠구나.”
---「왜 당대 최고의 기녀는 기름 장수를 선택했을까?」중에서

“대체로 과거를 통한 출세의 빠르고 늦음은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으로, 일찍 명성을 이루는 자도 있고 늦게 출세하는 사람도 있다. 일찍 명성을 이룬 자만이 반드시 성공했다고 할 수 없는 것이고, 늦게 출세한 자는 성공한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다. 나이가 젊다고 자신을 믿어서도 안 되고, 나이가 늙었다고 스스로 포기해서도 안 된다. 늙거나 젊다는 것을 나이만 가지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 세상 사람들은 눈앞에 보이는 귀천만을 알 수 있을 뿐이니, 이후의 날들이 길고 짧은 것을 어찌 알겠는가? 젊고 부귀한 사람을 보면 아부하느라 여념이 없지만, 몇 살 더 나이를 먹고 벼슬길에서 뜻을 얻지 못한 사람을 보면 그를 무시한다. 이런 사람은 식견이 부족한 사람들이다. 농사에 비유하자면 빨리 익는 곡식도 있고 늦게 익는 벼도 있는 것이니, 어느 것이 수확이 좋을지는 모를 일이다.”
---「늙은 문하생과 젊은 스승의 기막힌 인연」중에서

“향을 피우고 조용히 앉아서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며, 입으로 중얼거리며 내 마음 깊은 곳을 살펴보네. 속으로 남을 해칠 계획을 세웠던 적은 없는가? 입으로 양심을 속이는 말을 했던 적은 없는가? 사람이라면 생각과 말이 일치해야 하거늘, 효제충신(孝悌忠信)은 여기에서 시작되는 것이라네. 그 나머지 사소한 덕행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어떻게 내 행동거지를 완벽하게 수련할 수 있겠는가? 머리에는 꽃을 꽂고 손에는 술잔을 들고, 가동(歌童)의 노래를 듣고 무희(舞姬)의 춤을 구경하네. 음식과 여자를 좋아하는 것은 옛사람도 얘기하던 것인데, 요즘 사람들은 이를 부끄럽게만 여기는구나. 마음속으로, 입으로, 얼마나 다른 사람을 속이고 천리를 거스르며 살고 있는가?”
---「한 번의 웃음이 맺어 준 인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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