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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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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 EPUB ]
리뷰 총점9.1 리뷰 11건 | 판매지수 2,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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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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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8년 1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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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21.83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21.4만자, 약 6.8만 단어, A4 약 134쪽?
ISBN13 9788934984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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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이 책의 매력은 첫째, 명석하고 막힘없는 언어 구사에 있다.

다양한 건축과 다양한 장소―소설 속 가공의 것이 아닌, 우리의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 작가는 세밀하게 묘사한다. 그 묘사하는 언어는 결코 설명을 위한 언어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 언어들은 그 자체로 소설을 풍요롭게 하는 과정이 되고 결과가 되고 있다. 묘사한다는 작업에 불필요한 부분과 모자라는 부분이 전혀 없는 문장에서 느껴지는
신선한 숨결은 주인공이 선생의 일에 대해 ‘현시욕과는 인연이 없는, 실질적이고
시대에 좌우되지 않는 아름다움’ ‘디테일에는 모두 이유가 있었고 모든 것이 최대한
합리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다’라고 표현한 것이 그대로 작가 자신의 지향점이 되고 있음을 일러준다. 사용된 언어는 하나하나 우리 눈에 익숙한 것들인데 작가 마쓰이에 마사시가 조합해서 쓰면 마치 부드러운 애무 같은 독서감을 선사한다.”
_가와카미 히로미(소설가)

중요한 것들은 어쩐지 놓치기 쉬울 만큼 평범한 말로 얘기될 때가 많았다…
시대에 좌우되지 않는 건축물처럼, 유구하게 흐르는 대하를 닮은 장편소설!

소설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나’는 건축학과를 갓 졸업한 청년이다. 거대 종합건설회사에 취직할 생각도, 그렇다고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도 딱히 없다. 유일하게 가고 싶은 곳은 존경하는 건축가인 ‘무라이’ 선생의 건축 설계사무소뿐. 하지만 이미 일흔 남짓한 나이의 무라이 소장은 몇 해째 사사하고 싶다는 신입 및 경력 지원서에 한 번도 답을 주지 않고 있었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졸업작품을 동봉하여 이력서를 제출하고 어쩐지 채용이 결정된다. 소식을 전해주는 사무소의 선배도 입사가 결정된 ‘나’도 의아한 일이었는데, 알고 보니 ‘국립현대도서관’이라는 거대 프로젝트를 앞둔 준비의 일환이었다.
‘나’가 존경하는 무라이 선생은 현시적인 화려함을 표방하는 압도적인 건축물이 아닌, 소박하고 단아함을 표방하는 건축, 튀지 않고 주변에 녹아드는 공간, 늘 쓰는 사람이 한참 지나서야 알아챌 수 있는 장치들이 곳곳에 있는 편안한 집을 추구한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는 신입 건축가 ‘나’가 이러한 무라이 선생과 보낸 일 년 남짓한 시간과 삼십 년 뒤 ‘나’의 어느 날을 담고 있다. 삶과 맞닿은 건축을 꿈꾸는 사람들과 언제까지고 계속되었으면 했던 그 여름의 고아한 나날…… 한없이 결곡한 문장으로 빚어낸 순도 높은 청춘의 서사시가 전개된다.

“담백해 보이는 이 작품은 놀랄 만큼 풍요로운 색채와 향기, 아름다움에 차 있다.
무엇보다도 의식주 중 하나인 건축이라는 것이 우리의 삶과 직결된 것이라는 사실을 재인식시킨다. 가구 하나하나, 가전제품…… 모든 분야가 다 그렇겠지만 건축도 일상의 삶을 풍요롭고 편하게 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어떤 집이 집주인에게 영혼의 안식과 육체적 평안함, 기능적이면서 편리함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연구하는 건축가의 삶의 자세에 직결된다.”
_김춘미(옮긴이)

모든 이울어가는 것들에게 바치는 아름다운 진혼!
준공되지 않은 설계도처럼 실현되지 않더라도 선명하게,
누군가의 마음에 깊이 각인되는 것…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에는 서로 걸어가는 모습은 달랐지만 일본 현대건축사에 한 획을 그은 두 거장의 당당한 에피소드들이 흥미롭게 녹아 있다. 무라이 선생은 미국에서 더 주목받은 일본 건축가 ‘요시무라 준조’를 모델로 삼은 듯 보인다. 실용적 소박미를 떠올리게 하는 요시무라 준조는 건축가 김수근의 스승이기도 하다. 그와 더불어 ‘여름 별장’의 원형은 실제 요시무라 준조가 가루이자와에 지은 ‘숲 속의 집’으로 짐작할 수 있다. 소설 속에서 ‘나’가 실측한 선생의 작품인 아스카야마 교회는 ‘산리즈카 교회’의 재현이라 하겠다. 또한, 선생의 라이벌이자 대척점에 서 있는 건축가 ‘후나야마’라는 인물은 국립 요요기 경기장, 후지TV 빌딩 등을 설계한 ‘단게 겐조’를 연상시킨다. 작품에서는 경합 끝에 후나야마의 내로라하는 화려한 플랜이 채택되어 국립현대도서관으로 실현되지만, 작가는 의심할 나위 없이 무라이 선생의 건축을 이야기하고 싶었을 것이다. (작가는 실제 자신의 집을 요시무라 준조의 제자에게 맡겨 짓기도 했다.) 작가는 무라이 선생의 국립현대 도서관 플랜을 빌려, 실현되지 않더라도 실현된 듯 선명하게 누군가의 마음에 깊이 각인되는 그 무언가에 대해 정중하게 이야기한다. 언제 어디서든 해찰을 부리는 틈이라고는 없는 성실한 청년 ‘나’와 오랜 세월 묵묵히 자기만의 철학을 갖고 건축가의 길을 걸어온 ‘무라이’ 선생의 만남은 언젠가 이울 것을 알면서도 한껏 뜨겁고 푸른 ‘여름’의 아름다움으로밖에 달리 설명되지 않는다.

이 책에 보낸 찬사

농밀한 소설 속 시간에 잠겨, 실로 오랜만에 소설 읽는 행복을 느꼈다. 마지막 장이라는 것이 안타까울 만큼 감미로운 작품이다. _마이니치 신문

장면이면 장면, 언어면 언어, 하나하나에 정중함이 담긴 품격 있는 작품이다. _요미우리 신문

찬란한 리얼리즘! 눈앞에 펼쳐지는 듯 생생한 마법 같은 소설! _교도 통신

풍요로운 자연과 건축미학을 이야기하는 문체는 치밀하고 정확하며 명석하면서도 깊다. 막연함이라고는 1밀리미리도 보이지 않는 진솔한 구조물을 보는 듯하다. _도쿄 신문

eBook 회원리뷰 (11건) 리뷰 총점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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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포토리뷰 여름은 오래 그 곳에 남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바* | 2023.04.1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여름은 그곳에 머물다.‘돌아가는 게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은 멋진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하지만 오늘도 나는 돌아가지 않고 직선으로 빠르게 가는 길을 찾느라 정신이 없다. 그런 나를 부끄럽게 만드는 사람이 바로 이 책 속의 건축가 무라이슌스 케다.그가 가지고 있는 건축가로서의 신념이 마음에 든다. 그러한 신념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또 쉽게 만들;
리뷰제목
여름은 그곳에 머물다.

‘돌아가는 게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은 멋진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하지만 오늘도 나는 돌아가지 않고 직선으로 빠르게 가는 길을 찾느라 정신이 없다. 그런 나를 부끄럽게 만드는 사람이 바로 이 책 속의 건축가 무라이슌스 케다.

그가 가지고 있는 건축가로서의 신념이 마음에 든다. 그러한 신념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또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님을 잘 알기에 더욱 존경스럽다. 자신만의 신념을 갖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와 힘든 시간들을 보내야 했을까? 그런 인고의 시간들이 만들어낸 신념이기에 더욱 울림이 있고 깊이 있게 다가온다.

이제까지 내가 생각한 건축은 화려하고 맛지고, 웅장하고 다분히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것 같다. 아마도 서양의 화려한 건축물들을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건축은 예술 그 자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내가 생각하고 있던 건축은 삶의 공간과는 동떨어진 관념의 산물이었으리라. 생각해보면 어이가 없는 생각이다. 내가 지금 거하고 있는 공간은 건축물이다. 나의 삶의 공간 전부가 건축물인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건축물들은 진정한 건축이 아니라는 말인가? 나는 왜 이렇게 건축에 대해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우습기도 하고 어이가 없기eh 하다. 그런 의미에서 무라이슌스케의 ‘건축은 예술이 아니라 현실이다’라는 말은 나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래서 그는 편리함을 추구한다. 그 건축에서 생활하는 사람의 편리함을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다. 가구의 배치 하나하나에도 그러한 배려와 세심함이 느껴진다.

건축을 설계할 때 이렇게까지 세밀하게 사람을 생각한다는 것이 너무 놀랍다. 또 건물 속 가구 배치, 거실과 부엌의 구조 등 건물 안에서 사는 사람들의 실제 생활의 모습에 관심을 갖고 섬세하게 배려하여 설계하는 그 배려심과 섬세함이 존경스럽다. 이런 건축가가 설계한 집에서 사는 사람은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역시 건축은 tifa의 공간이자, 현실의 공간인 것이다. 그는 또 건축은 완벽하지 않고, 나눗셈의 나머지와 같은 것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완벽하지 않고 예외적인 매력과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완벽한 사람은 매력이 없다고 한다. 약간의 틈이 있을 때 왠지 인간적인 매력이 느껴지는 법이다. 건축도 마찬가지 경우일까?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어렴풋이 짐작은 간다. 마치 건축가가 규정짓지 않고 우연히 만들어진 어떤 공간이 그곳의 사는 사람들에게 의도하지 않은 용도의 쓸모가 있을 경우가 아닐까? 우연히 발견된 쓸모! 예측하지 않은 쓸모말이다. 그러한 쓸모는 지금 당장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필요하다. 그 공간에서 사는 사람들에 의해 발견되어지기까지 시간의 흐름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눗셈의 나머지에 비유한 것 같다.

나눗셈의 나머지는 지금 당장이 아니라 나누기 계산 과정을 모두 끝내고 나서야 확인되는 것처럼, 건축의 완성은 건물이 지어진 그 직후가 아니라 그 속에서 사람이 들어가 생활을 하며 시간이 흐를수록 느껴지는 그 건축의 매력과 흥미로 인해 비로소 완성된다는 의미 같다. 즉 건축은 유형의 건물 분 아니라 그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삶에 의해서 완성된다는 것이다. 너무 멋진 말이다. 건축은 그렇게 시간과 삶에 의해 만들어져 가는 것같다. 건축도 그렇고 우리 삶의 모든 것이 그런 것 같다. 천천히 시간의 흐름과 함께 성숙과 완성에 이르는 것이다.

실질적이면서도 시대에 좌우되지 않는 아름다움을 지닌, 그러면서도 편리한 건축물을 지어가는 건축가의 그 아름다운 신념이 오늘날 그립고, 그러한 가치관이 건축에서뿐만 아니라 내가 일하고 있는 분야에도 적용시키고 싶다. 세상에 휩쓸리지 않고 나만의 신념을 가지고 나의 일을 하고 싶다. 그런 사람이 되려면 돌아가는게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뚜렷한 줄거리가 없지만 잔잔하게 스며든다는 것이다. 책의 곳곳에 등장하는 향기, 색깔, 소리 등이 추억처럼 마음에 와닿는다. 그 중의 하나가 연필 깎는 소리, 연필 냄새다. 그것과 어우러진 커피냄새, 음악 소리! 이것들이 이렇게 잘 어울리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줄은 이 책을 통해서 느끼게 되었다. 흥미진진한 줄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색깔이 강한 인물이나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잔잔한 감동과 향기를 주는 묘한 매력을 가진 책이다.


이 책은 문학작품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본다. 잔잔한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속도가 빠른 시대에는 어쩌면 외면 당할 수도 있다. 도서관 사서 선생님이 아무도 이 책을 찾지 않는다고 하신다. 그럼에도 이 책의 숨은 가치를 알아봐 주는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속도는 느리고, 시간은 오래 걸리고! 요즘 어울리지 않는 흐름이다. 그래도 나는 느리게 사는 미학을 추구한다.

디자인에 대한 견해도 인상적이다. 디자인은 사람을 섬기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건축가, 디자이너,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가져야할 자세가 아닐까 한다. 그 모든 일들이 결국은 사람을 위한 것이고, 사람이 좀더 잘 살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디자인뿐 아니라 모든 것이 사람을 섬기기 위해 만들어진다면 우리 사회는 좀더 살기 좋은 사회가 될 것이다.

도서관에 대한 생각도 인상적이다. 무라이 슌스케는 도서관이라는 건물에 유난히 애착을 가졌던 것 같다. 그가 말년까지 경합을 벌였던 건축물도 도서관이었다. 결국 그것을 이루지는 못한 것이 너무 아쉽다. 그의 설계대로 도서관이 지어졌다면 많은 사람들이 고독한 채로 받아들여지는 편안하고 안락한 특별한 공간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는 도서관을 교회에 비유했다. 마음에 드는 비유이다.

독서를 좋아했던 그는 혼자서 있을 수 있는 자유, 고독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는 곳이 바로 도서관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가 마지막까지 짓고자 했던 것도 바로 도서관이었던 것 같다.

오랫동안 마음에 여운을 주는 울림이 있는 책이다. 숨겨진 보물 같은 책이 바로 이런 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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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포토리뷰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광*루 | 2022.11.1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선생님 건축에 들어서면 아무도 큰 소리를 안 내게 되지. 마음이 포근해지는 촉감이라든가 부드럽게 들어오는 광선이라든가 늘 쓰는 사람이 한참 지나서 겨우 알아챌 수 있는 장치들은 소곤소곤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걸어오는 것이나 같으니까, 사람 목소리도 거기 맞춰 작아지지. 아스카야마의 디테일은 하나부터 열까지 중얼거림 같은 것인지도 몰라. 과연 몇 사람이나 그 중얼거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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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건축에 들어서면 아무도 큰 소리를 안 내게 되지. 마음이 포근해지는 촉감이라든가 부드럽게 들어오는 광선이라든가 늘 쓰는 사람이 한참 지나서 겨우 알아챌 수 있는 장치들은 소곤소곤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걸어오는 것이나 같으니까, 사람 목소리도 거기 맞춰 작아지지. 아스카야마의 디테일은 하나부터 열까지 중얼거림 같은 것인지도 몰라. 과연 몇 사람이나 그 중얼거림을 알아차릴까 하는 문제는 있겠지만" (6장)

소설 내 건축물들이 사카니시의 시선에 따라 그림 하나 없이 묘사 되는 부분은 몇 번이나 다시 봐도 상상이 잘 안된다. 고개를 기울여 한참을 머릿속에서 그려본다. 어떤 형태일까 어떤 모델을 생각하며 썼을까. 상상만으로는 그려지지 않는다. 건축물을 그렇게 부분부분 떼내어 느끼면서 감상한 적은 없으니깐... 검색을 통해 아스카야마 교회의 모델로 추측이 되는 '산리츠카 교회' 사진을 찾은 후 다시 읽고 눈을 감아본다. 이제서야 내 손으로 쓸어 만지듯 느낌이 조금이나마 전해진다. 교회 의자에 앉아있을 때 느껴지는 딱딱하지만 왠지 모를 편안함 같은...  아무 눈에 띄지 않는 중얼거림같은 디테일을 느끼고 있는 사카니시의 모습에서 어쩌면 무라이 슌스케가 자기의 젊은 시절 모습이 보였던 것 같다. 사카니시와 무라이는 같은 시선에서 가와라자키, 고바야시, 이구치, 우치다 등 선생님의 철학을 '따라가는' 다른 직원들을 한 발자국 떨어져서 쳐다 보는 듯 하다.


아스카야마 교회의 모델, 산리즈카 교회 (출처: 트위터 @vichebook)

"각자의 걷는 속도에 맞추어 죽음의 세계가 다가온다. 진입로 왼쪽에 있는 낮고 하얀 담은 여행을 지탱하는 지팡이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살아 있는 세계와 죽음의 세계의 경계처럼도 보이는 한 줄기 하얀 선. 그 경계는 한참 앞의 막다른 지점에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는게 아니라 지금 현재 살아 있는 우리 바로 곁에 있어, 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13장)

1915년에 시작해 1940년에 완성된 '숲의 묘지' 완성을 끝으로 아스플룬드는 자기가 설계한 화장터에서 화장되었고, 재가 되어 '숲의 묘지'에 매장되었다. 자신의 화장과 묘지를 위해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해 왔다는 사실을 죽고 나서 깨달았다면 기분은 어땠을까... 내 삶속에 휙 넘어갈 수 있는 낮은 담장처럼 죽음이 항상 옆에서 따라다닌다면, 넘어가야 할 때가 오면 기다렸다는 듯 기분 좋게 넘어가야 겠다. 담장을 이루는 돌의 촉감을 느끼듯 죽음의 의미를 찬찬히 정리해둘 수 있지 않을까? 우울하거나 두려울 필요는 없겠다. 언젠가 마주칠 일이므로...

 

"말도 안 되는 것에 밀릴 때도 있겠지. 상대방이 있는 일이니까. 다만 마지막에는 밀린다 해도 자기 생각은 말로 최선을 다해 전달해야 하는 거야. 그렇지 않으면 자기가 생각하는 건축이 아무 데에도 없게 돼. 자기 생각을 자기 자신 조차 더듬어갈 수 없게 된다고." (22장).

난 토목 엔지니어로서 늘 최적화, 효율성으로 Owner의 기준에 맞춰 최대한 경제적으로 짓는게 목표이다.  플랜트라는 특징때문에 사람의 생활에 접해 있는 건축가의 철학대신 Owner의 Spec 과 Standard만 지켜주기만 하면 된다. 일의 특성에 맞춰 평범한 회사원으로 사회와 조직에 순응하는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소설에선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대한 건축가의 자세를 이야기하지만, 그러한 현실 속에서 넘어야 할 허들에서 자신만의 신념을 가져야 함은 같은 이치인 듯 하다.

 

사카니시와 마리코의 관계는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끝은 꼭 결혼으로 생각하는건 나의 고정관념인듯) 누구나 한번 쯤 겪어본 달달한 추억이다.  읽는 내내 언제쯤 이 둘은 손을 잡는건가, 키스는 어떤 계기로 하게 될까 기다렸것만 작가는 나의 기대를 쉽사리 내어주지 않았다. 적극적인 마리코 앞에서 미적지근한 사카니시의 행동은 무라이의 죽음과 함께 흐지부지 끝나버렸다.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 에서도 마찬가지로 연애의 끝은 개운하지 않다.

 

29년전 일을 회상하며 처음 입사해 여름내 일했던 별장을 인수한 사카니시는 이곳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며 유키코와 같이 있다. 유키코는 알 수 없을 사카니시의 비밀 연애사는 애교로 봐주도록 하자... 경합에서 비록 떨어졌던 도서관의 모형을 보고 다시 조립하며, 여름 별장의 증개축을 다짐한다. 여태껏 변하지않고 지켜온 선생님과 자신의 철학을 다시금 확인한다.


여름 별장의 모델. (출처: 구글링)

읽는 내내 세세한 건축물, 곤충, 꽃의 묘사를 그림으로 떠올리기 위해 머리가 꽤나 바삐 움직였다. 그 누군가가 읽어도 그런 수고를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실제 모델이 된 건축물과 곤충, 꽃의 사진을 찾아보면서 다시금 작가의 담백하지만 섬세한 표현에 감동했다. 딱딱한 책만 읽다가 간만에 잡은 소설의 아름다움에 빠져들어 버렸다. 제목은 여름이지만 가을의 쓸쓸함과 차분함이 지금 계절과 잘 맞는다. 책을 덮고도 한참의 긴 여운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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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여름은 오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z***f | 2022.06.1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이무것에 쫓기지 않아도 되는 많은 시간과 엄청나게 많은 재력으로 사람을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게 하는 공간이 있었기 때문에 영국에서는 박물학과 생물학이 발달했다고 대학 강의에서 들은 것이 생각난다. 사람을 고용해서 자기가 좋아하는 꽃을 키우는 것도 후지사와 씨 혼자만의 안에서 완결되는 생물학일지도 모른다. 다시 생각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한다. 후지사와 씨는 사람과 떨;
리뷰제목

이무것에 쫓기지 않아도 되는 많은 시간과 엄청나게 많은 재력으로 사람을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게 하는 공간이 있었기 때문에 영국에서는 박물학과 생물학이 발달했다고 대학 강의에서 들은 것이 생각난다. 사람을 고용해서 자기가 좋아하는 꽃을 키우는 것도 후지사와 씨 혼자만의 안에서 완결되는 생물학일지도 모른다. 다시 생각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한다. 후지사와 씨는 사람과 떨어진 삶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나날을 보낼 수 있는 강인함을 어떻게 익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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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9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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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긴 여운이 남는 내용으로 몰입하면서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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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랄*라 | 2023.03.30
구매 평점5점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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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임 | 2023.01.20
구매 평점4점
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의 숲의 색체가 눈 앞에 지속적으로 그려지는 작품이였습니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f**********r | 2022.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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