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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 양장 ]
리뷰 총점8.8 리뷰 71건 | 판매지수 8,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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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7년 06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422g | 128*188*30mm
ISBN13 9788932918082
ISBN10 8932918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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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시몽 랭브르의 심장이 무엇인지, 그 인간의 심장, 태어난 순간부터 활기차게 뛰기 시작해서 그 일을 반기며 지켜보던 다른 심장들도 덩달아 빨리 뛰던 그 순간 이래로 그 심장이 무엇인지, 무엇이 그것을 튀어 오르고 울렁대고 벅차오르고 깃털처럼 가볍게 춤추거나 돌처럼 짓누르게 만들었는지, 무엇이 그것을 어질어질하게 만들었는지, 무엇이 그것을 녹아내리게 만들었는지(사랑), 시몽 랭브르의 심장이 무엇인지, 스무 살 난 육신의 블랙박스, 그것이 무엇을 걸러 내고 기록하고 쟁여 뒀는지, 정확히 그게 뭔지 아무도 모른다.
--- p.7

마리안, 전화했었네. 갑자기 눈물(고통의 화학적 작용)이 쏟아져서 한마디 말도 할 수 없는데 숀이 다시 부른다. 마리안? 마리안? 그는 아마도 좁은 부두에서 울려 퍼지는 파도 소리의 훼방으로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마도 침, 콧물, 눈물을 전파의 잡음으로 혼동했을 것이다. 그동안 그녀는 손등을 깨물며 그토록 사랑하는 목소리가, 오직 하나의 목소리만이 그럴 수 있듯이 친숙했던, 그러나 갑자기 낯설게 바뀐 그 목소리가 불러일으키는 공포로 얼어붙었다. 끔찍하도록 낯설 수밖에 없다. 그 목소리는 시몽이 겪은 사고가 일어난 적이 없었던 시공간에서, 이 텅 빈 카페로부터 몇 광년은 떨어진 흠결 없는 세계에서 솟아난 것이니까. 그건 이제 불협화음을 낳았다. 그 목소리는. 세상을 혼란에 빠트렸고 그녀의 뇌를 찢어발겼다. 그건 이전의 삶의 목소리였으니까. (……) 마리안은 손에 든 휴대폰을 꼭 쥔다. 말해 줘야 한다는 두려움. 숀의 목소리를 파괴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지금 그대로의 숀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기회가 그녀에게 더 이상 주어지지 않으리라는, 시몽이 비가역 코마 상태에 빠지기 이전의 그 사라진 시간을 체험할 기회가 다시는 결코 주어지지 않으리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그 목소리의 시간 착오에 종지부를 찍고 그 목소리를 여기, 비극적 사건의 현재 속에 다시 뿌리내리게 해야 한다는 걸 안다. 그녀는 자신이 그래야만 한다는 것을 안다.
--- p.101~102

두 분의 아드님이 기증자가 된다면 다른 사람들이, 장기 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다른 사람들이 목숨을 구할 수 있게 됩니다. 부모는 외투와 가방을 챙긴다. 둘 다 어서 이곳에서 나가고 싶은 마음에 조급한데도 동작은 느릿하다. 그러니까 개죽음은 아니다, 이건가요? 숀이 파카 깃을 올리며 토마의 눈을 똑바로 바라본다. 알아요. 다 압니다. 이식 덕분에 생명을 구할 수 있고, 누군가의 죽음이 다른 사람에게 생명을 부여할 수 있죠. 하지만 우린, 그게 시몽이란 말입니다. 우리 아들이요. 이걸 이해하겠소?
--- p.157

숀과 마리안이 병실에서 나간다. 토마가 거기 문간에서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두 사람이 입을 벌린다. 말이 나오지 않는다. 말을, 서로 협의한 말을 하고 싶은 모양이다. 토마가 두 사람의 말문을 터준다. 하실 말씀이 있으면 제게 하십시오. 그러시라고 제가 여기 있는 거니까요. 숀이 힘들게 소리를 내며 그들의 청을 내놓는다. 들어낼 때, 시몽의 심장, 그때, 시몽에게, 그러니까 정지시킬 때, 심장을, 말해 줘요, 내가, 그 애에게 꼭 말해 줘요, 우리가 있다고, 함께한다고, 우리 모두 그 애를 생각한다고, 우리 모두의 사랑을. 마리아가 뒤를 받는다. 그리고 루와 쥘리에트도요, 그리고 할머니도. 그러더니 다시 숀. 바닷소리, 들려줘요. 그가 토마에게 이어폰과 MP3 플레이어를 내민다. 7번 트랙이에요. 맞춰 놨어요. 아이가 바닷소리를 듣게요(두 사람의 머릿속에서 두서없이 튀어나오는 생각들). 그러자 토마가 그 의식을 두 사람의 이름으로 완수하겠노라고 다짐한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 p.199~200

토마가 소독해 뒀던 이어폰을 호주머니에서 꺼내어 시몽의 귀에 끼워 주고 MP3 플레이어를 누른다. 트랙 7. 그러자 마지막 파도가 수평선에 만들어지더니 절벽을 향해 나아간다. 파도가 솟구친다. 하늘 전체를 휩쓸 기세다. 만들어지고 허물어지는 그 변모 속에서 물질의 혼돈과 회오리의 완벽함을 펼쳐 보인다. 대양의 밑바닥을 긁어 대고 퇴적물을 뒤흔든다. 화석들을 드러내고 묻혀 있던 궤짝들을 뒤엎는다. 시간에 두께를 더하는 무척추동물들을, 15억 년 묵은 암몬 조개들을, 그리고 맥주병들을, 비행기의 파편들을, 그리고 권총들을, 나무껍질처럼 하얗게 탈색된 뼈다귀들을, 거대한 쓰레기 처리장처럼 흥미진진한 해저를 노출한다. 초고감도 필름. 순수 생물학. 파도는 지구의 표피를 걷어 내고 기억을 갈아엎고, 시몽 랭브르가 살았던 그 땅을 새롭게 태어나게 한다(완만한 모래 언덕. 그 언덕이 움푹 팬 곳에서 그는 작은 바구니에 담긴 감자칩을 머스터드 소스를 곁들여 쥘리에트와 함께 나눠 먹었더랬다. 소나기가 쏟아질 때 두 사람이 몸을 피했던 솔밭. 그리고 그 바로 뒤의 대숲. 낭창거리는 40미터짜리 대나무들. 그날 미지근한 빗방울들이 잿빛 모래에 구멍을 냈고 냄새들이, 맵싸하고 짭조름한 내음들이 뒤섞였더랬다. 그때 쥘리에트의 입술 색은 자몽색이었다). 그러더니 마침내 파도가 터져 나가며 사방으로 흩어진다. 튀어 오른 물방울들이 휘날린다. 그건 거대한 충돌, 부서짐이다. 그러는 동안 수술대를 둘러싼 침묵이 두터워졌다. 사람들이 기다린다. 누워 있는 육체 위로 눈길들이 엇갈린다. 발가락은 초조하게 꼼지락거리지만 손가락은 인내한다. 하지만 모두 시몽 랭브르의 심장을 정지시키려는 순간 한 템포 쉬어 가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 p.296~297

시몽의 심장은 수도권으로 이동했고, 그의 간과 폐는 지방의 또 다른 지역들에 도착했다. 그것들은 다른 육신들을 향해 질주했다. 이렇게 뿔뿔이 흩어지고 나면 그녀의 아들의 단일성에서 살아남는 것은 무엇일까? 그만의 특별한 기억과 이렇게 분산된 육체를 어떻게 결부시켜야 할까? 그의 존재, 이 세상에 비추어진 그의 모습, 그의 혼은 또 어떻게 되는 걸까? 이러한 질문들이 부글거리는 기포처럼 그녀 주위를 맴돈다. 그러다가 시몽의 얼굴이 그녀의 눈앞에 나타난다. 말끔하고 온전하다. 그것은 나뉠 수 없는 것이다. 그게 그 아이다.
--- p.308~309

회원리뷰 (71건) 리뷰 총점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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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2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혜* | 2022.08.2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어느 날 급작스러운 사고를 당하여 뇌사 판정을 받게 된 열아홉 살 청년 시몽 랭브르의 '심장 이식' 과정을 둘러싸고 건개되는 24시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뇌사 판정을 받았으나 아직 심장은 뛰고 있는 그의 절망적인 상태를 마주한 시몽의 부모는, 죽어가는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 아들의 장기 기증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한다. '장기 기증'이라는 강렬하고도 복;
리뷰제목

어느 날 급작스러운 사고를 당하여 뇌사 판정을 받게 된 열아홉 살 청년 시몽 랭브르의 '심장 이식' 과정을 둘러싸고 건개되는 24시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뇌사 판정을 받았으나 아직 심장은 뛰고 있는 그의 절망적인 상태를 마주한 시몽의 부모는, 죽어가는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 아들의 장기 기증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한다.

'장기 기증'이라는 강렬하고도 복잡 미묘한 소재를 통하여, 삶과 죽음의 경계, 죽음에 대한 윤리와 애도, 생명의 의미 등 접근하기 어려운 주제들을 성공적으로 다루며 성찰해 낸 작품이다.

 

MY HEART IS FULL. - 심장이 터질 것 같구나.

 

'글래스고 혼수 척도' - 뇌 손상 의심 환장의 의식 상태를 평가하기 위한 진단방법

- 눈 뜨기, 운동, 언어영역에서 환자의 반응을 살펴보고 그 정도에 따라 숫자를 메긴다

 

심정지는 더 이상 죽음의 징표가 아니며 이제부터 죽음을 입증하는 것은 두뇌 기능의 정지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내가 더 이상 사고하지 못한다면 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 심장의 폐위와 두뇌의 대관식

 

'내'가 온전히 '나'로서 존재하는 것이 살아있는 것이라면 그 살이 있음의 기준이 뇌, 기억이 되는 것이 맞는데 단순히 뇌와 기억 등 두뇌의 영역에서만 사람의 존재를 찾을 수 있는 것인지 그렇다면 신체, 외모가 사회에서 '나'를 정의하는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에서 바라보는 '나'는 거의 본질이 없는 것인지, 뇌만 남고 신체를 잃어버린 사람은 본인의 기억을 온전히 가지고 있으므로 '나'로서 존재한도 할 수 있는 것인지 등 다양한 존재의 정의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책이었다.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삶, 심장의 뜀 등과는 조금 멀리 생각이 나아간 것 같았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깊이 고민할 주제를 얻은 책이었다.

 

감각을 시각적 이미지로 번역하는 것이 그가 고통을 이해하는 데에, 나아가 고통의 비밀을 꿰뚫는 데에 도움이 되기를 바랐다.

 

팽창하는 우주, 영원히 생성 중인 우주라는 생각이 불현듯 그의 뇌리를 스친다.

세포의 죽음을 통해 변모가 일어나는 공간.

침묵이 소리를, 어둠이 및을, 靜이 動을 만들어 내듯 죽음이 생명체를 만들어 내는 공간

 

그들은 소생의학의 비약적 발전이 상황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으며 이 분야의 발전으로 죽음에 대한 정의를 새로이 내리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러한 과학적 행위는 전대미문의 철학적 영향력을 갖는 것으로서 장기 적출 및 이식의 허용과 실현을 낳게 되리라고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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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n**r | 2022.08.2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휴가지에서 서핑하는 이들을 보다 다시 읽고 싶어 펼쳐든 살아있는자를 수선하기.  처음 읽었을 때도 다시 읽었을 때도 단숨에 읽혀졌고, 다시 읽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잃은 부모의 감정선에 올라타 있다가 이 '사건 (작업?) ' 을 바라보는 다른 입장으로 시선을 옮길때 조금은 야속한 기분이 든다.  이 책에서 다루는 각 시선의 인격체가 장황하지 않으면서도;
리뷰제목

휴가지에서 서핑하는 이들을 보다 다시 읽고 싶어 펼쳐든 살아있는자를 수선하기. 

처음 읽었을 때도 다시 읽었을 때도 단숨에 읽혀졌고, 다시 읽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잃은 부모의 감정선에 올라타 있다가 이 '사건 (작업?) ' 을 바라보는 다른 입장으로 시선을 옮길때 조금은 야속한 기분이 든다. 

이 책에서 다루는 각 시선의 인격체가 장황하지 않으면서도 구체적이고 진지하여, 감정선이나 행동들이 금세 몰입이 된다. 그간 보아온 여러 옴니버스(?) 식의 영화나 문학중 단연 최고가 아닐까 한다.

빌게이츠의 추천사에 '시적' 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나는 이 책이 '시적'이다 라는 느낌은 크게 받지 못했지만 그만큼 단순한 한 사건에 대해 관련된 모든 인물들이 굉장히 균형적으로 둘러싸고 있어 안정적이고 아름답지만 강렬한 에너지를 뿜고 있다. 

책을 다 읽고 한동안 헤어나오기 쉽지 않지만 여름에 어울리는 책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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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빠져드는 주제, 빼내주는 문체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YES마니아 : 골드 탱*로 | 2022.08.2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다음 책을 고르던 중 빌 게이츠의 추천 도서가 눈에 띄었다. 유명인들의 추천사를 참고하는 편은 아니지만 빌 게이츠 추천 책은 좋았던 경험이 많아서 눈여겨보게 된다. 빌 게이츠 추천 태그(YES24에서 모아서 볼 수 있다) 중에 이례적으로 소설이 눈에 띄었다. 인상적인 표지 디자인과 제목에서부터 흥미가 생겼고 몇몇 추천사와 후기를 보고는 설레기까지 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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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책을 고르던 중 빌 게이츠의 추천 도서가 눈에 띄었다. 유명인들의 추천사를 참고하는 편은 아니지만 빌 게이츠 추천 책은 좋았던 경험이 많아서 눈여겨보게 된다. 빌 게이츠 추천 태그(YES24에서 모아서 볼 수 있다) 중에 이례적으로 소설이 눈에 띄었다. 인상적인 표지 디자인과 제목에서부터 흥미가 생겼고 몇몇 추천사와 후기를 보고는 설레기까지 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열린책들 출판사의 양장본이다. 아주 맘에 드는 만듦새. 아래는 아주 짧게 적은 줄거리.

 

서핑을 좋아하는 소년인 시몽 랭브르는 함께 서핑에 미쳐 있는 친구 크리스토프 알바, 조앙 로셰와 함께 이날도 서핑을 즐긴다. 그리고 서핑을 마치고 돌아오는 이른 새벽, 그들이 타고 있던 소형 트럭은 사고를 당하고 만다. 세 명 중 유일하게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채 앞 좌석 가운데 앉아 있던 시몬 랭브르는 사고의 충격으로 머리를 전면 유리창에 부딪히고 급하게 병원으로 후송되지만 이내 뇌사 판정을 받게 된다. 시몽이 뇌에 입은 손상은 매우 심각해서 돌이킬 수 없다. 시몽의 부모 숀과 마리안은 평소와 다름없게 누워있는 아들이 살아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는 상태에서 담당 의사 레볼을 통해 장기 이식의 가능성에 대해 듣게 된다. 그리고 장기를 기부하기로 결정한다.

 

교통사고로 인한 뇌사 판정, 그리고 장기 이식에 대한 이야기이다. 장기 이식이라는 소재를 이제는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지만 이 소설은 좀 다르다. 단순히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거나 등장인물 중 누군가가 이야기를 묘사하는 것이 아니다. 장기 이식 수술이라는 엄숙한 주제를 두고 그 과정에 얽힌 수많은 사람들의 입장 차이, 그러니까 각자의 위치에서 시몽의 사고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묘사하는데... 이런 시도가 아주 신선하게 느껴졌다. 자식의 이식 수술을 결정해야 하는 부모, 이걸 권해야 하는 의사, 얽혀있는 이해 당사자들의 심리.

 

그리고 작가는 <시적>이라는 말을 써보는 것은 이 책이 처음이라는 빌 게이츠의 추천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상당히 독특한 형태로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그런 면에서 마일리스 드 케랑갈은 천상 작가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나의 경우엔 이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을 읽지는 않을 생각이다. 나와는 너무 안 맞는다는 커다란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읽기가 좀 어려운 소설이다. 음... 옮긴이의 말에서 그 문제가 여실히 드러난다. (나는 처음 옮긴이의 문제인가 싶었다.) 옮긴이는 '이번 번역 작업에서는 즐거움보다는 고달픔이 훨씬 더 잦게 찾아왔다. 숨이 가빠 올 정도로 길게 이어지는 문장들과 짧은 호흡으로 끊어지는 문장들의 어지러운 갈마듦, 현학적이고 전문적인 어휘들과 일상어 혹은 비속어들의 혼재, 문장의 흐름을 툭툭 끊어 놓으며 복잡하게 가지쳐 나가는 무수한 연상들의 난입......'이라고 묘사했다. (한 문장으로 한 페이지가 거의 차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숱하게 피로감을 느꼈다. 우선 각 이해 당사자의 입장과 심리를 옴니버스 형태로 이어간 건 아주 좋은 시도였지만 과하다. 매우 과하다. 시몽의 이야기와 시몽의 부모, 동생, 여자친구, 친구들 이야기... 그래 의료진 이야기까지도 아주 좋다. 근데 로즈가 어떤 여자인지 전혀 궁금하지 않고 그 긴박한 24시간의 묘사에 그런 곁가지 등장인물들이 우수수 쏟아진 것은 호흡조절 보다 산만함에 가까웠다. 산만한 스토리에 산만한 문체까지 더해져 전문서적을 읽을 때 수준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했다. 개인적으로 글에서 작가가 드러나는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 소설은 모든 순간, 모든 문장에서 작가가 드러난다.

 

물론 꾸역꾸역 책장을 넘기다 보면 이야기에 빠져드는 순간순간이 존재한다. 하지만 군더더기가 매우 많은 글이므로 혹시 이 책에 흥미를 느낀다면 YES24에서 미리보기를 무려 25페이지나 제공하고 있으니, 먼저 확인하고 선택하는 걸 추천한다. (문체만 받아들일 수 있다면 충분히 흥미로운 주제와 이야기의 흐름일 수 있다.) 한 가지 의외의 소득이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난 뒤 나의 문해력과 속독력이 몇 단계 성장한 것 같다. 이 뒤에 선택한 책들은 하나같이 초등학교 교과서처럼 느껴질 만큼 머리에 쏙쏙 박히는 중이며 기분 같아서는 하루에 서너 권씩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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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4건) 한줄평 총점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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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4점
연극 보고 원작이 궁금해 읽음. 문장 방식이 낯설지만 묘사 자체는 신선하고 인상깊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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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개*마 | 2022.09.06
구매 평점5점
새로운 생각을 열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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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임**당 | 2022.07.25
구매 평점5점
강추합니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J* | 2022.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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