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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살아주세요 (큰글자도서)

다시 살아주세요 (큰글자도서)

: 누구나 주머니에 접어둔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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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살아주세요
[도서] 다시 살아주세요
신미나 저 마음산책
10% 14,400
다시 살아주세요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133*201*20mm
ISBN13 9788960908741
ISBN10 896090874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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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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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를 마치고 나는 여느 때처럼 노트북 전원을 켰다. 퇴고를 하고, 간소한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불현듯 슬픔이 왔다. 고양이를 쓰다듬거나, 골목을 지나다가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곡이 들려올 때도 슬픔이 왔다. 그렇다. 슬픔이 왔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슬픔은 매복했다가 느닷없이 터졌다. 사납고 맹렬한 불이 등을 훑는 것 같았다. 나는 웅크린 채 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 p.8

그 무렵 우리는 많은 약속을 했다. 지도를 펼쳐놓고 가고 싶은 나라의 수도에 동그라미를 쳤다. 수영장에 등록해서 접영을 마스터하자고 했고, 방 세 개에 거실이 딸린 집으로 이사 가자고도 했다. 해가 갈수록 약속은 미뤄졌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약속 같은 건 하지 않았다. 눈을 감으면 지키지 못한 약속들이 밤바다 위의 부표처럼 떠 있었다. 부표는 해변에 닿지 못하고 파도에 떠밀려갔다. 그와 내가 중심으로부터 밀려난 스티로폼 조각이 된 것만 같았다. 그런 몽상 속에서 캄캄하게 머리카락을 적시다 보면 어느 결에 잠이 들었다.
--- p.24

통각은 내가 살아 있다는 확실한 증거였다. 통증은 허상이 아니라, 확실한 감각이었다. 수술이 끝났다. 나는 작은 죽음을 통과했다.
--- p.35

그때 우리는 별로 웃기지 않은 일에 배꼽을 잡고 웃었고, 웃다 보면 정말 우스워졌다. 그렇게 웃고 나면 군색한 세간살이도 금방 설거지를 마친 접시처럼, 반짝 생기가 도는 것만 같았다. 농담은 그런 때 적절한 지혜였다. 자꾸만 어둡게 덧칠되는 우울의 농도를 조금이나마 옅게 해주었다.
--- p.43

누구에게나 빵이 필요한 만큼 장미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빵이 육체의 허기를 채우는 양식이라면, 장미와 같은 취향은 영혼을 살찌우는 양식이다. 그건 일조량만큼이나 중요한 삶의 요소였다.
--- p.45

떠나고 싶어 했던 만큼 언젠가는 이 시간을 그리워할지도 모르겠다. 거실에 우두커니 남겨진 옹고집처럼. 정을 붙이자니 무겁고, 산뜻하게 잊기엔 섭섭한 신혼이 그렇게 지나간다. 발끝으로 살얼음을 톡톡 깨트리다가, 나는 불현듯 알았다.
--- p.49

언니, 도대체 그때 난 뭘 배웠던 걸까? 정작 내가 배운 건, 직접 부딪히며 경험하고, 몸으로 새긴 것인지도 몰라.
--- p.119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다시 책상 앞에 앉는 이유는 시를 쓰는 이유가 바로 나의 노동이고, 밥이고, 나뿐 아니라, 다른 이의 삶을 대신하는 목소리가 되기 때문이야.
--- p.131

언니들의 삶을 통과해서 또 다른 세상의 언니들을 봐. 언니들로부터 출발하여 세상 밖으로 서서히 확장되는 서사를 봐.
--- p.132

너는 고통을 특별한 경험인 것처럼 과장하는 사람. 평범이라는 재능 없음을 무서워하는 사람. 결핍을 전시하고 고통을 끌어안는 사람. 고통이 떠나가 버릴까 봐 겁내면서도 고통을 피하고 싶은 사람.
--- p.144

그때까지 나는 한 번도 일을 쉬지 않았다. 나에게는 건강을 잃는 것보다 경제적 무능이 더 큰 공포였다. 가난은 실존의 위기,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 p.151

나는 엄마의 눈을 보는 게 두렵다. 당신의 생애를 압축할까 봐. 달착지근한 애상으로 포장할까 봐 겁이 난다. 무엇보다도 나는 당신을 닮은 삶을 살게 될까 봐 두려웠다. 우울한 기질을 물려받아 슬픔을 유골함처럼 끌어안고 사는 사람이 될까 봐. 감정의 지하 계단으로 한 계단씩 내려가면서 멜랑콜리한 기분에 취한 채, 실재보다 현상을 과장할까 봐. 그게 진짜라고 믿어버릴까 봐.
--- p.159

“요즘 뭐 써요?”
“가족 얘기, 쓰고 있어요.”
“가족 얘기를 굳이 왜 해요? 개인적인 일 쓰는 거, 좀 민망하지 않나.”
온화한 말투 속에 날카로운 적의가 번뜩였다. 그는 내가 가족을 소재로 이용한다고 단정한 모양이었다. 나는 그의 말에 대꾸할 힘이 없을 정도로 지친 상태였다. 나는 대답했다. 경험을 통과한 글이기 때문에 쓸 수 있다고. 그는 수긍하는 척했지만 여전히 미심쩍은 눈으로 나를 봤다. ‘내 몸을 통과한 이야기니까 써요. 그게 제 내러티브고요.’
--- p.182

나는 불을 마셨어요. 엄마를 마시고 소화하고 흡수했어요. 당신의 이야기가 나의 피부와 눈물과 근육이 되었어요. 나는 당신을 먹고, 다시 뜨겁게 낳았어요. 당신은 나의 피 속에서 흘러요. 엄마. 다시 살아주세요. 누군가의 이야기가 되어 살아주세요.
--- p.191

한동안 잊고 지냈다. 유한한 인생에서 가장 귀중한 것은 시간임을. 인간은 주어진 시간 속에서 몸을 빌려 사는 존재인 것을. 미루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사랑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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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통과한 고통은 글이 된다. 그것에 피아 구분은 없다. 당신의 고통이 그를 울게 한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닐 수 없다. 신미나 시인의 엄정한 시선에는 ‘떨림과 울림’이 있다. 그의 문장은 마치 심장 박동처럼 느껴진다. 이 책을 오래도록 껴안고 있을 것이다. 여기 깃든 귀한 숨을 잊지 않을 것이다.
- 최진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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