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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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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0일간의 우울증 일기

차이쟈쟈 저 / 김지영 | 구픽 | 2018년 10월 1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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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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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8년 10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264g | 128*188*20mm
ISBN13 9791187886310
ISBN10 1187886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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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 않은 사람들이 마음의 병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고, 심지어 두렵게 느끼기도 한다. 대부분의 공포는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다. 우리는 단지 자기 생각을 기준으로 타인의 처지를 지레짐작하기 때문에 상황을 악화시키곤 한다. 사실 많은 경우 한 사람만 귀 기울여 들어주고,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만 알게 해주어도 상황은 훨씬 더 나아질 수 있다. (중략) 온화한 사람이 되기는 참 어려운 일이다. 온화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그에 앞서서 온화함을 충분히 받쳐줄 수 있는 강인함이 두 배로 필요하다.
---「대만 시인 쑹샹웨이의 추천사」중에서

·수많은 원인과 결과들 속에서 나도 내가 왜 우울증을 앓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앞으로 천천히 나를 관찰해야 할 것 같다. 앞으로의 여정은 힘들고 많은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나는 이 과정을 전부 기록으로 남기려 한다. 만약 나의 글 때문에 세상 어디에선가 우울증을 앓고 있는 또 다른 친구가 용감히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다면, 또 정신 질병을 앓아보지 않은 누군가가 더 이상 편견에 휩싸인 두려운 눈으로 환자를 보지 않을 수 있다면, 이 글쓰기는 내가 우울증에 걸려 한 일 중 가장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간병자의 마음가짐에 대해 너무나 쓸 게 많지만, 일단 몇 가지만 나열하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1. 자살, 자해에 관해 이야기하거나 기분을 드러내는 것에 대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당신이 만약 환자와 이 모든 이야기를 태연하게 할 수 있으면 큰 도움이 된다.
2. 자기 자신과 환자를 어떻게 용서할지 배우고, 자책하거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3.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과 환자를 안정시키는 법을 배우고, 끊임없이 대화를 나눈다.
4. 모든 상황에 대해 처지를 바꿔 생각해보고, 환자를 일방적으로 돌보아야 하는 대상으로 취급하지 않도록 하며, 상대방을 안정시키는 것과 동시에 자신도 감정을 치료하고 탐색해야 한다.
5. 환자를 어린애 대하듯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대한다.
6. 환자를 24시간 감시할 필요는 없으며, 무슨 일이 일어날까 봐 불안하더라도 때로는 환자를 내버려두는 시간도 필요하다. 설사 그가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을 한다고 할지라도.
7. 환자에게 간호하면서 느낀 기분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것도 치료의 과정이다.
8. “힘내.” 같은 말을 하지 않는다. 심신이 약해서 병에 걸리는 환자는 매우 드물다. 매일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노력을 이미 일반인보다 훨씬 더 들이고 있기에 굳이 이런 말을 할 필요는 없다.
9. 환자가 발작을 할 경우 너무 가혹하게 대하지 않도록 한다. 상대방은 이미 자아를 잃어버린 사람이다. 그도 원래부터 그런 모습이었던 게 아니라는 걸 기억하자.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좋겠는데 도대체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
“나도 마찬가지야. 더 많은 걸 보면 볼수록 난 점점 이기적으로 변하고 있어. 네가 세상일에 대해 걱정하고 마음 아파하고 힘들어 한다는 건 제일 좋은 공감이라고 생각해. 네가 모든 고난을 느낄 수는 없고, 나도 이기적이어서 모든 고난을 경험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생각이 충돌하진 않잖아. 자기가 잘 지낸다고 해서 양심의 가책을 느낄 필요도 없어. 세상에 반드시 그런 가책을 짊어질 필요가 있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아. 그러느니 더 잘 지내기 위해 노력하고,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게 나은 것 같아. 만약에 네가 진짜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면 말이야.”

·고양이 모치가 무슨 지령이라도 받고 왔는지, 집에만 들어오면 내 옆을 졸졸 따라다녔고, 화장실에 갈 때까지도 나를 따라와 뚫어지게 쳐다보며 감시했다. 갑자기 저번에 내가 욕실에서 미친 듯이 울 때 모치가 욕실 문 앞에서 기다리다가 씻고 나와 침대에 누우니 옆에 누워 머리를 내 얼굴에 부볐던 기억이 났다. 부드러운 촉감이 얼굴에 닿을 때 따뜻함이 기억이 난다. 느릿느릿하고 조심스러운 고양이의 행동을 보면서, 고양이가 신령한 성질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치의 나이를 사람으로 환산하면 나보다 훨씬 많다. 아마 날 자신의 보호가 필요한 동생으로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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