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이 작품으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나? 잘 전달되었다고 보는가?
A 정의, 동료애, 사명감, 어른다운 어른, 젊은이다운 젊음, 공감, 유대, 연대, 이해 같은 것들을 얘기하고 싶었다. 최선을 다했지만 역량이 부족해, 다 담아내지 못했다. 공부거리로 삼고 공부하겠다.
Q 작품을 마무리한 소회는?
A 이번처럼 연출 스태프 배우들에게 배려받으며 일한 적이 없었다. 작은 지문 하나도 작가의 의도를 살려주기 위해, 부각시키기 위해, 묻고 또 묻고,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찍고 또 찍는 힘겨운 작업 과정을 마다하지 않은 동료들에게 무한한 감동이 인다. 배려해야 할 위치에서, 배려받는 마음이 마냥 가볍진 않았지만, 기꺼이 주신 마음들이니 고맙게 받았다. 감사하고 감사하다. 가슴이 묵직하고 뻐근할 만큼. 여러분들의 부끄럽지 않은 동료로 남기 위해, 앞으로도 절대 표절하지 않고, 되도록 자기복제도 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찾아, 따뜻한 이야깃거리, 여러분을 닮은 주인공을 찾아 나서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
_ 408~409쪽 〈작가 인터뷰_ 여기 이 순간의 삶을 관찰하라〉 중에서
Q 배우들의 연기가 일품이었다. 기존과 다른 반전의 매력을 보여준 배우들도 상당수다. 촬영 현장에서 몰입도가 대단했다고 들었는데, 촬영하는 동안 인상적이었던 순간들이 분명 있었을 것 같다.
A 장미가 양촌에게 이혼하자고 말하는 씬. 배성우와 배종옥, 두 배우의 연기적 매치, 하모니가 정말 좋았다. 프로덕션 초창기였기 때문에 여러 가지 불안요소가 많았는데, 복잡한 감정 씬을 잘 소화해주어 이 작품은 성공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정유미는 한정오라는 캐릭터를 120% 표현해주었다고 생각한다. 정오의 과거 사건들은 여배우로서 표현하기 결코 쉽지 않았을 텐데 작품의 주제의식과 맞닿아 있었기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었다. 11회의 엔딩 장면에서 정오가 경진을 찾아가 하는 대사 “넌 결코 오늘을 잊을 수 없을 거야.”의 감정. 또 경진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감정의 흐름을 너무 훌륭하게 표현해주었다. 언제나 진짜 연기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진정성이 느껴져서 연출자로서 정말 좋았다.
그리고 광수. 1회에서의 물장수 시추에이션, 엄마와의 대화, 친구와의 갈등 씬 등 첫 촬영에 완벽하게 염상수가 되어 현장에 와 있더라. 이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배우 이광수’의 가능성에 새롭게 주목하게 되었으리라 확신한다.
_ 419~420쪽 〈감독 인터뷰_ 있는 그대로의, 치열한 삶의 기록〉 중에서
Q 김규태 감독은 몰입도 높은 영상에 있어 후반 스태프의 공이 컸다고 이야기했다. 편집 작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무엇이었나?
A 그렇게 말씀해주신 건 콘셉트를 잡는 작업이 매우 힘들었던 걸 기억하시기 때문일 거다. 〈라이브〉는 편집이 거의 개입하지 않은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쉽게 말해, 노골적인 의도가 보이지 않게 편집했다고 보시면 된다. 노골적 의도가 없더라도 시청자들께 뚝심 있게 대본의 의도와 연기자의 감정이 잘 전달되는 컷을 고르려고 애썼다.
_ 450쪽 〈라이브를 구현한 스페셜리스트 코멘터리〉 중에서
아프지만 말해야 했다. 그 어떤 것도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고.
피해자가 자책하지 않도록, 잘못은 범인이 했다는 것을, 아프게 말해야 했다.
그리고 알게 됐다.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가해자를 향해 분노하는 것보다
편협하다, 무지하다,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내 소신을 강요하기보다
내가 있어야 할 사건 속으로, 현장 속으로 뛰어 들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무서워도, 힘겨워도, 계속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을.
최선을 다해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좋게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_ 465쪽 〈라이브, 세상을 변화시키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정오의 극복〉 중에서
진짜 경찰처럼 보이고 싶었고, 현장에서 뛰고 있는 경찰분들의 공감을 얻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 촬영 전 작가님,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감정선에 집중하는 것 이상으로 무술과 사격 등 경찰이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훈련에 임하고, 현직에 계신 지구대장님과 지구대원분들의 조언을 통해 현장감을 익히는 것이 중요했다. 연기에 앞서 배우로서의 ‘준비’와 ‘자세’에 대해 더 깊이 고민
하는 시간들이었다.
_5002쪽 ‘염상수 역의 배우 이광수 코멘터리’ 중에서
너무나 많고, 깊은 의미와 위로를 내포하고 있는 작품을 함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출연자뿐만 아니라 이 드라마에 관심을 가지고, 드라마를 보며 웃고 울고 화도 내고 통쾌해했던 많은 분들 또한 함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린 같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기에 사는 모습, 느끼고 생각하는 것 또한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의든 타의든 싸우고 견디고 또 이겨내려고 발버둥 치고 그러면서도 절박하고 아픈데도 참으며 살고 있잖아요. 이 작품은 모든 부분을 이해해달라고, 공감하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여기 잠시 쉬었다 가라고, 잘하고 있는 거라고, 그동안 많이 아팠냐고 말을 건넵니다. 그것뿐이에요.
_ 531쪽 ‘민원우 역의 배우 김종훈 코멘터리’ 중에서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