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분야에서 수년간 일하며 느낀 강사의 장단점에 대해 적어보도록 하겠다.
먼저, 강사는 ‘종자돈 없이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이다. 어떤 장사나 사업이든 자본금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강사는 종자돈이 필요 없다. 강사 스스로가 걸어 다니는 1인 기업이자 지식 기업이기 때문이다. 또한 강사는 강연료가 수입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책을 출판하거나 칼럼을 기고하면 인세나 고료를 받게 되며, 능력에 따라 방송 출연료나 컨설팅비도 챙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자체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부가적인 수익도 창출할 수 있다. 최근에는 강연 동영상을 촬영하고 클릭 수에 따라 저작권료를 받는 수익 모델도 등장했는데, 저작권료는 사후 70년까지 지급된다고 하니 강사, 참 좋은 직업이다. (물론 저작권료의 액수가 크다고 말할 정도는 못 되지만 예상치 않은 수익이 통장에 찍히면 흐뭇해진다) 당신이 스타 강사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하더라도, 종자돈 없이 비즈니스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강사는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나 싶다.
두 번째 장점은 ‘놀고 싶을 때 놀고, 일하고 싶을 때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신이 강사가 되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게 된다. (전문 강사에 한한다) 24시간을 자유롭게 쓰며 개인적 여유를 찾고, 가족과의 시간을 늘릴 수도 있다. 어떤 강사들은 지방 강연을 갈 때 배우자와 동행하는데 무척 좋아 보인다. 권태로운 조직에서 벗어나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하는 삶은 모든 직장인들의 로망이 아닐까? 물론, 당신이 그러한 생활을 지속적으로 영위하기 위해서는 프로 강사의 궤도에 올라야 하겠지만 말이다. --- p.12~13
강사 프로필을 작성할 때 유의할 점은 일관성 없는 경력을 줄줄이 나열하지 말라는 것이다. 산만한 경력과 불필요한 자격증은 오히려 담당자로 하여금 강사의 전문성을 의심케 한다. 따라서 프로필을 작성할 때는 당신의 전문성을 강조할 수 있는 경력 위주로 작성하라. 만약 학벌이 빈약하다면 이를 보완하기 위한 무기가 무엇인지를 재빨리 파악하고 그것을 기술하는 것이 좋은데, 다행히 당신이 빛나는 학벌의 소유자라면 학벌을 최대한 부각하되 아카데믹 백그라운드뿐 아니라 실무 지식까지 갖추었음을 적극 어필하는 게 좋다. --- p.63
그렇다면 그들은 왜 파워포인트를 사용하지 않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슬라이드가 앞에 있으면 청중의 시선이 분산되어 몰입에 방해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강연장에 스크린이 여러 개 설치되어 있는 경우, 몰입도를 위하여 주최 측에 양해를 구하고 보조 스크린을 끄도록 조치하거나 중간 중간 화면을 스스로 OFF 해버리는 강사들도 있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프로 강사들은 현장 분위기에 맞도록 유연하게 대처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하는데, 이미 완성된 슬라이드가 있으면 상황에 적절한 대응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때문에 어떤 강사들은 강연장에 도착해서 현장 분위기에 맞게 슬라이드를 뚝딱 수정하기도 한다. 프로 강사들은 이런 임기응변에 탁월하다. --- p.90~91
강연을 마친 뒤 담당자에게 좋은 기회를 주어 고맙다는 피드백을 반드시 하기 바란다. 만약 당신이 강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면 당신을 더욱 각인시킬 수 있고, 혹 강연을 망쳤더라도 ‘그래도 사람은 괜찮네’라며 긍정적으로 인식하여 나중에 강연 기회가 다시 주어질 수도 있다. 피드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거듭 강조하지만, 스타 강사들도 강연장에는 무조건 일찍 도착한다. 자칫 여유를 부리다가 강연에 늦을 수도 있다는 것을 그들은 경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볼 때 최소 30분 전에는 강연장에 도착해야 탈이 없다. 가끔 모든 강연 요청을 소화하고 싶은 욕심에 이동 시간을 빠듯하게 잡아 헐레벌떡 강연을 다니는 강사들이 있는데, 그러다 정말 사고 칠 수 있으니 아쉽더라도 하나는 포기하거나 일정을 최대한 조율해보기 바란다. --- p.135~136
강연료를 유연하게 받으라고 내가 강조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강사 세계도 결국 인간관계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라. 교육 담당자와 친분이 있는 강사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가끔 칼 같은 성격의 강사들도 지인의 행사에 무료로 강연을 해주고는 하는데, 나중에 보면 어떤 방식으로든 강사에게 은혜를 다시 갚는 것을 보면서 ‘결국 정을 반영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다. 어쨌든 요지는 강연료를 말할 때 너무 칼같이 하지 말고, 언제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하라는 뜻이다.
둘째, 강연료를 대책 없이 올렸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년 전, 전국의 중·고등학교에서 다수의 강연을 하던 강사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중·고생 강연은 돈이 안 된다고 판단했는지 그는 평소 받던 금액에서 강연료를 대폭 올렸다. 이른바 디마케팅(demarketing: ‘돈 안 되는’ 고객을 의도적으로 줄이는 마케팅 전략)을 한 것인데, 어느 산업에서나 자연스레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대중 강연을 하는 사람이 너무 ‘돈돈’ 거리면 문제가 된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 화근이었다. 특히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사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 후 전국의 선생님들이 그 강사에 대한 비난을 카카오스토리와 밴드에 엄청 올렸고, 그 결과 괘씸죄로 그는 중·고교 강연 시장에서 조용히 퇴출되고 말았다. 이처럼 강연료는 대단히 민감한 부분이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어쨌든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경력이 오래된 강사들도 강연료를 어떻게 받으면 좋을지 나에게 의견을 종종 묻는데, 그때마다 내가 하는 답변은 똑같다. “최소한도의 액수만 정해놓고 주는 대로 받으세요.” --- p.194~195
당신이 강사로서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담당자와 주고받은 내용은 항상 문서로 처리하는 습관을 길러두어라. 통화 내용을 녹음하는 것도 방법인데, 실제로 어느 프로 강사는 통화 연결음에서부터 ‘본 통화는 녹취되고 있다’라는 안내 멘트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미 몇 차례 구두 약속으로 피해를 본 강사들은 한글이나 워드 프로세서로 ‘강연 요청서’를 만들어 담당자의 이름과 소속, 강연료, 결제 일시 등을 꼼꼼히 챙긴다. 그래야 나중에 딴소리할 때 확실한 증거로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문서상에 ‘강연을 취소하면 강연료의 50%를 배상해야 한다’는 식으로 명시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취소 수수료를 받아내는 경우는 드물고 그저 경고의 의미 정도로 사용한다는 것도 참고로 알아둬라. --- p.215
당신이 채용할 직원은 어떤 능력을 먼저 갖추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전화 받는 법이다. 실제로 전화를 퉁명스럽게 받는 직원 때문에 고객이 떨어져 나가지만 정작 강사 자신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전화를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연구소(강사)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에 전화 응대는 중요하다. 언젠가 A라는 스타 강사의 매니저에게 강연 문의를 위해 전화를 걸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직원은 한 번 통화한 담당자를 상세히 기록이라도 해두는지, 다음에 통화할 때는 무언가 적어놓은 것을 보고 말한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은 적이 있었다.
또 다른 필요 능력은 사교성이다. 내가 아는 어느 원로 가수의 매니저는 단순히 운전이나 전화 응대 업무에 머무르지 않고 강연장에서 담당자에게 친절하게 말을 건네고, 강연을 섭외해준 나까지 치켜세우는 등 주변을 기분 좋게 만든다. 이처럼 사교성과 일하는 센스가 탁월한 직원을 채용하라. 그런 직원을 이미 만났다면 월급을 대폭 올려주는 한이 있어도 절대로 놓치지 마라. --- p.282
누군가 피드백을 해주겠다고 자처하면 머쓱해하지 말고 고맙게 받아들여라. 피드백을 여과 없이 받다 보면 얼굴이 화끈거릴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명심하라. 프로 강사들일수록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다르다는 것을.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를 쓴 김수영 작가는 강연이 끝나면 항상 이메일로 어떠한 점이 좋았고, 어떠한 점이 미흡하였는지를 꼼꼼히 챙기는데, 그런 식으로 미비점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강연을 개선시킨다. 당연히 강연은 소문이 나기 마련이고 강연 요청이 쇄도하게 된다. 프로 강사를 꿈꾼다면 객관적으로 피드백해줄 사람을 곁에 둬라. 그들의 피드백을 경청하면서 현재 잘하고 있는지, 자기도취에 빠진 것은 아닌지 등을 경계하면서 수시로 확인하고 점검하라. 그것이 당신이 최고라는 착각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강사로서 롱런하는 올바른 길이다.
--- p.2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