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들어가며
수은Mercury 나의 생애My Own Life 나의 주기율표My Periodic Table 안식일Sabbath 옮긴이의 말 |
Oliver Sacks
올리버 색스의 다른 상품
이부록의 다른 상품
김명남의 다른 상품
|
두렵지 않은 척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내가 무엇보다 강하게 느끼는 감정은 고마움이다. 나는 사랑했고, 사랑받았다. 남들에게 많은 것을 받았고, 나도 조금쯤은 돌려주었다. 나는 읽고, 여행하고, 생각하고, 썼다. 세상과의 교제를 즐겼다. 특히 작가들과 독자들과의 특별한 교제를 즐겼다.
무엇보다 나는 이 아름다운 행성에서 지각 있는 존재이자 생각하는 동물로 살았다. 그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특권이자 모험이었다. --- p.42 나는 친구 케이트와 앨런에게 말했다. “죽어갈 때 저런 밤하늘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으면 좋겠군.” “우리가 휠체어로 밖으로 데려가 줄게.” 친구들이 대답했다. --- p.49 여든 살이 되면 쇠퇴의 징후가 너무나 뚜렷이 드러난다. 반응이 살짝 느려지고, 이름들이 자주 가물가물하 고, 에너지를 아껴 써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자주 에너지와 생명력이 넘치는 것 같고 ‘늙었다’는 기분이 전혀 들지 않는다. 어쩌면, 운이 좋다면, 몇 년 더 그럭저럭 건강을 유지하면서 프로이트가 삶에서 제일 중요한 두 가지라고 말했던 사랑과 일을 계속해 나갈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마침내 갈 때가 되면, 프랜시스 크릭이 그랬던 것처럼 마지막 순간까지도 일하다가 갔으면 좋겠다. 크릭은 대장암이 재발했다는 소식을 듣고도 처음에는 아무 말도 안 했다. 그냥 일 분쯤 먼 곳을 바라보다가 곧장 전에 몰두하던 생각으로 돌아갔다. 몇 주 뒤에 사람들이 그에게 진단이 어떻게 나왔느냐고 물으면서 들볶자 크릭은 “무엇이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지”라고 말할 뿐이었다. --- p.31 남은 몇 달을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는 내 선택에 달렸다. 나는 가급적 가장 풍요롭고, 깊이 있고, 생산적인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철학자 가운데 한 사람인 데이비드 흄의 말이 격려가 되는데, 그는 예순다섯 살에 자신이 곧 병으로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1776년 4월의 어느 날 하루 만에 짧은 자서전을 쓴 뒤 그 글에 ‘나의 생애’라는 제목을 붙였다. --- p.38 오히려 나는 살아 있다는 감각을 더없이 강렬하게 느끼고 있다. 남은 시간 동안 우정을 더욱 다지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글을 좀더 쓰고, 그럴 힘이 있다면 여행도 하고, 새로운 수준의 이해와 통찰을 얻기를 희망하고 기대한다. --- p.40 비스무트는 83번 원소다. 나는 살아서 83번째 생일을 맞을 것 같지 않다. 그러나 주변에 온통 ‘83’이 널려 있는 것이 어쩐지 희망차게 느껴진다. 어쩐지 격려가 된다. 게다가 나는 금속을 사랑하는 사람들조차 눈길 주지 않고 무시하기 일쑤인 수수한 회색 금속 비스무트를 각별히 좋아한다. 의사로서 잘못된 취급을 받거나 하찮게 여겨지는 환자들에게 마음이 가는 내 성격은 무기물의 세계에까지 진출하여, 마찬가지로 여기에서도 비스무트에게 마음이 가고 마는 것이다. --- p.54 이제 쇠약해지고, 호흡이 가빠지고, 한때 단단했던 근육이 암에 녹아 버린 지금, 나는 갈수록 초자연적인 것이나 영적인 것이 아니라 훌륭하고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로 생각이 쏠린다. 자신의 내면에서 평화를 느낀다는 게 무엇인가 하는 문제로. 안식일, 휴식의 날, 한 주의 일곱 번째 날, 나아가 한 사람의 인생에서 일곱 번째 날로 자꾸만 생각이 쏠린다. 우리가 자신이 할 일을 다 마쳤다고 느끼면서 떳떳한 마음으로 쉴 수 있는 그날로. --- p.71 |
|
멀리 있어 더 가까운 말, 고맙습니다
수많은 작가와 셀러브리티가 사랑한 ‘의학계의 계관시인’ 올리버 색스. 그가 죽음을 앞두고 써내려간 에세이 『고맙습니다』에는 삶에 대한 감사와 인간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담겨 있다. 인간이 자연스레 나이 든다는 것과 갑자기 맞닥뜨리는 질병 그리고 죽음에 대해 놀랍도록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이 책은 그가 끝없이 추구했던 지적 모험과 쉼 없이 달려온 삶에 대한 따뜻한 회고가 담겨 있다. 색스는 말한다. 고맙다고. 그리고 사랑한다고! 사랑하는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하고 싶어서 더 못했던 한 마디, 고맙습니다. 지난해 8월 올리버 색스가 세상을 떠났을 때 전 세계의 언론은 비통해했다. 그가 뛰어난 뇌신경학자이기 때문도,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뮤지코필리아』 『온 더 무브』와 같은 베스트셀러 저자이기 때문도 아니었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상처 입은 인간을 따뜻하게 바라보며 감싸 안은 이 시대의 지성이 더이상 우리와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한 깊은 탄식이었다. 올리버 색스만큼 의학적 드라마와 인간적 드라마를 동시에 솔직하고 유려하게 포착한 작가는 없었다. 그는 삶의 마지막 몇 달 동안 쓴 에세이에서 인생을 마감하며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감정을 감동적으로 탐구한다. “두렵지 않은 척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내가 무엇보다 강하게 느끼는 감정은 고마움이다. 나는 사랑했고, 사랑받았다. 그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특권이자 모험이었다.” 『고맙습니다』에 담긴 올리버 색스의 목소리는 차분해서 더 큰 감동을 준다. 이 책에 실린 에세이 4편은 저마다 독특한 존재인 인간과 삶에 대한 감사를 노래하는 선물이자 따뜻한 송가다. 책은 미국을 시작으로 영국과 프랑스 등 세계 각국에서 출간되어 커다란 울림을 주었다. 『고맙습니다』는 ‘독자와의 특별한 교제’이며 소중한 사람에게 보내는 애정이자 나지막한 격려의 목소리다. 나는 사랑했고, 사랑받았다 실제 음성이 담겨 있지 않는데도 문장과 문단에서 느껴지는 올리버 색스의 목소리는 덤덤하고 부드러우며 나지막하다. 번역가 김명남 역시 올리버 색스의 뉘앙스를 최대한 살려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첫 번째 에세이 ‘수은’은 올리버 색스가 2013년 7월에 여든 살 생일을 며칠 앞두고 쓴 글로 노년만이 가지는 즐거움을 이야기한다. 2015년 봄에 자서전 『온 더 무브』의 최종 원고를 마무리한 올리버 색스는 과거에 진단받은 희귀병 안구흑색종이 간으로 전이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의사들은 그가 살 수 있는 날이 6개월밖에 안 된다고 예측했다. 올리버 색스는 그 후 며칠 동안 두 번째 에세이 ‘나의 생애’를 쓰며 멋진 삶을 살았던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풀어냈다. 2015년 초여름에 쓴 세 번째 에세이 ‘나의 주기율표’에서는 그가 원소주기율표에 대해 품었던 남다른 사랑과 자신이 곧 죽을 운명이라는 사실에 대해 깊이 사색한다. 건강이 빠르게 악화된 2015년 8월에 그는 이 책의 마지막 에세이 ‘안식일’을 쓴다. 그는 삶과 가족을 다시 한 번 묵묵히 되돌아보고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지 독자에게 묻는다. 마지막 에세이를 쓰고 2주일이 지난 2015년 8월 30일에 올리버 색스는 세상을 떠났다. 길이 남을 선물이 될 책 말을 들어줄 당신이 내 앞에 있다는 것은 또 얼마나 기쁜 일인지 오은 / 시인 이 책은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올리버 색스의 목소리는 슬픔을 환희로 바꾸는 놀라운 마법을 지녔다. 주옥같은 네 편의 에세이를 포함해 이 시대 가장 사랑스러운 시인 오은이 헌시를 쓰고, 작가의 오마주 작업을 생각하던 미술작가 이부록의 그림을 수록했으며 평소 올리버 색스를 동경하며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할 수 있는 특별한 책으로 완성하고 싶었다”는 북디자이너 안지미가 함께 힘을 모았다. 『고맙습니다』 큰활자책은 까다로운 독서가에게 우아하고 오래 남을 작품의 여운을 남길 것이며, 동시에 글씨가 작아서 책을 읽기 힘든 부모님과 약시자에게 전에 없던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