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소리를 못해서 손해만 봐요.”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도 대가가 없네요.”
커리어 상담을 하다 보면 이렇게 고민하는 여성이 한둘이 아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시험 삼아 일주일에 하루만 작은 가방을 들어보세요”라고 말한다.
‘가능한 한 혼자 해내야 해.’
‘도움을 청하지 말고 스스로 해결해야 해.’
‘내가 똑바로 해야지.’
이런 식으로 책임감이 강해 다른 사람이 신뢰하는 사람일수록 물건을 많이 갖고 다닌다. 남의 기분을 잘 알아채고 분위기를 잘 파악해서 한발 앞서 배려하다 보니, 자연히 준비할 것이 많아지고 짐이 무거워진다. ‘이것도 필요하고 저것도 있어야 해’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일에 떠밀려 자신에게 정말로 중요한 일에 필요한 시간까지 빼앗기고 만다.
하지만 가방이 당신의 인생이라면 어떨까? ‘작은 가방’이 곧 ‘유한한 당신의 인생’이라면? 여기에 들어가는 것은 극히 적다. 그러므로무엇을 넣을지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 pp.15-16「prologue 풍요로운 인생은 작은 가방에서 시작된다」중에서
요즘은 SPA 브랜드Speciality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Brand, 자사의 기획 상품을 직접 제조해 유통까지 하는 패션 브랜드. 제조원가를 낮추고 유통 단계를 축소해 저렴한 가격에 최신 유행을 반영한 상품을 빠르게 공급한다_옮긴이 상품이 대세라, 누구나 유행하는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그렇게 산 물건을 한 철 쓰고 버린 뒤, 새로운 기분으로 다시 새것을 산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필수인 현대사회에서는 제조자도 판매자도 물건을 끊임없이 만들고 공급해, 소비자가 끊임없이 사들이게 해야 한다. 그래서 판매자는 소비자에게 ‘새 물건을 사는 사람이 멋지다’는 생각을 심어주기 위해 광고 문구나 진열에 공을 들인다. 상품 가격 역시 점점 낮아진다.
그 결과, 우리는 옷장에 무심코 사들인 옷과 신발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도, 집 안을 수많은 물건으로 채워놓고도 언제나 무언가 모자란 듯한 허기를 느낀다. 아무리 사들여도 행복한 기분은 잠시뿐, 돈을 물 쓰듯 써도 만족감이 오래가지 않는다. 그래서 잠깐의 만족을 위해 또다시 지갑을 연다. 이것이 쓰고 버리는 악순환이다.
--- pp.21-22「Chapter 1_01. 쓰고 버리는 악순환 끊기」중에서
지금까지 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일하는 사람,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 그래서 주위의 평가가 높은 사람일수록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지거나 폭발하기 쉬웠다.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 혼자 완벽히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하지 않아 보이는 업무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때, 자신만의 능력을 계발하고 업무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또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 주력해야 다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무기를 찾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무기야말로 인생의 가속페달이 되어준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언제나 다양한 잡무에 둘러싸여 있다. 책상 위에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 때문에 짜증이 나서 종일 그것을 정리하다 보니 다음 주로 닥쳐온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할 시간이 부족해지는 식이다. 당신은 이런 경험이 없는가?
업무든 가사든, ‘시간을 많이 할애할 필요가 없는 일’에까지 전력을 기울이다가 정작 중요한 일에 쓸 필수적인 에너지가 모자라는 경우도 많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을 생산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 pp.82-83「Chapter 2_01. 만약 가방이 당신의 인생과 같다면」중에서
10년의 기다림 끝에 버킨백을 받아 든 고객은 그 가방 속에 지나간 10년의 추억이 담겨 있다고 느끼지 않았을까. 이 고객을 보며 나도 10년 후의 내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그때의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어떤 곳에서 어떤 사람과 함께 무엇을 간직하며 살고 있을까? 그러자 ‘40대에는 내가 동경하는 가방이 잘 어울리는 여성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나는 ‘내 미래를 내 손으로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삶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했다. 미래의 나는 어떤 옷을 입고 어떤 구두를 신고 어떤 사람들과 어울려 어떤 곳을 다니고 있을까? 이 가방이 어울리는 사람, 이 옷이 어울리는 사람, 이런 집에 사는 사람이 되려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행동하며 어떤 경험을 쌓아야 할까? 그렇게 상상을 거듭하면서, 동경하는 물건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 조금씩 구체적으로 행동해 나가기 시작했다. 상상의 힘은 절대적이다. 사람의 행동은 상상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나에게 버킨백은 단순한 고가의 가방이 아니라 꿈을 생각하게 만든 계기이자 꿈이 실현된 인생의 상징이다. 버킨백이 어울리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은 성장을 바라는 마음이기도 하다. 가방을 실제로 구매하느냐 마느냐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 pp.145-146「Chapter 3_10. 동경하는 물건이 미래를 만든다」중에서
3 ‘약간의 보류 기간’을 둔다.
대개 가방을 무겁게 만드는 것은 ‘만일 용품’ 즉,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챙긴 물건들이다. 예를 들면 우산, 숄, 카디건, 반짇고리, 텀블러, 약 등이다. 물론 있으면 편리하지만, 가방을 무겁게 만들어 행동을 제약하면서까지 갖고 다녀야 할 만큼 자주 사용하는 물건인가?
실은 대부분이 그렇지 않다. 따라서 ‘이게 없어도 의외로 괜찮구나’ 하고 느끼는 경험을 축적해 가방을 가볍게 만들어보자.
이를 위해 ‘만일 용품’을 위한 ‘약간의 보류 기간’을 두는 것이 좋다. 가방의 내용물을 자주 쓰는 것과 거의 쓰지 않는 것으로 구분한 다음, 거의 쓰지 않은 것을 일단 꺼내놓는다. 그리고 일주일을 ‘약간의 보류 기간’으로 설정해, 그 물건을 집에 놓고 다녀본다. 이렇게 잠깐이
라도 휴대하지 않는 기간을 두면 그것이 없어도 의외로 괜찮다는 사실을 쉽게 깨닫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약간의 보류 기간’이다. 이 기간 동안 그 물건이 없어서 곤란한 일이 생겼다면 당신에게 필요한 물건이므로 다시 가방에 넣으면 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정말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 pp.154-155「부록 00. 가방을 가볍게 만드는 방법」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