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한마디
[단어와 시, 서사가 더해진 아름답고 특별한 동화] 현실을 자신만의 상상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소녀가 자아내는 풍부한 이야기로, 단어와 시로 엮인 새로운 형식의 글쓰기가 신선합니다. 아이의 단상과 어우러진 한 컷짜리 그림으로 구성된 각 장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한 편의 아름다운 서사를 만나게 됩니다. - 어린이MD 김현기
1. 잠 2. 친구 3. 크기 4. 시 5. 세상 6. 눈치 7. 밥 8. 길 9. 집 10. 돈 11. 공부 12. 엉터리 13. 숨바꼭질 14. 나무 15. 외계인 16. 싸움 17. 희망 18. 우리 19. 수수께끼 20. 뚜뚜 21. 벽 22. 비밀 23. 마법 24. 어둠 25. 비행 26. 신비 27. 사다리 28. 상상 29. 꽃 작가의 말 |
단어의 여왕
읽는 내내 마음이 아려왔다. 애써 외면하고 있던 이야기를 펼쳐 내고 있는 것 같았다. 모른 척하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동화 속의 해피엔딩을 내심 기대하고 있었던 것일까?. 단어의 여왕이라는 제목과 표지를 보고는 뭔가 즐거우면서도 재미있고 신비로운 판타지 이야기일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그 예상과는 달랐지만 읽기 시작하자 책장을 덮을 수가 없었다. [단어의 여왕]이라고 자기를 부르는 이 아이 아빠와 둘이 살고 있다. 첫 장면이 교실에서 선생님이 바다에서 경험한 일을 그리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냥 바다를 그리라고 하면 쉬웠을텐데 바다에서 경험한 일이 없어서 아이는 무엇을 해야 할지 난감했다. 이 부분에서 한 번도 바다에 가본 적이 없다니 놀라우면서도 나의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보았다. 바다와 멀리 떨어진 산촌에서 알고 있었기에 바다란 낯설면서도 아름다운 동경의 장소였다. 나와는 시대가 많이 다른데도 직접 보지 못한 아이의 마음이 어떨지, 눈시울이 괜시리 뜨거워졌다.
아이의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못했다. 할머니는 돌아가신 것 같고 엄마에 대한 이야기는 아예 나오지 않는다. 집안 형편이 더 좋아지지 않았는지 아빠는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가자고 한다.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도 아는 사람에게 맡기게 된다. 멀리 남쪽에 바다 가까운 곳에서 강아지가 살게 된다고 하였다. 아주 잠시 맡아주는 거라고 하는데 아이는 마음이 아팠다. 강아지를 친구라고 부르는데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 거기다가 새로 이사 간 곳은 고시원이었다. 아빠는 한 달만 거기서 지낼 거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곳에서 아이가 지내는 모습은 참 안쓰러웠다. 아이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하기에 많은 정보를 담고 있지는 않다. 그런데도 어떤 이야기인지 어떤 사정이 있는지 파악이 빠르게 되는 것은 작가님의 필력이 좋아서가 아닐까 싶다.
아이이기 때문에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 분위기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했다.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을 하며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대견하기도 했다. 고시원에서 지내고 있다는 것을 다른 고시원 사람들이 알면 안 된다는것 때문에 아이는 더 움츠려든다. 그 안에서도 고시원 사람들은 조금씩 관심을 가지고 연결이 되는 모습을 보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아이의 말을 빌려 어른들은 빨리 지친다는 그 말의 의미를 알기에 조금 서글프고 슬프기도 했다. 읽는 내내 마음이 아렸지만 따뜻하고 아이를 응원하게 되었다. 그리고 고시원 사람들도 아빠도 모두에게 바다를 볼 수 있는 날이 조금 더 빨리 찾아오기를 바라게 되었다.
단어의 여왕은 오래도록 마음 한 켠에 남아서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 것 같다.
"해당 후기는 비룡소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비룡소 #제27회항금도깨비수장작 #단어의여왕 #신소영글_모예진그림 #외로움 #위로 #따뜻함 #어른이감동
비룡소 뉴스레터 13호 서포터즈에 정말 보고 싶었던 신소영 작가님의 [단어의 여왕]이 포함되어 있어 응모했는데, 기쁘게도 선정되었다.
햇살 좋은 날 차 안에서 커피 한 잔 하며 쭉 읽어 보았는데 집중해서 읽으면 1~2시간 이내에 읽을 수 있는 분량으로 초등학생부터 청소년들까지 읽기 좋은 책인 것 같다.
주인공 소녀가 처한 상황은 정말 마음이 아프다. 옷도 매일 똑같고 돌봐주시던 할머니께도 계시지 않은 것 같고, 강아지 한 마리가 유일한 친구였는데 그마저도 가정 형편에 의해 다른 집으로 보내지고 아빠와 함께 고시원에서 숨어 사는 처지이다.
듣기만해도 먹먹하고 힘든 이 환경에서 소녀는 특정한 단어에서 빛을 보고 용기를 얻고 다른 이웃들의 상처입은 마음과 상황까지 어루만져 준다.
아름답고 따뜻한 상상을 통해 아름다운 단어의 빛을 얻고 세상에도 위로를 주는 이야기.
소녀는 어떤 아름다운 단어의 빛들을 얻어 단어의 여왕이 될까?
밝고 따뜻한 마음으로 단어를 품으면 그 단어에서 빛이 난다. 그 빛엔 신비한 힘이 있다. 나느 그 신비한 힘을 믿는다. 그래서 마법을 포기하지 않는다. 나는 단어의 빛으로 하늘을 날 것이다. 멋진 비행을 할 것이다.
이야기와 어울리는 따뜻하고 무지개빛 환상을 품은 모예진 작가님의 그림을 보는 것도 편안한 안식이 된다. 그리고 단어의 빛으로 소녀가 쓰는 시들 또한 섬세하고 아름답다.
한 학기 한 권 읽기 도서로 선정되어 많은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가슴에 따뜻한 위로를 주는 단어를 품고 상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해당 후기는 비룡소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