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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하라의 음식 과학

하리하라의 음식 과학

: 혀가 호강하고 뇌가 섹시해지는 음식 과학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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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경남독서 한마당 선정도서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470g | 152*225*15mm
ISBN13 9788952231635
ISBN10 895223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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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이은희
연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신경생물학을 전공했다. 고려대학교 과학언론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하리하라’라는 이름으로 신문, 잡지, 인터넷 카페 등 다양한 매체에서 칼럼니스트이자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하리하라라는 필명은 인도 신화에서 따온 것으로, 창조의 신 비슈누와 파괴의 신 시바가 서로 맞대고 결합한 상태를 의미한다. PC통신이 절정을 이뤘던 대학 시절부터 이 아이디로 많은 과학 관련 글을 써 왔다. 특히 교양으로 꼭 알아야 할 현대 과학의 성과들을 쉽게 풀이해서 설명하고, 그 이면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를 낱낱이 파헤침으로써 대중들에게 ‘과학을 보는 눈’을 알려 주려고 노력해 왔다. 현재 한양대학교에서 과학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강의를 활발히 하고 있다. 2003년 한국과학기술도서상(한국과학기술부장관상) 저술 부문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하리하라의 과학 블로그 1ㆍ2』 『하리하라의 바이오 사이언스』 『하리하라, 미드에서 과학을 보다』 『하리하라의 청소년을 위한 의학 이야기』 『하리하라의 과학고전 카페 1ㆍ2』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 『하리하라의 과학 24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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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밀로펙틴으로만 구성된 반면 멥쌀은 아밀로오스가 10~30%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멥쌀로 지은 밥은 찹쌀로 지은 찰밥에 비해 식으면 더 빨리 굳어진다. 보온 도시락이 없던 시절, 선조들이 먼 길을 떠날 때 일부러 찰밥을 지어서 가져갔던 이유는 아밀로펙틴 성분의 찰밥은 시간이 지나 밥이 식어도 덜 굳기 때문이었다. 찹쌀로 만든 인절미나 찰떡의 경우 호화 상태가 잘 유지되기 때문에 얼렸다가 녹여도 여전히 쫀득하고 부드러워 다시 찌지 않아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멥쌀로 만든 밥은 갓 지었을 때는 더없이 부드럽지만 시간이 지나면 금세 아래쪽으로 물기가 배어 나오고 위쪽은 딱딱하게 굳어서 식감이 나빠진다.
이렇게 살펴보면 찹쌀이 멥쌀보다 더 좋은 쌀인 듯이 보인다. 하지만 이 둘의 차이는 우열이 아니라 용도의 차이다. 일례로 떡국을 만드는 가래떡은 반드시 멥쌀로 만들어야 한다. 더 말랑말랑하고 더 쫄깃하다고 찹쌀로 가래떡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우리는 설날 아침에 떡국 대신 끈적거리고 느른한 풀국을 먹어야 할지도 모른다.
--- p. 26

콩은 인간의 도움 없이도 뿌리혹박테리아와의 사이좋은 공생 관계를 통해 질소를 풍부하게 공급받기 때문에 식물 중에서 가장 많은 단백질 함유량을 자랑한다. 어디서나 잘 자라는 콩은 고기를 충분히 먹을 수 없었던 가난한 이들에게 거의 유일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콩은 콩일 뿐 고기는 아니었고, 사람들은 고기를 꿈꾸면서 콩을 먹었다. 하지만 고기가 풍부해진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콩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고기는 단백질뿐 아니라 지방과 콜레스테롤까지 다량 지니고 있기 때문에 열량 과다 상태인 현대인들에게 오히려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이제 우리는 콩을 ‘가난한 자의 고기’가 아니라 ‘밭에서 나는 고기’라고 부른다. 인간은 이제야 콩이 지닌 영양학적 우수성을 제대로 인식한 셈이다.
--- p. 69~p.70

왜 하필 복날에 먹는 음식의 재료가 개인 걸까? 그 유래는 복(伏)이라는 글자가 품고 있다. 한자로 복(伏)은 ‘엎드리다, 숨다, 굴복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에 따르면 오행[火, 水, 木, 金, 土]의 기운 중 금(金)의 기운이 승한 계절은 가을이다. 그런데 삼복은 여름의 한가운데이므로 여름이 지닌 화(火) 기운에 눌려 금(金)은 기를 펴지 못하고 엎드려[伏] 있을 수밖에 없는 시기이다. 또한 십간 중에서 유독 경일을 복날로 지정한 것 역시 경(庚)이 오행 중 가을의 기운인 금(金)의 속성을 띤 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의 기운을 내포하는 경일이 더위를 물리치기에 가장 적합할 것으로 여겼던 것이다.
복날 개장국을 먹는 것도 마찬가지의 이유에서이다. 복날에는 화극금(火克金)이라 하여 ‘불이 쇠를 녹일’ 정도로 여름철의 불 기운이 극에 달하기 때문에 체내에서도 금기(金氣)가 빠져나가 몸이 허해진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여름에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금의 기운을 보충해 주어야 더위를 먹지 않고 인체가 건강을 유지할 것이라 믿었다. 개는 방위상으로 금의 기운이 강한 서쪽에 해당하는 동물이다. 따라서 복날에는 금의 기운이 강한 개를 먹어서 인체에 부족한 금의 기운을 보충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렇듯 우리네 조상들은 먹거리 하나에도 깊은 의미를 담곤 했다.
--- p.141~p.142

생태계 구조상 식물은 동물의 먹이가 된다. 움직일 수 없는 식물은 동물의 탐식으로부터 벗어나고 스스로를 보존하기 위해 다양한 화학물질을 축적하는 방향으로 진화되어 왔다. 단순히 쓴맛이 나는 물질처럼 약한 것에서부터 섭취한 동물을 죽음에 이르도록 만드는 강렬한 독까지, 식물이 만들어 내는 알칼로이드는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과일은 다르다. 식욕을 불러일으키는 향기와 입맛을 돋우는 새콤달콤한 맛, 수분을 충분히 함유한 과즙과 질기거나 딱딱하지 않아 씹기에 적당한 식감까지 모든 것이 ‘먹히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볼 수밖에 없는 부위가 바로 과일이다. 도대체 왜 식물은 스스로를 동물에게 먹이로 바치기 위해 이토록 애를 쓴 것일까?
식물에게 있어 동물은 자신을 먹어 치우는 포식자로, 가능하면 피해야 할 대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동물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딜레마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보이는 것이다. 이동성이 없는 식물에게 동물은 때로 씨앗의 전파를 위해서 꼭 필요한 운반자 역할을 하곤 한다. 특정 식물의 씨앗들이 원래 있던 자리에 떨어지게 되면 토양 속 양분을 놓고 자기들끼리 경쟁해야 할 뿐 아니라, 이미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어미 식물의 그늘 아래에서 햇빛도 제대로 받기 어렵다. 따라서 식물은 씨앗들을 가능한 모체로부터 멀리 그리고 널리 퍼뜨리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진화시켜 왔다.
---p.184~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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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요리 열풍에 빠진 까닭은 음식을 사이에 두고 주고받는 이야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풍성할수록 요리의 가치는 높아진다. 신화로 과학을 풀어냈던 하리하라 이은희가 이번에는 음식으로 과학을 엮어 냈다. 이 책은 당신이 만든 요리에 색다른 깊은 맛을 얹어 줄 것이다.
- 이정모(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 『과학하고 앉아있네』 저자)

음식과 요리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져 이제 예능도 접수한 상태다. 하지만 전통 식품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고 있고 과학적 접근 역시 미미하다. 전통 식품을 테마로 삼아 음식의 과학을 풀어내는 이 책이 반가운 이유다. 일 년 열두 달을 대표하는 음식과 바탕에 깔려 있는 과학을 음미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입맛을 다시게 된다.

강석기(<강석기의 과학 카페> 시리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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