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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시가 없다면 너무 외롭지 않을까요

: 흔들리는 인생을 감싸줄 일흔일곱 번의 명시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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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10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08쪽 | 400g | 127*203*15mm
ISBN13 9791193506776
ISBN10 1193506778

이 상품의 태그

삶에 시가 없다면 너무 외롭지 않을까요

삶에 시가 없다면 너무 외롭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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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시‘가 전하는 깊고 진한 위로] 장석주 작가가 전하는 시에 관한 이야기. 시인으로, 작가로 50년 가까이 글을 읽고 써온 그가 사랑한 77편의 명시와 이를 사유한 글들을 전한다. 과잉의 시대에서 덜어냄의 미학을 선사하는 짧은 문학, '시'가 선물하는 절제된 즐거움과 작가만의 울림 가득한 통찰을 마주해보자. - 에세이PD 이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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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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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교훈을 전하거나 목소리가 높을 이유는 없다. 시의 목소리는 속삭임이어야 하고, 시의 규모는 작을 수록 좋다. 시가 삶과 우주에 대한 비범한 통찰과 언어의 발명이어야 한다고 하지는 않겠다. 시는 가난과 비루함을 강철같이 꿰뚫고, 우리를 늠름하게 단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시는 싹트고 뻗고 솟구치고 춤추며 일상과 낡음을 무찔러 미래를 열어젖혀야 한다. 내가 사랑하고 추앙하던 시들을 한데 모았다. 이것은 시를 교재로 삼은 인생 수업이자, 마음의 기쁨을 위한 희귀한 것이고, 당신이 이제껏 겪지 못한 놀라움들일 것이다.
--- pp.7~8

「기러기」를 처음 읽었을 때 눈이 번쩍 뜨이는 듯했다. 좋은 시를 발견할 때마다 그랬다.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포기하지 말고 살아라, 라고 응원하는 듯했다. 우리 앞에는 천 개의 벼랑이 있고, 천 개의 벼랑을 넘으려면 천 개의 희망이 필요할 테다. 하지만 시는 현실에서 아무 쓸모도 없다. 시는 그토록 무용하지만 우리를 계속 살아가게 만드는 힘이 있다.
--- p.25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나타샤, 당나귀, 산골, 마가리, 고조곤히, 응앙응앙 같은 어휘들로 이루어진 백석의 절창 중 하나다. 이 시는 첫눈 올 때 혼자 소리내어 낭송하기에 좋다. 내 귀가 듣기 좋아하는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라는 마지막 구절은 슬프면서도 아름답다.
--- p.38

귀 떨어진 개다리소반 위에
밥 한 그릇 받아놓고 생각한다.
사람은 왜 밥을 먹는가.
살려고 먹는다면 왜 사는가.
한 그릇의 더운 밥을 얻기 위하여
나는 몇 번이나 죄를 짓고
몇 번이나 자신을 속였는가.
--- p.135

「대숲 아래서」는 조촐한 산골 생활에 자족하며 사는 사람의 참된 생각으로 가득 찬 시다. 달빛, 대숲, 밤안개, 달님, 우물이 어우러진 시를 읽으면서 나 역시 참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어디 한 군데 삿된 생각이 스며들지 않은 시, 한 점 오욕이나 티끌도 묻히지 않은 시, 이런 무욕한 시는 순수하게 산 이만 쓸 수 있다. 읽고 나면 머리를 찬물로 헹군 듯 맑아지는 시, 삶의 올바름으로 이끄는 시다. 이게 좋은 시가 아니라면 어떤 시가 좋은 시인가? 스무 살 무렵 이 시에 크게 감동을 받았다. 좋은 시란 좋은 삶에서 나온다는 걸 벼락같이 깨달은 탓이다.
--- pp.214~215

쉼보르스카의 시에서 사물과 현상에 대한 관찰은 모호함이 없다. 그는 평이한 소재를 다룰 때조차 투명한 관찰로 명석한 시를 빚어낸다.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라고 노래한 시구도 명석해서 한 점 모호함도 끼어들 여지가 없다. “두 번은 없다”는 것은 인생의 한 핵심을 꿰뚫는다. 누가 두 번의 생을 꿈꾸는가? 우리의 생에서 반복되는 하루는 없다. 태어나서 사는 동안 똑같은 입맞춤, 똑같은 눈빛을 만날 수는 없다. 우리의 존재함은 돌이킬 수 없는 일회성으로만 견고하다. 우리 존재가 숭고하고 애틋하면서도 아름다운 것은 그것이 일회성으로 휘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인은 “너는 사라진다― 그러므로 아름답다”라고 썼을 테다.
--- p.218

시는 심상한 것의 심상치 않은 발견이다. 아무 발견도 머금지 못한 시라면 밋밋하고 무미한 말의 무더기일 테다. 무심히 지나치는 익숙한 것에서 낯선 사유를 끄집어내는 게 시인이다. 스프링처럼 탄력을 가진 상상력은 시인에게 사물의 발견자라는 지위를 부여할수 있는 조건이다.
--- p.230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참으로 좋은 어른은 자기 혼자서만 성공적인 인생을 사는 어른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인생도 성공할 수 있도록 돕고 동행해주는 어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젊은 시절, 서툰 인생을 사는 청춘들의 인생을 돕고 안내하는 어른은 더욱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 「대추 한 알」의 시인 장석주 선생이, 당신이 젊어서 삶이 곤곤하고 답답하고 다리 팍팍할 때, 읽어서 마음의 꽃다발이 되고 샘물이 되었던 시 작품들을 모으고 안내문을 달아서 책을 내었습니다. 이 책은 오늘날의 젊은 청춘들에게 충분히 좋은 인생의 길라잡이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습니다.
혼자서 외롭게 산길을 걷는 젊은이의 발걸음이여. 그대의 두려운 발걸음 아래 이미 산길을 간 누군가의 발걸음이 이미 있어 당신이 가고 있는 산길이 되었음을 부디 잊지 마시길. 그 산길이 바로 이 책에 실린 시 작품들이고 이 시를 읽어주는 시인의 마음이랍니다.
- 나태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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