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1년 05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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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07쪽 | 360g | 148*210*20mm |
ISBN13 | 9788949121338 |
ISBN10 | 8949121336 |
발행일 | 2011년 05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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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07쪽 | 360g | 148*210*20mm |
ISBN13 | 9788949121338 |
ISBN10 | 8949121336 |
1. 날개잃은 천사 2. 빨강 연필 3. 안녕? 비밀 친구 4. 호랑이보다 무서운 것 5. 우리 집 6. 특별한 만남 7. 엄마의 방 8. 새빨간 연필 9. 구름 위에 서다 10. 아무도 모른다 11. 승부의 세계 12. 눈물섬 13. 나를 믿는 사람들 14. 기회 15. 소리의 풍경화 16. 양치기 소년을 믿어 줘 17. 마지막 한 번 18. 전쟁 19. 혼자여도 괜찮아 20. 초대 21. 효주 이야기 작가의 말 |
어른도 감동하는 동화책 <빨강 연필>을 만나다!
초등학교 때엔 일기를 잘 썼다고 곧잘 상을 받았더랬다. 그러다가 아마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제출용 일기와 진짜 일기를 따로 쓰기 시작했던 것같다. 그 계기가 무엇이었든 간에, 두 개의 일기로 삶의 기록을 나눈다는 건 더 이상 고민없는 아이일 수 없다는 뜻이 아닐까?
그러고보면 이 책의 주인공인 민호는 초등학교 5학년이라는 나이에 벌써 아이라는 시기를 졸업해버린 듯하다. 자신의 여린 마음을 남에게 들키기는 싫고, 별거 중인 엄마와 아빠에게 어리광을 부리기엔 너무 커버렸으며,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어렴풋이 느끼고 고민하지만 그런 자신의 얘기에 귀기울여줄 누군가는 아무도 없는 외로운 아이. 하지만, 사실 그런 민호의 모습은 우리 대부분의 성장 과정이기도 하다. 다만 민호에게는 아주 특별한 기회가 마법처럼 찾아왔다는 것뿐... 빨강 연필을 만나면서부터 민호는 또다른 성장의 한 단계를 차근차근 밟고 올라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과정은 나라도 그랬을 것같다고 공감하게 되는 생생한 묘사를 통해 우리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것이다.
조카를 주려고 산 책이건만, 선물하기 전에 거실 바닥에 누워 뒹굴거리며 심심풀이삼아 읽어보려다가 결국 눈물을 쏟으며 책의 마지막장을 덮었다. 눈앞에서 손짓하는 휘황찬란한 기회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면 그 진실을 깨달을 수 있는 지혜로운 아이, 그리고 유혹을 과감히 뿌리칠 수 있는 심지가 곧은 아이, 그러나 또한 최선을 다해 자신의 능력으로 앞길을 개척해내가는 용기있는 아이로 조카가 성장하기를 바라면서 뿌듯한 마음으로 이 책을 선물할 수 있을 것같다...
빨강 연필 | 신수현(글) | 김성희(그림 | 비룡소
아이들이 가장 하기 싫어하는 숙제가 '일기'라는 건 쉽게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도 마찬가지이다. 다른 과목의 숙제는 대충이라도 술술 끝내면서 일기 쓰기는 정말 힘들어한다. 수아, 현우, 동철, 재규, 민호, 창수 역시 그렇다. 어쩌면 재규는 아닐 수도 있겠다. 왜냐면 재규는 독서논술학원을 다니고, 글짓기 과외까지 배우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머지 아이들도 그럭저럭 일기 숙제를 해 온다. 하지만 글짓기를 정말 싫어하는 민호는 일기 쓰기가 정말 귀찮다. 민호가 처음부터 일기 쓰기 숙제를 귀찮게 여긴 것은 아니었다. 언젠가 엄마와 아빠가 부부 싸움한 사건을 일기장에 그대로 적어서 선생님이 민호 엄마와 상담을 하게 된다. 그 뒤로 민호는 엄마한테 호되게 야단을 맞았다. 그래서 민호는 비밀일기장이라는 것을 가지게 된다. 즉, 학교에 숙제로 제출할 일기장과 자신의 진짜 속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비밀일기장을 따로 준비해서 일기를 썼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고통스러운 일기를 써야 하는 걸까?' 어차피 진실을 드러낸 것도 아닌 일기를 써야한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체로 아이들은 솔직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쓰기 마련이다. 옆에서 어른인 누군가가 이런저런 눈치를 주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자기 자신의 하루를 리얼하게 일기장 가득 풀어놓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그것마저 어른들의 간섭을 받아야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 현실이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민호는 그래서 늘 괴로웠다. 뭔가 솔직히 쏟아내지 못 하고 뭔가를 자꾸 숨기려하니까 특별히 쓸 말이 없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글은 짧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선생님이 검사하고 나눠 준 민호의 일기장에 찍힌 도장의 색깔은 글을 잘 쓴 친구들하고 달랐던 것이다.
그런 민호에게 아주 특별한 사건이 벌어진다. 우연히, 정말 우연히, 실수로, 진짜 실수로 자신이 좋아하는 수아의 유리천사를 깨트리게 된다. 그리고 본의아니게 그 모든 일을 숨기게 된다. 당시 민호는 여러 가지 사정상, 자신이 수아의 유리천사를 깨트렸다는 사실을 숨길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던 것이다. 그래서 민호는 괴로웠다. 그 무렵이었다. 어느 날, 아침 일찍 등교해서 교실에 들어간 민호에게 신기한 일이 생긴다. 광채가 나는 빨강 연필 한 자루가 민호의 책상에 놓여 있었따. 물론 주인은 없었다. 그날로 민호는 빨강 연필의 주인이 되었다. 그날 밤, 민호는 빨강 연필을 깎아서 일기를 썼다.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고 평소대로 일기장에 연필심을 갖다댔을 뿐인데 일기장 가득 글이 써졌다. 그후로 학교에서 글짓기를 할 때마다 빨강연필은 정말 쉽고 긴 글을 써냈다. 그래서 민호는 이달의 글짓기에 뽑혀서 교실 게시판에 붙이기도 하고, 전국 어린이 글짓기 대회에도 출전하게 된다.
이쯤에서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방해꾼이 생긴다. 그는 반에서 글짓기를 가장 잘하는 재규이다. 재규는 여러 방법을 동원해서 민호를 괴롭힌다. 하물며, 전국 어린이 글짓기 대회에 나가지 않으면, 자신(재규)이 받은 상금을 민호한테 모두 주겠다는 말까지도 거침없이 내뱉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민호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글짓기 대회에 참석하게 된다. 대회가 있던 그날, 교실로 들어가기 전에 민호와 재규는 한판 싸움을 벌인다. 그리고 겨우 글짓기가 열린 교실에 들어간다. 결과는 재규가 은상을 받은 걸로 민호를 눌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민호는 글짓기 전날 재규의 음모에 넘어갔기 때문이다. 재규는 그날, 동철이를 시켜서 민호를 화장실로 불러들이고, 아무도 없는 교실에 놓인 민호의 가방에서 동철이로 하여금 빨강연필을 훔치게 만든다. 그래서 그 연필은 학교 건물 뒷편 소나무 밑에 버린다. 뒤늦게 빨강 연필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된 민호는 재규를 의심했지만 시간이 없어서 그 길로 글짓기를 하러 갔던 것이다. 거기에서 만난 재규에게 빨강 연필을 돌려달라고 했다가 오른손 새끼손가락이 부러지도록 싸운다.
곧 겨울방학을 하였다. 민호는 재규가 버렸다는 빨강 연필을 찾아서 불에 태우려했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아무리 불길이 세게 올라와도 빨강 연필에는 불조차 붙지 않았다. 그래서 무척 괴로워하고 있을 때, 빨강 연필은 민호를 향해 다시금 유혹의 말을 건넨다. 그러나 민호는 듣지 않고 괴로워한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 때 빨강연필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민호의 진심을 알았던 것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며, 어떤 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드디어 깨달았던 것이다. 하지만 빨강 연필을 통해서 민호는 그동한 불행하다고 생각했던 집안에서의 일들도 많이 이루게 되었고, 자신이 제일 못 한다고 생각했던 글짓기를 잘해서 상도 받고, 교실 게시판에도 붙여지고, 학교 교지에도 실렸다. 그렇지만 그런 것들은 모두 부질없고 오직 자신의 실력만이 진짜라고 깨닫는다. 그래서 추천도서도 많이 읽고 글도 열심히 쓰면서 진짜 실력을 기르게 된다. 그뿐 아니라, 재규는 제대로 된 글짓기 공부를 배웠기 때문에 글짓기 실력이 월등하다는 것도 인정하게 된다.
늘 불행하다고 생각했던 민호에게 꿈같은 시간을 선물한 빨강 연필은 이제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민호는 행복하다. 뒤죽박죽 엉켜서 힘들었던 엄마와 아빠 사이에서도 자유롭게 되었고, 수아에게도 유리천사에 대해 진실로 고백하고 용서받을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민호에게 수호천사처럼 나타나서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고, 스스로를 귀한 존재로 여길 수 있게 만들어 준 빨강 연필은 가독성이 높은 이야기이다. 누구든 제17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빨강 연필>의 책장을 넘기면 행복천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2016.7.24. Ⓒ 포스트모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