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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어 사랑하라

멈추어 사랑하라

오음 | | 2016년 04월 1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1 리뷰 56건
베스트
연애/사랑 에세이 top100 1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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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4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374g | 130*200*20mm
ISBN13 9791187229001
ISBN10 1187229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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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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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이라도 자신의 등의 방향으로 오래 걸어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아무것도 약속할 일이 없는 곳으로 멀리 달아나본 사람은, 떠남이라는 말에 울렁임과 뭉클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말은 누군가의 가슴에 오래 자리한 약속 같은 뭉클함이며, 당신과 나를 처음으로 우리라는 이름으로 부를 때와 같은 울렁임이다. 마침내 떠남으로 우리는, 우리를 컴컴하게 만들던 잿빛을 걷어내고 저 아득한 곳에 있던 삶에 바짝 다가서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머묾이라는 이름을 벗어날 수 있는 이름은 떠남뿐인 것이다.
---「삶이 춤을 추었다」중에서

혼자 하던 여행을 둘이서 하는 것뿐인데 모든 것이 변했다. 나의 삶에 당신이 찾아온 것뿐인데 모든 것이 괜찮아졌다. 머무는 삶이든 떠나는 삶이든 자신의 삶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는 일은 그런 것이다. 찬바람이 불어도 감싸줄 품이 있고, 바닥에 주저앉아도 털어줄 손이 있으니 아무것도 문제없는 삶. 그렇게 길 위의 삶도 괜찮은 삶이라고, 남은 삶도 다 괜찮을 것만 같다고 믿게 되는 것이다. 삶은 곁에 선 사람이 있을 때만이 희망이 된다. 곁에 선 사람과 온도를 나누지 않으면, 서로의 소망이 되어주지 않으면, 삶은 사라진다. 무너져버린다.
---「삶 속엔 사람이 안겨있어」중에서

그래서 사랑을 고백한다는 건 당신의 무게를 품고 살겠다는 말이다. 우리의 가슴은 한 사람의 두발이 들어서면 가득 차고 마는 공간뿐이어서, 어디에 서던지 기꺼이 당신의 무게를 지고 걸으며, 당신보다 몇 배는 힘들고 아프겠다는 약속이자 선언인 것이다. 때로는 당신이 홀로 떠나버려도, 혹은 당신이 다른 이의 가슴으로 발걸음을 옮겨도, 나는 당신을 보내지 않고 그 무게를 이고 살겠노라는 아픈 다짐인 것이다.
---「마음은 두고 계절이 흐른다」중에서

내가 지금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지 못할 때. 내가 지금 어디에 서있는지 알 수 없을 때. 나의 방향을 정해주는 것은 늘 손의 일이었다. 그러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팔짱을 풀고, 주먹을 펴는 일.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당신이 건넨 손을 잡는 일. 내 손을 잡아주는 당신이 나의 방향이 된다. 무엇보다 큰 지도를 잡게 되는 것이다.
---「손을 잡아 주어서」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그의 글을 받아든 날 밤, 나는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불면증에 시달리던 나날이었다. 밤새 그의 글을 읽다, 베란다에 햇살이 찾아들어서야 비로소 깊은 잠을 잘 수 있었다. 나는 그의 글 속에 ‘멈추어’, 그가 내보이는 하나하나의 장면들을 ‘사랑하게’ 되었다. 언제나 여행은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가장 효과적인 약이었다. 바람을 빚어 만든 오음 작가의 글과 사진은 우리가 왜 여행을 처방전으로 써야 하는지 다시금 깨닫게 해줄 것이다. 그가 지닌 내면을 들여다보는 힘으로 오래된 길에서 건져낸 세상 곳곳에 숨어있는 사랑의 이야기가 이제 당신께 위로로 전해질 것이다. 이제 나에게 불면의 밤은 없다. 그 자리에 사랑과 위로가 앉았다.
- 채지형 (여행작가)

음이를 만난 건 오지라 불리는 곳에서였다. 그나마 구한 질긴 쇠고기로 제육볶음을 했다. 잘 안 썰어지는 고기가 잘 씹힐 리 없다. 다음날 남은 제육볶음을 음이 혼자 열심히 씹고 있었다. 밥과 고추장이 매일 먹던 파라타와 짜이보다 훨씬 좋아서겠다. 그래서 나를 졸랐던 것이다. 혼자서 뚝딱 해먹을 능력도 없으면서, 입도 짧은 녀석이 어쩌자고 여기까지 왔을까? 외롭다. 아프다. 그의 글은 진실이다. 내가 목격했으니까. 면역성 떨어지는 허세 덩어리다. 그것도 내가 보증한다. 음이의 약함은 글쟁이로서는 큰 복이다. 그걸 샅샅이 드러내 글로 녹여낸다. 음아, 비에 젖은 강아지는 굳이 꼬리를 흔들 필요가 없어.
박민우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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