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든 규모로 존재하는 섬세한 아름다움과 정교한 혼돈의 보이지 않는 패턴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보이지 않는 복사선이 사방에서 쏟아져 나오고, 모든 공간을 채우고 변화하는 장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복잡한 분자 기계인 우리 세포는 보이지 않을 만큼 작고, 우리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과학이 발견한 것들을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들을 마음속으로 상상하거나 더 나아가 우리 눈앞에 그려 보는 것이다.
--- p.9, 「시작하며: 보다, 보여 주다」 중에서
현미경은 작은 물체를, 망원경은 멀리 있는 물체를 확대한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접안렌즈는 확대된 이미지를 우리 눈앞에 보여 주므로 결과적으로 망막에 형성되는 상은 같은 물체를 맨눈으로 볼 때보다 훨씬 커진다. 현미경과 망원경은 이런 방식으로 인간이 맨눈으로 볼 수 없을 만큼 너무 작거나 너무 멀리 있는 것들을 인식할 수 있게 해 준다.
--- p.13, 「눈의 한계를 넘는 현미경과 망원경」 중에서
전자현미경은 전자빔을 물체에 비추었을 때 통과하거나 튕겨 나오는 전자를 검출해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전자의 파장은 가시광선의 파장보다 훨씬 짧다. 따라서 전자현미경이 광학현미경보다 분해능의 한계가 훨씬 작다. 이러한 차이로 전자현미경은 최대 5000만 배까지 확대할 수 있으며, 광학현미경은 최대 2,000배까지만 확대할 수 있다.
--- p.20, 「정보를 포착하는 사진술과 전자현미경」 중에서
전자기 복사선을 방출하는 자연 현상은 무수히 많다. 인간의 눈은 전자기파 스펙트럼의 극히 일부분인 가시광선만 감지할 수 있어서, 다른 복사선을 탐지하는 기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그 많은 신기한 현상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 같은 기술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과학 분야는 아마도 천문학일 것이다. 가시광선을 전혀 방출하지 않는 수많은 천체를 전파망원경이나 적외선망원경을 통해서 발견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천체가 방출하는 복사선에는 그 천체의 구성 성분, 온도, 내부에서 어떤 에너지 과정이 일어나는지 등 중요한 정보를 밝힐 귀중한 데이터가 담겨 있다.
--- p.49, 「가시 스펙트럼 너머의 세계」 중에서
광학현미경은 물론이고 전자현미경의 해상도로도 전자, 원자, 분자는 직접 볼 수 없다. 수십 년 동안 과학자들은 이 같은 한계에 부딪혀 체념하고 있었다. 그런데 1980년대에 IBM 연구소의 과학자들이 원자 표면의 이미지를 상세하게 만들어 내는 혁신적인 도구를 발명했다. 바로 게르트 비니히와 하인리히 로러의 발명품인 주사터널현미경(STM)이다. 주사터널현미경은 끝이 매우 뾰족한 탐침으로 물질 표면을 훑으면서 터널링(tunneling, 전자가 파동성을 띠며 물질을 통과하는 현상)을 일으키는 전류의 변화를 기록하여, 이 데이터를 이용해 물질 표면의 미세한 기복을 알아내는 현미경이다. 주사터널현미경을 시작으로 이렇게 탐침을 이용하는 현미경(주사탐침현미경)이 여러 종류 개발되어 더 다양한 물질을 시각화할 수 있게 됐다.
--- p.70, 「어디에나 있는 장과 입자」 중에서
빅 데이터의 특징을 규정할 때는 종종 세 가지 V를 언급한다. 바로 Volume(양), Variety(다양성), Velocity(속도)다. 빅 데이터는 대개 다양한 원천에서 다양한 종류로(다양성) 대량의 데이터가 모이는데(양), 일반적으로 빠르게 도착하여 처리된다(속도). 방대한 데이터가 빠르게 입력되면 많은 컴퓨터가 저장과 처리를 동시에 수행한다. 이렇게 대량의 데이터를 다루다 보면 또 다른 V, 즉 Visualization(시각화)이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 p.102, 「깊이 들여다보기: 빅 데이터」 중에서
지식이 가져다주는 깨달음은 그 자체로 기쁨이자 매혹이면서 실용적인 이점도 있다. 엔지니어, 건축가, 정책 담당자, 예술가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과학 지식을 활용한다. 그렇기에 새로운 지식을 발견한 과학자들은 그것을 다른 과학자들뿐 아니라 더 많은 사회 구성원에게 전달할 의무와 욕망을 동시에 지닌다.
--- p.132, 「지식 전수, 새로운 발견을 이끌다」 중에서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주로 물리학, 화학, 지구과학, 천문학과 같은 분야에서 활용했는데, 이제는 다른 분야에서도 역할이 늘고 있다. 생물학에서는 장기를 컴퓨터로 정확하게 모델링함으로써 연구자들이 인비보(in vivo, 생체)가 아닌 인실리코(in silico, 컴퓨터)에서 ‘살아 있는’ 시스템을 실험할 수 있다.
--- p.153, 「현실 세계의 수학적 모델링」 중에서
우주예술과 팔레오아트는 작품의 주제가 확실히 다르다. 더불어 한 가지 차이점이 더 있다. 우리는 과거로 되돌아가서 팔레오아트 작품을 실제와 비교할 순 없지만(멸종된 종을 쥐라기 공원 스타일로 재현하지 않는 이상), 우주예술에 담긴 장면 중에는 이미 이미지로 포착된 것도 있고, 앞으로 그럴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실제로 체슬리 보네스텔은 토성의 고리를 놀랍도록 정교하게 그렸는데, 이후 우주 탐사선이 비슷한 장면을 사진으로 포착했다. 미래의 망원경은 외계 행성의 세부 모습까지 자세히 보여 주거나, 현재 희미하고 흐릿한 점으로만 보이는 퀘이사의 이미지도 선명하게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 p.246, 「무한한 가능성의 만남, 우주예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