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에서 ‘엄마’라는 표현은 아이를 키우고 돌보는 분들의 대명사라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아이를 돌보고 관찰하는 분은 엄마뿐 아니라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고모, 이모, 삼촌일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 아이뿐 아니라 다른 가정의 아이 건강 상태도 주의깊게 살필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을 건강하게 자라게 하는 일은 한 가정만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 사회 모든 어른들의 의무일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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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얼굴색이 어떤지, 피부가 거친지, 눈 주위에 다크서클은 없는지 살펴보세요. 매일 보는 얼굴이라 잘 모르고 지나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관심을 두고 자주 보면 보입니다. 가족끼리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비교해보고, 아이 친구들을 만날 때도 얼굴색이 내 아이와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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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어른보다 병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매우 강합니다. 아이가 아플 때는 증상을 줄이려는 쉬운 치료법만 생각하지 말고 무엇 때문에 아픈 건지 늘 생각하고 고민하세요. 병의 원인이 밝혀지면 치료 방법을 곧 찾게 되면서 회복 속도가 훨씬 빨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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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체력이 좋은 아이라면 잠을 충분히 자고, 외부 활동을 줄이면 대체로 피곤한 상황이 개선됩니다. 그런데 일찍 재우고, 학원이나 외부 활동을 끊었는데도 아침에 잘 못 일어나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면 성장 발달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시기라서 그럴 수 있습니다. 아니면 체력이 이미 스스로 좋아질 수 없는 단계일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가만히 둔다고 체력이 좋아지기는 어렵습니다.
---p.46
‘안 먹는 것’과 ‘못 먹는 것’은 차이가 큽니다. 소화기능이 튼튼한 아이라면 식사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배가 고프다면서 밥 달라고 조릅니다. 밥을 주면 알아서 잘 먹습니다. 아이의 소화기능이 활발하고 장의 연동운동이 좋다면 먹자마자 소화가 금방 되니 위장에서 먹을 것을 달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자연히 아이는 많이 먹어도 돌아서면 또 배가 고파집니다.
---pp.53-54
만일 복각이 좁은 게 분명하다면, 태어날 때부터 소화기능이 약한 아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러면 다른 아이와 똑같이 먹는데 왜 우리 아이만 쉽게 배탈이 나거나 체하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게 됩니다. 그러면 다른 아이보다 식사량이 좀 적더라도 걱정하지 않고, 굳이 억지로 많이 먹이려고 애쓰지도 않게 됩니다. 오히려 소화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음식은 되도록 먹이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복각이 좁고 내려온 아이는 적게 먹는 게 정상입니다.
---p.62
아이가 머리 아프다고 할 때는 그냥 지나치지 말고 매번 아픈 위치를 정확히 물어보세요. 만일 아이가 이마 앞부분이나 관자놀이를 가리킨다면 그다음에는 소화기능에 문제가 될 만한 일이 없었는지 확인해봐야 합니다. 머리가 아프다고 하기 직전에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돌아보세요. 찬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 밀가루 음식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과식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p.92
쉬면서 가만히 있거나 밤에 잘 때 아프다고 한다면 둘 중 하나입니다. 체력이 소진될 정도로 너무 심하게 놀았거나, 성장통입니다. 하루 종일 신나게 뛰어놀고 들어온 아이가 아프다고 하면 다리를 주물러주거나 따뜻하게 찜질해주면 대부분 통증이 감소합니다. 피곤할 만한 일도 별로 없고 심하게 뛰어놀지도 않았는데 아프다고 호소한다면 성장통일 가능성이 큽니다.
---p.136
아프면 잘 먹어야 한다는 말이 과연 옳을까요? 이 말은 결코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소화기관에 문제가 생겼다고 가정할 때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을까요? 당연히 음식을 피해야 합니다. 발목이 삐어서 퉁퉁 부어있을 때는 발을 쓰지 않고 쉬어야 하는 것처럼, 소화기능에 문제가 있을 때는 소화기관이 쉴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온몸의 기능과 에너지가 병을 이겨내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 이 상황에서 음식을 섭취하면 음식을 소화하는 데 많은 에너지와 기운을 쓰게 됩니다. 당연히 병이 낫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p.154
콧물이 흐를 때 일반적으로 처방하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콧물은 잠깐 감소하겠지만 코 점막으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들어 코 점막 색깔은 점점 더 창백해집니다. 코로 들이마시는 공기는 따뜻한 혈액이 흐르는 코 점막을 통과하면서 적정한 온도로 조절되는데, 혈액순환이 안 되어 코 점막이 창백한 상태에서는 온도 조절 기능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p.179
감기에 걸리면 가장 먼저 으슬으슬한 느낌이 듭니다. 우리 몸이 감기를 이겨내기 위해 열을 내는 것이죠. 그리고 목표까지 체온을 올려 몸에 침입한 외부의 적을 이겨낸 다음 땀을 내서 열이 내리도록 만듭니다. 이처럼 발열과 발한은 병을 빨리 이겨내기 위한 신체의 노력인 셈이죠. 이와 같이 정상적인 과정으로 병을 이겨냈을 때 우리 몸은 가장 건강한 상태가 됩니다. 아이의 경우 키가 쑥쑥 크거나 성장 발달이 한 단계 더 진행되기도 하고, 성인의 경우라면 몸이 매우 가볍고 맑아지는 느낌이 됩니다.
---pp.202-203
평소에 천식임을 알고 있고 호흡곤란으로 위급한 상황을 경험했던 경우가 아니라면 단지 기침을 오래 한다거나 숨쉬기가 조금 힘들다고 해서 ‘혹 천식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기 바랍니다. 호흡기에 문제가 생겨 기침하는 것이고, 호흡이 조금 불편할 뿐입니다. 다음에 다시 감기에 걸렸을 때 만성 기침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폐와 기관지를 튼튼히 하는 치료를 미리미리 하는 것이 진정으로 아이를 도와주는 일입니다.
---p.252
중이염은 외부의 세균 감염이 아닌 만성 콧물감기가 낫지 않은 상태에서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에 가장 많이 생깁니다. 한방에서는 항생제나 소염제를 쓰지 않고 이관의 기능을 향상시키면서 염증이 생기는 환경을 개선하는 치료를 통해 증상 개선은 물론 이관의 근본적인 기능이 작동하도록 합니다.
---p.280
포경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는 전체 남성의 2퍼센트 이하일 정도로 매우 드물며, 성인이 되어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 아이에게 평생 영향을 미치는 일입니다. 포경 수술로 얻을 수 있는 이득과 손해를 정확히 따져보고 자녀가 성인이 된 후 스스로 선택하도록 미루세요.
---p.306
‘무엇이 몸에 좋다더라.’ 하면서 앞으로도 계속 언론과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유행하는 약이나 식품이 있을 겁니다. 그럴 때는 항상 ‘누구에게는 좋을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나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세요. 우리 아이에게 도움이 될지, 아니면 해가 될지 정확하게 판단한 다음 먹게 하는 것이 아이 건강을 지키는 일입니다.
---p.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