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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없는 달

신이 없는 달

: 환색에도력

미야베 월드 2막이동
리뷰 총점8.9 리뷰 19건 | 판매지수 84
베스트
일본소설 top100 1주
정가
14,000
판매가
12,60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8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402g | 138*197*30mm
ISBN13 9788998791698
ISBN10 8998791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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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제1화 귀자모화
제2화 붉은 구슬
제3화 춘화추등
제4화 얼굴 바라기
제5화 쇼스케의 이불옷
제6화 미아 방지 목걸이
제7화 다루마 고양이
제8화 고소데의 손
제9화 목맨 본존님
제10화 신이 없는 달
제11화 와비스케 동백꽃
제12화 종이 눈보라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사키치는 오미요만이라도 가마에 태워 주고 싶었지만, 진료비가 생각보다 많이 나와서 그의 품에는 글자 그대로 땡전 한 푼 남아 있지 않았다. 둘 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고 의원에서는 한참을 기다려야 해서 몸이 식을 대로 식고 녹초가 되어 있었다.
흘러오는 국수 국물 냄새, 노점에서 초밥이나 튀김을 집어먹는 직공 같은 남자들, 심부름을 나선 꼬마가 찬가게의 콩조림을 주발 가득 사서 돌아가는 모습―그 모든 것을 외면하고 그저 걷기만 했다. 솜옷을 입고 추위에 달달 떨면서 곁을 걷고 있는 오미요도 그런 모습을 다 보고 자신과 똑같이 느낄 게 분명한데도 배고프다는 소리를 한 마디도 하지 않자 사키치는 울어 버리고 싶을 만큼 비참했다.
--- p.38~39

그런데 중매인 가카가 가져온 혼담은 후카가와 기타모리시타초에 있는 나막신 가게 ‘기야’의 외아들 시게타로가 그런 오노부의 ‘외모가 마음에 들어서’ 색시로 삼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였다. 오노부에게 첫눈에 반했다, 못 잊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나막신 가게의 시게타로는 후카가와 근방에서 이름난 미남이다. 남편도 있는 속요 사범부터 우물가에서 남편 훈도시를 빨래하는 아주머니들까지 배우처럼 잘생겼다고 화제로 삼을 만큼 잘생긴 남자였다. 그러니 젊은 아가씨들은 어떤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그 시게타로가 오노부를 아내로 삼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그런 일이?”
얼빠진 소리를 지른 구경꾼을 관리인이 무서운 얼굴로 노려보았지만 다른 누구보다 오노부가 그렇게 소리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이야기가 어디 있을까.
--- p.91

회원리뷰 (19건) 리뷰 총점8.9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미야베 미유키, 환색에도력 幻色江戶ごよみ...[신이 없는 달]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e***i | 2019.05.03 | 추천27 | 댓글12 리뷰제목
#1.미야베 미유키의「삼귀」를 읽고 이 작가의 책을 더 읽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잡은 책이「신이 없는 달」이다. 책 제목 사이에 조그맣게 적혀 있는 '환색에도력'이 뭔지 얼른 알아채질 못했다. 처음엔 환색에 도력? 이렇게 띄워 읽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표지의 왼쪽에 붉은 글씨로 세로로 쓰여 있는 幻色江戶ごよみ를 우리말로 번역한 말이다. 환색은 환상적인 색채, 매직 컬러라는;
리뷰제목

#1.

미야베 미유키의「삼귀」를 읽고 이 작가의 책을 더 읽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잡은 책이「신이 없는 달」이다. 책 제목 사이에 조그맣게 적혀 있는 '환색에도력'이 뭔지 얼른 알아채질 못했다. 처음엔 환색에 도력? 이렇게 띄워 읽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표지의 왼쪽에 붉은 글씨로 세로로 쓰여 있는 幻色江戶ごよみ를 우리말로 번역한 말이다. 환색은 환상적인 색채, 매직 컬러라는 의미 일터이고, 에도(江戶 지금의 도쿄)는 도시 이름이고 고요미(ごよみ)는 달력을 뜻한다. 그러고 보니 이 책에는 12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달력의 12달에 맞춰서 풀어내는 이야기라는 것을 뒤늦게 알아챈다. 책 제목은 열두 이야기 중 신무월(神無月)이란 작품의 제목일 뿐이었다.


#2.
○ 1화 귀자모화 鬼子母火 : 술 도매상 이타야마에 불이 난 때는 섣달 스무여드렛날 밤…. 불이 시작된 신단방에서 발견된 금줄 토막 속에 하얀 빔지(종이를 꼬아 만든 끈)가 있었고 그 속엔 머리카락이 들어 있었다. 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한 걸까? 애달프구나, 그 모정이….

 

○ 2화 붉은 구슬 紅の玉 : 비녀 등 방물 만드는 장인 사키치. 사치 금지령으로 일감이 없어 빈궁한 살림에 힘들어할 때, 한 무사가 눈깔사탕만 한 붉은 산호 구슬을 가져와 은비녀 제작을 의뢰한다. 많은 사례비와 함께…. 하지만 그 반전은 처연하기만 하다.

 

○ 3화 춘화추등 春夏秋燈 : 값이 조금 나가는 사방등(실내용 각등, 行燈)을 찾는 손님에게, 두 개의 사방등에 얽힌 내력을 들려주는 고물점 가게 주인의 1인칭 이야기이다. 특히 승천하는 용이 조각된 등의 이야기는 섬뜩하면서도 야한 듯한 것이….

 

○ 4화 얼굴 바라기 器量のぞみ : 덩치가 크고 힘도 장사인 박색(薄色)인 열여덟 살 오노부에게 엄청난 훈남이 청혼하고, 우여곡절 끝에 결혼한다. 알고 보니 남자의 아버지에게 차인 한 여인의 저주 때문에 미추를 판단하는 감각이 거꾸로 되어버렸다는….

 

○ 5화 쇼스케의 이불옷 庄助の夜着 : 이불옷이란 게 생소하다. 잠옷이 아니라 이불이긴 한데 요즘의 네모난 이불과는 달리 두루마기처럼 생긴 모양이다. 헌 이불옷을 샀는데 어여쁜 유령이 씌어있네... 그 유령과 사랑에 빠진 결과는... 중의적이다.

 

○ 6화 미아 방지 목걸이 まひごのしるべ : 백중날, 길 잃은 아이의 목걸이에 적힌 주소를 찾아갔더니 아버지는 삼 년 전 화재로 죽었고 아이와 어머니는 그때 이후 행방불명의 상태이다... 그런데 미아의 현재 나이는 두 살이다. 타임슬립? 타임리프? 아니다...

 

○ 7화 다루마 고양이 だるま猫 : 소방대원이 꿈이지만 불 앞에 서면 그만 오금이 굳어버린다. 좌절하던 차 다루마 고양이가 그려진, 화재의 상황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신통력을 가진 소방 두건을 전해 받게 되는데…. '도망치지 마, 한 번 도망치면 평생 도망치며 살게 돼.'

 

○ 8화 고소데의 손 小袖の手 : 헌 고소데(소맷부리가 좁은 전통 의상)를 사온 아이에게 엄마가 들려주는 괴기한 이야기. 횃대에 걸린 고소데 소매에서 하얀 손 두 개가 쓰윽 나오더니 나를 향해 이리로 오라고 손짓을... 그 고소데는 횡사한 여인의 혼이 깃든 물건일 거야...

 

○ 9화 목맨 본존님 首吊りご本尊 : 일은 힘들고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고용인이 자살하려고 창고에 갔더니 누군가 먼저 목을 매달았네. 깜짝 놀라 올려다보니 그 목맨 남자가 '오, 안녕하신가. 미안하지만 여기엔 이미 빈자리가 없는데.'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 10화 신이 없는 달 神無月 : 표제작이다. 일본에는 매년 음력 시월에 팔백만 신들이 인간의 혼인과 운명을 결정하기 위해 한 곳에 모이는 모양이다. 그러니 이달에는 신이 자리를 비우는 달이 되는데... 이달에 일어난 강도 사건의 현장엔 팥알 하나가 떨어져 있었다...

 

○ 11화 와비스케 동백꽃 侘助の花 : 와비스케 동백(唐椿)을 키운 적이 있어 어떤 꽃인지 안다. 간판장이 요스케는 가게 앞을 밝히는 초롱을 만들 때면, 젊은 시절 짝사랑한 아가씨와 연결되는 이 꽃을 항상 그려 넣는다. 왜 그런지 궁금한 손님들에게 지어낸 이야기를 했다가...

 

○ 12화 종이 눈보라 紙吹雪 : 끝까지 읽어야 종이 눈보라의 의미가 드러난다. 이즈쓰야의 하녀로 3년의 세월을 보낸 긴은 날씨 좋은 섣달 어느 날, 양 소맷자락에 뭔가를 퉁퉁하게 채우고 지붕을 오른다. 찬바람이 잦아들 때를 기다려 작은 종잇조각들을 바람에 실어 날린다...


#3.
12편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일본 에도 시대의 괴기 이야기 속에 가난한 이들의 고단한 삶과 애환이 잘 녹아 있다. 가장 여운이 있는 이야기는 마지막 작품인 '종이 눈보라'였다. 어머니를 궁지로 몰아 어린 동생과 동반 자살하게 한 고리대금 사채업자를 응징하는 이야기가 왠지 마음에 와 닿았다.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이 안타까워서 그런 것일까? '붉은 구슬'도 끝 부분에서 인간의 욕망이 읽혀져 안쓰러웠다. 전체적으로 볼 때 비유가 맛갈스러운 미미 여사 특유의 일본 전통 풍물 묘사가 여전히 흥미롭긴 하나, 전에 읽었던 작가의 소설에 비해 조금 떨어진다는 느낌의 책읽기였다.단편이기 때문일까?


#번외
작품을 읽다보면 작가는 일종의 트라우마처럼 화재의 두려움을 깔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래서 에도에 큰불이 난 적이 있는지 찾아봤더니.... 1657년 3월 2일에 일어난 메이레키 대화재(明 の大火)로 인해 에도 전체 면적의 60% 정도가 불에 탔으며 사망자가 10만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 화재는 64년 로마 대화재, 1966년 런던 대화재와 함께 세계 3대 화재사건에 속한다.) 이 이후로도 에도에서 1772년 메이와(明和) 대화재, 1806년 분카(文化) 대화재가 발생하여 큰 피해를 입었다고 전한다. 자료를 더 찾아보니 일본인의 화재에 대한 피해의식은 상상불허의 두려움으로 존재한다는 걸 알게되었다. (심훈 교수의 '일본을 보면 한국이 보인다' 참고)

 

2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7 댓글 12
구매 파워문화리뷰 환상 X 미완 X 애잔 홀릭 ㅡ 신이 없는 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언******벽 | 2017.12.22 | 추천6 | 댓글8 리뷰제목
신이 없는 달 ㅡ 미야베 미유키 , 이규원 , 북스피어1년 열두 달처럼 12개의 단편을 묶어 낸 < 신이 없는 달 > . 그런데 어쩐지 저 먼 하늘 달님을 쳐다보면서 " 정말 그래 ? 거긴 신이 없어 ?!" 묻고 싶어진다 .일본의 달력과 신화에 얽힌 이야기를 제목으로 한 이번 소설집은 전체가 환상 소설집이어도 좋지 않았을까 , 싶기도 했는데 미미여사님은 단단하게 현실의 삶 쪽으로 이야;
리뷰제목

신이 없는 달 ㅡ 미야베 미유키 , 이규원 , 북스피어

1년 열두 달처럼 12개의 단편을 묶어 낸 < 신이 없는 달 > . 그런데 어쩐지 저 먼 하늘 달님을 쳐다보면서 " 정말 그래 ? 거긴 신이 없어 ?!" 묻고 싶어진다 .
일본의 달력과 신화에 얽힌 이야기를 제목으로 한 이번 소설집은 전체가 환상 소설집이어도 좋지 않았을까 , 싶기도 했는데 미미여사님은 단단하게 현실의 삶 쪽으로 이야기를 되돌려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미미월드와 에도시대로 구축해내며 이야기 자체를 매듭을 짓지 않고 환상과 미완을 오가며 질문을 이끌어 낸다 .


그래서 ? 그런데 ? 그리고 ? 왜 ? ......
그 많은 질문 끝에 남는 확실한 감상은 애잔함이다 . 분명 사람 사는이야기인지라 따스한 구석도 있지만 이번 책에선 창백한 달빛처럼 ,어쩐지 풍요 가득한 보름달이 그린 듯 밝게 떳어도 마음은 스산한 사람들의 깊고 깊은 한 숨같은 것을 꼭꼭 쟁여 담은 것만 같다 .

역병으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무덤에 모시지도 못한 어린 소녀가 재단의 금줄에 몰래 어머니의 머리카락을 공양하려한 <귀자모화> 의 애틋함을 넘어 , 죽어서도 역병이 행여 자식에게 해악을 끼칠까 스스로 타오르려 한다는 이야기는 부모 자식간의 천륜이 패륜으로 치닫는 현대인에게 가장 먼저 들려 주고 싶던 미미여사의 또 다른 메세지가 아니었나 싶다 .

<붉은구슬>은 가문의 복수를 깔고 가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 시대의 희생양이 되는 많은 것들도 동시에 생각하게 하는 반정치물이다 .길지 않은 이야기지만 참 많은 것들을 담고 있었다 . 지금의 시대상과 비춰 봐도 뼈아픈 통찰이 사뭇 날카롭기까지 하다 . 어느 시대고 정치의 개혁으로 몸살이 없을 수 없다는 것과 비록 좋은 의도일지 몰라도 ( 사치의 근절 같은 예) 상공업 발전과 더불어 문화까지 죽이게 되는 위험을 생각못하는 엄격은 고인 물 썩고 폐쇄된 가옥이 망하는 것과 같아 , 오래지 않아 반란(반격)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역사가 , 이야기가 누차 알려주고 있었다 .

미완의 사랑 이야기로 보이는 < 쇼스케의 이불옷 > < 고소데의 손 > < 와비스케 동백꽃 > 은 이뤄질 수 없는 , 혹은 이뤄지지 않은 사랑을 담은 듯 보이지만 그 진면목은 고독한 혼자들의 몸부림에 가깝다 . 겉으론 아무렇지 않게 이웃하며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묻던 사람들이 , 하루아침에 연기처럼 사라진다 . 또는 사라지는 것을 천천히 사람들은 지켜본다 .
이상한데 , 점점 야위어가네 . 사람이 못쓰게 되가잖아 ... 하면서 , 당장 어쩌지 못하는 사이 . 그게 이웃인지도 모른다 . 가족이어도 그럴수 있다 . 옆에 있어도 그 속을 누가 알까 . 그러니 한 길 사람 속을 모른다는 말이 있는 걸 거다 .

그만큼 사람의 외로움 또한 잘 드러나지 않는다 . 더구나 속 깊은 고독을 감추는 것을 , 명랑할 것을 타고난 사회성 쯤으로 교육받고 살아온 우리들은 오죽할까 . 어두운 것 , 너무 내밀한 이야기 , 그런 것을 멀리하자 배워온 우리는 더할 거라고 생각한다 .

그런 이야기 끝에 < 춘화추등 > 과 < 얼굴바라기 >를 나란히 놔주고 싶다 . 인간의 진흙탕같은 내면을 바로 되비추는 거울같은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 나 ? 나는 그런 어둠은 모르는데 , 그런 지저분함은 더더욱 몰라 ... 한다면 . 그 역시 자랑은 아닐 것이다 . 타고난 거짓말쟁이란 뜻일테니 .

인간의 욕망과 무서운 파멸의 이야기 < 미아방지목걸이 > < 다루마고양이 > , 인간 모두에게 신이 있어 줄 수 없기에 엄마 , 어머니를 보내주었다는 이야기처럼 , 어머니가 곁을 지켜 주지 못하거나 그 어머니 곁을 지킬 수 없는 자식에게는 생계를 위해 일하는 곳에서 지켜주는 또 다른 신이 있다는 얘기로도 읽힌 < 목멘본존님> . 그렇지만 그본존의 얼굴은 실상 그 자신의 얼굴일 수도 있을거다 . 언젠가 읽었던 그 짧은 싯귀가 또 스친다 . #당신의계이름 ㅡ중에서ㅡ#쌤앤파커스 북.
" 나는 아직까지 누군가의 삶이 일방적으로 누군가의 생계가 되길 원한다는 말만큼 슬픈 말을 들어 본적이 없다 . "

<신이 없는 달 > < 종이눈보라 > 는 다른 듯하면서 비슷한 슬픔의 정서를 가지고 간다 . 신이 없는 달에서는 아버지가 매년 아픈 딸을 위해 , 좀도둑질을 한다 . 딸이 아픈 이유가 신들이 모두 자릴 비운 탓이라 여겨 신을 부르는 행위로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귀신이나 잡귀는 쫓는다는 팥을 가지고 딸의 놀이공을 만들고 팥음식을 해먹자 한다 . 정작 그 자신 스스로가 잡귀가 되어가는 줄도 모르고 .

종이 눈보라에서는 병들어 사망한 아버지 때문에 진 빚으로 어마어마한 고액의 사채로 과로한 나머지 실명을 앞두게 된 어머니가 어린자신과 오빠와 음독자살을 꾀하고 그녀만 살아남아 이모집에서 자란 소녀가 커서 삼년간 사채꾼네 하녀로 일하며 조금이라도 인간적인 면을 찾기를 희망하다 절망하는 이야기이다 . 삼년간 그녀는 사채꾼 내외만이 아니라 스스로도 인간적인 이해와 용서를 하려고 애를써보지만 어머니와 비슷한 모습의 여인이 돌아가는 것을 보고는 마지막 남은 희망의 끈을 툭 끊어 버린다 . 실제 그녀 자신은 어린 그때가족들과 같이 죽었던건지도 모르겠다 . 누군가는 종이처럼 힘없이나부끼는 자신을 쓸모있게 , 사람으로 꽃피워주길 바랐는지도 . 그러나 이미 다타서 재가 된 그녀는 바람에 하얗게 흩날릴 뿐이었다는 ...그런 얘기 아니었을까 .

이렇게 열 두편의 이야기가 , 사계절을 빙 돌아 한 겨울에야 막을 내린다 . 작가는 먼 과거 우리가 볼 수 없고 갈 수 없던 이웃 나라의 시대로 우리들을 초대할 뿐이다 . 볼 수 없고 갈 수 없으니 오감을 그저활짝 열어 상상을 극대화시킬 수밖에 없겠다 . 뿐인가 ? 기억의 온갖 서랍도 다 열어 젖혀서 희미한 설화와 신화들의 발자국들도 쫓아야지... 여긴 과거로 통하는 오래된 우물 통로 같은 게 달리 없으니 말이다 .  

다음 문을 열면 그땐 에도시대 어느 현장 어떤 이야기 속일까 ? 벌써부터 기다려지고 있다 . 미미 월드 급행은 KTX 연결 안되려나 ? 다음 정차역은 미미월드 2막 2018. 1월역입니다. 하고...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댓글 8
그저 보여주기만 한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n***8 | 2018.03.31 | 추천5 | 댓글10 리뷰제목
 가난한 사람이 살기에 나은 때는 겨울보다는 여름이겠지. 여름과 봄가을도 좀 나을까. 봄은 늦봄 가을은 초가을. 가난한 사람만 그때를 편하게 지내는 것은 아닐 거다. 하지만 지금 여름은 많이 더워서 없는 사람은 지내기 힘들겠다. 이런 말로 시작하다니. 그냥 그런 게 먼저 떠올랐다. 옛날에도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이 있었지만 옛날에는 인정이 있어서 잘사는 사람이 못;
리뷰제목

 가난한 사람이 살기에 나은 때는 겨울보다는 여름이겠지. 여름과 봄가을도 좀 나을까. 봄은 늦봄 가을은 초가을. 가난한 사람만 그때를 편하게 지내는 것은 아닐 거다. 하지만 지금 여름은 많이 더워서 없는 사람은 지내기 힘들겠다. 이런 말로 시작하다니. 그냥 그런 게 먼저 떠올랐다. 옛날에도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이 있었지만 옛날에는 인정이 있어서 잘사는 사람이 못사는 사람을 돕기도 했다. 지금이라고 그런 일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저 형식일 뿐인 것 같다.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사람이 어떤지 잘 모르고 돈만 턱 내놓지 않을까. 다시 생각하니 그런 거라도 있어야겠구나. 경제가 나빠지고는 그런 것도 줄어서 힘들다고 하던데. 한사람이 돈을 많이 내지 않아도 많은 사람이 조금이라도 내면 나을 텐데. 그것도 줄었을지도 모르겠다. 못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사람 마음을 알아서 조금이라도 냈는데.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사람을 돕는 마음이 다시 살아나기를 바란다.

 미야베 미유키가 에도 시대를 그린 책에서 처음 본 건 《괴이》인지 《외딴집》인지 잘 생각나지 않는다(이건 언젠가 썼던가). 잘 생각나지 않는 걸 보면 《괴이》를 처음 봤을지도 모르겠다. 그건 제목처럼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외딴집》이라고 현실만 말하지 않지만. 이번 책 《신이 없는 달》을 볼 때 《괴이》가 떠오르고 전설의 고향이 생각났다. 일본 에도 시대는 한국 조선 시대와 비슷한 때가 아닐까 싶다. 《외딴집》을 볼 때는 그걸 많이 느꼈다. 전설의 고향이 조선 시대 이야긴지 잘 모르겠지만 조선 시대가 많지 않았을까. 전설의 고향에 귀신이 나와서 무서운 이야기 같기도 한데, 거기에 무서운 이야기만 있었던 건 아닐 것 같다. 따듯한 이야기도 있었겠지. 무서운 이야기를 더 많이 기억해서 전설의 고향은 무섭다고 생각하는 건지도. 여기 나오는 이야기에 아주 무서운 건 없다. 아니 하나 있던가. <다루마 고양이>는 조금 오싹할지도. 그렇다 해도 나중 사람은 다른 사람이 자신과 같은 길을 가지 않기를 바랐다. 사람은 자신만 안 좋은 일을 당한다 여기면 다른 사람까지 끌어들이기도 한다. 그런 마음에 지지 않아야 할 텐데. 그건 사람이 약해서 그런 건지도. 미야베 미유키는 약한 사람이라 해도 크게 뭐라 하지 않는다. 본래 그렇기는 하다. 소설가는 판단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약한 사람을 불쌍하게 여기는 건지도.

 자신이 놓인 처지를 생각하고 한해에 한번 안 좋은 일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건 <신이 없는 달>에 나오는 사람이다. 신이 없어서 자신을 지켜보지 않는다는 핑계를 대기도 했다. 그 사람은 자신이 편하게 살려고 그런 건 아니다. 아이가 아파서 자신이 버는 돈만으로는 아이를 돌보지 못한다 생각하고 돈을 훔쳤다. 그렇다 해도 난 그게 좋은 것 같지 않다. 아무리 자식이 아프다고 다른 사람 것을 훔치다니. <붉은 구슬>에서 남편은 아픈 아내를 잘 보살피려면 더 많은 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편은 그 시대에 하지 않아야 하는 일을 하고 돈을 벌지만 잡혀간다. 돈이 있으면 이것저것 할 수 있겠지만 돈으로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난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나 같은 사람은 돈이 없으면 굶어 죽을지도. 세상은 그런 사람을 미련하다 하겠지. 내가 그런 걸 어쩌라고. 세상에는 나 같은 사람도 있는 거지.

 마지막 이야기 <종이 눈보라>에서는 자신의 부모를 죽게 한 고리대 장사를 하는 사람한테 복수한다. 그 모습이 어쩐지 슬프게 보인다. 억울한 일을 당하면 그대로 돌려주고 싶기도 하겠지만 그걸 한다고 마음이 풀리지는 않을 거다. 여기에서 그런 말을 하는 건 아니지만. 미야베 미유키는 한발 떨어져 있다. 미야베 미유키 소설은 거의 그런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아니 소설은 거의 그렇겠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쓸 수 있는 거겠지. 소설을 보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까 하지만, 반대로 이야기를 쓰면 조금 다르기도 하다. 무척 놀랄 만큼은 아니지만. 그런 경험도 괜찮은 것 같다. 어떤 것이든 한쪽에서만 보지 않고 여러 곳에서 봐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여기에는 열두 가지 이야기 담겼다. 일월에서 십이월까지인가 보다. 달은 거의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 것도 잘 봤다면 좋았을 텐데. <신이 없는 달>은 시월을 생각했다. 에도 시대를 사는 서민 이야기다. 따스한 이야기 안타까운 이야기에 조금 슬픈 이야기도 있다. 사람 사는 게 그렇기는 하구나. 살다보면 좋은 일이 있기도 하고 안 좋은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누군가한테 마음을 쓰는 사람도 있고 자신을 더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남을 돕는 게 자신한테도 좋은 일이다. 세상에 그런 사람이 더 늘어나기를 바란다. 나도 그러려고 애써야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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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4점
미미여사의 에도 시리즈는 늘 기대 충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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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2***c | 2019.03.24
구매 평점5점
미야베 미유키 에도 시리즈 포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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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n****9 | 2022.04.12
구매 평점5점
믿고 보는 작가 미미 여사님이죠 에도 시리즈 열심히 구입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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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 | 202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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