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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당나귀
리뷰 총점8.8 리뷰 19건 | 판매지수 450
베스트
고전문학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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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0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8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150*225*30mm
ISBN13 9791187142522
ISBN10 118714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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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장 마녀 메로에와 소크라테스의 이야기
2장 관능적인 포티스와의 사랑
3장 당나귀로 변한 루키우스
4장 젊은 도둑들의 좌충우돌 이야기
5장 쿠피도와 프쉬케의 사랑
6장 쾌락을 낳은 사랑과 영혼
7장 포르투나 여신에게 미움받는 당나귀
8장 당나귀 루키우스, 끊임없이 죽음과 만나다
9장 당나귀는 그림자만 봐도 당나귀인 줄 안다
10장 당나귀 루키우스, 음탕한 여인과 사랑을 나누다
11장 이시스 여신의 가호로 사람이 된 루키우스

작품 해설 | 송병선
부록 신들의 이름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는 왼손과 오른손을 새처럼 휘젓기 시작했지만 부드러운 깃털도, 아니 딱딱한 깃털조차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 대신에 내 머리칼이 돼지털처럼 빳빳해지기 시작했으며, 내 연약한 피부는 딱딱한 가죽으로 변했고, 손가락과 발가락은 단 하나의 손톱과 발톱으로 뒤섞여 버렸다. 그리고 나는 엉덩이 척추에서 긴 꼬리가 나오는 것을 느꼈다. 얼굴은 아주 커다랗게 부풀었으며, 입은 커졌고, 콧구멍은 크게 열렸으며, 입술은 늘어졌고, 귀는 엄청나게 커졌으며, 얼굴에는 털이 가득했다. 이런 끔찍한 변형 중에서도 위안이 되는 게 있었다. 내 남성이 엄청나게 커졌다는 사실이다. 사실 나는 그즈음 갈수록 커지는 포티스의 욕망을 채워주는 데 몹시 힘겨워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내 몸은 새鳥가 아니라, 당나귀로 변했다. --- p.100

방앗간 주인 아내의 극진한 친구는 그녀의 부정을 부채질하던 더럽고 역겨운 늙은 포주였으며, 이 여자는 온종일 그녀의 옆에서 함께 지내곤 했다. 아침 식사가 끝나면 두 사람은 서로 맛있는 포도주를 주거니 받거니 했으며, 알지 못할 핑계를 대가면서 남편을 속이는 데 필요한 음모를 짜곤 했다. 비록 나는 포티스가 실수로 나를 새로 만드는 대신 당나귀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절대 용서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적어도 내 끔찍한 모습을 위로할 수 있는 보상을 받았다. 그것은 나의 긴 귀가 아무리 멀리서 나누는 대화라도 모두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날, 나는 뻔뻔스러운 내용을 속삭이는 무례한 노파의 말을 엿듣게 되었다.
--- p.279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인류 역사상 최초의 장편 소설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선정 도서

근대 모험 소설과 현대 판타지 소설,
그리고 피카레스크 소설의 효시


『황금 당나귀』는 ‘인류 최초의 장편 소설’, ‘세계 최초의 액자 소설’, ‘근대 모험 소설과 현대 판타지 소설의 원형’, ‘피카레스크 소설의 효시’, ‘오늘날까지 원본이 완전하게 보전된 유일한 라틴어 소설’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어 있는 작품이다. 그만큼 문학적으로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알려준다. 이 책은 형식으로만 가치를 얻은 게 아니다. 만약 형식으로만 가치를 얻었다면,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마로니에북스)에 선정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은 형식뿐만 아니라 내용으로도 가치를 증명한다.

당나귀의 눈으로 본 인간은 어떤 존재일까?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
재미에 재미를 더한다.


저자는 호기심 많은 당나귀의 눈을 통해 인간의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모두 드러낸다. 루키우스는 ‘사람’으로 인해 당나귀가 되었고, 다시 인간으로 돌아가는 것도 ‘사람’을 통해서다. 그는 당나귀로 변해 있는 동안, 마찬가지로 ‘사람’으로 인해 온갖 고통과 치욕을 당한다. 어떤 사람들은 비천하고 힘없는 이 당나귀를 거칠고 포악하게 다룬다. 또 어떤 사람들은 매우 상냥하게 대해준다. 이 당나귀는 가장 낮은 위치에서 인간의 위선과 기만을 독자들에게 폭로한다.

총 11장으로 되어 있는 이 책은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들어 있는 액자 소설 형식으로 되어 있다. 운명의 여신 포르투나의 장난으로 당나귀로 변한 루키우스가 여기저기 팔려 다니며 겪은 일들이 막힘없이 이어지며 전체 이야기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그가 당나귀로 변했을 때 엿들은 이야기들이 배치되어 있다. 그러한 액자 이야기 속에는 선량한 사람들의 재산을 거리낌 없이 약탈하는 도둑들의 이야기, 다른 남자의 아내를 차지하기 위해 그 남편을 살해하고 청혼하는 가증스러운 인간의 이야기, 당나귀가 인간처럼 행동하여 인간들의 구경거리가 되는 이야기, 사자의 먹이가 되도록 사형이 선고된 파렴치한 여인과 공개 성행위를 할 뻔한 이야기 등 우스꽝스럽고, 비극적이며 외설스럽고, 황당한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 있다. 이 책에 담긴 사랑 이야기와 마녀 이야기, 그리고 신화 등 다양한 이야기가 독자들의 호기심을 크게 자극하고, 모험 소설과 판타지 소설을 동시에 읽는 재미를 독자들에게 안겨 줄 것이다.

회원리뷰 (19건) 리뷰 총점8.8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로마시대 최초의 장편소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게* | 2018.08.26 | 추천12 | 댓글14 리뷰제목
1800년 전쯤 루키우스 아폴레이우스가 쓴 산문 방식의 소설로 세계 최초의 산문 방식의 장편 소설이라고 한다. 작가가 살았던 시대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시대였다고 하고 공간적 배경은 그리스에서 시작하여 지중해 연안 이곳 저곳을 떠돌다가 로마로 간다. 장편 소설이라고 하지만 소설 속에 여러 다른 소설들이 비중이 별로 없는 작중 인물들을 통해 전달되는 형태로 되어 있;
리뷰제목

1800년 전쯤 루키우스 아폴레이우스가 쓴 산문 방식의 소설로 세계 최초의 산문 방식의 장편 소설이라고 한다. 작가가 살았던 시대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시대였다고 하고 공간적 배경은 그리스에서 시작하여 지중해 연안 이곳 저곳을 떠돌다가 로마로 간다. 장편 소설이라고 하지만 소설 속에 여러 다른 소설들이 비중이 별로 없는 작중 인물들을 통해 전달되는 형태로 되어 있어 천일야화와 비슷한 형식이라고 볼 수 있지만 주 스토리의 드라마틱함과 주인공의 고생담의 비중이 전체 이야기들 중 가장 크므로 장편 소설의 범주라규 해도 큰 무리는 없다. 돈키호테를 비롯한 여러 근대 소설들이 이 소설 속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고나 차용했다고 한다.

메인 스토리는 호기심 강한 루키우스가 마법 덕후여서 덕질하다가 당나귀로 변해 온갖 구박에 맞아가며 이리 저리 팔려다니면서 겪는 잔혹사에 가까운 모험담이다. 하인들을 거느리고 비교적 유복한 환경에서 고생모르고 살다가 갑자기 당나귀로 변한 루키우스는 무거운 짐을 나르거나 하는 일상적 노동이 몹시도 서툴고 괴로와 게으르고 못되먹은 당나귀라는 오명을 쓰며 팔려가는 곳마다 죽을 고비를 맞는다.

로마 시대이긴 하나 그리스 신화적인 세계관이 여전히 지배하고 있음이 곳곳에서 드러나는데 특히 주이야기를 포함한 모든 이야기들의 주제는 파괴적이고 신화적 방탕함에 기초하고 있다. 애욕이 엄치는 여인들은 남편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정부를 집안으로 들이고 정숙한 여인이라 할지라도 황금에 눈이 멀어 쉽게 자신을 차지하려는 방탕한 이웃을 집에 들인다. 양아들을 사랑하다 상사병에 걸리는 엄마가 있는가 하면 이 주인공 당나귀가 유명해지자 당나귀에 정욕을 느껴 큰 값을 지불하고 육욕의 하룻밤을 보내는 귀족 부인도 있다.

아름답고 부자인 이 부인과 당나귀가 보내는 정욕의 하룻밤이 상세히 묘사되고 있는 것도 모자라 주인은 이 신기한 행위를 만인에게 공개하면 큰 돈을 벌게 될거라 생각하고 사자밥이 되기로 되어 있는 사형수와 원형극장의 무대에 펼쳐진 침대에서 정사장면을 연출하도록 계획을 세운다. 꽉 들어찬 인파 한 가운데서 사람과 당나귀가 정사한 장면이라.. 이건 현대식 포르노에서 조차 꿈도 못꿀 급기 아닌가. 어찌어찌 위기는 모면하지만 하나의 위기가 끝나면 늘 다른 더 큰 위기가 기다리고 있는 큰 줄기 서사는 변하지 않는다. 이집트의 여신 이시스가 그를 구해주기 전까지는.

주인공이 당나귀로 변한 건 여행인지 모험인지로 타지에 와서 어느 집에 묶고 있는데 이 집 하녀와 엮여 매일 정사를 벌이며 쑥덕거리다가 집 주인 마님이 부엉이로 변하는 마법을 보고 자신도 한 번 변해보게 그 마법 연고를 발라달라고 부탁부탁해서 자초한 일이다. 그 집 하녀가 실수로 부엉이가 아닌 당나귀로 변하는 엉뚱한 연고를 가져왔던 것이다. 다시 사람으로 변하려면 장미꽃을 따먹어야 하는데 밤은 늦고 어디 장미꽃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드리지 않으려고 자신의 말과 그 집 당나귀가 있는 마굿간에서 잠을 청하면서 고난의 길은 시작된다. 이 말과 당나귀는 그들 눈에 주인이 아닌 신참으로 보이는 당나귀가 자기 구유에서 먹을 걸 먹자 마구 못되게 굴었던 것인데 마침 그 집에 든 도듁들이 이 당나귀와 말들에게 이 집에서 훔친 값비싼 물건들을 잔뜩 싣고 가게 되었으니 무거워 죽을 지경이지만 맞아가며 짐을 싣고 가는 당나귀 신세를 면할 수 없다.

결말 부분에 가서 완전히 톤이 달라지는데 고생고생하다가 도망쳐서는 신들을 부르며 온 마음을 바쳐 기도를 드리니 아름다운 여신이 나타나 그를 인간으로 바꾸는 신탁으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장미꽃 화관을 먹고 사람으로 변하게 한다. 이 일을 전후로 해학과 위트로 넘쳐나던 글의 스타일이 갑자기 신을 찬양하는 신전 모드로 바뀌는데 저자가 북아프리카에서 지중해 일대를 돌아다니며 살면서 알게 된 신들에 대한 지식이 망라된 듯한데 그 모든 신들은 각기 다른 지방에서 각기 이름으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숭배되지만 결국은 하나로 모아지는 듯하며 이집트 신화의 요소와 기독교적 세계관이 배합된 느낌이다. 천일야화에서 느낄 수 있는 동양적 느낌도 든다.

무엇보다도 1800년 전에 쓰인 소설 형식이라는 점은 당대 사회를 꾸밈이나 상상이 개입되지 않은 각도에서 서술된 점으로 볼 때 당대 사회를 알 수 있는 신뢰있는 사료라 할 수 있다. 성서만 해도 이야기가 너무 압축되어 있어 그토록 다이나믹한 그토리임에도 문학적 접근은 어려운데 내시당초가 이야기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글이다 보니 자연스레 이야기 속의 일상적 모습이 보인다. 그리스 신화의 영향인지 남녀노소 할것 없이 자유분방을 떠나 결혼 후에도 방탕을 즐긴 듯이 보이며 여성의 성적 욕망을 남성들보다 더 크게 부각시킨 것이 인상적이다. 노예와 하인이라는 말이 섞여서 쓰였는데 어떤 구분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노예들은 적어도 스파르타쿠스(드라마)나 독립전쟁 전 미국남부의 노예들처럼 비참하거나 핍박받지 않은 듯하고 무엇보다 자유로운 상업의 발달이 천일야화의 동양적 분위기를 풍긴다.


1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2 댓글 14
사랑과 관능의 경계를 유쾌하게 거닌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필*아 | 2023.05.05 | 추천6 | 댓글0 리뷰제목
작품 이름에 대한 논란이 있는 것 같다. ‘변신(metamorphoses)'으로 불리기도 하고, ’황금 당나귀(The golden ass)'로 불리기도 하여 ‘변신 또는 황금 당나귀’라고 둘 모두를 포함하는 이름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이런 논의야 어쨌든 기원 후 2세기(AD 170년 추정)에 써진 이 책은 “감미로운 향기와 오줌 냄새가 뒤섞여 있는”, 그야말로 관능적 아름다움과 외설의 아슬아슬하게 경;
리뷰제목

작품 이름에 대한 논란이 있는 것 같다. ‘변신(metamorphoses)'으로 불리기도 하고, ’황금 당나귀(The golden ass)'로 불리기도 하여 변신 또는 황금 당나귀라고 둘 모두를 포함하는 이름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이런 논의야 어쨌든 기원 후 2세기(AD 170년 추정)에 써진 이 책은 감미로운 향기와 오줌 냄새가 뒤섞여 있는, 그야말로 관능적 아름다움과 외설의 아슬아슬하게 경계를 오가는 희한한 이야기인 것만은 분명하다.

 

푸블리우스 오비디우스(Publius Ovidius)’가 쓴 동명의 책인 변신 이야기의 운문체와 달리, ‘루키우스 아플레이우스(Lucius Apuleius)'의 이 작품은 구어(口語) 서사체라는 점에서 최초의 소설이라는 명예를 안은 것 같다. 서사를 이끄는 화자(話者)는 작가의 소설적 분신이면서 소설 속의 또 다른 이야기의 전달자이자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되어 작품 전체를 하나의 이야기 속으로 통합하는 역할을 한다. 아마 이러한 독특한 구조가 훗날 액자소설이나 피카레스크 소설로 불리는 것들의 전신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소설 속 화자인 루키우스는 자신이 유명한 역사학자 플루타르코스와 철학자 섹스투스의 피를 이어받은 명문가의 귀족임을 은연히 내비치며 나그네들의 기이한 체험의 이야기로 수다를 시작한다. 남자들을 열렬하게 사랑에 빠지게 만들 수 있는 초자연적 능력을 지닌 마녀의 서늘한 이야기다. 마녀의 추적하는 사냥개를 피하기 위해서, 즉 마녀인 여성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스스로 거세함으로써만 가능하다는 당대 남성들의 표면적 피해의식을 반영하는 것 같다. 이는 역설적으로 남성들의 성적 방탕과 통제되지 않는 폭력의 일상성애 대한 다른 표현이기도 할 것이다.

 

 

루키우스는 사업상 테살리아의 히파타에 도착하여 이 도시의 가장 중요한 인사인 밀로의 집에 머물게 되고, 대 귀족의 아내로 사는 이모 비라에나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루키우스에게 초자연적 현상에 대한 네 욕망을 마음껏 채울 수 있게 되었어.”라며, 관능의 즐거움을 예견케 하지만, 음욕 가득한 밀로의 아내 팜필레를 주의할 것을 경고한다. 그러나 마법이 전() 지역에 뿌리내리고 있다는 테살리아를 속속들이 알고 싶은 충동과 갈망에 휩싸인 루키우스는 오히려 장난기와 호기심으로 득의양양 밀로의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는 팜필레의 육감적 하녀 포티스의 머리칼에 대한 찬미의 언어로 장장 1페이지를 빼곡하게 채운다.

 

그리곤 마치 사랑의 사과가 내 위를 오르내리는 것과 같았다.”, 포티스와의 수많은 열정의 밤을 능청스럽게 묘사한다. 미지의 것에 대한 앎의 욕망은 다름 아닌 성적 욕망이라는 정신분석학의 표현처럼 루키우스의 호기심은 밀로의 아내 팜필레의 마법에 대한 관심으로 옮아간다. 그녀가 간통 상대자에게 가기위해 새로 변신하는 마술을 엿보고 포티스의 도움으로 마법의 약을 들이키지만 예상과 달리 당나귀로 변해버리고 만다. 다시 인간 루키우스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장미를 먹어야 하지만 주변에 장미가 없어 마굿간에서 밤을 보내게 되고 이 이야기는 본격적 궤도에 오른다.

 

소설은 당나귀로 변해버린 루키우스의 고난의 여정이고, 그야말로 산전수전 공중전을 치루며 거세와 죽음의 문턱을 오르내리는 생존을 위한 투쟁 속에서 바라보게 되는 당대 인간들의 삶의 현실과 인간 본성으로부터 생명의 신성함, 건강한 삶을 길어 올리는 자기 성찰의 역사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소설을 구성하는 무수한 소설 속의 작은 이야기들의 많은 부분이 강도(도둑)들의 탐욕과 잔혹성이며, 타자의 희생위에서 행해지는 이기적 욕망과 음욕에 대한 것들이다. 특히 프쉬케와 쿠피도의 사랑, 그리고 카리테와 틀레폴레무스의 사랑에 대한 두 이야기는 질투와 호기심, 육체의 탐닉과 심신(心身)이 결합된 사랑, 속박과 자유 등 다채로운 해석으로 독자를 불러들인다.

 

미의 여신 베누스를 능가하는 천상의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이 보낸 지나친 경의는 그 영광의 대가로 저주가 되어 돌아온다. 프쉬케와 쿠피도의 사랑 이야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신, 즉 이 세계의 비의(秘意)를 보려는 인간적 호기심의 욕망이 부르는 파멸과 그를 속죄하는 고난의 과정을 묵묵히 수행하는 프쉬케를 통해 사랑이란 진정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고 하면, 틀레폴레무스의 아내인 카리테를 탐하기 위해 트라실루스가 벌이는 간교한 살해와 카리테의 지고한 사랑과 죽음의 이야기 속에서 태초 이래 인간의 어쩔 수 없는 현실적 욕망의 잔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이기도 한다.

 

포르투나 여신에게 미움받는 당나귀 중에서

 

이 당나귀 변신담은 자신의 고통과 죽음 앞에서조차 어둡지 않고 흥겹기까지 하다. 화자이자 때론 주인공이기도 한 루키우스는 자신의 전문가적 역량을 슬쩍 언급하는데 법률가이자 수다를 떠는 문필가답게 유머와 재치, 저절로 상상되는 묘사된 행위의 순박성, 그리고 결코 진지한 언어로 분위기를 냉각시키지 않는 재주일 것이다. 쓸모없어진 당나귀를 죽이기로 그의 주인들이 합의하거나 미신적 믿음으로 그를 거세하려는 순간이 임박했을 때, 묶인 줄을 끊고 죽으라 내달리는 당나귀 루키우스의 모습은 짐짓 그의 처지에 공감하며 진지해질 수가 없게 한다. 입을 틀어 막아도 비어져 나오는 웃음이란....

 

자신의 주인이 지나가던 로마병사를 마구 두들겨 패곤 처벌이 두려워 어느 민가에 그와 함께 숨어드는 사건이 있는데, 수색을 피하기 위해 당나귀 루키우스는 지상에서 보이지 않는 2층 방에 갇힌다. 집주인은 이들을 지켜주기 위해 로마병사들의 수색을 저지하고 그들이 자신의 집에 없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당나귀는 호기심으로 커튼이 드리워진 창으로 잠깐 머리를 내민다. 이때 햇빛에 드리워진 당나귀의 그림자를 발견한 병사로 인해 그들은 붙들려 곤혹을 치르게 된다.

 

여기서 당나귀 그림자만 봐도 당나귀인지 안다.”는 지극히 뻔한 말에는 이에 담긴 경솔함과 호기심을 숨기지 못하는 인간에 대한 조롱이 묻어난다. 당나귀가 된 루키우스가 처하는 일촉즉발의 위기들은 사실 모두가 인간의 속성들에 기인한다. 그 경박함, 억제되지 않는 충동들, 남이 가진 것에 대한 소유 욕망, 그리고 성적 갈망이 초래하는 운명의 신이 내리는 벌칙들이다.

 

이 책 저자의 종교적 시선은 소설 속 루키우스의 언어를 통해 고대 로마의 문화적 분위기를 짐작케 하는데, 자기 몸에 채찍질을 가하고 자해하며 가짜 사제 차림으로 구걸하는 무리의 모습이나, 허황되고 꾸며낸 개념으로 단 하나의 신을 주장하는 무리처럼 기독교도에 대한 조롱과 혐오가 눈에 띈다. 또한 아라비아의 모든 향수의 언급이나 그리스로마의 여러 신들뿐 아니라 당나귀 루키우스가 마침내 최고의 신이라 지칭하는 이집트 이시스 여신의 가호로 인해 인간의 몸으로 복귀하는 장면처럼 당대 로마의 종교와 문화를 지배하는 정신과 물질문명의 뿌리는 서구중심의 왜곡된 관점과 달리 이집트와 서아시아에 있음을 어렴풋 짐작케 하기도 한다.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현대적 해석으로 끌어 쓸 수 있는 대중의 우매성에 대한 지적도 흥미롭다. 이를테면 당나귀 루키우스는 베누스를 비롯해 유노와 미네르바 3인의 여신 중에서 미의 여신을 결정하는 권한이 뻔뻔스런 베누스의 성 뇌물에 녹아난 프리키아의 비천한 젊은 목동 파리스에게 주어졌다고 비판한다. 또한 그는 전쟁에 참전을 종용한 팔라메데스에 앙심을 품은 오디세우스가 거짓 증거들로 팔라메데스를 기소하여 판단력이 마비된 인간들이 죽음의 판결을 내리는 것처럼 이러한 어리석은 전통을 이어받은 것은 지울 수 없는 인류의 오점이라 주장하는 장면들이다. 생각하지 않는 대중의 판단이 중요한 사안을 다수결로 결정하는 민주주의의 어려움, 그 곤란함이 여기에 있다. 바보같은 이 난처한 궁색함이란.

 

음란하고 기형적 음욕의 묘사나 쾌락과 방종의 묘사들이 제법 지면을 채우는 작품이다. 또한 유쾌한 해학으로 즐거운 미소를 떠나지 못하게 하는 문장들과 은은하게 발산되는 아름다움의 향기가 승화된 시적 이미지로 가득하기도 하다. 복잡다단한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 풀가동한 심신을 위로하며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맞춤이다. 밝은 기분으로 상쾌한 독서를 하려한다면 정말 제격인 듯싶다. 이 고대인이 왠지 보고싶어진다. 그와 나누는 대화는 현학적인 체 하지 않으며 의미를 말하고, 흥미진진하고 떠들썩한 기쁨을 주는 사람일 것만 같다.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댓글 0
황금 당나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미*내 | 2018.08.17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오늘날에도 널리 읽히고 있는 그리스 고전 중의 하나로 기원전 8세기경에 쓰여졌다고 합니다. 이후 소포클레스의 비극 작품들,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 작품들이 등장하면서 그리스 문학은 화려하게 꽃피우기 시작했네요. 인간의 삶도 소설처럼 극적이어서인지, 그렇지 않으면 현실에서 이루지 못하는 것을 문학을 통해 이루고 싶어서인지 문학은 큰 인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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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오늘날에도 널리 읽히고 있는 그리스 고전 중의 하나로 기원전 8세기경에 쓰여졌다고 합니다. 이후 소포클레스의 비극 작품들,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 작품들이 등장하면서 그리스 문학은 화려하게 꽃피우기 시작했네요. 인간의 삶도 소설처럼 극적이어서인지, 그렇지 않으면 현실에서 이루지 못하는 것을 문학을 통해 이루고 싶어서인지 문학은 큰 인기를 끌었고, 그리스 이후 로마 시대로 접어들어서도 사회적인 안정과 다양한 문화가 혼합되면서 문화적으로 크게 융성하습니다.

그중에 루키우스 아풀레이우스가 쓴 '황금 당나귀' 라는 작품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루키우스 아풀레이우스는 북아프리카에 있는 카르타고에서 태어나 그리스로 건너가 철학을 공부했고, 이후 로마로 가서 살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당시에 여러 곳을 여행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중요한 지역에서 살았던 만큼 다양한 문화를 접하면서 소설을 쓰게 되지 않았을까요.

'황금 당나귀' 는 문학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장편 소설인 뿐만 아니라 라틴어 원본이 그대로 보전되어 있으며, 세계 최초의 액자식 소설이기도 하네요.

책은 주인공 루키우스가 마녀의 향유를 발라 새가 되려고 했으나 포티스가 실수로 다른 향유를 가져오는 바람에 당나귀가 되어 버리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장미꽃을 먹으면 다시 사람이 될 수 있지만 처음에 기회를 놓쳤고, 이후 도둑들이 훔친 물건들을 등에 싣고 따라다니면서 다양한 모험 속에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하고, 여러 이야기를 듣기도 하네요.

이야기에는 성적인 부분들이 자주 나옵니다. 어릴때 알리바바와 40인 도둑, 신밧드의 모험 등을 보고는 재미있는 동화 모음인 줄 알고 아라비안 나이트 완역본을 읽다가 깜짝 놀랐었는데 이 책에서도 남녀간에 얽힌 이야기들이 많네요. 어떻게 보면 인간의 삶에서 자연스러운 부분인데 도덕적인 잣대로 재단하다보니 현대는 과거처럼 자유롭게 표현한 책들이 나오기 어려운 환경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최초의 액자 소설 답게 주인공이 당나귀로 있으면서 들었던 쿠피도와 프시케 등 등 여러 이야기들이 등장합니다. 당나귀의 눈으로 보는 인간의 삶에서는 동물처럼 본능에 따라 사랑, 증오, 배신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네요. 어떻게 보면 인간도 결국 동물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 소설을 통해 당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갔는지 대략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 에 선정되었다고 하는데 찾아보니 영국의 출판사 Quintessence Editions Ltd. 에서 출판하고 있는 1001 시리즈네요. 1주일에 한권씩 읽는다고 해도 20여년이 걸리니 정말 읽어봐야 할 책들이 많네요. 이 책 외에도 현대지성 시리즈로 많은 고전들이 완역되어 나오고 있는데 다른 책들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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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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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d***k | 2022.03.03
구매 평점5점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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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타**셕 | 2022.01.20
구매 평점5점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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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영* | 2021.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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